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 속내를 감추고 은밀히 지배한다 저자 자오위핑 / 역자 박찬절 / 위즈덤하우스 / 2015.05.18 / 페이지 452 고전에서 배우는 자기경영 철학을 모토로 한 위즈덤클래식, 삼국지의 인물 중 유화한 느낌을 내뿜는 유비를 다룬 책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 편을 읽었습니다. 삼국지 인물 이야기를 좋아하거나, 삼국지연의를 읽은 분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제갈량, 사마의, 조조 편도 나와 있으니 한 권 읽고 나면 나머지도 읽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 겁니다.
이 책은 밥상 제대로 차려주네요. 유비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정사 <삼국지>와 소설 <삼국지연의>를 소개하며, 오늘날 우리가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짚어줍니다.
대륙의 10대 명강사이자 삼국지 강의의 대가인 자오위핑 교수가 썼는데 강의식 스토리텔링이라 술술 잘 읽힙니다. 삼국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많다는 건 익히 알고 있지만 초점 제대로 맞춰 쏙쏙 뽑아내는 것도 능력이지요. 놓치는 부분도 많을 테고요.
지명도도 세력도 없던 유비가 위, 촉, 오 삼국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저자 자오위핑 교수는 더 나은 인물의 도움을 받으며 기반을 마련하는 능굴능신을 유비의 성공 철학으로 꼽습니다. 그런데 남의 도움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신뢰를 바탕으로 지지를 받는 됨됨이가 있어야 하겠지요. 유비는 한마디로 성격 좋고 감성지수 높고 사람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에다가 신용과 신임을 갖춘 인물이었기에 관우, 장비, 제갈량 같은 이들은 물론 백성들이 따르게 된 겁니다.
삼국지 인물 중에서 유난히 쏙쏙 도망 잘 다닌 유비가 후퇴할 때 그를 따른 10만여 명의 백성 때문에 힘겨운 상황을 맞이하면서도 백성을 버리지 않는 장면, 서주를 취할 때 백성 이외에 본토 엘리트 계층의 지지를 받고서야 행동한 모습, 그 외 인재 등용 방법을 보면 인의(仁義)를 중시하는 유비의 가치관을 볼 수 있습니다. 유비는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상대의 도움을 구하는데, 상대에게 원하는 바를 먼저 상대에게 해주라는 것이지요. 대응방식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겁니다. 이는 진정성을 갖고 사람을 대하면 똑같은 방식으로 그에 보답하는 사람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 역사서를 읽을 때 우리는 늘 누가 강자이고 약자인지 분석하곤 합니다. 실제로 강자와 약자를 구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십시오. 아주 중요한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강자는 실패를 이겨내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는 사람입니다. 반면 약자는 한 번의 기회만 갖는 사람으로 한 번 실패하고 넘어지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 - p165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는 유비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 위기를 관리하는 방식, 기회를 잡고 한 단계 위로 올라서는 방법, 핵심인력의 충성도 확보 능력, 크고 작은 좌절을 이겨내는 처세 지혜, 인재 전략, 인간관계 운용법, 정서관리방법 등 직장생활, 경영 등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줍니다. 대체로 기업 관리학 측면에 적용할 수 있는 사항이 많은데, 가난했지만 안정적인 성장환경을 누린 유비의 어린 시절을 토대로 인격성장을 우선시한 가정환경의 중요성 역시 잊지 않고 언급합니다. 특히 인재 등용에 관한 사례에서 자존감 낮은 사람을 쓰는 것에 대해 주의를 시키는데, 이는 자녀교육에서 아이에게 안정된 자존감과 자신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로 연결하네요.
고개를 숙여야 할 때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를 능히 구분해 행동하는 전략인 능굴능신. 유비는 자신을 굽히는 것을 전혀 어렵지 않게 해냅니다. 『 큰 뜻이 있는 사람은 마음속에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품고 있습니다. 』 - p142 유비처럼 과거에 고통을 자주 겪은 사람이 마음속에 미래를 품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요. 삼국지 인물들은 적의 적은 친구요, 어제의 적이 오늘의 형제가 될 수 있었고, 오늘의 형제가 내일은 칼을 휘두를 수 있었는데 이는 사적인 은원은 제쳐놓고 사업의 발전을 생각했기에 나올 수 있었던 거라고 합니다.
