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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정끝별 이름은 알지만 시집은 처음 본다고 했는데 예전에 책 두권 만났다. 그걸 본 지 오래돼서 잊어버린 거다. 그렇게 책을 보고도 봤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일 가끔 있다. 산 것 같은 책이 보이지 않는 건, 내가 사지 않은 건가. 그래도 난 한번 산 책 두번 사는 적은 없는데, 샀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책은 있다. 그런 책은 슬프겠다, 내가 자기를 잊어버려서. 책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9 여기 실린 건 제임스 조이스가 자기 아내 노라 바나클을 만나기 전에 쓴 사랑시다. 사랑시는 누군가를 좋아할 때 써야 할 것 같은데. 누군가를 만나기를 바라고 쓴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남도 있지만 헤어짐도 있다. 대상이 없어도 시를 쓰는구나. 그나마 알기 쉬운 게 사랑시라고 생각하는데, 여기 실린 시는 알듯 모를듯하다. 있는 그대로 봐도 될 것 같은데 누군가는 숨은 뜻과 상징을 억지로 갖다붙이기도 했다고 한다. 제임스 조이스 소설을 본 다음에 시를 봤다면 나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시는 느끼라고 한다. 이런 말 들어도 잘 알기 어렵기도 하다. 시만 느끼는 건 아니다. 음악도 그렇다. 시와 음악은 가까운 사이구나. 16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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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들려있는 책은 저 여인의 표지가 아니예요 시원하고 아름다운 뒷모습의 여인이지요.. 아티초크에서 나온 이 시집은 무려! 표지가 세가지나 됩니다 ㅎㅎ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_< 시집이란게... 어릴때 교과서를 통해 보고... 솔직히 커서는 재미위주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보게 되지 시집은 손에 잘 안잡히더라구요 그래도 그런거 있잖아요? 시집읽으면 뭔가 있어보이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만 그런가?) 이 이쁜 시집을 받고서도 한참을 그냥 바라만 봤어요 선뜻 손을 내밀어 펼치기에는 시집이란 존재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랄까 그속에 어떤 심오한 글귀들이 날 어지럽힐까... 라는 두려움과 내가 시집이란것에 맛들이면 어쩌지!!! 라는 설레임... 어제 새벽.. 드디어 바라만 보던 요 아이를 꺼내 펼칩니다.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전 제임스 조이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예요 대표 작품이라는 율리시즈나 더블린 사람들도 들어만봤지 보질 못했고... 그런데 이 시집은 그 사람이 제일 처음으로 낸 책이라고 해요. 음악을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하던 그. 그는 당신의 이 시들이 노래와 함께 멋진 음악과 함께 연주되기를 바랐었나봐요. 그래서 이 노래 가사와 같은 이야기들은 체임버 뮤직이라는 시집으로 탄생되었고 그의 바람대로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노래로 재탄생됩니다. 시집은 흔히 ... 함축적인게 많잖아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건 무엇이었을까... 이 문장이 뜻하는건 무엇을 의미할까 한마디로 골치아픈 문학이기도 하지만 함축적으로 많은 것을 짧은 문장으로 표현해 내는 것에서 정말 멋진 문학이라고 생각해요 제임스 조이스의 체임버 뮤직은 요 부분에서 좀 다릅니다. 그는 많은걸 담아 썼다기 보다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쓴것같아요 (제 느낌에) 사랑을 갈구하는 그의 마음. 사랑하는 이를 위한 노래.. 당신을 원하오 그리워하오 보고싶소 안고 싶소... 우리의 만남은 이게 끝이오... 