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득, 가을이 깊습니다.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뒷덜미를 잡아채는 부박한 현실의 아귀힘이 만만치 않습니다. 마음은 가을단풍을 좇지만 발걸음은 매양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향하곤 합니다. 스산한 바람이 나부끼는 도심의 길거리에서 영원히 오지 않을 낭만행 버스를 기다리며 우리는 그저 상념의 구두점만 찍고 있을 뿐입니다. 문득, 생각을 바꿔봅니다. 굳이 여행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삭막한 도심에도 마음의 위안을 찾게 해줄 공간이 있을 터. 마침 『예술가로 산다는 것』의 저자인 미술평론가 박영택이 부지런한 발걸음으로 도심 미술여행의 안내자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오늘 그의 뒤를 따라 도심 『미술전시장 가는 날』(마음산책)로 정해보면 어떨는지요. 자자가 찾아다닌 곳은 도심 한복판의 광화문과 인사동, 사간동 일대의 미술전시장들입니다. 그의 글을 통해 오랜 시간 부지런히 미술작품들을 봐온 그의 예술에 대한 감식안과 애정을 엿보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나 한국미술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그곳의 전시장에서 다양한 예술작품과 직접 조우하는 기쁨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저자는 각 지역별 약도도 손수 그려 넣고, 전시장 주변 풍경을 사진에 담아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시장 모습을 담백한 데생으로 스케치해 놓는가 하면, 현장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린 작가론과 작품론을 실어 단순한 길안내를 넘어 깊이 있는 작품 이해를 돕기도 합니다. 특히 책의 도처에서 만나게 되는 저자의 미술에 대한 사유의 단면들은 자연스레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그는 말합니다. “미술은 모든 것에 대해 사유할 수 있다.”고. 단, “'미술적인 사유'가 무엇이냐가 문제”이며, 미술이 “불가피하게 '물질'을 빌려 관념을 시각화”하고 있지만 종래 미술작업이란 “무엇인가를 의도적으로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이 자라나고 비가 내리듯 자신의 삶이 작업을 통해 자연스레 표출되는 그 무엇”이라고 말입니다. 결국 “예술작업은 살아 있음의 증거, 그리고 사회와 역사 속에 포함된 나의 존재와 인간의 생명이 진화되어 온 모든 시간이 농축된 집적소”라는 것이지요. 특히 저자는 전작 『예술가로 산다는 것』에서 그러했듯이 단순히 이름난 전시장만을 찾아다니지 않습니다. 때로 외진 공간에서 홀로 작업에 매달리는 작가의 작업을 찾아 나섭니다. 그곳들이야 말로 저자에게 끊임없이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자극의 근원이자 활력소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모색의 과정을 통해 길어 올린 명징한 사유의 정수들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언젠가 한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갔다. 아파트 지하에 마련된 좁고 긴 방이었는데 주변은 온통 깜깜했다. 내부에는 작은 책장 하나, 이젤, 캔버스 몇 개와 그림도구, 시집 몇 권, 조그만 카세트라디오가 전부였다.(...) 하루 종일 그림만 그리는 그 작가의 이젤에는 작은 포스트잇 하나가 반창고처럼 붙어 있었다. 우연히 그 작은 종이에 적힌 문구를 보고 잠시 동안 나는 망연했다. ‘그림을 사랑할 것. 그림 앞에 오래 앉아 있을 것.’ 삶은 단순하고 명료해야 한다.” 저자는 좋은 전시란 “우리에게 끊임없이 생각거리를 던져줌으로써 대단히 복잡하고 미세한 차이들을 즐기도록 유도하는 고도의 심리적인 작업”이라고 말합니다. 