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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에 끌린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청소년인 아들(올해로 17세된 아들)을 이해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몇 년 전부터 청소년성장소설에 자꾸 눈길이 가는 것. 내 19세는 어땠을까를 돌이켜 바라보는 것. 해서 선택한 책으로 나름 의미 있었다.
작가는 자신의 실화를 바탕으로 글을 썼단다. 상고를 1,2등으로 졸업하면 한국은행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1972년에 강릉상업고등학교에 입학하지만 왼손잡이라 다른 아이들만큼 능숙하게 주판을 놓을 수가 없어서 이순원은 은행원이 되는 대신 고랭지 농사를 지어 돈을 벌기로 결심한다. 이후 학교를 그만두고 대관령으로 올라가 농군이 되지만 고된 농사일을 체력이 감당하지 못해 2년 뒤 학교로 돌아가야 했다. 그 시기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눈부셨던 시절로 남아 있다.-발췌
농사를 대대로 짓는 집안의 형(이정석)은 모든 성적에서 이름을 날리니, 잘하는 축에 끼는 동생(이정수)은 자연히 빛이 덜났다. 내가 초등 교육장 부상으로 받은 콘사이스 영어 사전을 세 시간이 넘는 거리에도 불구하고 중학교에 가지고 다닌건 촌에서 왔다고 만만히 볼까봐 이기도 했지만 나라는 존재를 알리고 싶은 맘에서였다. 그러던 어느날 확실히 기회가 왔는데 문교부장관 이름을 묻는 것. 아무리 책을 찾아봐도 없는데 물상+생물=과학책에 문교부장관 검정필/이라 씌여진 걸 보고 검정필이라 대답해 확실한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헤이, 검정필!이 된 사건은 열세 살이었다.
열네 살 가을, 아주 심각한 고민거리가 생겼다. 가려워 거울을 보니 털이 돋기 시작한 것이다. 촌에서 코밑 수염, 턱밑 수염, 다리털은 이해가 가는데 거기에 털이 나다니...성교육은 보도 듣도 못했던 차(동네 남자 어른들 목욕도 본 적이 없다)수학여행가서 삐져 나오면 어떡하나... 수학여행비를 내고 남은 돈으로 승태를 빵집에서 만났다. 승태는 두 살 많은 재수생인데 내(정수)가 7살 입학했으니 세 살 차이다.(나중에 보니 네 살 차이) 승태가 반친구와 내기서 졌다는걸 부각시키며 의도적인 위안을 해주고 아는게 많을테니 여러 가지로 도움 바란다는 말발이 먹혔다. 나의 성교육 은사가 된 박승태. 승태한테 들으니 털나는게 정상이며 열네 살때부터 잔디 기어나오듯 나오고 열다섯...내친김에 남녀에 관한 것도 물어보고(사실 덜 정확한 얘기라 해도), 직접 본 적은 없어도 사진으로 미국여자를 봤다는 승태를 나는 든든한 아군으로 만난 거다. 수학여행 불국사는 기억에 없지만 그날 불끄고 나눈 반 친구들의 얘기는 두고두고 남는다. ㅋㅋㅋ 여자가 다리가 O자형에 가까울수록 했다, 안했다 로만 은밀히 판정하면서 그렇게 열네 살은 갔다.
어느날 나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 //실제로 공부못하는 재수생 박승태를 위한 1주일 과외선생이자 승태네 집서 숙식을 한다. 승태 성적도 올리고 나는 전교1등을 한다. 승태네는 간장공장 사장집답게 매우 여유있고 승태누나 승희는 어느새 첫사랑으로 자리잡는다. 승희는 언제나 꽉 끼는 청바지를 입고 있어서 했다/를 생각하게 하지만 승희누나는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한다. 승태한테 배운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하는 자위(매번 승희누나를 떠올렸지만 승태한텐 당근 말하지 못한다), 그때엔 항상 어느날 나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 로 시작하는 그 귀절이 항상 따라다닌다. 열다섯 살은 그렇게 갔다.
형은 서울대 상대를 갔는데 부모님이나 학교샘들은 당근 인문계고를 권했지만, 나는 치열한 각본과 의도 아래 부모님을 설득, 샘의 부모님 모셔 오라는 명령에 할머니를 모시고 가 상고로 원서를 쓴다. 이유는 공부 체질도 아니고 일찌감치 돈을 벌고 싶다는 오로지 한 마음이 자리한 때문이다. 몇 달 만에 잘못된 선택임을 알아챈건 글씨만 오른손으로(어릴때부터 부단히 맞은 덕분)나머진 왼손인데 주산을 왼손으로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 가출까지 하고 붙잡혀온 후 교복과 책을 불지르니 결국 아버지는 1년 조건부로 고랭지 농사를 허용한다. 인생을 건 노력과 운으로 대박난 꼬마농군이 된다. 머리도 기르고, 꿈에 그리던 오토바이도 사고, 술도 마시며 어른의 세계에 발을 담근 자신을 대견해한다. 그러던 중 군신체검사 받았다는 승태를 꼬드겨 불러내 색시집으로 가서 어른으로 가는 강을 건넌다. 슬픔의 강이었음을 깨닫고 자신이 어른놀이를 했음을 뼈져리게 깨닫는다. 어른흉내를 내고 싶어서 때가 아닌데도 어른의 세계를 잠시나마 아주 크게 방황했음을 깨닫는 마음은 너무나 허망하다. 그리곤 다 정리하고 교복을 다시 입는다.
