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이천여년 중국 불교문화의 정수를 만나다
"이천여년 중국 불교문화의 정수를 만나다" 내용보기
<법문사의 불지사리>는 고고학서적으로는 다소 이채로운 전개방식을 취한다. 고고학 서적은 일반적으로 유적을 발굴하는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출토된 각종 유물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하는 방식의 구성으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법문사의 불지사리>는 법문사가 융성했던 과거의 한 대목을 한 자락씩 현대 고고학 발굴현장과 서로 교차시킨다. 발굴터에서 새로운 유물 수
"이천여년 중국 불교문화의 정수를 만나다" 내용보기

<법문사의 불지사리>는 고고학서적으로는 다소 이채로운 전개방식을 취한다. 고고학 서적은 일반적으로 유적을 발굴하는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출토된 각종 유물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하는 방식의 구성으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법문사의 불지사리>는 법문사가 융성했던 과거의 한 대목을 한 자락씩 현대 고고학 발굴현장과 서로 교차시킨다. 발굴터에서 새로운 유물 수장고를 찾으면, 그 수장고에 각종 불교 유물이 비장되었을 때의 역사적 사건을 묘사하는 식이다. 장구한 역사에서 혜성처럼 한순간 빛나다 사라졌던 문화재에서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을 서술방식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믿음의 성소로 자리잡으며, 수많은 귀인들이 갖은 정성을 다해 불제사를 올리고 다채로운 불교유물을 바쳐온 법문사를 묘사하기에는 더없이 적절한 방법이기도 하다.

 

<법문사의 불지사리>는 법문사에서 발굴된 유물 못지않게 법문사 자체의 역사에도 초점을 맞춘다. 책에 부제를 붙인다면, '법문사 연대기'쯤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보석 구경하듯이 호화찬란하고 정교한 수많은 유물에만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은 다소 실망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탑이 무너졌을 때 민중이 스스로 의연금을 모아 탑을 재건한 일이 보여주듯이, 중국 불교 믿음의 결정체이자 정수가 응축된 법문사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만큼 멋진 독서경험을 안겨주는 책이 달리 또 없을 것이다.

 

법문사는 중국 불교의 영광이 오롯이 남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장소이다. 기록으로 남은 것만 해도 국가적인 불교 행사가 수없이 개최되었으며, 30년마다 불사리 봉안 의식을 대대적으로 치르기도 했다. 후일 법문사의 불교유물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고고학계는 세계적으로 유례없을 정도로 귀중한 유물이 대거 수장되어 있는 광경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당대 최고의 권력자들이 모든 정성을 모아 빚어낸 유물들이니, 그 화려함과 진귀함이야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일에는 언제나 영욕이 함께하는 법. 법문사도 수많은 시련을 겪었다. 세상이 혼란스러울때는 잊혀지거나 파괴되었고, 때로는 약탈자가 습격하기도 했다. 시대가 안정되면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법문사를 수리했지만, 얼마 후에는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가장 큰 환난이 닥친 것은 20세기 중반이었다. 문화재란 당대 백성들을 수탈해서 만든 것이니 모든 문화재를 파괴해야 한다던 문화대혁명의 광기가 법문사에 들이닥친 것이다. 그 참사를 막기 위해 법문사를 지키던 스님은 분신했고, 그 광경에 소스라친 사람들이 냅다 도망가는 바람에 법문사는 무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수십 년 후, 그 모습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법문사의 불지사리>에서는 법문사를 발굴하는 학자들의 환희와 감탄이 그대로 배어나온다. 웨난의 생동감 넘치는 필치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법문사 발굴현장에 있는 것만 같다. 수많은 세월을 뛰어넘어, 수많은 고난에서 살아남아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진 법문사의 불지사리와 수많은 불교유물들은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이야기를 되살려내어 후세에 전하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다.

p*******1 2012.01.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