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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V의 투숙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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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여운이 남는 글이 있다. 그런 글은 단단한 서사를 품고 있어, 소설 속 인물들이 말을 걸어온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임에도 나는 그들과 마주 앉아 긴 대화를 나눈 듯한 기분이 든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늘 슬픔이 내재되어 있고, 그 슬픔의 출처는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처럼 기약 없는 것이다.양지윤의 단편집 『호텔 V의 투숙객』에는 세 편의 이야기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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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여운이 남는 글이 있다. 그런 글은 단단한 서사를 품고 있어, 소설 속 인물들이 말을 걸어온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임에도 나는 그들과 마주 앉아 긴 대화를 나눈 듯한 기분이 든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늘 슬픔이 내재되어 있고, 그 슬픔의 출처는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처럼 기약 없는 것이다.

양지윤의 단편집 『호텔 V의 투숙객』에는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각 단편은 서로 다른 상황과 관계를 다루지만, 그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닮아 있다. 유약하고 무르며, 정처 없이 거리를 걷는 외로운 사람들. 그들은 모두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능동적인 ‘찾음’이라기보다, 그 자리에 머문 채 도착하기를 바라는 ‘기다림’에 가깝다.

그들은 마치 끈이 끊어진 연처럼 갈 곳을 잃은 채 처연히 존재한다. 외로움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면, 그 해답 역시 함께 도착했을 것이다. 그러나 삶에는 끝내 설명되지 않는 간극들이 있고, 그 틈은 늘 우리의 미소 뒤에 숨어 있다가 불쑥 외로움을 내민다.

“사람들이 잃어버린 것을 찾는 이유는 어떻게 잃어버렸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는 소설 속 문장처럼, 설명되지 않는 상실은 포기도 선택도 허락하지 않은 채 삶을 붙잡는다.

양지윤의 소설은 ‘기대’로 출발한다. 소설의 시작은 궁금증을 자아내는 서사적 요소로 우리의 주의를 단숨에 소설로 옮겨온다. 그리고 내내 기다리는 무엇을 내어주지 않은 채 줄다리기를 하다, 영영 가지지 못할 것들 앞에서 홀연히 사라지듯 마무리된다.
그녀의 소설과 인물을 대변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플롯 자체다. 그리고 그 기다림과 허무가 어쩐지 우리의 삶과도 꼭 닮아, 내내 마음 한구석에 잔상처럼 남는다.

그녀의 문장은 과장된 비유 없이도 아름답다. 단정한 문장들 사이에서, 한 단락이 끝날 때마다 우리의 가슴을 툭 치고 들어오는 사유의 덩어리는 생각의 끈을 따라 깊게 파고든다.

책을 덮고 나서도 자리를 물리기가 어려웠다. 글 앞에 계속 머물고 싶어진다. 잘 알지 못해 쉽사리 친해질 수 없는 누군가의 표정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다시 마주친다면 말이라도 걸어보고, 고요히 곁을 내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이것은 같은 세계를 통과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연민’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저녁 내내 이 소설을 붙들고 앉아 그들을 떠올렸다. 어떠한 위로도 필요로 하지 않지만, 누군가를 끝내 기다리고 있는 인물들을. 사실은 아주 작은 기대 하나만으로도 완전해질 수 있었을 그들을.

이 소설은 삶이 그 자체로 우리가 모두 한때는 머물렀다 떠나는 투숙객이었음을, 그리고 지금도 내내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호텔v의투숙객 #그늘 #그늘단편선 #한국소설 #서평
YES마니아 : 플래티넘 s****7 2025.12.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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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V의 투숙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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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호텔 V의 투숙객>>은 작가의 말까지 포함해 117페이지, 단 세 편의 단편이 실려 있지만 그 여운은 웬만한 장편소설 못지않다. 조용히 읽히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생각할 거리들이 차곡차곡 쌓인다.글을 쓸 때는 시선을 뾰족하게 세워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이 단편소설집을 읽으며 그 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 작품들은 거대한 서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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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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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V의 투숙객>>은 작가의 말까지 포함해 117페이지, 단 세 편의 단편이 실려 있지만 그 여운은 웬만한 장편소설 못지않다. 
조용히 읽히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생각할 거리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글을 쓸 때는 시선을 뾰족하게 세워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이 단편소설집을 읽으며 그 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 작품들은 거대한 서사를 펼치기보다, 마치 장편소설 속 한 에피소드만을 떼어내 그 순간을 끝까지 따라가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넓게 설명하지 않고, 한 지점에 시선을 고정한 채 인물의 상태와 시간을 깊이 들여다본다.
세 작품은 서로 다른 인물과 상황을 그리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머무름’과 ‘기다림’, 그리고 ‘떠남 이후에 남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공간에 남아 있고, 누군가는 관계에 묶여 있으며, 또 누군가는 이해받지 못한 채 같은 자리를 맴돈다.