나의 열세 살부터의 과정을 돌아보니 너무나 순진무구한 시절이었는데 그 또래의 나보다 조숙했거나 다른 애들은 또 달랐으리라. 남학생들의 그 시기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 아마도 자신이 그런 시절을 지낸 사람들은 어떤 향수나 정겨움으로 기꺼이 대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그 시기의 심리묘사가 단연 돋보이고 이렇게 직설적이고 웃길 수가 없다.ㅎㅎ 읽는 내내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자연스런 과정이지만 그 지식이 약간은 틀렸다해도 그 역시 과정이지 싶다. 다만 오늘날은 올바른 성지식인양 연출된 인터넷 동영상이 매우 우려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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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작년(2010년)까지 작품의 일부가 중학교 2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었다. 이 작품의 작가인 이순원 씨는 상고를 1,2등으로 졸업하면 한국은행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1972년에 강릉상업고등학교에 입학했다고 한다. 그런 작가의 경력이 아로새겨진 작품이 <19세>다. 어디까지가 실화이고, 어디부터 허구인지 모르겠지만 작품 속에서 주인공은 뛰어난 성적을 지니고 있어서 강릉지역의 명문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고에 진학한다. 그런 심리에는 지역의 수재로 이름이 높았던 형과 공부를 강조하는 부모에 대한 반항도 작용한 듯하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빨리 상고를 졸업한 뒤에는 돈을 벌겠다면서 가족들을 설득한다. 그러나 그는 왼손잡이라 다른 아이들만큼 능숙하게 주판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결국 학교에서 자토를 한 그는 은행원이 되는 대신 고랭지 농사를 지어 돈을 벌기로 결심했다. 이순원 작가는 실제로도 학교를 그만두고 대관령으로 올라가 농군이 되었다 한다. 하지만 고된 농사일을 체력이 감당하지 못해 2년 뒤 학교로 돌아가야 했다. 그 시기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눈부셨던 시절로 남아 있다. 그는 앞으로도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싶다고 한다. 이순원 작가는 1978년에 나온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때까지도 소설에는 소설적인 문장이 따로 있는 줄로만 생각했던 그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통해 간명하고 정확한 단문이 얼마나 아름다운 소설 문장인가를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순원 작가는 데뷔 이후 왕성한 필력으로 문단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순원 문학은 작가가 비관주의자임을 명료하게 드러내는데 그것은 이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실현하는 것에 대한 비관입니다. 이러한 비관주의는 부정적인 대상물을 찾아 극단적으로 부정적 요소를 과장하고 도드라지게 형상화하거나 역으로 작고 연약하고 위태로운 가치나 존재들에 대한 관심으로 형상화되었다. 다음은 이순원 씨의 자전적 성장소설인 ‘19세’에 나오는 부분이다. 주인공은 작가인 이순원 씨의 삶처럼 강릉상고를 중퇴한 뒤, 책을 불사른 뒤 돈을 벌어 성공을 하겠다면서 대관령으로 간다. 아버지는 물론 가족들은 극력 반대하였다. 그러나 가출까지 감행하며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은 주인공을 보고 아버지는 끝내 허락을 한다. 주인공이 대관령으로 떠날 때, 그의 아버지는 다음과 말을 들려주었다. “어쩌면 이게 니 학업의 마지막이 될지 몰라서 하는 얘기야. 나중에 커보면 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공부 많이 한 사람과 작게 한 사람의 차이는 그렇게 많이 나지 않는다. 잘한 사람과 못한 사람의 차이도 그렇고. 그렇지만 니가 대관령에 가서 농사를 짓든 뭘 하든 애비가 보내주는 책만 제대로 읽는다면 학교 공부 손을 놓는다해도 어딜 가서 무식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게다.” “예, 명님(명심의 강릉사투리)할게요.” “니두 이 다음 자식 키워봐라. 부모가 돼서 이렇게 하기가 쉬운지. 학교 다니기 싫다고 제 손으로 책에 불을 지르긴 했다만, 지금은 그렇다해도 나중에라도 니가 니 갈 길을 잘 찾아갈 거라는 걸 애비가 믿기 때문에 보내는 거야. 학문이든 뭐든 세상 살며 한두 해 무얼 늦게 시작한다고 해서 마지막서는 자리까지 뒤처지는 것도 아니고.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늘 생각하고….” 내가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이다. 나는 매년 학기 초에 학생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면서 위 부분을 들려주곤 했다. 내게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주인공 아버지의 말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려는 작가의 뜻을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렇다면 인생의 반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 |
| 저 나이의 주인공의 책임감과 실천력은 또 다른 동년배들에게 희망과 용기와 위로를 전해주기 충분한 작품같다. 또 정말 솔직하고 디테일하게 적힌 과거의 일들은 몰입감을 더해주며 주인공에게 더욱 더 쉽게 이해할수 있었던 발걸음이 되주었다. 나에게 책에 적힌 의 후회와 뿌듯함과 경험이 많은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며 자극제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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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한 소년이 사춘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 전까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소년에겐 그 지역에서 유명한 수재인 형이 있었고 그의 동생이라는 명목하에 선생님들과 부모님은 그에게 부담을 안겼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에 소년은 방황을 하였고 자퇴를 하기에 이르렀다. 형과 비교를 하는 부분에서 나의 환경과 비슷하여서 그런지 더욱 감정이 이입되었다.
