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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는 최나미 작가님의 단편동화집이다. 누군가에게 사전 설명을 듣고 추천받아 책을 읽는 경우가 아니라면 나는 사전 정보가 거의 없이 책을 읽는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딱 제목! 그 하나만 알고 책을 펼쳤다. 첫번째 이야기<양팔저울>를 읽는데, 소재가 크게 이질적이지 않고 다루어질 내용이라 술술 읽어내려갔다. 한 학급의 두 무리. 주택 사는 아이들과 아파트 사는 아이들. 알게 모르게 나뉜 무리와 이를 조용히 묵인하는 학교. 그런데 결말이 툭. 해결이 되지 않았다. "동화는 해피엔딩이어야지." 라고 들었던 것과 사뭇 다른 마지막 문장과 삽화. 띵! 하면서 첫번째 이야기가 끝났다. 두번째 이야기<X-파일>를 읽는데, 너어어어어어어무 불편했다. 이 아빠 뭐지? 뭐 이런 나쁜 아빠가 다 있어! 불쌍한 오빠. 오빠한테 너무 감정몰입을 해서일까. 내가 대신 화가나고 불편하고 어떻게 해결해주고 싶고 아주 미쳐버리는 줄. 그래서 읽는 내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불편해, 불편해. 이 아빠 너무해!' 라고 하며 읽었다. 그리고 세번째 이야기. <천사를 미워해도 되나요?> 이 세상 모든 팥쥐들의 짠한 이야기. 규미, 송연, 정민이. 이야기에서는 천사라고 했지만, 나는 읽는데 콩쥐와 팥쥐가 생각났다. 규미같은 팥쥐는 너무 많다. 알게 모르게 팥쥐에게 쏘아지는 눈화살들에 팥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 그냥 그런 성격인걸, 의도적으로 피해를 준 게 아니라, 그렇게 해주는데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오히려 천사라고 하는 송연이가 눈치 없어 보이기도 한다.(정민이랑 웃고 있는 거...좀 그랬어...) 천사, 미워해도 돼!! <리모컨>. 네 번째 이야기까지 읽고 나니, 천사들이라고 불리는 인물들. 미워할 만 하다. 대놓고 미움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천사들도 알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팥쥐는 외롭다. 슬기는 선화와 선화는 슬기와 아무렇지도 않은데, 주변에서 둘을 보는 시선이 슬기는 아프다. 이제 팥쥐가 짠해지기 시작했다. 천사라고 불리는 너. 너 천사 아니야!!!! <장대비>에서의 천사는 정호의 아빠다. 세상 착한 교회 목사님. 모두에게 천사같은 그 분은 정호에겐 사실 천사가 아니다. 천사의 아들은 꼭 천사여야 하나요? 정호는 천사가 되기 싫다고요. 너는 이래야 해.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해. 틀에 가두고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오히려 가족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열려있으면서 정호에게는 그 천국 안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한다. 원치 않은 시골(천국)으로의 전학교에서 만난 재희는 이런 정호에게 시원함을 맛보게 해 준다. 그게 시원하게 내려 정호를 흠뻑 젖게 한 장대비일까? 사실, 나는 퍼센트로 따지면 '천사'처럼 살아왔다. 이런 나와 달리 상대적으로 천사가 아니었던 아이들은 (나 몰래) 나를 미워하기도 했을까? 미워할 만 했다면 미움받아 마땅한 거지. 미워해도 되고, 미움받아도 된다. 본인 마음은 본인 마음이니까. 그런데 이 미움이라는 감정을 시원하게 해소했으면 좋겠다. 미움이라는 감정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자신을 갉아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 속 아이들이 '미움'이라는 감정을 잘 풀고 다음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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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편의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은 초등 고학년, 특히 6학년 교실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관계와 감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교사로서 읽는 내내 실제 교실의 모습이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우리 반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중 「양팔저울」은 특히 깊게 남는다. ‘평등한 교실에서 행복을 꿈꾸자’라는 급훈 아래, 서로 다른 환경의 아이들이 편을 나누며 갈등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교사는 이를 중재하려 하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는 상황을 보며, 과연 그 중재 방식은 적절했는지, 그리고 ‘평등’이라는 말이 아이들의 현실을 충분히 담고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이야기 속 양팔저울의 비유처럼, 처음부터 무게가 다른 상황에서 억지로 맞춘 균형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같이 나누는 것’이 곧 공정함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이건 비단 아이들만의 갈등과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표제작 「천사를 미워해도 될까요」 역시 인상적이다. 늘 배려하는 송연이와, 그 배려가 오히려 부담이 되는 규미의 관계는 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과 닮아 있다. 좋은 마음으로 한 행동이라도 상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오히려 관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착함’이라는 기준조차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옳고 그름의 문제로 여겨졌던 것들이 서로 다른 입장 속에 다양한 가치를 찾고, 서로 다름을 이해하게 하는 이 책은 답을 주기보다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6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교사로서 스스로를 돌아보기에도 충분히 의미 있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