표제작 "호텔 V의 투숙객"은 바닷가에 자리한 낡은 호텔에서 시작된다. 사흘만 묵겠다고 말한 여자는 일주일씩 투숙을 연장하며 좀처럼 떠나지 않는다. 그녀는 특별한 행동을 하지도, 자신의 사연을 설명하지도 않는다. 다만 청소부와 직원, 지배인의 시선을 통해 그 존재가 드러난다. 호텔에 머무는 투숙객 한 사람을 바라보는 이 시선만으로 그녀에게 이토록 관심을 가지게 하는 필력이라니. 
"우리의 시간"에서는 집을 떠난 형을 기다리는 동생이 등장한다. 동생에게 형은 유일한 희망이었고, 그 약속 하나로 시간을 버텨왔다. 하지만 형의 선택 앞에서 동생의 기다림은 뒤틀린 방식으로 드러난다. 이 기다림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마음의 크기가 한쪽으로 치우친 사람을 그려, 공허와 상실이라는 감정에 빠져들게 한다.
"광인과 나"에서는 카페에 매일같이 나타나는 한 인물을 어쩌지 못한 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이어진다. 광인에게 부모를 찾아주고 싶어하는 나를, 작가는 끝까지 놓아주지 않고 따라간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관심은 두 사람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호텔 V의 투숙객>>은 감정을 친절하게 정리해 주지 않는다. 
대신 한 장면, 한 인물에 집중하며 독자가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단편소설을 읽은 독자들의 다양한 해석들이 궁금하다. 
다양한 감정을 조용히 곱씹고 싶은 독자에게 이 단편소설집을 추천하고 싶다.



>>
>밑줄_p26
“저희가 아는 건 손님들이 여기 ‘있었다’는 것과 이제는 ‘없다’는 것뿐입니다.”
그는 남자가 호텔 근처를 배회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가 아직 이 근방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믿는 모양이었다.


>밑줄_p71,72
나는 밤늦게까지 길거리를 쏘다녔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곳은 기차역이었다. 부랑자들이 거기 모여 있는 이유는 기차역이야말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떠나거나 돌아온 사람들 속에 웅덩이처럼 고여 있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들이 거기 있는 이유가 누군가를 기다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서평은 그늘 (@geuneul_book)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호텔V의투숙객 #양지윤 #그늘
#단편소설집 #기다림 #떠남 #다양한감정의모습들
#신간도서 #책추천 #소설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
p*******3 2026.01.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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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 호텔 V의 투숙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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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 호텔 V의 투숙객최근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엄선해 선보이는 그늘 중·단편선 시리즈가 독자들을 찾아왔다. 이 시리즈는 거창한 사건보단 우리 일상에 깃든 이야기의 매력을 발견하기 위해 기획 되었으며, 젊은작가들의 서로 다른 감각의 세계를 불러낸다.'그늘 단편선'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선정된 양지윤 작가의 작품 호텔 V의 투숙객. 한 손에 들어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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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 호텔 V의 투숙객

최근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엄선해 선보이는 그늘 중·단편선 시리즈가 독자들을 찾아왔다. 이 시리즈는 거창한 사건보단 우리 일상에 깃든 이야기의 매력을 발견하기 위해 기획 되었으며, 젊은작가들의 서로 다른 감각의 세계를 불러낸다.