소년은 학교를 자퇴하고 농사를 하면서 어른놀이를 한다. 머리도 기르고 오토바이도 사고 술도 마시면서 어른의 세계에 다가간다.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소년은 농사를 지어 많은 돈을 벌었지만 이윽고 소년은 자신이 행동했던 것들이 그저 단순한 어른놀이 임을 깨달았고 허망함을 느낀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그 무렵 무엇보다 나를 우울하게 했던 것은 지난 이태 동안의 내 삶에 대한 내 스스로의 생각이었다. 왠지 그 기간 동안 내가 했던 것은 어른노릇이었던 것이 아니라 어른 놀이였다는 생각이 자꾸만 내 가슴을 무겁게 하던 것이었다." 이 대목이다. 마지막엔 소년이 교복을 입으면서 끝이 난다. 소년은 성공을 거뒀지만 허무함을 느끼면서 내게 적적한 마음을 고스란히 안겨주었다. 하지만 반대로 소년이 농사를 실패해서 성찰을 했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 소설을 청소년기에 읽어서 그런지 어른이 되고 나서도 많이 생각나는 소설이다. 방황하던 나의 사춘기 시절은 소년과 달리 큰 일탈없이 무사히 학교를 졸업했다. 돌이켜보면 불만은 많았지만 고민은 없던 시절이라고 생각이 된다. 걱정없이 친구들과 뛰놀며 학교를 다녔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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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늘 대관령을 보고 자랐다.그것은 언제나 우뚝한 병풍처럼 우리 눈앞을 막아섰다. 어릴 땐 동구 밖에서 동네 아이들과 함께 놀다가도 어느새 해가 대관령 너머로 뉘엿뉘엿 기울면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 오래도록 말없이 그 산 너머로부터 밀려오는 노을을 맞이하곤 했다. 왜해는동쪽 바다에서 떠서 서쪽 저산으로 지나, 지금 저 산에 오르면 해는 또 어디에 있을까, 그런 저런 생가가 속에서도 가장 궁금한 것이 저 산 너머엔 무엇을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늘 바라보면서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계여서 더 궁금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 본문 중에서
* 우리는 왜 늘가지지 못하는 것을 더 원하고 가보지 못한 곳을 더 그리워 하고 해보지 못한 일들을 더 바라며 얻지 못할 것들을 꿈꾸며 욕심내는 것일까?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어른이 되면 지금 내가 보는 이 세상을 다른눈으로 보게 될까? 어른은 무엇이든 다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어디든 다 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운전을 하고, 화장을 하고, 파마를 하고, 높은 구두를 신고 또각거리며 걷고, 술잔을 기울이며, 사랑을 하고, 이쁜 집에 살고, 이쁜 옷을 입고, 비행기를 타고 훌쩍 떠나는 모습. 그런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시절에는...그러나 지금의 내 모습은 그 때 상상했던 모습과 어떤 것들은 닮아 있고, 어떤 것들은 그렇지 않다. 어떤 것은 좀 더 편안해지고, 어떤 것은 되레 불편해진 어른의 생활.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어떻게든 어른 흉내라고 내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고 조바심이나고 반항을 하고 난리법석을 부리던 나이.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런 법석이 가라앉고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는 스스로를 보게 된다. 이순원의 19세는 그런 어른이 되어가는 한 소년의 방랑기이다. 조바심을 내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다 언젠가 어른이 된다. 그리고 흘러 흘러 인생의 바다로 나아간다. 그러니 지금 그 나이를 지금 있는 그 자리를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맘껏 누려야 한다. 그랬으면..... 좋겠다. - 다락방서 허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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