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67%
  • 리뷰 총점8 33%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8.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처음 만난 제임스 조이스 책 : 수동 타자기 글씨
"처음 만난 제임스 조이스 책 : 수동 타자기 글씨" 내용보기
얼마전에 정끝별 이름은 알지만 시집은 처음 본다고 했는데 예전에 책 두권 만났다. 그걸 본 지 오래돼서 잊어버린 거다. 그렇게 책을 보고도 봤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일 가끔 있다. 산 것 같은 책이 보이지 않는 건, 내가 사지 않은 건가. 그래도 난 한번 산 책 두번 사는 적은 없는데, 샀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책은 있다. 그런 책은 슬프겠다, 내가 자기를 잊어버려서. 책 그렇게 많지
"처음 만난 제임스 조이스 책 : 수동 타자기 글씨" 내용보기

얼마전에 정끝별 이름은 알지만 시집은 처음 본다고 했는데 예전에 책 두권 만났다. 그걸 본 지 오래돼서 잊어버린 거다. 그렇게 책을 보고도 봤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일 가끔 있다. 산 것 같은 책이 보이지 않는 건, 내가 사지 않은 건가. 그래도 난 한번 산 책 두번 사는 적은 없는데, 샀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책은 있다. 그런 책은 슬프겠다, 내가 자기를 잊어버려서. 책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책은 누군가 펴보아야 비로소 책이 된다. 지금 책을 펴자.



1

이 세상에는 이름은 알지만, 내가 아직까지 만나지 못한 작가 책 많다. 제임스 조이스도 다른 데서 이름은 봤지만 글은 한번도 못 보았다. 소설이 아닌 시를 먼저 보다니(제임스 조이스는 시를 먼저 썼다), 언젠가 소설도 만날 수 있을까. 어쩐지 제임스 조이스 소설은 어려울 것 같다. 정신분석가는 제임스 조이스 책을 보고 여러가지를 알기도 했다던데. 정신분석가만 그런 건 아니고 많은 작가가 제임스 조이스 소설을 만났겠지. 제임스 조이스는 글을 써서 정신의 균형을 지킨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딸 루치아는 신경쇠약과 정신분열 증세로 치료받기도 했다.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책에서 본 걸 쓰다니. 제임스 조이스 소설에서 제목 아는 건 《더블린 사람들》과 《율리시즈》다. ‘더블린’이라는 곳 들어봤지만 어디에 있는 곳인지 확실하게 몰랐다. 제임스 조이스가 난 곳은 아일랜드고 죽은 곳은 스위스 취리히다. 더블린은 아일랜드에 있다. 아일랜드 정부는 왜 제임스 조이스 유해를 아일랜드에 묻지 못하게 했을까.

위장 수술을 받고 의식불명에 빠진 뒤 숨을 거둔 제임스 조이스 이야기를 보니 마왕 신해철이 떠올랐다. 제임스 조이스는 스물다섯에 왼쪽눈에 홍채염이 생겨서 몇번이나 수술을 받았지만 낫지 않았다. 지금은 그거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시집 《체임버 뮤직》은 제임스 조이스가 처음으로 낸 책이다. 시에 제목은 따로 없고 번호가 쓰여 있다. 제임스 조이스 식구는 모두 음악을 좋아했다. 여기 실린 시도 여러 사람이 곡을 붙이고, 제임스 조이스가 곡을 붙인 것도 있다. 한때 제임스 조이스는 오페라 가수가 되려고 성악을 배웠다. 영어나 다른 나라 말로 쓰인 시를 우리말로 옮기면 느낌이 다르다. 영어 잘 모르는데 이런 말을. 우리말로 쓰인 시를 다른 나라 말로 옮겨도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지 않을 거다. 아주 좋은 시는 어느 나라 말로 옮기든 좋을까. 말장난이 있는 건 그 나라 말과 문화를 모르면 알기 어려울지도. 예전에 라디오 방송에서 <캐논>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듣기에 연주가 좋았다.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고 했다. 그때 체임버가 무슨 뜻인지 몰랐다. 오케스트라는 거의 바깥보다 안에서 연주하지 않나. 체임버는 실내, 안, 방이라는 뜻이다. 여기에서는 오케스트라보다 적은 사람이 연주하는 음악이 아닐까 싶다.