유비는 대단한 이미지 메이커인 것 같아요. 인의를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는 결국 장기전에 큰 도움을 줍니다. 멀리 보는 안목으로 인간관계를 잘 처리하지요. 하지만 이게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작년 겨울부터 천천히 읽고 있는 <삼국연의, 2014, 비봉출판사> 에서 느낀 건데, 조금은 단호해져야 할법한 상황에서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비치는 장면이 꽤 있었거든요. 약간의 실망감이 들기도 했는데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에서 자오위핑 교수는 그런 부분마저도 숨은 의미를 잘 짚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서주를 세 번이나 사양한 장면을 두고 '고자세로 무형자산을 축적했다'(p99)고 말합니다. 이는 오늘날 기업경영이나 경력관리에서 무형자산의 중요성으로 나타납니다. 개인에게 무형자산은 좋은 평판이나 지명도를 의미합니다. 소탐대실 하지 말라는 교훈이지요. 『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꼭 생각해야 할 요소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반드시 봄이 온다는 믿음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반드시 겨울이 오기 때문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 p282
물론 유비도 사람이기에 완벽하지는 않지만, 영웅의 틀을 씌워 읽다 보니 유비의 단점이 더 아쉽게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관우의 죽음으로 마지막 전투를 너무 감정적으로 처리한 것은 아주 안타까웠어요. 지지형 리더인 유비가 조조처럼 통제형 리더가 되면 그때는 어김없이 실패했거든요. 그간 감정 동요를 잘 처리하다 마지막엔 이겨내지 못했던 부분이나, 자녀교육에는 성공하지 못했던 부분을 보며 오히려 인간다운 면은 느껴졌습니다.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는 유비의 가치관과 리더십을 다룹니다. 처음에는 자신감과 자아긍정이 부족했던 유비가 난세에 벌어졌던 각종 사건을 거치며 어떻게 영웅이 되는지 그 과정을 통해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처세술을 알려줍니다. 유비의 단점이 어떤 식으로 보완되는지를 보는 쏠쏠한 재미가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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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삼국지'라고 부르는 책은 역사서가 아닌 '소설'입니다.. '나관중'은 '원나라 지배시기'에 '삼국지연의'를 쓰는데요.. 아무래도 시대가 시대인지라, '한족'의 자긍심을 살리다보니.. '촉한정통론'에 의지한 '유비'와 '촉나라'가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이 되어버렸고 그래서 '유비'는 '인의'의 상징으로, '조조'는 '간신'의 대명사로 전해내려왔는데요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유비'보다 '조조'에 주목하는데요 '우유부단'한 '유비'보다는 '과단성'과 '결단력'을 갖춘 '조조'의 성공을 바라보고.. '조조'를 '간신'보다는 '혁명가'로 바라보는 눈까지 생깁니다 제가 어릴때 읽었던 '이문열 삼국지'가 대표적인데요..기존의 '삼국지'들과 달리.. '조조'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고, 저도 읽다보니 어릴적엔 '유비'보다 '조조'가 더 좋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다시 '유비'에게 정이 가더라구요 '조조'와 '유비'를 비교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볼수 있습니다 '사람'을 '재능'으로 따지는 '조조'에게 '실력'이 없으면 바로 아웃이지요 '스티븐 잡스'가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직원에게 질문을 물어 대답 못하면 바로 잘랐다는 이야기는 정말 유명한 이야기지요.... 그렇지만, '유비'는 평범한 부하들인 '미축','손건','요화'등을 끝까지 버리거나, 모른척하지 않습니다 '요화'같은 경우는 '촉'이 망하는 날까지 장수로 활약을 하게되지요 그래서 '유비'와 '조조'의 모습은 너무 대조적인데요.. 그들을 확실히 구분짓는 장면이라면...'삼국지' 내용중에도 나옵니다 '장수'의 형수를 건들이다가 암살당할 위기에 처하자, '조조'는 아들이 죽는데도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칩니다 '유비'는 장판파에서 자기들만 도망치면 위기에서 벗어나는데도 자신을 따르는 백성들을 버리지 않으려다가, 위기에 처하지요... 그래서 '성공'의 모습으로 바라본다면 '조조'가 위일지 몰라도.. '관계'의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유비'가 더 대단한 사람이지요.. 그래서인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시 '유비'가 주목받게 되는데요 왜냐하면? '성공'이 다가 아니라고 보기때문이지요... '인성'을 갖추지 못한 '성공'은 그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 '중국'도 우리나라와 비슷한가봅니다.. '조기교육'열풍으로 초등학교때 중학교 과목을 중학교때 고등학교 과목을 배우다보니.. '대학생'이 되었는데...'유치원'때 배웠어야 할 기본상식을 모르는 젊은이들이 넘 많다는거지요 그래서 '유비'의 '인덕'이 '조조의 '성공'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것을 요즘 부쩍 느끼고 있습니다.... '삼국지'를 읽다보면, 정말 뛰어난 인물들이 많습니다.. 영웅들이 각자 터전을 마련하고 세력을 확장하는데도...40살이 넘어도 자기 땅 하나 없고 '삼국지' 중반까지 떠돌이 신세를 못 면하고 있던 사람이 있는데요 바로 '유비'입니나 '유비'를 보면 그런 말이 생각납니다 '강한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자가 강한자다' '동탁','원소','손견','여포','손책','원술','유표'.'