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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의 황금 당나귀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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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170년경의 소설, 마아커스 아울렐우스와 동시대의 인물이 쓴 소설, 우리 나라 삼국시대 초기에 해당하는 라틴어 최초의 소설을 읽는다. 그 시대 시나 경구, 또는 명상록 정도로만 쓰여지는 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긴 장편 소설이 있었다니. 플로베르의 "나는 이 작품이 너무나 눈부셔 현기증을 느낀다.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와 기독교적인 것들을 한데 아우르고 있으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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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170년경의 소설, 마아커스 아울렐우스와 동시대의 인물이 쓴 소설, 우리 나라 삼국시대 초기에 해당하는 라틴어 최초의 소설을 읽는다. 그 시대 시나 경구, 또는 명상록 정도로만 쓰여지는 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긴 장편 소설이 있었다니. 플로베르의 "나는 이 작품이 너무나 눈부셔 현기증을 느낀다.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와 기독교적인 것들을 한데 아우르고 있으며, 이 속에 담긴 장면과 사건들은 현대적 감각으로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여기에 감미로운 향기와 오줌 냄새가 뒤섞여 있으며, 동물의 본성이 신비성과 하나가 되어 있다"라고 격찬한 글이라니 더 호기심 가는 책이다. 작가는 소설속 주인공이 되어 말 나오는 대로 글을 쓴다. 자기 이름을 주인공의 이름으로 과감하게 쓴다. 원 소설의 줄거리만도 장편이다. 그 줄거리 속의 사건만도 만만치 않건만 액자 소설 10개가 들어 있다. 대개 애정행각으로 여인의 애욕이 불러일으키는 불행한 가정사다. 정복자로서의 남성 권위가 강했던 시기라 그럴까. 원 줄거리 속의 주인공인 작가도 도덕적으로 착한 인간은 아니다. 할 짓 다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팔 난봉꾼에 충분히 끼고도 남을 만한 인물이다. 가장 길고도 정신과 육체의 사랑, 남녀의 동등한 관계 속의 사랑인 푸쉬케와 쿠피트의 이야기만이 유일하게 악녀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것이 완전한 사람의 모범이란 말인가. 그 푸쉬케의 사랑이야기는 그 시대 널리 구전되던 이야기가 아닐까. 이 것이 원본인가. 블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도 여기서 인용한 것일까. 복카치오의 데카메론을 다시 읽는다. 거기 황금 당나귀에 나오는 액자 소설 몇 개가 비슷하게 나오는 걸 보면 해설에서 복카치오의 데카메론,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그리고 많은 역대 소설가들이 이 책에서 인용했다는 말이 설득력 있다. 동어 반복이란 수학의 공리에서 연역해 내는 제 증명과 같이 소설도 그 범주에 있지 않느냐. 남의 글 베끼기 - 흔히 알고 있는 사건 사물들을 낯설게 하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 라는 의구심을 일깨운다. 피카레스크(저자거리 부랑배들이 주인공이 되어 행패를 부리기도 하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악한 소설) 소설이 최초의 소설로 등장해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는 사실이 놀랍다. 까마 듯한 옛날 근엄하고, 체통을 지키고, 철학적 사유만을 일삼았으리라 생각했던 관념을 한꺼번에 깨어버린다. 플다크의 영웅전이나 호머의 일리야드와 오디세이는 영웅들의 이야기로 구전되어오던 신들의 이야기의 모음집이건만 이 책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필부필부들의 애정행각과 흔히 있는 사건을 다룬 것만으로도 새로운 시각으로 읽혀야 한다. 이시스신이나 오시리스신은 에집트 종교로 아는 데 왜 여기에 나올까. 작가의 출생지가 북 아프리카 출신이라 그럴까. 고대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문화교류가 어렴풋이 떠오르게 한다. 데카메론을 몇 번 읽다가 집어 던지곤 했다. 도대체 도덕 관념도 없는 난잡한 소설이라 낮 뜨겁고, 여인들의 수난사만 같아 도외시해왔다. 아니 천박해 보여 읽을 수가 없었다고 해야 올바른 말이다. 내가 동양적 사고에 너무 파묻혀 살았기 때문일까. 그러나 황금 당나귀를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따지고 보면 최고의 쾌락과 환희는 동물로서의 인간 애욕의 충만함이 아니냐. 오로지 정신적 에로스나 아가페를 강조해 오면서 살아 온 것은 아닌지. 인륜 도덕에 어느 틈에 꽁꽁 묶어 있었던가. 이제 데카메론을 액면대로 읽을 수 있다. 나도 한낮 저자거리를 나뒹굴 수 있는 인간이길 거부하지 않는다.