9


오월 바람, 바다에서 춤추네,
기쁨에 들떠 고랑에서 고랑으로
둥글게 돌아가며 춤추고
거품은 날아올라 화환 되어
은빛도 둥글게 공중에 걸치는데,
내 애인 어디에 있는지 보셨나요?
아, 슬퍼라! 아, 슬퍼라!
오월 바람이 있어!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  (45쪽)



여기 실린 건 제임스 조이스가 자기 아내 노라 바나클을 만나기 전에 쓴 사랑시다. 사랑시는 누군가를 좋아할 때 써야 할 것 같은데. 누군가를 만나기를 바라고 쓴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남도 있지만 헤어짐도 있다. 대상이 없어도 시를 쓰는구나. 그나마 알기 쉬운 게 사랑시라고 생각하는데, 여기 실린 시는 알듯 모를듯하다. 있는 그대로 봐도 될 것 같은데 누군가는 숨은 뜻과 상징을 억지로 갖다붙이기도 했다고 한다. 제임스 조이스 소설을 본 다음에 시를 봤다면 나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시는 느끼라고 한다. 이런 말 들어도 잘 알기 어렵기도 하다. 시만 느끼는 건 아니다. 음악도 그렇다. 시와 음악은 가까운 사이구나.



16


이제 골짜기 서늘하니
우린 그리로 가요 내 사랑
임이 언젠가 갔던 곳
이제 수많은 새들이 노래하잖아요
개똥지빠귀들이 부르는 소리,
우리더러 오라는 소리가 안 들려요?
오, 골짜기는 서늘하고 쾌적하니,
그대여, 우리 거기에 머물러요.  (65쪽)



2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피아노를 배웠다. 처음에는 친구가 배운다고 해서 나도 같이 배운 것 같다. 피아노 치는 건 즐거웠다. 혼자 연습하는 때가. 난 어렸을 때부터 어른이나 선생님을 아주 어려워했다(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어려울지도). 피아노 연습한 것을 선생님한테 들려주는 시간은 그리 좋지 않았다. 편하게 생각하면 좋을 텐데. 그렇다고 그때 잘 못 친 건 아니다. 그때도 피아노 배우는 건 돈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피아노 배운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바이엘 다음으로 넘어갈 때 그만두어야 했다. 그게 아쉬웠다. 집에 피아노가 있는 친구가 부러웠다. 6학년 때 피아노 잘 치고 피아노 있는 친구가 같은 반에 있어서 몇번 친구 집에 놀러갔다. 그 친구하고 그 뒤에 어떻게 됐던가. 피아노 그만 둘 때 언젠가 피아노 다시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중학생 때 피아노 대신 배운 게 있다. 그건 타자다. 타자 치기도 두 손으로 하는 거니까(피아노 치는 것과는 아주 다르지만). 이젠 수동 타자기 없는데(박물관에 있을지도), 타자기가 거의 사라져갈 때쯤 배운 거다. 그것도 겨우 몇달. 시험도 한번 보라고 했는데, 내가 다니는 학교와 좀 멀어서 그만뒀다. 그때 타자를 배워서 나중에 컴퓨터 자판 외울 필요없었다. 영타는 여전히 천천히 한다.

피아노를 생각하고 타자를 배우다니 지금 생각해도 좀 우습다. 피아노 생각은 그 뒤로도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집에 일이 있어서 5학년이 되고 바로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어릴 때 동네에서 사귄 친구와는 초등학교 두해, 중학교 세해 동안 만나지 못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 다시 만났다. 처음에는 좀 어색했지만 어릴 때 친구여서 그런지 조금 뒤 괜찮아졌다. 그 친구는 나와 나이는 같지만 한 학년 위였다. 어릴 적에 친구로 만나서 죽 친구로 지냈다. 고등학생 때는 아니고 시간이 흐른 뒤에 그 친구 집에 가서 피아노를 쳤다. 잘 못 치는 피아노 소리는 듣기 싫은가보다. 그런 것에 별로 마음 안 쓰고 자기 집에서 피아노 치게 하다니, 그때 제대로 고맙다는 말도 못했다. 그 친구 집이 멀어서 그것도 오래 하지 못했다. 어쩐지 핑계를 찾고 그만둔 듯한 느낌이다. 내 성격이 살가웠다면 달랐을까, 무뚝뚝해서. 지금 집에 피아노는 없다. 피아노 오래 배우지 못한 일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렇게 쓴 걸로 그만 아쉬워할까 한다. 내가 피아노 오래 배웠다고 해도 잘 쳤을 것 같지 않다. 언젠가 피아노 이야기 써 보고 싶다.



