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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를 꿈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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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은 결코 탈주를 생각하지 않는다." 라는 문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힘이 넘치는 바다와 그보다 더 강하고 단단한 '형체'인 대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틀라스. 경계선과 욕망에 대해 의문을 품어왔다. 그는 욕망이 최고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격렬한 포옹으로 그의 왕국 아틀란티스가 산산이 부서져 침몰했을 때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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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은 결코 탈주를 생각하지 않는다." 라는 문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힘이 넘치는 바다와 그보다 더 강하고 단단한 '형체'인 대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틀라스. 경계선과 욕망에 대해 의문을 품어왔다. 그는 욕망이 최고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격렬한 포옹으로 그의 왕국 아틀란티스가 산산이 부서져 침몰했을 때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그는 그 無를 짊어지는 형벌을 받는다. 오래전에 잊은 전쟁, 불에 덴 듯한 변덕으로 아들을 등진 어머니 때문에. 그의 형 프로메테우스는 바위에 묶여 영원히 독수리에게 매일 아침 간을 파 먹히는 형벌을 당했다. 그리고 아틀라스는 세계를 지탱하는 벌을 받는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고 인내심이 강한 그에게 운명적으로 정해진 벌이었다. 아틀라스, '오랫동안 고통 받는 자' 라는 이름을 어머니로부터 받았을 때부터 그의 운명은 정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는 양 어깨와 양손으로 세계를 들어올린다. 엄청난 무게가 그를 짓눌려 그는 말하는 방법마저 잊어버렸다. 귓전에서 세계가 흘러가는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계의 어딘가에서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죽음의 비명이, 퍼져가는 질병의 음험한 기운과 아이가 태어나는 소리와 어미가 죽는 소리가, 그 웅성거림도 딱딱하게 굳어버렸을 즈음 한 사내가 그를 찾아온다. 또 다른 운명의 무게를 이고 태어난 자, 영웅 중의 영웅, 헤라클레스다.

재닛 윈터슨이 구성한  이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의 아틀라스와 헤라클레스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원전이 있기에 그들의 만남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토대 대로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 안에 '무게'에 대한 이야기를 수정, 추가한다. 서로 세계를 짊어져본 적이 있는 두 영웅적인 사내, 그러나 한명은 이후로도 영원히 그 짐을 감당해야 했고 한 명은 교묘한 속임수로 그 형벌을 벗어났다. 헤라클레스는 예언대로 죽는다. 세계는 영웅을 죽일 수 없기에 길 위의 사내는 스스로 제 목을 조른다. 영원히 운명이었고 여인이었고 끝내 도달하지 못한 여신 헤라의 비웃음 속에서.

<무게>의 기본 줄거리는 이러한 신화의 내용과 맥을 같이한다. 다만 하늘을 짊어진 고통만큼이나 '외로움'이나 '고독'이 아틀라스를 괴롭히게 하는 요소로 그려진다는 것이 다르다.

물론 신화에서처럼 <무게>에서도 아틀라스가 잠시 해방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다. 나름대로의 벌을 받고 있던 헤라클레스가 아틀라스의 도움을 얻기 위해 잠시나마 아틀라스 대신 하늘을 짊어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아틀라스는 잠시 해방을 맞이하고 자신이 살던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헤라클레스의 부탁을 들어주려고 하는데 아틀라스의 몸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유인즉슨 그가 의문을 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존재하는 것에서 자신이 맡고 있는 것에 대한 것까지, 아틀라스는 의문을 품는다. 결국 아틀라스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형벌을 받게 되고 그 와중에 '현실'의 세계는 시간이 흐르고 흘러 오늘날에 이르게 된다.

이때부터는 지은이의 상상력이 <무게>를 돋보이게 한다. 특히 인간세상에서 쏘아 올리는 우주선을 목격하고 강아지와 친구가 되는 아틀라스의 모습을 상상한 대목은 지은이의 상상력은 더욱더 증폭시킨다. 아틀라스가 마침내 의문을 풀기 위해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의문과 행동은 무엇인가? 아틀라스는 '하늘을 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행동한다. 짐을 내려놓은 것이다. 자신에게 숙명과도 같았던 그 형벌을 스스로 놓아버린 것이다.

이것은 신화에서 없는 내용이다. <무게>에서 재창조되는 내용인데 덕분에 아틀라스는 신의 던진 운명으로 끝나는 존재에서 탈주하게 된다. 신의 것을 의심하고 그 과정을 통해 신과 자신의 경계 사이를 무너뜨릴 줄 아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제 아틀라스는 조심스럽게 두 손을 내린다. 부실한 관절을 움직여 무릎을 꿇고 세계를 등에 고정시킨다. 그런 다음 앞으로 달려가며 두 손으로 양귀를 막는다. 

왜 이것을 내려놓으면 안 되지?

경계에 갇힌 자가 오랜 無 속에서 깨어나면서 질문한다. 자유, 무한한 공간에의 열망, 이 욕망은 모두 그가 경계선 안쪽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견딜 수 없는 속박, 어깨와 등을 무겁게 짓누르는 무게, 아틀라스의 말대로 '숙명'을 바꿀 수 없는, 선택할 수조차 없는. 그러나  왜, 이것을 내려놓으면 안 되는가. 경계선 안쪽은 여전히 미궁이다.

v******k 2008.06.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