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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이 도굴과 다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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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두 번째 권. 1권이 마왕퇴 1호묘의 발굴기였다면 2권은 2호, 3호묘에 대한 이야기이다. 발굴 결과 1호묘는 대후 이창의 부인 신추의 무덤이고 2호는 아들, 3호묘가 대후 이창의 묘로 밝혀졌다. 가장 의미있는 유물은 무더기로 발견된 백서. 비단 백자를 써서 帛書, 즉 비단 위에 쓴 글이다. 종이가 발견되기 전 사람들은 주로 대나무에 기록을 했는데 이른바 죽서. 그러나 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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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두 번째 권. 1권이 마왕퇴 1호묘의 발굴기였다면 2권은 2, 3호묘에 대한 이야기이다발굴 결과 1호묘는 대후 이창의 부인 신추의 무덤이고 2호는 아들, 3호묘가 대후 이창의 묘로 밝혀졌다.

가장 의미있는 유물은 무더기로 발견된 백서비단 백자를 써서 帛書즉 비단 위에 쓴 글이다종이가 발견되기 전 사람들은 주로 대나무에 기록을 했는데 이른바 죽서그러나 죽서는 분량이나 보관이동 등에 있어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그래서 귀족 등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비단에 글을 써 기록을 남기고는 했는데 비단이란 것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쉽게 썩어 없어지기 때문에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그런데 3호묘에서 이것이 대량으로 발견된 것. 2000년 전 사람들의 직접 기록이 생생히 살아난 것이다.

백서를 비롯해 마왕퇴의 3개 무덤에서 발견된 각종 유물을 통해 우리는 천문학 · 기상학 · 물리학 · 화학 · 식물학 · 동물학 · 지리학 · 중국의학 · 중국약학 · 해부학 · 조직학 · 미생물학 · 기생충학 · 병리학 · 생물화학 · 생물물리학 · 임상의학그리고 고고학 · 역사학 · 철학 · 문학 · 문자학 · 판본학 · 훈고학 · 민족학 · 민속학 · 미학또한 농업 · 수공업 · 종교 ·군사 · 지진 · 교통 · 회화 · 음악 · 무용 · 방직 · 요리 등의 각 분야를 보다 더 정확하게 연구할 수 있게 되었고 몇몇 분야의 역사는 아예 다시 씌어져야 했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발견만일 도굴이 되었다면 금붙이를 빼고는 전부 다 훼손되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단순히 무덤의 구조 등을 연구할 수 있을 뿐 달리 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발굴이 도굴과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1호묘와 달리 2, 3호 무덤의 발굴에는 중국 정부 차원에서 많은 지원이 있었다그러나 그런 만큼 이를 방해하고 정치적 권력 투쟁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세력도 늘어 났는데 강청 등이 대표적끝까지 마왕퇴 발굴을 지지하고 문화사업으로 엄호해 준 이는 주은래새삼 그의 인격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에게는 무령왕릉이 있다발굴단장 스스로 실패를 자인하기 까지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실패에서 조차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 같다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춘천 중도 유적지를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덮어 버리려 하고 있는 것책을 읽는 내내우리는 마왕퇴의 세 무덤과 같은 유적지를 가질 자격이 없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부끄러울 뿐이다.

r****l 2021.03.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