한때는 차갑고 묵직한 건반 위에서 열 손가락이 춤 추려 했지,
지금 내 손은 덜 차갑고 가벼운 컴퓨터 자판 위에서 때때로 춤추네



희선



이달의 사락 n***8 2016.02.15. 신고 공감 4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책] 새벽 감성을 두드리는, 책 - 체임버뮤직 :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
"[책] 새벽 감성을 두드리는, 책 - 체임버뮤직 :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 내용보기
내 손에 들려있는 책은 저 여인의 표지가 아니예요 시원하고 아름다운 뒷모습의 여인이지요.. 아티초크에서 나온 이 시집은 무려! 표지가 세가지나 됩니다 ㅎㅎ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_< 시집이란게... 어릴때 교과서를 통해 보고... 솔직히 커서는 재미위주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보게 되지 시집은 손에 잘 안잡히더라구요 그래도 그런거 있잖아요? 시집읽으면 뭔가 있어
"[책] 새벽 감성을 두드리는, 책 - 체임버뮤직 :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 내용보기

내 손에 들려있는 책은 저 여인의 표지가 아니예요

시원하고 아름다운 뒷모습의 여인이지요..

아티초크에서 나온 이 시집은 무려! 표지가 세가지나 됩니다 ㅎㅎ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_<


시집이란게... 어릴때 교과서를 통해 보고...

솔직히 커서는 재미위주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보게 되지 시집은 손에 잘 안잡히더라구요


그래도 그런거 있잖아요?

시집읽으면 뭔가 있어보이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만 그런가?)


이 이쁜 시집을 받고서도 한참을 그냥 바라만 봤어요

선뜻 손을 내밀어 펼치기에는 시집이란 존재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랄까


그속에 어떤 심오한 글귀들이 날 어지럽힐까... 라는 두려움과

내가 시집이란것에 맛들이면 어쩌지!!! 라는 설레임...


어제 새벽.. 드디어 바라만 보던 요 아이를 꺼내 펼칩니다.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전 제임스 조이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예요

대표 작품이라는 율리시즈나 더블린 사람들도 들어만봤지 보질 못했고...

그런데 이 시집은 그 사람이 제일 처음으로 낸 책이라고 해요.


음악을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하던 그.


그는 당신의 이 시들이 노래와 함께 멋진 음악과 함께 연주되기를 바랐었나봐요.


그래서 이 노래 가사와 같은 이야기들은 체임버 뮤직이라는 시집으로 탄생되었고

그의 바람대로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노래로 재탄생됩니다.



시집은 흔히 ... 함축적인게 많잖아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건 무엇이었을까... 이 문장이 뜻하는건 무엇을 의미할까

한마디로 골치아픈 문학이기도 하지만

함축적으로 많은 것을 짧은 문장으로 표현해 내는 것에서 정말 멋진 문학이라고 생각해요


제임스 조이스의 체임버 뮤직은 요 부분에서 좀 다릅니다.

그는 많은걸 담아 썼다기 보다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쓴것같아요 (제 느낌에)

사랑을 갈구하는 그의 마음. 사랑하는 이를 위한 노래..

당신을 원하오 그리워하오 보고싶소 안고 싶소...

우리의 만남은 이게 끝이오...


이런식의 스트레이트한 표현이 많아요

그래서 어렵지 않고 더 마음에 직설적으로 다가오는게 그의 첫작품인 체임버 뮤직에 들어있는 시들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들을 쓸 때 나는 이상하고 외로운 사람이었어. 언젠가는 나를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겠지 하고 생각하며 밤마다 혼자 쏘다녔지. 그런데 여자들을 봐도 누구한테도 말을 건넬 수 없었어. ... 그런데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났지. 당신은 어떤 점에서는 내가 꿈꾸던 여자가 아니었어. 지금 당신이 읽으며 매혹적이라고 하는 시들은 그런 여자를 생각하며 쓴 시였지. 내가 상상했던 여자는 지난 여러 세대의 교양으로 무장한 근엄한 아름다움을 갖춘 여자였을지도 모르겠어" p.159


후..... 제가 이 사람의 여자친구이거나 와이프이고 저런말을 들었다면... 저는 주먹을 들어 강냉이를 털어...

아닙니다..전 이런 과격한 짓은 못하지요... (수줍) 저게 말입니까 방구입니까!!! 이런거는 솔직하지 않아도 되는거 아닙니까!!?? ㅎㅎ



수 많은 시들이 실려있지만 아티초크의 체임버뮤직의 매력은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시의 중간중간 삽입되어있는 제임스 조이스의 일생에 대한 사진과 기억, 그리고 업적들이 함께 실려있어요.