전시 하나를 만들거나 보는 행위 속에 삶의 진부함을 뒤집는 기발하고 유쾌한 발상이 깃들어 있으며, 전시는 궁극적으로 '유희의 과정',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보는 일'이라는 거지요. 여기까지 저자의 발길과 사유를 좇아왔다면, 이제 저자의 미술관이 함축된 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가을여행에 대한 미련도 떨쳐버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나는 이(작가 혹은 작품과의) 단 한번의 조우가 안타까워 계속해서 전시장을 찾고, 그 체험을 글로 기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만이 이 일회적인 삶과 운명을 견뎌내는 일은 아닐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왜 전시장에 가는가?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그곳에 작품이 있고 미술이 있기 때문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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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택 , “ 미술전시장 가는 날 ” 뜰에서 붉은 장미 네 송이와 노란 붓꽃 두 송이, 붓꽃 칼잎 여섯 잎을 따서 유리컵에 꽂는다. 장미가 빠른 속도로 벙그는 것을 보려고 유리컵을 들고 다닌다. 컴퓨터 앞에서 사무실 책상으로, 사무실 책상에서 침대 앞으로. 할 수 있으면 저걸 좀 그려보고 싶어진다. 4B연필로 시도해 본다. 그리고는 이내 깨닫는다. 꼼꼼하고 성의있게 시간을 투자해서 잘 그릴 생각보다는 빨리 끝낼 생각이 앞서는거다. 시인 김영태나 이제하가 그리는 시인들의 캐리커츄어나 상뻬 식의 스케치를 아주 좋아해서, 가끔은 직접 그려보고 싶다는 욕구가 이는데, 훈련한 적이 없으므로 소출이 있을리 없다. 언제나 끈기없는 성격이 문제이다. 이 급한 성격에는 사진이 더 나을 것같다는 결론에 도달. 빠른 시간에 어쨌든 사진은 한 장 나오잖아? 요즘 ‘이미지’가 자꾸 땡겨서 체계적으로 접근해 볼 생각에 입문서를 하나 골랐다. 박영택의 “미술전시장 가는 날”, 결과는 대만족이다. 인사동과 사간동에서 저자가 추천하는 미술관을 소개하고, 그 미술관에서 저자가 의미있게 본 전시에 대해 평론하는 형식인데, 입문서와 전문서의 성격을 겸했다고 할까. 미술관의 약도는 물론, 카페와 밥집까지 소개되어 있어 인사동과 사간동을 속속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해 주는 한편, 미술계의 모든 이슈가 총망라되어 있다. 미술은 ‘물질’을 빌려 관념을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미술의 몸을 빌려 정신과 마음의 사유를 드러내고 반성하는 일이다. 결국 작업에는 사회와 역사 속에 포함된 나의 존재와 인간의 생명이 진화되어온 모든 시간이 농축된다. ‘살아있음’의 증거이다. 20쪽 작가는 살아나가기 위해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의미에 도취한 이들이다. 자족적인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자기를 정당화하거나 믿고 싶어하는 우리네 일상과 마찬가지로 많은 작가들이 자기의 의미를 강변한다. 그 절실한 의미부여와 내가 만날 때, 우리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주제를 지나치게 강변하지 않되, 우리들 삶의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내고, 한 개인의 고유한 감성과 기질아래 뿜어져나오는 화풍을 보는 일이 그림감상의 포인트이다. 59쪽 나는 박영택의 눈을 빌려, 많은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주로 한 편의 작품을 소개하고, 박영택이 평론하는 형식이지만, 평론을 읽기 전에 작품만 보아도 우선 좋았고, 그 다음에 평론을 읽으면 그 작품이 갖는 시공간적인 의미를 깨닫게 되어 더욱 좋았다. 