이런식의 스트레이트한 표현이 많아요 그래서 어렵지 않고 더 마음에 직설적으로 다가오는게 그의 첫작품인 체임버 뮤직에 들어있는 시들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들을 쓸 때 나는 이상하고 외로운 사람이었어. 언젠가는 나를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겠지 하고 생각하며 밤마다 혼자 쏘다녔지. 그런데 여자들을 봐도 누구한테도 말을 건넬 수 없었어. ... 그런데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났지. 당신은 어떤 점에서는 내가 꿈꾸던 여자가 아니었어. 지금 당신이 읽으며 매혹적이라고 하는 시들은 그런 여자를 생각하며 쓴 시였지. 내가 상상했던 여자는 지난 여러 세대의 교양으로 무장한 근엄한 아름다움을 갖춘 여자였을지도 모르겠어" p.159 후..... 제가 이 사람의 여자친구이거나 와이프이고 저런말을 들었다면... 저는 주먹을 들어 강냉이를 털어... 아닙니다..전 이런 과격한 짓은 못하지요... (수줍) 저게 말입니까 방구입니까!!! 이런거는 솔직하지 않아도 되는거 아닙니까!!?? ㅎㅎ 수 많은 시들이 실려있지만 아티초크의 체임버뮤직의 매력은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시의 중간중간 삽입되어있는 제임스 조이스의 일생에 대한 사진과 기억, 그리고 업적들이 함께 실려있어요. 재밌습니다!!! 집중해서 시를 보다가 그 작가의 상황이나 마음.. 그리고 주변인물이나 가족들에 대해 알아가게 되면서 더욱 이 시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지더라구요. 그런마음을 어떻게 알고는 막바지에는 그의 단편 <에벌라인>이 함께 실려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도망치려다가 포기하는 ... 오히려 저는 이 단편이 굉장히 함축적인 표현이 많았다고 생각되어지더라구요. 체임버 뮤직에 실린 많은 시들은... 그의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에 갈구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사랑하다가... 애정이 식어가는것 또한 담담히 감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에겐 사랑이라는 감정도 가득했지만, 아픔도 많았다고 해요. 정신 분석학자 카를 융은 그의 작품 <율리시즈>를 읽고 그의 딸 뿐 아니라 그에게도 정신분열증 진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가 사망하고 그의 유해만이라도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고 싶었지만 허락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를 소개 하고 싶은데 맘에 드는 시가 여러 개라...(3.9.13.22.28.30.32.... ㅋㅋㅋㅋ ) 제 마음에 들어온 시를 서너개 간략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9 오월의 바람, 바다에서 춤추네, 기쁨에 들떠 고랑에서 고랑으로 둥글게 돌아가며 춤추고 거품은 날아올라 화환되어 은빛도 둥글게 공중에 걸치는데, 내 애인 어디에 있는지 보셨나요? 아, 슬퍼라! 아, 슬퍼라! 오월의 바람이 있어!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 28 상냥한 아가씨, 사랑의 종말에 대한 슬픈 노래는 부르지 말아요. 슬픔일랑 젖혀두고 지나가는 사랑이면 충분하다고 노래해요. 죽은 연인들의 길고 깊은 잠을 노래하고, 무덤속에서는 모든 사랑이 잠잔다는 것을 노래해요. 사랑은 이제 지쳤어요. 32 온종일 비가 내렸다. 가지 늘어진 나무 숲으로 가자. 추억의 길에 낙엽이 두껍게 쌓여 있다. 추억의 길가에 잠깐 머물다 우리는 헤어지겠지. 가자, 내 사랑아, 내가 너의 마음에 호소할 수 있는 곳으로. 문학작품들도... 음악도.. 노래도.... 자신의 상황이나 경험에 맞추어 마음에 다가오곤 하죠. 제게 다가온 노래와 같은 시들은 이렇더라구요.. ㅎㅎ 영한번역. 사진. 기록. 번역노트부터 연보까지.... 시집치고 정말 알차고 읽을거리 있는 이쁜 책입니다. (수동타자기 조판으로 시가 더 맛있어요~ 빈티지!!!느낌 ㅎㅎ) 다음엔 어떤 작품이 아티초크의 신선한 바람을 느끼게 해줄까 기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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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시인은 침대에 누워 연인의 머리 빗는 모습을 보지 않았을까.
