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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를 안 부리려고는 했지만, 내가 쓴 시들 중에는 차라리 쓰지 말았더라면 싶은 것들이 나이 들수록 자꾸 짚이곤 했다. 그것들이 때로는 못 견디게 가려워서 가끔씩 잠을 설치기도 한다. 조운 시인의 절창 「古梅」처럼 "허울 다 털어버리고 남을 것만 남"게 하고 싶어서 이 선집을 엮는다. 지우고 말 고치고 줄 바꾸고 더러는 제목까지 바꾸면서 추려낼 것들을 추려 보았다. 털어도 털어도 남는 게 허울이겠지만 이런 기회가 있다는 것이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저자의 서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시집은 세월의 부대낌속에서 살아온 시인의 느낌이 고스란히 책장마다 느껴진다. [인상깊은구절] 하고많은 풀들 중에 제일로 꼴도 보기 싫은 것이 토끼도 돼지도 쳐다도 안 보는 불그죽죽한 쇠비름풀이다 뙤약볕에 익는 짓거리밭 그 쇠비름풀만 무슨 웬수처럼 이를 악물고 뽑아버리고 뜯어버리고 하였다 심란한 일이 생길 때마다 뽑아버려도 뒤꿈치로 짓이겨버려도 뒤돌아 며칠 안 가서 귀신들처럼 돋아나는 그 쇠비름들 때문에 심란한 일들은 좀처럼 끊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