'그늘 단편선'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선정된 양지윤 작가의 작품 호텔 V의 투숙객. 한 손에 들어오는 단행본 안에, 결코 가볍지 않은 삶의 무게를 지닌 세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때의 반짝임을 지나 이제는 낡고 허름해진 호텔 V. 이곳에는 매일 새로운 손님이 드나들었고, 그녀 역시 그중 한 사람이었다. 흔한 이름을 가진 수상한 여자는 처음엔 사흘만 묵겠다고 말했지만, 일주일을 연장하고 다시 또 일주일을 머물며 기약 없는 투숙을 시작한다.

그녀는 단조롭고 반복적인 일상을 보낸다. 매일 아침 8시 조식을 먹고 해변 산책을 하는 것 외엔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녀가 이곳에 머무는 이유와 하루 종일 방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호텔 직원들의 시선 속에서도 끝내 명확한 이유를 드러내지 않았다. 

호텔을 떠나지 못하는 여자와 가족 안에서 불안을 견디는 아이, 끝내 이해받지 못한 채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 세 편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모두 삶 어딘가에서 계속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공통을 이룬다. 이야기들은 낮게 가라앉은 외로움을 따라 흘러가며, 나를 안개 낀 풍경 속으로 천천히 데려간다.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투숙객일 뿐입니다."

#다독 #호텔V의투숙객 #그늘 @geuneul_book #도서제공
YES마니아 : 로얄 k*********0 2026.01.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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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운을 남기는 세 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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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그늘가방에 쏙 들어가는 얇고 독특한 단편소설집이네요. (심지어 제 패딩 주머니에도 쏙!)책등에 제목이 쓰여있지 않고 본문의 문장이 쓰여있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인 표지 디자인이에요. 책에는 총 세 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닮은 듯 다른 듯한 세 가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대표작인 '호텔 V의 투숙객'은 바닷가 낡은 호텔에 머물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한 여자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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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그늘



가방에 쏙 들어가는 얇고 독특한 단편소설집이네요. (심지어 제 패딩 주머니에도 쏙!)

책등에 제목이 쓰여있지 않고 본문의 문장이 쓰여있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인 표지 디자인이에요. 책에는 총 세 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닮은 듯 다른 듯한 세 가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대표작인 '호텔 V의 투숙객'은 바닷가 낡은 호텔에 머물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한 여자의 이야기예요.

소설에서는 투숙객인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저에게는 투숙객과 직원들이 끊임없이 머물고 떠나는 공간인 '호텔'이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처럼 느껴졌어요.

한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며 머물러 있는 사람과, 모두를 떠나보내는 일에 익숙한 지배인. 그리고, 그 모든 기억을 남겨두는 낡고 오래된 호텔이라는 공간.

어쩌면 이 모든 게 소설의 주인공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맡겨 놓고 찾아오지 않는 엄마와 집을 나간 형을 기다리는 중학생 아이의 이야기, 그리고 매일 카페에서 머물며 시간을 보내는 이상한 여자와 그에게 잃어버린 부모를 찾아주고 싶은 나의 이야기.

이렇게 두 번째 세 번째 단편도 특정한 공간을 배경으로 해서, 누군가는 머물고, 찾고, 기다린다는 점에서 첫 번째 이야기의 등장인물들과 서로 묘하게 닮아있었습니다.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세 편 다 굉장히 여운이 길게 이어지더라구요. 독자들에 따라 전부 다른 감동이 있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에요. 그 점이 바로 단편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이번 단편선은 그늘에서 선보이는 6권의 단편 시리즈 중 1번째 시리즈로 보여지는데요. 앞으로의 시리즈가 굉장히 궁금해지고 기대가 되는 시작이었답니다. 