공손찬'등 '유비'와 세력면에 비교도 할수 없이 강했던 영웅들이 '조조'에게 지리멸렬하는 와중에도 '유비'는 그들사이에서 살아남는데요.. '유비'가 살아남은 이유는 '지략'도 '용맹'도 아니였습니다 바로 '능굴능신'의 처세라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능굴맞다'라는 그다지 좋은뜻으로 쓰이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살아가는데 꼬옥 필요한 능력이기도 합니다.. '유비'는 '능굴맞게' 행동하면서 자신보다 강한 '영웅'들 사이에서 살아남고... 그럼에도 그 어떤 욕도 먹지 않는 대단한 처세를 보여주지요.. '능신'은 사람을 대하는 능력입니다.. '삼국지'초반에 보면 '상산초옹'을 만나 '인의의 본질'에 대해서 배우는데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돈'도 '권력'도 아닙니다...잠시 몸은 붙들수는 있어도 말입니다 책에는 '이익을 위해 같이 함께하는 사람'과 '마음과 뜻이 하나되어 함께하는 사람'은 다르다고 하는데요 '조조'의 사람들이 '전자였다면, '유비'의 사람들은 '후자'에 가까웠다고 해야겠지요 왜 수많은 세월동안 '유비'가 사랑을 받아왔는지..유비식 처세에 대해서 배울수 있었던 좋은책이였는데요 읽으면서 '유비'처럼 행동하는게 정말 무난한 방법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살아가다보면, 사회생활하다보면 그게 쉽지만 않지요..ㅠㅠ 이책은 중국의 인기교양프로그램 '백가강단'에서 '자오위핑'의 강의를 책으로 묶은건데요 '사마의'랑 '제갈량', 이번에 '유비'편은 읽엇는데..'조조편'은 아직 못읽은..조만간 '조조'도 만나봐야겠습니다.. 역사는 '거울'이라고 합니다...이렇게 역사속 인물의 모습과 처세로 통해 나의 삶도 바꾸는 기회가 될수 있길 바라며..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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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위즈덤하우스] 살아남은 자가 진정한 강자임을 보여준 유비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의 처세술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니, 몹시 매력적이다. 오래전에 읽은 삼국지이지만 조조,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의 활약 중에서도 유비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부드러움으로도 천하를 다스릴 수 있음을 보여준 유비였기에 충격적이었다고 할까?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진정한 강자임을 보여준 유비였기에 아직도 기억에 생생 할 수밖에.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면모를 지녔을 유비의 유년 시절 이야기부터 흥미롭다. 동한 말년, 탁주 남쪽 누상촌에서 살던 유비는 어릴 시절 부친을 여의고 가업이 쇠락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지만 유비는 어머니와 함께 짚신과 돗자리를 팔아서 생계를 이어가야 했다. 그는 지금은 비록 돗자리와 짚신을 파는 가난한 아이지만 마음 속엔 늘 한나라 황족의 피를 받은 후예라는 자부심이 있었다고 한다.
효성과 청렴한 가풍에다 글을 읽는 집안이라는 것과 어른들의 기대를 담은 유비(근신하며 준비한다는 뜻)라는 이름 때문이었을까? 그는 어릴 적부터 천자가 타는 깃털로 장식된 덮개가 있는 수레를 탈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그는 큰 뜻을 세워 인생을 헛되지 않게 하겠다고, 영웅이 되지 않으면 남아가 아니라고 스스로 강하게 다독였다고 한다.
적기의 배움과 멘토 같은 스승인 노식을 만난 것도 유비에겐 행운이 아니었을까? 어려운 가정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유비의 어머니는 유비에게 글공부를 시켰고, 다행히 함께 배우던 친구의 아버지 유원기는 그런 유비를 후원했다고 한다. 사부인 노식은 훌륭한 스승이기도 했지만 유비의 삶의 방식과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친 모범적인 스승이었다. 결정적인 시기에 교육을 받게 한 훌륭한 어머니에, 인재를 알아보는 어른들의 지원, 모델이 되어준 스승이 없었다면 훗날의 유비가 존재했을까
유비가 관우와 장비를 만나 도원결의를 하고, 나이 어린 제갈량에게 삼고초려한 이야기는 유비의 능굴능신의 백미가 아닐까? 간웅 조조의 상대인 유비는 인덕의 소유자였다. 싸움에서의 승률은 낮을 정도로 병법과 정치적 수완은 약했지만 덕망이 높은 인물이었다. 겸허와 신뢰의 기본을 갖춘 유비, 제갈량을 찾아가 삼고초려로 제갈량을 사부로 모신 일, 모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덕을 소유한 결과였다.
부드러움의 천재이자 속내를 감추고 은밀히 지배하는 천재 유비였기 때문일까? 황건적의 난으로 혼란스런 적자생존의 세상에서 유한 처신으로 살아남은 유비의 지략은 놀라울 정도다. 뛰고 날던 영웅들 틈새에서 용맹도 지략도 힘도 부족했지만 인재를 모으고 군사를 모을 수 있었던 유비의 처세술은 자신의 특징을 살린 탁월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유비는 오랫동안 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전술과 지혜를 터득하고 인재를 얻었으리라. 수많은 위기속에서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도 키웠다. 혹자는 유비를 인의를 가장한 야심가라고 한다. 부드러우면서도 중심이 있고 너그러우면서도 강단이 있는 그가 삼국의 한 자리를 차지 할 수 있었던 비결들은 대단한 것이었다.
어쨌든 유비의 장점은 내성적이지만 온화하고 누구에게나 잘 대해주면서도 강단이 있다는 점이다. 기쁨과 노여움을 표정으로 나타내지 않고 늘 중심을 잡았다는 점이다. 같은 이익을 꾀하는 붕과 마음이 서로 통하는 우를 모두 가진 유비였기에 인재 활용을 골고루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자신의 자원과 인맥으로 천천히 실력과 힘을 쌓아가는 유비의 이야기에서 수천석두(水穿石頭)를 떠 올리게 된다. 물이 바위를 뚫듯,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 게 유비의 비결이다. 부드러운 사람에겐 적이 없다는 말도 있지 않나?