x*****k 2004.01.2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세익스피어도 여기서 표절해 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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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심심해서 12시 15분 전에 잡았는데 결국 다 읽고 잠든건 3시가 다 되서였다. 한마디로 흡입력이 있는 이야기이다. 이걸 세계 최초의 소설로 보고 있다는데 (최소한 라틴어로선 최초의 산문소설) 고대의 이야기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피카레스트식의 정밀한 구조. 서기 100년대의 작품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로마판 아라비안 나이트 같기도
"세익스피어도 여기서 표절해 왔군~" 내용보기
자기 전에 심심해서 12시 15분 전에 잡았는데 결국 다 읽고 잠든건 3시가 다 되서였다. 한마디로 흡입력이 있는 이야기이다. 이걸 세계 최초의 소설로 보고 있다는데 (최소한 라틴어로선 최초의 산문소설) 고대의 이야기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피카레스트식의 정밀한 구조. 서기 100년대의 작품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로마판 아라비안 나이트 같기도 하고... 또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뒷날 많은 문학 작품이나 동화에서 등장하는 (로마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실수나 호기심으로 동물이 된 인간의 동물 시각에서 겪은 모험담이다. 그리스 영웅들은 신과 함께 험난한 모험 여행을 떠나 신화와 서사시를 남기지만 현실적인 로마인들은 가장 가까운 동물과 떠나고 소설을 남기는 모양. ^^; 하지만 어찌되었던 이것 역시 모험 소설임은 사실이고 결말은 역시 인간이 아니라 신에 의해 맺어진다. 당나귀가 되어 인간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시각과 모험담이 정말 재미있었다. 1인칭이었는데 틀림없이 소설이란 것을 알면서도 흡사 작가 자신의 진짜 경험담을 듣는 듯한 현실감도 느껴졌고. -주인공의 모험담은 픽션으로 제쳐두더라도 주인공의 이름과 배경은 작가와 똑같다- 그리고 이 작품을 읽으면서 이 황금 당나귀 자체가 갖고 있는 재미 외에 고개를 끄덕이며 발견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훗날 유럽의 고전이라는 작품에 인용되는 얘기들의 원전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문학은 교묘한 표절의 역사란 얘기를 누군가 했는데 정말 맞는 말인듯... 이걸 보면서 후세에 많은 작가들이 -세익스피어나 보카치오의 데카메론도 포함해서- 정말 많은 텍스트와 소재를 여기서 표절해갔다는걸 발견한다. 결국 그 얘기들의 근원지가 여기였단 얘기인데... 아폴레이우스는 어디서 표절해 왔을까...? 아니면 이곳은 정말 서양 문학이라는 거대한 강이 솟아난 수원지 중 하나일까?

[인상깊은구절]
독자여, 나는 이 글로서 당신에게 밀레투스 식의 몇몇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당신이 나일강의 여린 나무 줄기에 씌어진 이 파피루수를 읽을 마음이 있다면 나는 당신의 청각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유혹할 것을 약속합니다. 당신은 한 인간이 동물로 변하고 후에 많은 모험을 거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경탄해마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p***1 2001.06.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