재밌습니다!!! 집중해서 시를 보다가 그 작가의 상황이나 마음.. 그리고 주변인물이나 가족들에 대해 알아가게 되면서

더욱 이 시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지더라구요.


그런마음을 어떻게 알고는 막바지에는 그의 단편 <에벌라인>이 함께 실려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도망치려다가 포기하는 ... 오히려 저는 이 단편이 굉장히 함축적인 표현이 많았다고 생각되어지더라구요.


체임버 뮤직에 실린 많은 시들은...

그의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에 갈구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사랑하다가... 애정이 식어가는것 또한 담담히 감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에겐 사랑이라는 감정도 가득했지만, 아픔도 많았다고 해요.

정신 분석학자 카를 융은 그의 작품 <율리시즈>를 읽고 그의 딸 뿐 아니라 그에게도 정신분열증 진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가 사망하고 그의 유해만이라도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고 싶었지만 허락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를 소개 하고 싶은데 맘에 드는 시가 여러 개라...(3.9.13.22.28.30.32.... ㅋㅋㅋㅋ )


마음에 들어온 시를 서너개 간략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9

오월의 바람, 바다에서 춤추네,

기쁨에 들떠 고랑에서 고랑으로

둥글게 돌아가며 춤추고

거품은 날아올라 화환되어

은빛도 둥글게 공중에 걸치는데,

내 애인 어디에 있는지 보셨나요?

아, 슬퍼라! 아, 슬퍼라!

오월의 바람이 있어!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


28

상냥한 아가씨, 사랑의 종말에 대한

슬픈 노래는 부르지 말아요.

슬픔일랑 젖혀두고

지나가는 사랑이면 충분하다고 노래해요.


죽은 연인들의 길고 깊은 잠을

노래하고, 무덤속에서는

모든 사랑이 잠잔다는 것을

노래해요. 사랑은 이제 지쳤어요.


32

온종일 비가 내렸다.

가지 늘어진 나무 숲으로 가자.

추억의

길에 낙엽이 두껍게 쌓여 있다.


추억의 길가에 잠깐 머물다

우리는 헤어지겠지.

가자, 내 사랑아, 내가

너의 마음에 호소할 수 있는 곳으로.




문학작품들도... 음악도.. 노래도.... 자신의 상황이나 경험에 맞추어 마음에 다가오곤 하죠.

제게 다가온 노래와 같은 시들은 이렇더라구요.. ㅎㅎ


영한번역. 사진. 기록.

번역노트부터 연보까지....

시집치고 정말 알차고 읽을거리 있는 이쁜 책입니다. (수동타자기 조판으로 시가 더 맛있어요~ 빈티지!!!느낌 ㅎㅎ)


다음엔 어떤 작품이 아티초크의 신선한 바람을 느끼게 해줄까

기대가 됩니다.

k*****1 2015.06.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머리 좀 그만 빗어요
"머리 좀 그만 빗어요" 내용보기
XXIV ​ ​  Silently she's combing,  Combing her long hair  Silently and graciously,  With many a pretty air.   The sun is in the willow leaves  And on the dapplled grass,  And still she's combing her long hair  Before the looking-glass.   I pray you, cease to comb out,  Comb out your long hair,  For I have he
"머리 좀 그만 빗어요" 내용보기

                                XXIV

  Silently she's combing,
  Combing her long hair
  Silently and graciously,
  With many a pretty air.

  The sun is in the willow leaves
  And on the dapplled grass,
  And still she's combing her long hair
  Before the looking-glass.

  I pray you, cease to comb out,
  Comb out your long hair,
  For I have heard of witchery
  Under a pretty air,

  That makes as one thing to the lover
  Staying and going hence,
  All fair, with many a pretty air
  And many a negligence.
 

              《Chamber Music》 James Joyce 

 

                                 24 

 

 

  말없이 머리 빗는 그녀,

  긴 머리를 빗네,

  말없이 우아하게,

  어여삐 뽐내는 자태.


  버드나무 잎 사이사이 채운 햇빛

  얼룩덜룩 풀밭에 어른거리는데,

  거울 앞 그녀는 아직도

  긴 머리를 빗네.


  바라건대, 머리 좀 그만 빗어요,

  그 긴 머리 좀 그만 빗어요,

  어여삐 뽐내는 자태 아래

  마법이 깃든다고 들었으니,


  그것은 애인에게 한 모습으로 분하여,

  머물렀다 이내 사라지지요,

  수많은 어여쁜 자태, 수없이 무관심해도

  곱기만 한 모든 모습.

