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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24 어떻게 바라보는가 ― 티프키 두프키의 아주 멋진 날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마루벌 펴냄, 2005.9.14. 우리는 누구나 새로운 하루를 맞이합니다. 우리는 저마다 새로운 날을 누립니다. 어제와 오늘은 다릅니다. 오늘과 모레도 다릅니다. 모레와 글피도 다릅니다. 이러면서 어제와 오늘과 모레는 모두 같아요. 언제나 다른 새날이라는 대목에서 모두 같아요. 즐거운 아침으로 열어, 기쁜 저녁으로 마무리짓는 하루라는 대목에서 모두 같습니다. 노래하는 사람한테는 날마다 노래잔치입니다. 흙을 가꾸는 사람한테는 날마다 흙잔치입니다. 풀을 먹는 사람한테는 날마다 풀잔치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글잔치이고,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책잔치입니다. 밥을 맛있게 차려서 먹으려는 사람은 밥잔치를 누리고, 한집 사람뿐 아니라 이웃과 동무하고 사랑을 속삭이려는 사람은 사랑잔치를 누려요. .. 쓰레기 청소부 티프키 두프키는 그날도 즐겁게 일을 하고 있었어요. 날씨는 정말 좋았어요. 티프키는 시간에 맞추어서 일을 끝낼 생각이에요 .. (1쪽)
윌리엄 스타이그 님이 빚은 그림책 《티프키 두프키의 아주 멋진 날》(마루벌,2005)을 읽습니다. 그림책 《티프키 두프키의 아주 멋진 날》에 나오는 티프키는 어느 도시에서 청소부 노릇을 합니다.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날마다 치우면서 삶을 꾸립니다.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고는 쓰레기를 잊지만, 티프키는 날마다 쓰레기를 치우면서 쓰레기 냄새를 맡고, 쓰레기 사이에서 여러모로 쓸모 있는 것을 찾아냅니다. 그냥 치워서 쓰레기 파묻는 데로 갖다 놓는다든지 쓰레기 태우는 데에 쏟아붓지 않아요. 먼저 쓰레기를 찬찬히 살핍니다. 티프키는 이녁이 입는 옷이라든지 이녁이 쓰는 여러 살림살이를 쓰레기 사이에서 건집니다. 그런데, 쓰레기 사이에서 건진다는 말은 그리 옳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은 ‘쓰레기’로 여겨 버리지만, 티프키는 쓰레기가 아닌 ‘살림살이’로 여깁니다. 새롭게 바라보면서 새롭게 보듬습니다. 새롭게 마주하면서 새롭게 사랑합니다. .. 벌써부터 마음은 앞으로 만나게 될 아가씨에 대한 꿈으로 부풀어 있었어요. 아가씨를 떠올리니 장미꽃, 이슬, 별빛, 초콜릿 푸딩이 생각났어요. 고약한 쓰레기 냄새는 아무래도 좋았어요. 오히려 티프키는 쓰레기를 소중히 여겼어요 .. (4쪽)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다릅니다. 그냥 쓰레기로 바라보면 쓰레기입니다. 어떤 사람한테는 금덩이나 보석조차 쓰레기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한테는 책이 쓰레기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한테는 헌 신문종이가 쓰레기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한테는 ‘안 입는 옷’이 쓰레기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헌 신문종이에 적힌 ‘우리 할아버지 예전 이야기’를 보고는, 이 헌 신문종이를 어느 보배보다 알뜰히 건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헐거나 낡은 책을 집어들어 매우 아름다우면서 훌륭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 이 헐거나 낡은 책을 살뜰히 품을 만합니다. 어떤 사람은 다른 이가 안 입는 옷을 고맙게 물려받아서 즐겁게 입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는가요. 숲을 숲으로 바라본다면 숲을 망가뜨리지 못합니다. 냇물을 냇물로 바라본다면 냇물을 무너뜨리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숲을 숲으로 바라보지 못한 탓에, 숲을 밀어 골프장이나 공장이나 발전소를 세웁니다. 냇물을 냇물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냇물을 밀어 시멘트를 들이붓는 짓을 서슴지 않습니다.