문학작가에 못지않게 다양한 시선과 방법을 지닌 미술작가들이 거기에 있었다. 비교적 문학작품에는 익숙해져 있었던 탓인지, 회화나 사진 조각같은 작품에 내포된 철학적인 의미와 방법적인 다양함과 시도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예를 들어 우순옥이라는 작가는 어느 한옥집을 전시작품으로 변모시킨 ‘한옥 프로젝트’를 보여주었다. 한옥의 방안 창을 개조해 인왕산과 경복궁이 한 눈에 쏘옥 들어오는 기막힌 조망의 시선을 관자에게 선사했다고만 소개되어 있어, 다른 내용에 대해서 궁금하다. 사진작가 로버트 프랭크는 1953년에 미국 전역을 여행하면서 사진을 찍는 ‘구겐하임 펠로우십’을 받게 되었다. 아내와 어린 자녀 둘을 데리고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작가는 유럽인의 시선으로 미국을 바라보았고 2년에 걸쳐 2만 8천 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 중 83장을 묶어 <미국인들>이라는 사진집을 펴냈는데. 이는 어떤 사회사적 연구나 인류학적 객관보다 미국 사회의 인종적, 사회적 분리를 관찰해낸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인들의 삶의 공간에 유령처럼 버티고 있는 미국의 국기들, 선술집이나 가정집의 식탁에서 혼자 마냥 돌아가는 텔레비전 화면들...2차대전 후의 단절되고 무의미한 시간을 살아가는 침울한 권태와 절망....이 담겨있단다. 젊은 동양화가 박윤영도 매력적이다. 박윤영은 철저하게 개인적이고 천진난만한 영민함을 가지고 동양화 전통을 갖고 혼자 놀고 있다고. 에비앙 생수의 로고를 수묵으로 그려놓고 ‘에비앙 산수’라 이름짓거나, 실종된 소녀들이 낮에는 백조가 되었다가 밤에 다시 인간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겹쳐 놓는 식의 유쾌한 낯섬으로 컬트영화의 팬과 같은 마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다고. 이 책에서 접한 대전 지역화가 김동유<41>의 작품 <마릴린 먼로 vs 마오 주석>이 28일 홍공 크리스티 경매에서 3억 2300만원에 낙찰되었다는 기사가 아침신문에 실렸다. 생존작가중 최고가이거니와, 한국미술이 본격적으로 국제경매에 진출한 지 2년도 안되었는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청바지를 잘라 붙여 우리의 전형적 마을 풍경을 만드는 젊은 작가 최소영<26>의 <광안교>는 1억 9500만원. 앞으로 인사동을 가게될 때 든든한 지침서를 갖게되어 뿌듯하거니와, 그 어떤 작가보다도 이 책의 저자 박영택을 발견한 것이 기쁘다. 박영택은 박수근의 그림 속에 납작하게 들어와 앉은 빈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림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해 준 것은 ‘향장’이나 ‘쥬단학’같은 화장품 선전책자였다. 한독약품에서 나온 ‘홈닥터’라는 조그만 소책자와 달력에 실린 그림이 그에겐 중요한 도판이고 화집이었다고 한다. 나역시 삼성생명에서 나온 달력에서 이왈종과 팝아트를 접하고 버리기 아까워 두고 있는데, 미술의 대중화에 달력이 좀 더 개발되어도 좋겠구나. 미술학원에 다닐 형편이 안되어 고1 때는 고궁이 쉬는 날을 빼고는 거의 매일 향원정에 가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심지어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도 그림을 그렸다.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이 그를 휘감았고, 그 때의 열정으로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를 거쳐 미술평론가 겸 경기대 미술학부 교수로 있다. 타인에게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지 않되, 스스로 향기와 그늘을 주는 꽃나무처럼, 확실히 그의 문체는 식물성이다. 맑고 깨끗하다. 신뢰가 간다. 스스로 이런 자신을 잘 알아 <식물성의 사유>라는 책을 펴내고 기획전도 한 적이 있다. 