​ 《체임버 뮤직》 아티초크 출판, 공진호 옮김

 

 

 

아마도 시인은 침대에 누워 연인의 머리 빗는 모습을 보지 않았을까.
창 밖의 버들잎 사이로 들어온 햇볕이 연인의 머리에 수를 놓는다.
산들산들 바람에 풀이 누웠다 일어섰다, 반짝임이 파도치는 평화로운 순간, 
머리칼이 반짝거리는 여인의 뒷모습은 너무도 어여뻐 질투를 살지도 몰라.
누군가의 사악한 마법이 깃들지도 몰라. 아니 그이가 마법을 부린걸까?
제발 머리 좀 그만 빗고 이리로 와요. 내게로 와요.
조이스에 따르면, 상상의 여인에 대한 글이라는데 진위는 알 수 없으니 믿어줍시다.
노라에게 옛 사랑을 들킬까 봐 그랬을지도 몰라요.
마지막 행의 "All fair,"는 '금발 혹은 햇빛에 반사되어 금발로 보이는 머리칼'로도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안 되나? 누가 가르침 좀 주세요...

-

읽으면서 너무도 귀여운 시가 있어 소개한다.
제임스 조이스가 25세가 되던 해 출간된 《체임버 뮤직》은 '실내악'이라는 그 뜻처럼, 여러 시들이 모여 음악처럼 구성되었다. 작가가 원한대로 곡을 붙여 노래로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소설과는 다르게, 조이스는 간결하면서도 단순한 시어들로 사랑의 감정을 노래한다. 그래서 나도 실내악 24번에 어울리는 노래를 생각해 보았다. 
이 시에서의 'witchery'는 사랑의 양면성을 모두 가진 단어다. 사랑이란 원래 마법처럼, 누군가를 사로잡는 것. 행복과 불행을 함께 느끼게 하는 감정이 아니던가! 이 시에 어울리는 노래로〈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는 어떨까?
내가 좋아하는 버전은 영화 《History Boys》에서 사무엘 바넷이 부른 〈Bewitched〉이다. 《History Boys》 얘길 잠깐 하자면, 동명의 연극이 성공하자 영화로도 옮겼진 작품. 몇몇 배우를 제외하고 극과 영화의 배우가 동일했던 걸로 기억한다. 주역들은 여전히 활발한 활동중인데 이름이 알려진 사람은 아마도 제임스 코든, 도미닉 쿠퍼랑 러셀 토비 정도? 다른 배우들은 뮤지컬/연극계라...
아무튼 이 영화 사운드트랙은 진짜 전부 다 좋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깔리는 노래가 The Smiths의 〈This Charming Man〉이라고요! 내 마음대로 조이스에 헌정할 〈Bewitched〉는 다음과 같다.
〈Bewitched〉, 사무엘 바넷
〈Bewitched〉,  루퍼스 웨인라이트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엘라 피츠제럴드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에디 히긴스 트리오

 

 

 

 

He's a fool and don't I know it
But a fool can have his charms
I'm in love and don't I show it
Like a babe in arms
 
Love's the same old sad sensation
Lately I've not slept a wink
Since this half-pint imitation's
Put me on the blink
 
I'm wild again
Beguiled again
A simpering, whimpering child again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am I
 
Couldn't sleep
And wouldn't sleep
When love came and told me I shouldn't sleep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am I
 
Lost my heart, but what of it?
He is cold I agree
He could laugh, but I love it
Although the laugh's on me.
 
I'll sing to him
Each spring to him
And long for the day when I’ll cling to him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am I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am I
 
I’ve seen a lot
I mean a lot
But I'm like sweet seventeen a lot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am I
 
Lost my heart, but what of it?
My mistake, I agree
He can laugh but I love it
Because the laugh's on me
 
I’ll sing to him
Each spring to him
And worship the trousers that cling to him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am I

 

 가사보기

 

 

 

아티초크 《체임버 뮤직》에는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에 실린 〈Eveline〉의 원문과 번역을 함께 소개한다. 문학동네에서는 〈이블린〉으로 나온 작품인데 아일랜드에서의 발음대로 〈에벌라인〉이라 표기했다고. '마비'된 더블린 사람들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단편을 새로운 번역으로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청년 제임스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Love is unhappy. When love is away!"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

 

 

e***a 2015.06.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