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영광의 창조를 위해 진실을 잃은 자들
"영광의 창조를 위해 진실을 잃은 자들" 내용보기
영광의 창조를 위해 진실을 잃은 자들                       “애국심은 사악한 자의 미덕이다.” -오스카 와일드    정부는 한국전쟁 당시 참전한 UN군들을 ‘자유의 십자군’으로 칭송하고 매년 이들의 희생을 기념한다. 이 ‘자유의 십자군’ 중에 남미의 작은 국가-콜롬비아-가 섞여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자는 많지 않다. 콜롬비아는 남미 국가들 중에서 한국전에 참전한 유일
"영광의 창조를 위해 진실을 잃은 자들" 내용보기
영광의 창조를 위해 진실을 잃은 자들

 

                      “애국심은 사악한 자의 미덕이다.”
 -오스카 와일드


 

   정부는 한국전쟁 당시 참전한 UN군들을 ‘자유의 십자군’으로 칭송하고 매년 이들의 희생을 기념한다. 이 ‘자유의 십자군’ 중에 남미의 작은 국가-콜롬비아-가 섞여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자는 많지 않다. 콜롬비아는 남미 국가들 중에서 한국전에 참전한 유일한 국가였다.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도 ‘콜롬비아 데일리’의 기자로 한국에 파견된 바 있다)

 

   콜롬비아 작가 R.H.모레노 두란의 소설 『맘브루』의 주인공은 한국에서 전사한 아버지의 흔적을 추적하는 역사학자 비나스코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참전했던 콜롬비아 병사들을 만나 그들의 증언을 수집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병사들은 자유를 수호한 영웅들과는 거리가 멀다. 당시 콜롬비아의 젊은이들은 무능한 극우독재정권 아래서 극심한 빈곤과 실업에 시달리고 있었다. 문맹인 시골뜨기, 가난한 소작농과 뱃사람, 파산 직전의 공장 노동자, 학비가 없는 대학생들, 다시 말해서 더는 잃을 게 없는 콜롬비아의 청년들은 ‘미국인들과 정부의 약속’을 믿고 한국전에 지원한다. 그들은 대부분 귀국한 이후에 먹고 살 토대를 마련하는 평범한 꿈을 지닌 자들이었지만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의 이름으로 자유를 위해 투쟁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에 가는”(21쪽) 현실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유가 범죄인데 머나먼 아시아 국가로 가 자유를 위해 죽으라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아무도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신병이 그런 것까지 이해할 필요는 없었지요.” (54쪽)

 

크기변환_ma1.jpg

    그들은 1951년, 미군이 제공한 프리깃함을 타고 부산에 입항한다. 적응 훈련을 마친 후 그들은 지루하고 참혹한 ‘고지전’에 투입된다. 중공군과 이름 모를 고지를 두고 소모전을 치루면서 그들은 점차 자신들이 속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중공군의 ‘만세공격’(인해전술)에 시달리면서 겨우 고지를 점령하면 뒤늦게 미군들이 훈장과 담배, 껌을 산더미처럼 나눠준 다음 자기들의 공으로 가로채는 일이 반복되었다. 게다가 심각한 불구가 되지 않는 이상 살아남은 고참병들은 신병들을 교육해야 된다는 명목으로 교체되지 못한다. 그들은 휴전 협정이 조인되기 전까지 유리한 고지들을 선점하려고 전개되었던 전투의 소모품이었다. 그들의 유일한 위안은 포르노 잡지와 음담패설, 그리고 휴가를 받아 요코하마의 사창가에서 급료를 탕진하는 일이었다. 그들은 귀국한 병사가 장학금을 받고 미국의 대학에 진학했다거나 조국에 돌아가 긍지를 느끼며 잘 살아간다는 소식을 듣지 못한다.