이 책은 중국의 유명 프로그램인 <백가강단>의 유비 강의를 담았다고 한다. 강의 형식으로 되어 있기에 매알 조금씩 읽으면 좋을 책이다. 정사와 소설을 넘나드는 삼국지 이야기이기에 누구나 빨려들지 않을까? 살아남은 자가 진정한 강자임을 보여준 유비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지혜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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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의 서평 지원 이벤트로 읽은 책입니다. > ![]() 조조와 손권에 비하여 유비는 인덕을 통하여 인재들을 활용한 인물로 대표된다. 조조와 손권에 비하여 빈약한 기반에서 시작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관우, 장비, 조운과 같은 최고의 명장과 제갈공명이라는 전략가를 수하로 얻을 수 있었던 것만 보더라도 그의 기반이 인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조조와 손권 역시 인재를 적절히 활용하여 성공을 거둔 면이 있지만, 아무 기반도 없는 유비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역시 유비의 인재 활용이 더욱 돋보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책이나 강좌에서 유비를 통하여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그의 인덕과 매력을 통하여 타인을 사로잡는 기술을 주로 다루게 된다. 이 책 역시 '사람을 품는'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기에 유비의 용인술을 다룰 법도 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 그간 알지 못했던 유비의 모습을 느끼게 되었다. 자오위핑은 유비의 생애를 통하여 그가 겪은 일을 토대로 하여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전해 주고자 하는데, 삼국지를 자주 접한 사람이라면 그저 지나갈만한 사건이 이 책에서는 새로운 시각으로 다루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유비가 삼국지 무대에서 처음 벼슬을 받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황건적을 소탕하는데 나름의 공을 세웠지만, 현령이라는 작은 벼슬을 받게 되고, 이 벼슬 역시 독우에게 뇌물을 받치지 않아서 결국 그 자리를 포기하는 장면이 있다. <삼국지연의>에서는 장비가 독우를 회초리질을 하여 유비가 말리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오히려 유비가 독우에게 매질을 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 자오위핑은 이 부분을 끄집어내어 우리가 알지 못한 유비의 포악한 모습을 다루려고 한 것일까? 그저 유비가 호인으로 알고 있던 우리에게 이 사건은 유비가 자신의 뜻을 명확하게 천명하고 있으며, 당시 사회의 현실에 대하여 유비의 깨우침을 보여주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더이상 유비는 당시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그러한 행위로 천명하는 것을 의미한 것이다. 도겸의 뒤를 이어 서주목에 오를 때에도 유비는 여러번 사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부분을 놓고 보면 우리는 유비를 겸손하고 인덕이 있는 인물로 보게 된다. 나중에 형주의 유표로부터 자신의 아들 대신에 형주를 맡아달라는 부분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유비는 오늘날 인덕과 의리를 지닌 인물로 표현되고 있지만, 자오위핑은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유비가 사양을 통하여 겸손한 모습을 보여준 이유는 사실 기존 세력과 토호 세력의 지지와 회유를 이끌어내기 위함이라고 본 것이다. 즉, 겉으로는 의리있는 인물로 보여짐과 동시에 자신에 대한 평판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은 것이다. 그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러웠기에 조비가 나중에 헌제로부터 선양을 받을 때, 억지로 거절하는 가식적인 것과 대비되기도 한다. 유비는 익주를 차지하기 전까지 공손찬을 비롯하여 도겸, 원소, 조조, 유표 등에게 기대어 지내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삼국지연의>에서는 큰 뜻음 품은 유비가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과정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이 책의 제목에서 볼 수 있는 단어 '능굴'이 오히려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유비가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으면서 극복하는 과정을 통하여 우리에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실패를 겪으면서 그 와중에 조운을 얻고, 제갈공명을 만나게 되는 유비의 삶의 모습을 통하여 실패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과 의지를 이끌어내고, 실패를 거울 삼아 새로운 길을 찾아내는 삶의 지혜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이 책은 유비의 모든 것을 찬양하는 책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비가 동오에 대한 무리한 원정을 통하여 패망하게 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그의 삶으로 인하여 유일하게 유비를 통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조조와의 한중 쟁탈전에 승리한 이후 한중왕에 오르고, 이후 황제의 자리에 등극하는 그는 연이어 벌어진 관우와 장비의 죽음으로 인하여 그가 그동안 지켜오던 침착함을 잃게 된다. 그렇기에 동오 원정을 직접적으로 반대하던 조운의 의견을 뿌리치고, 역시 간접적으로 반대하던 제갈공명을 제쳐두고, 직접 무리한 원정을 이끌다가 패배한 점은 침착함의 상실은 결국 인생의 상실로 연결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자오위핑은 유비의 마지막의 모습을 통하여 지금껏 유비의 삶을 통하여 배워야 할 것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황실의 후손이라고는 하지만, 누상촌에서 돗자리를 짜면서 삶을 연명하던 유비가 일국의 황제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은 분명 그의 삶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충분한 요소가 가득함을 보여준다. 