그는 네이비블루를 좋아한다. “맘에 쏙 와닿는 청색계열의 색상을 지닌, 적당히 빛바랜 사물들을 소유하면서 그것들과 함께 조용히 세월을 견뎌내고 싶다. 알 수 없이 생겨난 감각에 이끌려 기꺼이 삶을 소모시키는 내게, 그러므로 생의 목표란 존재한 적이 없다. 아니 생각해본 적도 없다. 있다면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기호와 감각에 이끌려 그런 사물과 이미지를 보면서, 따라다니면서 내 삶을 끌고 갈 뿐이다. 이미지를 보는 일, 마음에 드는 색상으로 뒤덮인 사물들의 목록과 그 육체를 보듬는 일, 감각이 말려드는 공간에서 게으르게 책을 보는 일이 생의 유일한 관심이다.” 47쪽 나도 블루를 좋아한다. 해가 지고 차츰 어두워지기 전까지의 하늘색깔, 정확한 이름을 무어라 할 지 몰라 때로 암청빛이라 하고, 때로 코발트블루라 칭했던 그 색깔. 나도 박영택의 라이프스타일을 지지한다. 일 주일에 4일은 조금은 역동적으로 변화와 관계에 몰입하되, 나머지 3일을 그처럼 지내지 못한다면 나는 아마 견디지 못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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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는 절기의 바뀜에 예외없이 순응하여
형형 색색의 오색 향연으로 창연한 이 가을에
신선한 바람을 타고 하늘도 한뼘더 높아지는듯한
느낌이고, 들판 고식들도 풍성하게 마음까지
채워 주는 ,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이하여
마음의 결실도 알차게 맺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한번쯤 , 낭만 이라는 이름의 치장으로 대변하여
화랑가가 몰려있는 인사동 이나 사간동 근처로
나들이 삼아 미술 전시장을 찾아 보아서
더 할수 없는 예술의 운취를 만끽 하면
이것이 , 삶의 깨소금같은 묘미를 찾는 것이
아닐까?
여기 , 어릴적 애타게 꿈 꿨던 희망 그대로
성공적인 큐레이터로 , 미술 평론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친절하게 손수약도 까지 그려가며
안내하고 있는 서울 도심의 미술 전시장 들을
둘러보고 그 진 면목의 그 현장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 나왔다 .
저자의 감동적인 추억담과 그중 인상 깊었던
전시장 들의 강렬한 체험들을 전해주는 가하면
조금 난해한 듯한 작품들도 각 예술 작품들의
본성을 아름 다움 으로 승화 시켜 주는 느낌의
명 문장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미 저자가 펴낸바 있는 < 예술가로 사는 것 >
이나, < 식물성의 사유> < 나는 붓을 던져도
그림이 된다 > 같은 책들로 미루어 알 수 있는
저자의 심미안 으로 안내하는 전시장들 이기에
믿을 만한 안내서로서 도움 될만한 내용 들이다.
미술 전시장을 찾음 으로서 느낄 수 있는
그 알수 없는 기묘한 흥분과 자극을 주는 것 같은
삶의 깨 소금을 얻기 위해서 또 다른 세상의
이미지와의 만남으로 생각과 사고를 북 돋아 주는
유익한 영양분을 공급받는 일로 여기고 있는 저자가
오윤의 판화 작품을 통해서 받은 현실 참여적 미술도
말해주고 있는 이책에서 그림을 통한 세상 보기의
안목도 키워 볼수 있는 책으로 생각된다.
그림을 바로 알고 그림속에서 추억을 찾아 보는
아름다운 일상으로 이끌어 주려는 의도가 보이는
저자가 어릴적 청색의 탐닉에 빠져들게 하였던
화가 권옥연의 작품을 통해서 느끼는 불루의 추억은
환상적이며 , 이국적 취향이 묻어나는 잊지못하는
특별한 작품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처럼 ,
각기 자기만의 작품드에 담긴 감동과 추억들을
끄집어 내게하는 숨겨진 마력을 찾아보게하는 책이다
그리고, 미술이야 말로 혼돈과 불안 지속적으로
새로움의 추구와, 젊은 분열과 이탈을 끊임없이
추구해야만 하는 것이며,
모든 예술과 미술은 늘상 우리를 시련 속에 다
집어 넣고 그 시련 속에서 단련 시키는 역사 라고
강조하고 있는 책이다
그리하여 , 그림을 사랑하고 그림 앞에 오래 동안
앉아 있기를 바라는 말이 기억 될만 하다.