[책 속의 문장들]

아뇨. 저희가 아는 건 손님들이 여기 '있었다'는 것과 이제는 '없다'는 것뿐입니다. 26p (호텔 V의 투숙객)

그가 만일 어떠한 시간을, 장소를, 사람을 떠났다면 그것은 그들이 먼저 그를 떠났기 때문이다. 41p (호텔 V의 투숙객)

나는 이런 호의에 절대 속지 않는다. 지금까지 세상은 웃는 얼굴 뒤로 주먹을 숨기고 다가와 번번이 나를 후려쳤던 것이다. 65p (우리의 시간)

그들이 당신을 잃어버린 게 아니라 당신이 그들을 잃어버린 거예요. 111p (광인과 나)



@geuneul_book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늘소설책 #그늘단편선 #양지윤 #한국소설

YES마니아 : 로얄 a******k 2026.01.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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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V의 투숙객 - 양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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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호텔 V의 투숙객 - 양지윤⠀p.23 직원들이 매일 보는 바다가 지겹지도 않냐고 물었다.“세상에 같은 바다는 없어요" 그녀가 대꾸했다.그건 틀린 말이다. 바다는 이론상 똑같다. 육지는 끊어져 있어도 바다는 끊어져 있지 않다. 하지만 그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안다.⠀p.27 지배인이 그에게도 휴가를 주었지만 그는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호텔에 남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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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V의 투숙객 - 양지윤

p.23 직원들이 매일 보는 바다가 지겹지도 않냐고 물었다.
“세상에 같은 바다는 없어요" 그녀가 대꾸했다.
그건 틀린 말이다. 바다는 이론상 똑같다. 육지는 끊어져 있어도 바다는 끊어져 있지 않다. 하지만 그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안다.

p.27 지배인이 그에게도 휴가를 주었지만 그는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호텔에 남았다. 어떤 사람에게는 떠나는 일보다 남는 게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자유란 돌아올 곳이 있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p.35 어쩌면 그러한 이유로 603호 여자에게 끌렸는지도 모른다. 비슷한 사람은 본능적으로 알아보는 법이니까.

p.58 형은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는 법이라고 말하고는 했다. 모든 게 다 이유가 있어 보여도 원치 않게 일이 흘러가는 경우가 있는 법이라고.

p.84 자주 본 사람들은 심드렁했지만 처음 본 사람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거기에는 그녀가 자신을 해코지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도 포함되어 있었다. 일반적이지 않은 것들은 두려움을 주니까. 그러나 그녀는 조금도 위험한 사람이 아니었다.

[호텔 V의 투숙객]은 단편집으로 이루어져있다.

🏨[호텔 V의 투숙객]에서 한 여자는 호텔에 머무는데 특별히 하는 일도 없고, 눈에 띄는 행동도 없다. 그저 계속 연장을 하고, 또 연장을 하며 호텔에 남아 있다. 호텔 직원들은 그녀에 대해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그녀가 왜 떠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각자 나름의 상상을 한다.
시간이 지나며 결국 호텔은 팔리고, 공간은 사라진다.
호텔에서 일하던 직원들도 차츰 하나둘 떠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결국 떠난다는 것과 없어진다는 것, 그리고 남는다는 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공간이 사라져도 남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 떠나도 남아버리는 감정이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우리의 시간]은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동생과 형의 이야기다. 주인공에게 형은 유일하게 자신을 아껴주던 사람이었고, 형이 집을 떠날 때 언젠가 함께 살자는 약속은 동생이 버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희망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형은 도망치는 삶을 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까지 생긴다. 새로운 곳에서 자신만의 가정을 꾸려 다시 시작하겠다는 형의 말은 형만을 기다려온 동생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다. 결국 동생은 형을 직접 신고해 감옥에 보내고 만다.
나는 동생이 형을 미워해서 그런 선택을 한 게 아니라, 오히려 끝까지 떠나지 않게 붙잡고 싶어서 감옥이라는 떠날 수 없는 장소를 선택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곡된 방식이지만, 애정에 목마른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선택처럼 느껴졌다.