그동안 <삼국지연의>를 통하여 유비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었으나, 나관중의 현란한 이야기 솜씨에 도취되어 유비의 진면목을 살펴보기가 쉽지 않았다. 자오위핑의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는 바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유비의 매력 너머에 있는 그의 본질을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그의 삶을 통하여 오늘날 오너로서, 직장인으로서 알아두면 좋을 용인술 및 처세술을 살펴볼 수 있다. 나도 삼국지를 여러 번 읽었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 짚어내고 있는 유비의 진면목과 속내를 그동안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삼국지의 이야기에 가려진 유비의 감추어진 속내를 통하여 그의 처세를 배워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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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현덕 유비를 알아 오랜만에 삼국지를 다시 읽는다. 삼국지 중에서도 유비만 따로 떼어낸 책을 읽는다. 바로 이 책,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이다. 유비 탐구 보고서 이 책은 삼국지의 한 축이 되는 촉나라의 유비에 대한 종합보고서이다. 유비에 대해 이모저모 훑어보고 뜯어보고, 유비의 모든 면을 샅샅이 드러내 보이는 책이다.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그가 관련된 사건은 물론이고 그가 만났던 모든 사람과의 관계까지 샅샅이 훑어가니, 이보다 더 철저하게 유비를 해부한 책은 없을 것이다. ‘유비 해부 결과 보고서’ 라고나 할까? 그러니 그저 소설 삼국지를 통해서 귀 크고 팔이 긴 인물이며, 도원결의의 주인공, 어떻게 하다가 운 좋게 제갈량을 만나 나라를 세우고 결국은 황제가 된 인물로만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 책은 이런 말로 도전해 올 것이다. ‘니가 유비를 제대로 알아?’ 저자는 그래서 이 점을 분명히 한다. <이렇게 지명도도 세력도 없던 유비가 결국에는 삼국의 당당한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유비는 어떤 과정을 거쳐 천하를 삼분하고 자신의 기업을 일으켜 세울 수 있었을까요? 그가 영웅이 된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이 책의 주제는 바로 이에 대한 탐구입니다.>(7쪽) 능굴(能屈)의 능력 그렇다면 자신의 기업을 세우게 된 유비의 저력은 어디에서 비롯한 것일까? 저자는 그것을 두가지로 요약한다. ‘능굴의 능력’과 ‘능신의 철학’. 그러니 행동으로는 능굴했으며, 그 행동을 밑받치는 것은 능신의 철학이라는 것이다. 능굴(能屈) 이란 무엇일까 물론 이 말은 저자가 지어낸 조어이다. 굴(屈)이 ‘굽다’, ‘굽히다’의 의미이니까, ‘굽히는 데에 능하다’라는 의미이다. 물론 이 말은 아무 때나 굽혀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남들 같으면 도저히 굽혀 들어가지 못할 경우에도 굽힌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 예로서, 유비가 조조에게 의탁하고 있을 때에 식사자리에서 천둥이 치자, 유비가 무서워하여 몸을 숨긴 일화를 들고 있다, 그렇게 해서 조조의 날카로운 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저자는 ‘능굴의 능력’을 유비가 대업을 이룰 수 있었던 한 축으로 보고 있는데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러한 측면의 글들은 다음과 같은 항목이 있다. 제 2강 시련이 없으면 성취도 없다. 제 3강 신뢰가 쌓여야 마음을 얻는다 제 7강 천하는 홀로 다스릴 수 없다. 특히 7강에서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 계책이 어그러진다’는 능굴의 대표적인 경우이다. 제 14강 얻으려면 내려 놓아야 한다. 이런 항목들은 유비가 능굴의 능력을 통해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갔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 말, 한번쯤 새겨보면 어떨지 어떤 사람이 나를 밀치고 무시하는 경우, 어떻게 할까 저자는 어린 시절, 농촌에 사는 어르신이 해주신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데 들어보자. <길에서 개가 여러분에게 “멍멍” 짖는 것은 정상이지요. 그런데 여러분이 개를 향해 “멍멍” 짖는 것은 정상입니까? 머리에 뭐가 문제가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래서 회피할 줄 아는 것은 일종의 지혜입니다. 개와 싸우지 않고 돼지와 씨름하지 않고, 당나귀와는 힘을 겨루지 않는 자가 현명한 자입니다.>(192쪽) 유비가 개를 피하지 않고 개를 향해 멍멍 짖는다고 가정해보자. 얼마나 우스운 일일까? 유비가 조조의 날카로운 눈을 피하기 위해 천둥 칠 때 식탁 밑으로 숨은 것이나 개를 향하여 짖지 않은 것이나, 다 같다는 것이다. 물론 자기의 호기를 드러내기 위하여 유비와 같은 상황에서 당당히 버티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 저자는 말한다. 그게 바로 개가 당신을 향해 짖는다고 당신도 개를 향해 짖어대는 꼴이라고. 능신(能伸)의 철학 다음으로 저자가 꼽은 것은 바로 유비의 ‘능신(能伸)의 철학’이다. 능신(能伸)이라는 말, 역시 저자가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가 많이 듣는 ‘능신’은 유비의 상대편 적인 조조가 한 말이지만, 글자와 뜻이 다른 말이다. <치세지능신 난세지간웅 (治世之能臣 亂世之奸雄)> 허소가 조조를 평하여 이르기를, 치세에는 능신이 되고, 난세에는 간웅이 될 것이라고 하였느는데, 이 말을 들은 조조는 오히려 기뻐했다고 한다. 이 경우 능신은 능신(能臣)으로서 능력있는 신하를 의미하는 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능신(能伸)은 신(伸)이 “펴다”의 의미이므로, 펼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굴(屈)이나 신(伸)이나 실상은 같은 의미이다. 그래서 굴과 신이 합하여 굴신(屈伸)이란 단어가 생기게 되는데, ‘팔, 다리 따위를 굽혔다 폈다 함’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유비는 행동으로는 몸을 굽혔는데, 그 굽히는 행동이 그저 아무렇게나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철학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 것을 저자는 ‘굴신의 철학’이라 한 것이다. 