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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흐린 눈을 참 잘 사용한다. 내 방 변두리에 있는 옷 무덤도, 책상 변두리에 쌓인 쓰레기도 존재하는 듯 존재하지 않게 변두리로 몰아내고는 흐린 눈으로 대충 칠해버리고 살아간다. 세상은 눈도 없는 주제에 흐린 눈 하나는 잘 사용한다. 장애, 가난, 무지, 다름 등 많은 소수의 것들이 변두리로 밀려난다. 그리고 대충 중요한 것들로 담벼락을 쌓아 덮어두고 흐린 눈으로 칠해버린다. 그렇게 흐릿하지만 분명한 것들을 작가는 자신의 삶을 담은 책으로 선명하게 펼쳐낸다. 그리고 이야기는 그 속의 늠름함을 보여준다. 한 때는 동심을 지키고, 삶을 살아가게 하는 그 단단한 흐린 눈은 우연으로, 선택으로, 삶에 의해서 철저하게 무너뜨리고 무너진다. 그리고 다시 살아가고 극복하며 살아가는 그 모습들은 아주 늠름하고 아름답다. 무너질 것 같은 집보다 무너진 집이 좋다. 도살장 초원을 지키는 카우보이보다는 도살장 풍경을 보고 엉엉 울고, 결국 다시 선지국을 먹을 수 있는 늠름함이 난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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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이지만 어른이 보기에도 손색이 없다. 어른들의 입장에서 쓰여졌지만 어린이의 감정 묘사를 잘 해 놓았다. 아이를 키우는-특히 초등학생-어른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