인사동에서 광화문의 미술 전시장 까지 꼼꼼하게
챙겨서 안내하고 있는 이책에서 그림을 보는일은
결국 지구상에 내가 미쳐 알지 못했던 이들의
치열한 삶을 보면서 느끼는 것 이라고 말하며 ,
본다는 것은 살아 흐르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이 책을 미술을 사랑하는 모든 분께 권한다 .
[인상깊은구절] 그러니까 전시를 보러 간다는 것은 또다른 세상과의 만남이고 체험이다. 내가 알지 못하고 부재했던 시간을 만나는 일이다. 그런 기묘한 흥분이 전시장 가는 길을 재촉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새로운 미술에 대한 생각과 사고를 북돋워주는 어떤 영양분을 공급받으러 가는 길이자 닫힌 사고와 감정을 깨우는 일이기도 하다. 게으르고 타성에 젖은 시선이 잠깐씩 명멸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
| 평소 미술과 전시에 관심은 있지만 그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해 반가운 마음으로 책 을 집어들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을 짚으며 예상한 건 전시회의 기본적인 정보, 각 전시장 의 분위기, 또 그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재미를 줄 수 있는 지식들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전시장 자체의 설명보다는 한국미술사의 전반적인 스토리, 우리나라 사회에서 미술이 가진 의미나 큐레이터가 갖추어야 할 자질, 작가의 생애와 에 피소드 등 좀더 깊이 있는, 어쩌면 가볍게는 볼 수 없는 내용들을 담고있었다. 독자들이 책을 고르는 취향과 목적에 따라 책을 잘 골랐다 아니다 말 할 수 있겠지만, 산 책하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닌 듯하다. 단, 우리나라 미술사와 미술학계의 전반 적인 판도, 사회적인 흐름에 따른 미술계의 변화 등을 심도있게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 고 싶다. 어떤 책보다 풍성하고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아무래도 운동화 신고 추리닝 바람으로 전시장을 가기에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처 럼 방대한 한국 미술계의 흐름에 대한 아무런 대비없이 선뜻 이 책을 읽기 시작한다면 조 금은 어렵고, 또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을 듯 하다. 미술 전시장 가기 전에, 어쩐지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야 할 것같은 느낌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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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이다. 미대를 나와 미술잡지 기자, 큐레이터를 거쳐 미대 교수이자 미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인사동을 시작으로 사간동 광화문의 화랑을 돌며 전시회를 관람하는 하루 일정을 기록한 책이다. 자신의 일상을 인사동을 가는 날과 아닌 날로 나뉜다고 말할 정도로 현업 평론가인 저자에게 인사동 순례는 큰 의미가 있다. 평론가로서 살아움직이는 미술현장을 점검하면서 현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직업의 일부이다. 책의 시작은 그런 순례가 어떻게 시작되는가부터 설명한다. 교수실을 열고 우편함에 쌓인 미술전시회 카다로그와 잡지, 신문을 체크하면서 가봐야 할 전시회를 선정한다. 그리고 책의 다음 챕터는 자신이 어떻게 미술을 직업으로 택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하면서 한 개인으로서 자신의 삶은 물론 어려웠던 시절 한국미술의 역사를 개인의 시점에서 보여준다. 인사동의 화랑 순례를 시작하면서 인사동이 언제부터 하나의 거리로 정착되었고 미술의 중심지가 되었는가 하는 역사를 말하고 자신의 소소한 기억들과 섞어 인사동의 역사와 함께 한국미술의 역사도 설명한다. 그리고 화랑에 들어가 전시회를 설명한다. 모든 그림을 설명하지는 하지는 않고 작가의 대표작 하나를 골라 그 작가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가를 그림을 설명하면서 보여준다. 인사동에서 화랑을 들러 전시회를 보는 여정은 이책의 끝까지 이어지면 그 편제도 별 차이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편제에 담긴 내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평론이 직업인 사람인 만큼 전시회를 체크하는 것도 일이다. 그러나 모든 전시회를 다 가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자가 이책에서 보여주는 하루동안 그가 고른 전시회는 현재 한국미술의 흐름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작가들의 전시회이다. 