.. “청소부신가요? 우리 아빠도 청소부셨는데! 세상에 이런 우연이 또 있을까요?” 에스트렐라는 사랑에 빠져 멍하게 서 있는 티프키처럼 이렇게 씩씩하고 겸손한 청년을 만난 적이 없었어요 .. (28쪽) 얼굴이 이쁘장하기에 사랑스러운 님이 아닙니다. 얼굴에 깃든 마음이 아름답기에 사랑스러운 님입니다. 겉모습이 이쁘장하대서 사랑스러운 님이 아닙니다. 속마음이 아름답기에 사랑스러운 님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를 마주하면서 무엇을 보나요? 아이 얼굴이나 몸매를 보나요? 아이가 학교에서 받는 성적표를 보나요? 아이한테서 무엇을 보나요? 아이 마음속을 바라보는 어버이가 아닐까요? 아이 가슴속에 깃든 사랑스러운 씨앗을 바라보는 어버이가 아닐는지요? 그러면, 어른과 어른 사이에서는 무엇을 보나요? 어른과 어른 사이에서도 서로 얼굴이나 몸매나 재산이 자가용이나 옷차림이 아닌, 마음속에 깃든 꿈과 사랑을 바라볼 노릇 아닐까요? 그림책 《티프키 두프키의 아주 멋진 날》에 흐르는 따사로운 속살을 가만히 읽습니다. 4347.9.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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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왠지 우리나라 작가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연상된다. 운수 좋은 날, 내용과는 완전 다른 제목이다. 반어적 표현의 극치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티프키 두프키라는 재미있는 개가 결혼할 아가씨를 만나는 일생일대의 행운의 날에 대한 것이다. 표지에 나온 티프키 두프키의 표정은 아주 행복해 보인다. 그의 직업은 거리의 청소부이지만 그는 늘 즐겁게 일한다. 그런 그이기에 행운을 잡을 수 있었다. 행운도 열심히 청소를 하다가 비롯된다. 티프키 두프키는 점쟁이 오리 부인네 쓰레기를 치우다가 문득 점을 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오리 부인을 찾아간다. 오리 부인은 수정구슬을 빤히 들여다보더니 결혼할 아가씨를 만나 사랑에 빠질 것이라며 오늘의 운세를 점쳐준다. 그 말을 들으니 일하는 데 더욱 신이 난다. 게다가 쓰레기 더미 속에서 에메랄드 목걸이까지 줍는다. 그렇지만 이 목걸이를 갖지 않는다.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목에 걸고 다닌다. 그렇다고 티프키 두프키에게 바로 행운이 오지는 않는다. 마법을 부리는 늙은 암탉이 나와 골탕을 먹이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여러 가지 나쁜 일에 얽히게 된다. 하지만 인간사 새옹지마라 하지 않던가. 이 책에서도 그렇다. 결국 티프키 두프키는 오늘의 운세대로 천생연분을 만나는 놀라운 보상을 받게 된다. 어찌 됐든 행운은 그냥 오지 않는다. 열심히 노력한 자에게 찾아오고, 온갖 장애물들을 물리쳐야만 맞이할 수 있는 소중한 것이다. 이 책의 작가인 윌리엄 스타이그는 1930년대부터 시사만화를 그렸고 카툰왕으로 불렸는데, 예순이 넘어서는 그림책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우스꽝스러운 상황, 의외의 반전이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그림책은 특히 배경이 아름답다. 전원 풍경이 좋다. 원제인 ‘Tiffky doofky’가 워낙 재미있는 발음이라서 달리 무슨 뜻이 있을 것 같아 찾아봤는데 알아내지 못했다. 분명 무슨 의미가 있긴 할 것 같다. |
| 마법을 좋아하는 윌리엄 스타이크의 또 하나의 마법이야기가 나왔다. 말하는 뼈다귀. 손에 들고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지는 요술조약돌, 장난감처럼 작아져 버린 형, 변신을 시켜주는 못등에 이어 이번엔 어떤 마법일런지…… 주인공은 쓰레기청소부인 티프키 두프키. 마법의 주체는 점쟁이 오리 아줌마. 쓰레기를 소중히 여기며 오늘도 즐겁게 일하는 티프키 두프키는 웬지 특별한 일이 생길 것 같다는 느낌에 점쟁이 오리아줌마를 찾아간다. 느낌이 맞았을까? 오늘 해가 떨어지기 전에 결혼할 아가씨를 만나 사랑에 빠진단다. 거참, 슈렉에서도 그렇지만 그의 세계에서 사랑은 초스피드다. 한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니 말이다. 하지만 점괘(?)가 나왔다해서 그게 그리 쉽게 이루어지면 재미없겠지? 방해자가 있었으니 그는 다름아닌 오리아줌마를 너무 싫어하는 나쁜 마녀 암탉이었다. 백설공주의 새엄마가 변장하고 등장하는 것 보다 훨씬더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티프키두프키에게 접근하는 방법이 가히 베테랑이다. 너무나 손쉽게 티프키 두프키를 속여 마법의 세계로 보내버리는 그 화살. 사랑하는 연인을 찾는 길인줄만 알고 달려가는 티프키 두프키 뒤로 본색을 드러내며 웃는 그 웃음소리. 꾜꾜꾜. 꾜꾜꾜 라니 너무 웃기지 않은가. 의인화의 재미가 독특하게 느껴지는 장면이었는데 마법이 풀리는 그 순간도 그 묘미가 드러난다. 티프키 두프키가 주인공답게 난관을 헤치고 마법의 세계에서 벗어나는게 아니라 나쁜 마녀인 암탉이 알을 낳으러 가느라 알을 낳을 때는 온힘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티프키 두프키를 까맣게 잊어 버리고 그 순간 마법이 풀리니 말이다. 참 어처구니 없으면서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 아닐수 없었다. 암탉이 걸어놓은 마법세계에서 한참을 헤메다 어리둥절 다시 현실로 돌아온 티프키 두프키는 완전히 지쳐버렸지만 그 와중에 꾼 꿈도 나를 웃겼다. 오리아줌마가 예언해 준 사랑하는 아가씨를 만나 데이지 꽃밭에서 서로 꼭 껴안고 부드럽고 달콤하게 그리고 세게, 점점 더 세게 껴안는다. 꼭, 꼬옥 껴안는 그 꿈…… 벌떡 깨니 보아뱀이 자신을 칭칭 감고 옥죄어 오는것이다. 하하. 유머 넘치는 윌리암 스타이크. 기분좋게 시작한 하루였건만 마법에 걸려 헤메고 지친대다 보아뱀에게까지 엮이다니 예언은 엉터리였을까? 그렇지 않다. 보아뱀의 주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으니 말이다. 슈렉이 천생연분을 만나 사랑에 빠져 속삭이던 그 말들을 이해할 수 없는 나이기에 티프키 두프키와 아가씨가 그렇게 만나 첫눈에 반해 넋이 나가고 사랑이 듬뿍 담긴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 보는 걸 잘 공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오리아줌마의 점이 맞기는 맞았다. 그리고 아줌마인 나는 공감할수 없는 그 마지막 장면이 우리 아들에게는 감동적이고 재밌게 다가왔단다. 그런 아들도 나는 사실 이해가 잘 안가는걸 보면 윌리엄스타이크는 나보다는 아이들과 더 통하나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