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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세계는 점차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앞서가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간의 경제적 격차는 커져만 가고 있는 와중에서도 비슷한 옷을 입고, 비슷한 음식을 먹는 등 삶의 전반적인 양태만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전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역시 커져만 갔다. 마치 우리의 것은 전적으로 낙후된 것인 마냥, 사람들은 해외의 것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애국심(?)은 다소 애증적인 양상을 지닌 듯하다. 표면적으로는 국가를 절대시하는 듯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 땅을 떠나고파 안달이 난, 이런 상태를 어떠한 단어로 불러야 할까? 이는 마치 지난 날 독재 정권에 의해 강요된 애국심으로부터 여전히 자유롭지 못해 고심하는 것과도 같아 보인다. 어디 우리가 지닌 문제가 이뿐이겠는가. 꼽아보라면 쉼 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문제점, 우리가 지닌 문제는 한없이 크게만 느껴진다. 어쩌면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와도 같은지 모르겠다.
태극기를 몸에 두른 외국인이라니. 이는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태극기가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던 것을 생각나게 한다. 하지만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에서 온 이 외국인은 대뜸 한국이 좋단다. 너도나도 손잡고 떠나려고만 드는 한국에서 벌써 6년째 거주하고 있는 네덜란드인이라니 다소 의아한 것은 사실이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가벼움이었다. 제목으로부터 내가 가졌던 것은 낯선 문화를 지닌 낯선 공간에서 겪은 개인적인 에피소드라도 나열해 놓은 게 아닐까 라는 짐작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지닌 공간이었다.
마냥 부정적으로만 이야기되던 것들도 외국인의 눈을 통해서는 또 다른 색채를 부여 받았다. 한 가정을 경제적 파탄으로까지 몰고 가고,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우리의 교육문제로부터도 그는 장점을 읽어냈다. 자녀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지지, 가정에서도 계속되는 부모에 의한 교육, 최근 많이 변질되긴 하였으나 교사에 대한 존경심과 신뢰 등. 외국의 교육제도라 하여 100% 뛰어난 것은 아님을 그는 이야기했다. 물론 그 역시 영어에 열광하되, 정작 외국인을 만나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현실, 모두가 공부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상아탑이라 볼 수 없는 한국 대학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희생을 강요당하던 여성의 삶에 대해서, 동일한 것에 대해서는 한없이 동질감을 부르짖지만 조금이라도 다르면 영락없이 ‘타인’의 지위로 격하시키는 배타성에 대해서도 그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이는 전통이라기 보다는 악습이다. 그에게 대한민국은 홍익인간의 모토 하에 건국된 나라이며, 민족의 경계를 뛰어넘어 세계를 포용할 수 있는 정신 역시 한국인들에게 낯선 것은 아니란다.
좋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까지 상실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문제점이 없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그 문제점을 고칠 수 있는 열쇠는 우리 자신이 쥐고 있다. 다만, 그 열쇠를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지는 애정 없인 알 수 없다.
아일랜드, 터키, 핀란드, 스페인, 미국, 러시아까지… 세계를 알아가는 그의 삶은 마치 방랑과도 같이 느껴진다. 그랬던 그가 한국이라는 나라에 무려 6년째 거주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매력을 그는 느끼나 보다. 게다가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그는 대한민국의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통찰력도 보여주었다. 단순히 오래 거주한다고 하여 알 순 없는, 그것이야 말로 애정을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버리고파 하는 것에 대해 애정을 느끼는 외국인이라니, 어쩌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너무도 모르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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