그리고 그 전시회를 설명하면서 저자는 한국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다. 저자가 이책으로 보여주려는 것이 한국미술의 현주소이기 때문에 이책에 담긴 내용은 단순히 작가론 작품론에 한정되지 않는다. 낙후되고 후진적인 제도로서의 미술과 그 좁은 땅에 어떻게든 송곳 하나 꽂을 자리라도 찾아야만 하는 작가들의 절박한 현실, 그러한 현실에서 한정된 자원을 더욱 귀하게 만드는 정치논리, 비현실적인 대학 커리큘럼 등 저자가 제도로서의 미술이란 현장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겪었던 내부자만이 말할 수 잇는 내용들이 끼워넣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책은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 하루동안 인사동에서 광화문의 화랑들에서 열린 전시회들을 따라가는 우연적이고 사소한 평론가의 일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하루 동안의 일정을 샘플로 보여주면서 한국미술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 한권으로 그려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물론 이 한권으로 그런 작업이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도 그런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렇기에 이책의 형식이 그렇게 설계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저자가 의도한 것처럼 한국미술의 현실을 엿보기에는 충분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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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갤러리투어란 책을 사고 두번째로 산 미술관 관련 책이다.
갤러리투어가 테마별,지역별로 전시장을 분류해서 자세한 지도와 정보를 첨부해서 맨뒤의 인덱스로 찾기쉽게 정리했다면,
이 책은 2배의 두께와 절반도 안되는 전시장을 소개한다. 약도도 손으로 그린거구, 자세한 전시장 정보도 없다.
그러나 전직 큐레이터이자 미술평론가인 작가는 인사동,사간동,광화문의 미술전시장의 유래와 역사, 그곳에서 전시했던 작품들에 대한 기억과 그 작가들에 대해 설명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오버랩 한다.
갤러리투어가 오늘 어느 미술관에서 무슨 전시한대.거기 가볼까? 하고 그 미술관을 찾기위해 챙겨들고 나가는 안내책자라면,
이 책은 그 미술관을 찾아가기전, 혹은 다녀온 후 차를 마시며 작가의 미술에 대한 설명을 음미하며 때론 그의 기억을 들어주고 내 미술적 경험을 오버랩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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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정선5일장을 구경 해 보지 못했다. 어릴적 나에게 시장은 보물창고 같은 곳이였는데.. 이제는 내 시간을 투자해 찾아가야지만 사람냄새 나는 시장을 볼 수 가 있게 된 것 같다.
미술전시장 가는 날은 내게 정선5일장을 가고 싶은 맘이 들게 하는 책이였던 것 같다. 언제든 미술관여행이 하고 싶어질땐..나에게 도움을 받으라는 식의^^
미술관의 특징만을 찾아가는 길만을 안내했다면 조금 지루함이 들었을 법도 하지만 저자가 찾아다녔던 전시장의 미술관이 등장하는 식이기때문에 이미 지난 공연이라 찾아 볼 수는 없지만 그림에 대한 설명도 듣고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화려하지도 않고 어디가 너무너무 좋다는 수선스러움도 없었기에 객관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부드러운 느낌을 기대했다면 조금 거북 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일까?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선... 나의 몫도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 나 역시 가고 싶을 때 여기에 나와 있는 사간동의 골목 어딘가에 있는 미술관을 가보고..인사동 어딘가에 있는 미술관을 찾아가 보는 거다 운이 좋다면 내 맘에 드는 전시를 볼 수도 있을 것이고.. 뭐..휴관이 된 미술관을 가게 되는 날엔 낭패감을 맛 볼 수도 있지만..
나역시 미술관으로의 여행을 하기 전엔 이렇게 많은 미술관들이 서울에 그곳도 인사동과 사간동에 몰려 있는지 정말 몰랐다.
여행을 하고 싶을때 멀리 가지 못할경우라면 이 책을 친구삼아 미술관 여행을 해 보는 것도 멋진여행이 되리라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