이 책에서 능신의 철학이 엿보이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 1강 마음을 베풀어 사람을 얻다. 제 5강 통제욕을 버리고 차이를 감싸 안는다. 제 8강 어렵게 얻어야 오래 남는다. 이렇게 '능굴의 능력'과 '능신의 철학'을 구분하였지만, 엄격히 말하자면 그 두 개는 구분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리의 관계인 것이다. 만일 ‘능신의 철학’없이 ‘능굴의 능력’만 있었다면 그것은 가식적인 행동으로 비쳐졌을 것이다. 또한 ‘능굴의 능력’없이 ‘능신의 철학’만 있었어도 그 것은 공염불에 불과할뿐, 유비의 인생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저자의 능력도 한 몫! 이 책은 그렇게 유비를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이 책은 저자가 <백가강단>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펴낸 것인만큼,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것 또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중국의 이야기들이라 지루할 법도 한데, 그 가독성에 있어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저자의 말솜씨에 그만 푹 빠져서 유비의 색다른 면모를 알아가는 것,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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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삼국지를 처음 읽을 때만 해도 한나라를 지키려는 유비는 정의롭고, 무너뜨리려는 조조는 사악하다는 흑과 백의 대립 구도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어른의 눈으로 바라보니 선악이란 상대적인 것임을 이해하게 된다.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 미련을 갖는 것은 미련한 짓일 뿐, 고쳐 쓰는 것보다 부수고 새로 만드는 것이 현명할 때도 있는 법이다. 그래서 현대에 조조는 과감하고 현실적이라는 평을 받고, 유비는 우유부단하고 가식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유비 자신은 조조와 반대로 행동한 것을 자신의 성공 비결로 분석하고 있다. p.10-지금 나에게 물과 불의 관계 같은 것이 조조이기에, 조조가 급박하게 하면 나는 관대하게 하고, 조조가 난폭하게 하면 나는 인자하게 했으며, 조조가 속임수를 쓰면 나는 충성을 했소. 매번 조조와 반대로 행동해 가히 일을 이룰 수 있었소.
p.157-'조조는 천시를 얻었고, 손권은 지리를 점했으며, 유비는 인화가 있었다' 삼국지의 조조는 자신의 재능을 적극 활용해 기회를 잡았고, 손권은 지리적으로 외부의 영향을 덜 받으며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세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해 유비는 황제의 까마득히 먼 친척이라는 사실 외엔 자신이 가진 재능과 자원 면에서 두 사람과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50세가 다 되어서야 독자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유비는 그때까지 공손찬, 도겸, 조조, 원소, 유표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남에게 의탁하며 지냈다. 무능력해서 빌붙는 것도 이 정도면 과히 수준급이라 할 수 있겠다. 과연 유비의 어떤 점이 당대의 내로라하는 강자들로 하여금 그에게 힘을 빌려주도록 만들었을까?
유비의 일생을 관통했던 기본 방침은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상대의 도움을 구한다는 것이다. 비록 그가 능력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부족함을 메울 수 있는 사람, 즉 상대에게 필요한 사람임에는 틀림 없었다. 유비는 자신의 문제를 쌍방의 목적으로 바꿔 그들의 도움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돕는 모양새로 만들 줄 알았다. 그가 의지했던 인물들은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그를 필요로 했고, 유비는 부탁하는 대신 먼저 그들을 도와주고 자연스러운 보상이 뒤따르도록 하는 방식을 취했다. 유비는 항상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빠르고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상책을 내버려두고 멀고 힘들게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인의를 고집하는 모습이 답답해 보이지만, 자오위핑은 유비가 조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렸던 것뿐이라고 해석한다. 도겸이 그에게 서주를 맡기려 했을 때 거절했던 것 역시 명성과 지명도라는 무형자산을 쌓기 위해 잠시 물러선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원은 모으고 빌릴 수 있지만 이미지와 명성은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문제다. 때가 무르익지 않았는데 눈앞의 이익에 연연했다면 소탐대실의 우를 범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려울 때 도와줬더니 뒷통수를 친 여포나 도겸의 일로 원한을 품고 있는 조조에게 의탁할 때는 사적인 은원을 제쳐둔 채 굽히고 들어갔다. 과거의 감정보다 더 중요한 미래가 있었기에 이성적으로 유연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이렇게 고개를 숙여야 할 때와 적극 나서야 할 때를 구분해서 행동하는 것이 바로 능굴능신 전략이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낮은 자세로 일관한 유비였기에 뜻과 마음이 통하는 인재들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유비가 기반을 잡고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그의 리더십의 근간인 정情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다. 감정적 유대에 의존하는 방식은 큰 사업에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리더와 측근이 너무 친밀하면 아랫사람이 본분을 잃기 쉬운 것처럼, 격의 없는 인간관계가 때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권위를 갖추고 제도와 규범에 의지할 필요가 있다.