창 밖의 버들잎 사이로 들어온 햇볕이 연인의 머리에 수를 놓는다.
산들산들 바람에 풀이 누웠다 일어섰다, 반짝임이 파도치는 평화로운 순간,
머리칼이 반짝거리는 여인의 뒷모습은 너무도 어여뻐 질투를 살지도 몰라.
누군가의 사악한 마법이 깃들지도 몰라. 아니 그이가 마법을 부린걸까?
제발 머리 좀 그만 빗고 이리로 와요. 내게로 와요.
조이스에 따르면, 상상의 여인에 대한 글이라는데 진위는 알 수 없으니 믿어줍시다.
노라에게 옛 사랑을 들킬까 봐 그랬을지도 몰라요.
마지막 행의 "All fair,"는 '금발 혹은 햇빛에 반사되어 금발로 보이는 머리칼'로도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안 되나? 누가 가르침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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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너무도 귀여운 시가 있어 소개한다.
제임스 조이스가 25세가 되던 해 출간된 《체임버 뮤직》은 '실내악'이라는 그 뜻처럼, 여러 시들이 모여 음악처럼 구성되었다. 작가가 원한대로 곡을 붙여 노래로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소설과는 다르게, 조이스는 간결하면서도 단순한 시어들로 사랑의 감정을 노래한다. 그래서 나도 실내악 24번에 어울리는 노래를 생각해 보았다.
이 시에서의 'witchery'는 사랑의 양면성을 모두 가진 단어다. 사랑이란 원래 마법처럼, 누군가를 사로잡는 것. 행복과 불행을 함께 느끼게 하는 감정이 아니던가! 이 시에 어울리는 노래로〈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는 어떨까?
내가 좋아하는 버전은 영화 《History Boys》에서 사무엘 바넷이 부른 〈Bewitched〉이다. 《History Boys》 얘길 잠깐 하자면, 동명의 연극이 성공하자 영화로도 옮겼진 작품. 몇몇 배우를 제외하고 극과 영화의 배우가 동일했던 걸로 기억한다. 주역들은 여전히 활발한 활동중인데 이름이 알려진 사람은 아마도 제임스 코든, 도미닉 쿠퍼랑 러셀 토비 정도? 다른 배우들은 뮤지컬/연극계라...
아무튼 이 영화 사운드트랙은 진짜 전부 다 좋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깔리는 노래가 The Smiths의 〈This Charming Man〉이라고요! 내 마음대로 조이스에 헌정할 〈Bewitched〉는 다음과 같다.
〈Bewitched〉, 사무엘 바넷
〈Bewitched〉, 루퍼스 웨인라이트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엘라 피츠제럴드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에디 히긴스 트리오
He's a fool and don't I know it
But a fool can have his charms I'm in love and don't I show it Like a babe in arms Love's the same old sad sensation Lately I've not slept a wink Since this half-pint imitation's Put me on the blink I'm wild again Beguiled again A simpering, whimpering child again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am I Couldn't sleep And wouldn't sleep When love came and told me I shouldn't sleep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am I Lost my heart, but what of it? He is cold I agree He could laugh, but I love it Although the laugh's on me. I'll sing to him Each spring to him And long for the day when I’ll cling to him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am I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am I I’ve seen a lot I mean a lot But I'm like sweet seventeen a lot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am I Lost my heart, but what of it? My mistake, I agree He can laugh but I love it Because the laugh's on me I’ll sing to him Each spring to him And worship the trousers that cling to him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am I
가사보기
아티초크 《체임버 뮤직》에는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에 실린 〈Eveline〉의 원문과 번역을 함께 소개한다. 문학동네에서는 〈이블린〉으로 나온 작품인데 아일랜드에서의 발음대로 〈에벌라인〉이라 표기했다고. '마비'된 더블린 사람들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단편을 새로운 번역으로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청년 제임스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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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is unhappy. When love is away!"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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