이 단편집은 이해하기 쉬운 책은 아니었다.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도 않고, 감정을 명확하게 정리해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대신 스스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생각하게 만들고, 그 감정을 곱씹게 한다.
정답이 있는 분명한 해석이 아니라,
‘떠난다는 것’, ‘남는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감정에 대한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호텔v의투숙객 #그늘 #그늘소설책 #그늘단편선 #한국소설



s****3 2026.01.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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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집 호텔 V의 투숙객 양지윤지음 그늘출판사 출간 서평
"한국단편소설집 호텔 V의 투숙객 양지윤지음 그늘출판사 출간 서평" 내용보기
양지윤 작가의 단편소설집 호텔 V의 투숙객을 읽었다.작가의 말을 포함해 117페이지의 얇은 분량에 세개의 단편이 꼭꼭 눌러담아져있었던 이 단편소설집은 왠만한 벽돌책보다 읽으며 생각할거리들이 많았고 읽은 후 남는 여운이 깊었다.나는 양지윤 작가를 이 소설집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기이하게도 이 책을 읽고나니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지지만 그보다 작가 그 자체에 더
"한국단편소설집 호텔 V의 투숙객 양지윤지음 그늘출판사 출간 서평" 내용보기


양지윤 작가의 단편소설집 호텔 V의 투숙객을 읽었다.

작가의 말을 포함해 117페이지의 얇은 분량에 세개의 단편이 꼭꼭 눌러담아져있었던 이 단편소설집은 왠만한 벽돌책보다 읽으며 생각할거리들이 많았고 읽은 후 남는 여운이 깊었다.


나는 양지윤 작가를 이 소설집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기이하게도 이 책을 읽고나니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지지만 그보다 작가 그 자체에 더 호기심이 생겨났다.


호텔 V의 투숙객에는 표제작을 비롯해 '우리의 시간'과 '광인과 나'까지 총 세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역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표제작인 '호텔 V의 투숙객'이었다.


평소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해 추리소설이라면 동서양을 가리지않고 마구 읽어대던 나에게 이 작품은 낡았지만 오히려 고풍스러운 호텔 V에서 일주일씩 연장하며 오랜 기간 묵고 있는 기이한 투숙객의 사연이라는 왠지 모르게 신비롭고 어딘가 음습해보이는 이 이야기는 몹시 흥미로운 작품처럼 느껴졌다.

물론 지금은 내가 생각하던 그런 미스터리 소설이 전혀 아님을 알고 있다.


비밀스러운 사연을 가졌을 것 같은 여인도, 호텔 V에서는 조금 특이하지만 결국은 그냥 머물렀다 갈 한 명의 투숙객에 불과하다.

여인이 매 번 방 문 앞에 걸어 놓는 'Do not disturb'만큼은 조금 독특하지만 이 이야기는 한 여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호텔의 청소부, 종업원 그리고 지배인까지 여인의 주변을 스쳐지나가듯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나면 결국 이 단편소설은 호텔을 거쳐 지나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실 다 읽는 순간까지 이야미스의 끈을 놓지 못했지만 어찌되었든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남는건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이를 넘어서 좁은 해변가에 자리잡은 낡은 호텔을 담은 그 풍경 전체에 대한 이야기라는 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껴진다.


특히 여운이 남는 부분을 소개하자면.


직원들이 매일 보는 바다가 지겹지도 않냐고 물었다.

"세상에 같은 바다는 없어요."

그녀가 대꾸했다. 그건 틀린 말이다. 바다는 이론상 똑같다. 육지는 끊어져 있어도 바다는 끊어져 있지 않다. 하지만 그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안다.

23p 호텔 V의 투숙객 중에서.


내가 보기에 인생이란 포악한 고양이 한 마리로 뒤집어지는 텃밭처럼 만만한게 아니지만 어쨌든 할머니는 그렇게 생각했다.

63p 우리의 시간 중에서.


한편 한편, 한 페이지씩 아껴가며 음미하게 되는 작품들을 꼭꼭 눌러담은 단편소설집 호텔 V의 투숙객의 여운을 연말을 맞아 모두와 공유하고 싶어 추천드린다.


j*****3 2025.12.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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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양지운 _ [호텔V의 투숙객]
"서평 - 양지운 _ [호텔V의 투숙객]" 내용보기
주요 포인트는?단편 소설 또는 그보다 조금 짧을 수 있는 소설은 길지 않은 시간안에 이야기를 읽고 결말까지 이르는, 그래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조금은 이야기 구성에 소홀하거나 아쉬울 수 있다는 약점이 있기는 하다.<호텔 V의 투숙객>은 왜 그녀가 호텔에서 지속적으로 투숙 기간을 매주 연장하는지를 수수께끼처럼 천천히 이어
"서평 - 양지운 _ [호텔V의 투숙객]" 내용보기

주요 포인트는?