밑바닥부터 단련해 온 유비였지만 급작스러운 성공 탓에 그 위치에 걸맞는 사고방식으로 전환하지 못한 채 승리에 도취되어 과시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더한 패배에도 좌절하지 않았던 그가 성공을 맛본 이후에는 작은 실패에도 이성을 잃고 조급함을 보이면서 곧 위기를 맞게 된다. 유비가 가장 잘 나갔던 순간은 제갈량에게 권한을 맡기고 그의 결정을 따랐을 때였다. 그러나 불안할수록 통제욕은 강해지는 법, 유비가 정서적 동요를 극복하지 못하고 상황을 직접 통제하려 들면서 갈수록 간언을 듣지 않고 쓸데없는 고집은 강해졌다. 유비의 자 현덕(玄德)에는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고, 자신의 공을 자랑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기본적인 가치들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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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라는 역사책이든 삼국지연의라는 소설책이든 이 책의 주요인물 중 한 명이 바로 유비다. 어떤 면에선 주인공으로 보이지만 그의 주변 인물들의 강렬한 캐릭터 덕분인지 사실 빛이 잘 안 났다. 신으로 추앙 받게 된 관우라던지 코믹하면서도 무시무시한 장군 캐릭터인 장비 등이 더욱 인기가 있었고 지금도 그것은 매한가지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 살다 보니 삼국지연의의 악역인 조조가 주목 받는 시대가 되기도 했다.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유비란 인물이 주목 받은 시기는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 속에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라는 책은 어떤 면에서 엉뚱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유비구나 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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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 삼국지는 수 차례 읽었지만 인물별로 나누어서 살펴본 건 처음이다. 영화로 접한 관우편은 일 부분만을 투영했을 뿐 전반에 아우르는 내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중국 고전 전문가인 자오위핑에 의해 조명된 유비편을 만나 삼국지 한 권을 읽은 느낌이다. 한 마디로 유비의 처세술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상대를 도와주면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능굴능신’의 모양새를 띤다. 이는 고개를 숙여야 할 때와 적극 나서야 할 때를 능히 구분해 행동하는 전략이다(P.124). 사회 생활을 잘 하는 비결 역시 적막함과 괴로움과 억울함을 견뎌내는 과정이다. 특히 조직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자 한다면 구태여 가장 능력있는 사람이 되려 하지 말고 그저 공백을 메우는 사람이 될 것(P.154)을 주문한다. 사자성어로 도광양회(재능을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고 기다린다)라고 한다. 조직을 이끄는 일에 있어서 반드시 밀어주는 것과 끌어당기는 방식이 결합되어야 하는 데(P.172) 유비의 책략은 강자에 의지하는 연맹책략이다. 다만, 비교적 단순하고 믿을만하며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모델을 최대한 사용해 일을 한다. 공손찬, 전해, 여포, 도겸, 조조, 원소, 유표, 유장등을 거치면서 자신을 키워나간다. 유비는 활로와 퇴로를 철저히 분석해 유비무환(준비를 하면 근심이 없고 마음이 편안해져 일을 이룰 수 있다-P.179)의 자세를 취한다. 형세를 판단하고 미리 행동한다. 총16강으로 구성되어 유비의 출생부터 성장, 황제에 이르러 아우인 관우의 복수를 위해 무리한 오나라 정벌로 인해 육손에게 대패후 백제성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아우르고 있다. 심지어 철저한 계산 속에 제갈량에게 자아승낙이란 걸 통해 아들 유선의 후사를 부탁하는 것을 보면 소름이 돌 정도로 영민하다. 어리숙한 듯 하면서도 삼고초려, 필요하면 철저히 굽혀서 영입한다. 서서, 제갈량 영입후 진두지휘, 통제형 리더가 아닌 지지, 지원형 리더로 탈바꿈하면서 드디어 천하삼분의 꿈을 이루게 된다. 위로는 조조의 공격을 막으면서 손권과 손을 잡고 주변 오랑캐들과 친하게 지내고 기회를 엿봐 양동작전으로 적을 괴멸해 천하를 손에 넣고자 평생을 달렸지만 그도 역시 한계에 부딪쳐 천하를 얻는 건 실패했다. 또한 22번의 전투 끝에 13번을 지고 9번을 이긴 치열한 악전고투 끝에 후계자 양성엔 실패했다. 사마의나 손견, 조조가 자식 농사를 잘 지을 동안 상대적으로 유비의 한계이기도 하다. 유비의 처세술의 본질은 ‘시약’과 ‘의존’책이다. 약한 모습을 보이고, 저자세를 취해 더 많은 실리를 추구한 것(P.198)이다. 상대를 감동시키는 데 있어 ‘하지만’이 아닌 ‘동시에’라고 말하는 방식을 취해 긍정의 효과를 누렸다. 일반적으로 너무 거만하거나 잘난 체하고 자신을 낮출 줄 모르는 사람은 발전의 여지가 없어 반드시 벽에 부딪치게 될 것(P.229)을 일찌기 간파했다. 유비 생애에서 다른 사람을 지지하고 권한을 주었을 때는 성공했지만 자신이 전권을 휘둘렀을 땐 실패했다. 바로 지지형 리더십 스타일이지 결코 조조와 같은 통제형 리더십은 아니란 것. 주로 명령 대신 상의하고, 질책 대신 격려하며, 비평 대신 깨우치게 만들었다. 그러나 유비가 흥분했을 때 모든 걸 잃었다. 관우 복수를 위한 오나라 정벌이 그 예다. 따라서 흥분했을 땐 아무렇게 말하지 말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지 말아야 한다. 또한 중요 결심이나 선택도 피해야 한다(P427). 풀뿌리 영웅의 성장사(P.442)를 자세하게 묘사해간 저자의 유비 일대기는 사회생활, 조직생활에 대한 조언도 곁들어 한층 이해를 돕고 있다. 최대한 굽힘을 통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무서운 내적 충일을 꽤한 유비의 성공담은 후세, 겸손하고 재주가 있음에도 기회를 엿보며 자세를 낮추는 미덕의 전형을 보여준다. 