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와 기호와 공식 자체가 수학을 어렵게 만들진 않는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범인의 평균적인 지적 능력으로도 고도의 추상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정상적인 언어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최근 수만년 간의 인류 지성사에서 결코 제외되지 않는다. 인식의 능력은 누구에게나 있다. 문제는 역사적, 지성사적 맥락이 배제된 가운데 수학이 가르쳐지는데 있다. 서세동점 시기의 중국인들은 mathematcis를 數學 이라 번역했고, 명칭에서도 드러나듯이 기존의 '셈을 위한 기술' 이란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단지 그 버젼이 서양 것이었을 뿐. 물론 '수학' 이 '셈' 에 관한 공부라는 것이 아주 틀린 발상은 아니고, 당대의 동아시아가 나름대로 노력한 근대 이해의 산물을 평가절하할 생각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수학이라고 부르는 어떤 학문은 단순히 '계산에 관한 기술' 의 차원을 넘어서는, 인간까지 포함한 자연세계를 인식하고 재구성하려는 총체적인 사고와 표현의 틀이다. '론' 을 '술' 로 대한 것부터가 오류였다는 지적이다. 이후의 역사에서 부국강병을 위한 도구로서 수학의 실용성이 줄곧 강조되는 가운데, 중등 교육과 경제적 측면에서 나름의 성과을 거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의 성장 모델이 파산 선고를 받고, 교육이 지금부터라도 대안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은 상황에서도 정작 우리의 학문적 기초와 토양에 대한 진지한 반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실물세계를 언어와 기호를 동원하여 추상적으로 조직화하는 사고의 성숙이 아니라, 초등학생들에게 수학 정석 같은걸 들려주며 밤늦도록 문제풀이를 시키는 풍토에선 결국 그 수준의 인간형만이 길러질 따름이다. '창의성' 이란 것이 당위로는 숱하게 거론되지만 실제론 거의 시도되지 않는 이유는, 한국 사회 자체가 이렇듯 창의성은 커녕 '사고와 철학의 부재' 에 시달리고 있는 속성과 관련이 깊다. '생각' 을 하지 않는 사회에서 '생각하는 능력의 빈곤' 이 악순환 되는 것이다. 수학 교양서 리뷰치곤 좀 심각한 감이 있지만, 지식이란 결국 집단 전체의 유기적인 사고라는 점에서! 수학이 왜 오해받고 있느냐는 문제 역시, 한국 사회가 지식과 학문이란 것을 평소 어떻게 생각해 왔는가 라는 더 큰 주제로 환원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수학 교양서들이 좀 더 널리 읽혔으면 한다. 이런 책이 개개의 개념과 발상에 대하여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역사적 맥락을 이해케 하고, 인간의 사고가 어떻게 확장되어 왔는지 고민하게 만든다면, 그런 독서는 문제집 수십권 푼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양은 실용까지 아우르는 법이다. p.s 한국 저작 중엔 안재구의 수학문화사가 설명이 충실하다고 생각해 왔으나, 아마 저자의 고령 때문인지 로마제국까지를 다룬 1권에 그치고 말았다. 고중숙의 책은 상세한 역사적 배경 제시와 풍부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 역작이지만, 연대 순의 수학사라 보기엔 좀 무리가 있고 고가의 압박도 있다;;. 아무튼 이 책은 현대 수학까지 이어지길 희망하며, 언젠가 성인 독자를 위한 정통 수학사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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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세요!
금천고등학교 1회 임동진입니다.(1985년 2학년 4반 담임선생님이셨습니다!) 기억 나시죠^^
저도 이제 시간이 흘러 3아이의 아빠가 되었는데... 오늘 저희 큰아이가 다니는 학원에서 특목고 추천도서로 선생님께서 쓰신 이책을 추천했더라구요!...저자 이름보고 혹시나? 했는데...맞더군요!!!