단편 소설 또는 그보다 조금 짧을 수 있는 소설은 길지 않은 시간안에 이야기를 읽고 결말까지 이르는, 그래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조금은 이야기 구성에 소홀하거나 아쉬울 수 있다는 약점이 있기는 하다.

<호텔 V의 투숙객>은 왜 그녀가 호텔에서 지속적으로 투숙 기간을 매주 연장하는지를 수수께끼처럼 천천히 이어가다 어느 정도는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는 단서를 알려주고, ‘그 사람’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기다림과 상실감을 아주 강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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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청소부들은 떠났다. 지배인은 몇 주 전부터 객실 예약을 받지 않았다. 발릉 치울 필요는 없었다, 호텔은 헐기로 결정되었다. 서른 개의 다이너마이트면 6층짜리 건물쯤은 단변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그는 앞으로 뭘 할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

<P.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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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간>은 어찌보면 사춘기 소년의 방황으로 느껴지지만, 그 방황의 시작점이 가족 안에서 시작되었음을, 그리고 그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무게감을 주는지 잘 보여준다. 세 작품 중 가장 어두운 기분인데, 결말부분에서 보여준 ‘나’의 행동은 굉장히 현실적이다. <광인과 나>는 지나칠 수도 있는 주변인에 대한 관심, 그리고 그 관심에서 만들어진 사건과 추적, 오해와 집착에 대해 보여준다. 사건이 만들어진 과정은 우연이지만, 그것을 추적하는 과정과 ‘나’가 자의로 쌓아가는 오해와 확신까지 드라마틱하다.


이처럼 적은 인물을 중심으로 짧고 간단하게 정리되는 스토리인만큼 끝부분엔 조금의 질문과 여운이 남기도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이 작가의 다른 이야기들도 궁금해진다.



인상깊은 부분은?

빨리 읽을 수 있는 속도감과 더불어 인상깊은 이야기들이지만, 아쉬움이 없진 않다.

<호텔 V의 투숙객>에서는 인물의 사연과는 상관없는 쓸쓸한 호텔의 마지막이 내용의 결이 달라지는데, 여자의 이야기와 별개로 호텔의 이야기를 조금 더 만들었다면 오히려 단독 작품으로써 좋았을 것 같다. <우리의 시간>에서는 다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확장하기엔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좀 부족한 느낌이다. ‘나’가 느끼는 차별이나 사춘기의 급변하는 감정을 보여줄만한 사건이 한 두가지 더해졌다면 이야기가 더 입체적으로 보였을 것 같다. <광인과 나>에서는 ‘나’의 집작을 간접적으로 보여줄만한 사건이나 과거를 보여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커피숍에서 만난 ‘그녀’의 과거의 대해 듣고서도 자신의 신념을 사실이라 믿고 밀어부치는 건 조금 뜬금없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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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나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할 일이 많았다. 그녀의 부모와 만날 약속부터 잡아야만 했다. 나는 그녀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난번과 달리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신호가 한 번 만에 꺼지는 걸 보니 내 번호를 차단한 모양이었다.

(중략)

"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그가 따졌다.

"선생님이 따님을 봤다는 게 거짓말이기 때문이죠. 저는 언제나 그녀의 곁에 서 있었어요."

"안 봐도 그 애가 내 딸이 니라는 던 알 수 있어요."

<P.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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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쉬움에도 작가의 이야기 축이 어디에 있는지 알만한 소설들이어서 좋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들에서 놓칠 수 있는 그리움이나 상실감에 대해 더 잘 표현되는 소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덧붙인다면?
1. 앞으로도 다른 작가들의 단편집이 더 출간될 것 같은데 또 다른 신인 작가들의 이야기들이 궁금하다. 2. 짧지만 현실적인 이야기, 여운이 남고 오픈된 결말의 이야기를 즐긴다면 추천,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인물들의 이야기가 풍부한 소설을 원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출판사 ‘그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l********9 2026.01.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