튼튼한 배경 하나 없이 천하를 움켜쥔 유비의 전략은 그야말로 아부와 달리 겸손하면서 드러내지 않고 남을 배려하는 형태를 취해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 도움을 주고 싶어하도록 만드는 놀라움을 여기저기서 보여준다.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될 수 있음도 여러차례 경험한다. 제갈양 이전엔 실패가 주를 이뤘다면 이후엔 성공가도를 달린다. 인재 영입을 위해 몸을 굽혀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삼고초려를 단행, 급기야 천하를 도모할 발판을 구축한다. 비록 조조, 손권, 원소등에 비해 뛰어난 점이 많지 않지만 지리멸렬하게 사라진 수 많은 제후, 영웅을 뒤로하고 역사의 전면에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비의 회피책, 인내, 양보 원칙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벌컥 화를 내는 사람을 보고 덩달아 화를 내면 내가 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되기에 회피할 줄 아는 지혜를 터득 및 적극 활용했다. 요며칠 소설로 읽는 삼국지와 비교해 관찰하고 분석하고 대하는 유비편으로 짧은 시간 고전의 품격에 푹 빠지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기회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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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자기계발의 보고다.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만으로도 처세와 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일반화하고 법칙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고전 관리 사상의 전문가 자오위핑 선생은 조조, 제갈량, 사마의에 이어 유비의 리더십과 지략을 현대적인 관리학의 시선으로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유비의 성공비결을 크게 두 가지 개념으로 정리한다. 하나는 능굴능신(能屈能伸)의 처세술이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 '접목 모델'이다. 능굴능신이란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굽히고 펼 줄 안다는 처세의 기교를 말한다. 저자가 이름 지은 '접목 모델'은 매번 자기보다 강한 맹우를 찾아 함께 싸우고, 나아가 상대의 무대를 빌려 자신을 키우는 전략 모델을 가리킨다. 가령 유비는 매번 실패하고 나서 다시 시작할 때 언제나 강자에게 합류하고 의지하는 연맹전략을 썼다. 공손찬부터 도겸, 원소, 여포, 조조, 유표, 유장 등이 모두 유비의 그러한 접목대상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유비는 남의 무대를 빌어 자신의 세를 잘 만들어냈다. 또한 활로를 찾는 일에 대가였을 뿐만 아니라 퇴로를 찾는 일에도 전문가였다. 참고로 유비가 일생동안 치룬 주요 전투가 스물두 번인데, 그중 패한 전투가 열세 번, 이긴 전투가 아홉 번이었다.
조조는 천시를 얻었고 손권은 지리를 얻었으며 유비는 인화를 얻었다. 천지인 삼재를 놓고 삼국지 영웅들의 장점을 논하면 대개 이렇게 평한다. 인문학자 이중텐은 조조는 지혜, 손권은 정, 유비는 의리로 사람을 썼기에 지혜를 중시한 조조의 정부는 살롱 분위기가 나고, 의리를 중시한 유비의 정부는 비밀결사 냄새가 나고, 정을 중시한 손권의 정부는 가족 집단과 유사하다고 평했다. 이런 고상한 인물평 말고 좀더 노골적인 혹평도 있다. 이를테면 '후흑학'의 권위자 이종오는 유비는 얼굴 두꺼운 뻔뻔함의 대가이고 조조는 임기응변에 능한 음흉함의 대가라고 욕했다. 아마 조조나 유비 한쪽을 편드는 차원을 떠나 조조와 유비 모두를 싫어하는 이들도 있다. 조조나 유비나 도긴개긴, 둘 다 영웅이 아니라 그저 효웅일뿐이라고 보는 것이다. 초등학생 시절 처음 삼국지를 접했을 때는 조조보다 유비를 훨씬 더 좋아했다.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한 점, 관우와 장비와의 멋진 도원결의, 그리고 제갈량을 모셔오기 위한 삼고초려의 모습은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원소도 유비를 고아하고 신의가 있다고 높이 평하지 않았던가. 상대적으로 조조는 고결함이나 의리와는 그닥 관계가 없었다. 물론 유비에 대한 불만도 없지 않았는데, 유비가 매번 손쉬운 계책을 놔두고 부러 힘들고 어려운 길을 택하는 것을 답답하게 여기곤했다. 조조의 계책에 속아 서서를 그냥 떠나보낸 것이나, 방통의 권고를 따르지 않아 결국 낙봉파에서 방통의 죽음을 초래한 일 등이 그랬다. 어린 시절은 성급하기가 쉬워 '가장 느린 것이 가장 빠른 법'이라는 도리를 깨닫기 어려운 법이다. 나이를 좀 먹어야 유비의 이런 안목과 도량의 대단함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리더를 크게 통제형 리더와 지지형 리더로 구분하고, 유비를 대표적인 지지형 리더로 간주한다. 지지형 리더는 초원을 내주고 방향을 알려주고 박수로 격려하는 리더십으로, 이런 지지형 리더십은 천리마를 타는 법에 비유된다. 지지형 리더는 인재가 재주와 능력을 발휘할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주고 뒤에서 배려하고 지지한다. 참고로 인재는 제갈량 같은 제너럴리스트(通才)와 방통과 같은 스페셜리스트(專才)로 구분된다. 반면에 통제형 리더는 자신이 기수가 되어 채찍을 들고 이리저리 소리치고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으로, 통제형 리더십은 당나귀를 타는 법에 비유된다. 유비가 잘 나갈 때는 지지형 리더의 역할에 충실한 때였고, 실패했을 때는 고집이나 분노로 인해 전통적인 통제형 리더로 변했을 때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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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내를 감추고 은밀히 지배한다. 천하를 삼분지계를 통해 한 나라를 이뤄낸 영웅. 유비... 훌륭한 어머니는 좋은 스승보다 낫다. p.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