제 기억속에 선생님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수학을 쉽게 가르쳐주신 분이셨는데... 고등학교 다닐때도 선생님께서 집필하신 교재로 개념잡고 응용문제 풀고... 덕분에 영어는 좀 죽쑤었어도 학력고사 볼때 수학I,II(63점/65점만점) 성적이 좋게나와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아직 책을 받아보지는 않았지만... 저는 이미 저자이신 선생님의 교육과 집필서적, 교육자로서의 열정을 보았기에... 세월이 흘러 저희아이 추천도서가 된 이책에 대해 의심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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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 수학의 본질을 알면 수학을 편히 느끼게 될까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어렵게 생각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포기자(수포)를 선언하는 이가 증가한다. 이것은 우리의 탓이 아니라 당연한 섭리다. 역사적으로 수학은 권력과 신성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었고, 그만큼 오랫동안 세속과 유리되어 있었다. 지금도 살아가는 데 있어 사칙연산만 잘하면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정말 수학은 어렵고 멀기만 한건지, 좀더 편하게 느낄 방법은 없는지 한번쯤 고민해볼만 하다. 적어도 수학을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학창시절 동안만이라도.
<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의 저자는 개그 콘서트 식으로 소개하면 '16년 동안 수학교육만 고민한 수학교육의 달인 수포 박영훈 선생'이다. 전직 학교 수학 선생님이었고, 미국 유학을 다녀와서 현재는 사설연구소(나온수학교육연구소http://www.naonedu.com/)를 운영하고 있다. 교과서 및 각종 문제집과 자습서 집필, 대학 수학교육과 겸임교수 역임, 여러 수학 교육 모형 및 프로그램 개발 등 사범대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한 이래 현재까지 저자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좀더 효과적이고 공포심을 갖지 않게 수학을 가르칠지 연구해왔다.
<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는 잘 만든 청소년용 수학 교양서로, 중학생용 방학도서로 가장 추천한다. 현재 한국의 수학 교과 과정은 대수와 기하의 기본적인 내용을 초등학교 때 한번 배우고 중학교 때 다시 한번 배운다. 고등학교 교과과정은 입시 수학 위주고, 초·중학교 때 배우는 내용의 상당 부분을 더 이상 가르치지 않기에 사실상 대수와 기하의 기본적인 내용을 골고루 배우는 것은 중학교 때 완료된다. 그래서 교과과정과 연계해 읽기 좋아 독서 효과가 가장 좋고, 고등학교 때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은 중학교 시절에 읽기를 추천한다.
가장 추천하는 것은 각종 학습만화나 기타 아주 쉬운 수학책을 떼고 다음 단계로 이런 책을 읽는 건데, 물론 그 이상(이하) 연령의 독자도 읽고 싶으면 읽어도 무방하다. 청소년용 수학 교양서라고 해서 내용이 많이 쉬운 것도 아니다. 중학교 때까진 숙제로라도 자료를 찾고 어렸을 때부터 각종 아동·청소년용 수학·과학 도서를 섭렵해 친숙했던 이야기들을 입시 수학으로 싹 잊고 성인이 되어 수학과 멀어지면서 오히려 청소년보다 성인들이 더 이 책을 낯설고 어려워할 수도 있다.
이 책의 아이디어는 각종 기호와 공식으로 점철된 문제 중심의 교과서 수학을 벗어나 수학사를 통해 수학의 본질을 알면 수학이 좀더 편해지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그래서 고대 수학사를 다루면서 원시 시대부터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던 수학이 어떻게 고차원적으로 발달하고 추상화되는지, 우리가 현재 쓰는 수학 개념들은 어떤 배경으로 생겨났는지를 보여준다. <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는 청소년들에게 좀더 수학을 친근하게 소개하기 위함도 있지만, 22년 간의 교직생활을 정리하고 학교를 떠나면서 자신의 수학공부를 돌아보고 잊었던 것을 찾아 정리한 개인적인 결과물이기도 하다.
<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가 기존의 수학사 교양서와 차별화되는 것은 단순히 시대순으로 수학의 발달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 나름대로 역사를 해체하면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해설해준다. 아무래도 청소년 대상이다 보니 사진과 그림도 많고, 이런 서술 형식을 택한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이 좋은 청소년용 수학 교양서라는 데는 이의가 없지만, 저자의 생각처럼 정말 수학사를 통해 수학의 본질을 알면 수학이 편하게 느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아무튼 교과서를 벗어나 역사를 돌아보며 수학과 만나고픈 독자에겐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