 

   사건을 직접 경험하고 지켜본 사람들이 보기에 이곳에서 전쟁의 경과를 기록한 대부분의 소식은 거짓이었다는 겁니다. 알다시피 언론은 재갈이 물려 있었고, 거의 모든 뉴스와 보도기사는 구태의연하고 부패한 애국주의로 인해 왜곡되고 부풀려져 발표되기 일쑤였거든요. 우리 역사에서 그때처럼 허세 넘치는 형용사를 많이 사용하고, 공허하기 그지없는 수사법을 자랑한 적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290쪽)

 

   한국전에서 전사한 비나스코의 아버지는 미국의회의 무공훈장까지 받은 콜롬비아의 ‘국가적 영웅’이었다. 그런데 왜 그의 아들은 거기에 자긍심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참전병사들의 목소리를 수집하면서 과거 독재정권의 무모한 파병결정이었다고 비판하는가. 콜롬비아의 고위 관료들과 한국전 경력을 발판으로 장군이 된 군인들은 참전병사들의 경험담을 수집하는 비나스코의 활동을 불편하게 여긴다. 한국전 참전용사 협회장인 카르데냐스 장군은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토로한다. “왜 그렇게 더러운 것들을 휘저으려고 하지? 그냥 있는 그대로, 참으로 애국적이고 투명하게 놔두는 게 어때?”

 

크기변환_ma2.jpg

 

   그럼에도 비나스코는 계속 증언을 수집하면서 다성적이고 감정적인 증언들을 비교하면서 ‘언어와 기억의 퍼즐’을 맞춰나간다. 비나스코는 “회상의 열기, 사건을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의 목소리, 즉 각각의 새로운 정보에서 증식되고 커지며, 각자의 정체성을 지닌 다중이 되는 ‘나’를 모두 존중”(357쪽)하고 싶은 열망을 버리지 않는다. 참전병사들의 증언이 중첩되고 누적되면서 ‘명예로운 전쟁’에 묻혀던 진실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처음에는 파병 전에 기착한 하와이의 술집과 사창가에서의 질펀한 향연을 얘기하던 병사들은 회상에 몰입하면서 격하게 털어놓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영웅이 아니라 무지한 희생자였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을 고통스러워한다.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미국의 압력과 매카시 상원의원의 히스테리 앞에 순순히 바지를 내리며 스스로 명예를 잃어버린 건 우리나라뿐이었습니다. 오직 우리나라만이 제1파견대로 천 명이 넘는 염병할 놈들을 징병한 국가였단 말입니다. 우리가 한국에 관해 뭘 알고 있었을까요? 아무것도 몰랐어요. (……) 무조건 복종하는 통역사는 괴로워하는 목소리로 그들을 빨갱이, 빨갱이 개자식들, 빨갱이 살인자라고 칭했지요. 회고록엔 이런 이야기 따위 전혀 적혀 있지 않지만, 역사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쓴다는 걸 선생도 잘 알 거요.”(167쪽)     
  
   실제로 전쟁을 겪은 자들의 삶은 처절하게 파괴되었지만 공식적인 역사에는 ‘상징투쟁’과 ‘숫자’만이 난무한다. 비나스코는 아버지가 아군 사이에서 벌어진 오인 접전의 와중에 전사했으며 시신조차 유기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낙담하지 않는다. (빈 관으로 치러진 아버지의 장례식은 ‘기억’을 삭제한 ‘공식역사’의 앙상함을 의미한다) 가장 생생하고 현실성 있는 기록은 영광을 창조하는 국가의 기록이 아니라 전쟁이 끝나고 실업자로 전락하여 콜롬비아의 거리와 마을을 배회하던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크기변환_ma3.jpg

    『맘브루』에 기록된 풍경과 병사들의 목소리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국적과 이름, 배경만 바꾼다면 그대로 우리의 자화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미국인들과 정부의 약속’을 믿고 한국으로 간 콜롬비아 청년들의 모습은 베트남으로 향했던 한국군 병사들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 한국전과 베트남전에서 자행된 민간인 학살, 어리석은 군사작전으로 인한 황당한 피해의 진실을 누군가 조사하거나 밝혀내면 그것을 국가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도전으로 간주하는 것도 흡사하다. 매년 여름이면 호국행사가 벌어지고 애국심을 강조하는 영화들이 흥행몰이를 하지만 그 풍경은 어딘가 공허하다. 개인의 기억과 목소리를 제거한 ‘자랑스러운 역사’에서 얻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순국선열과 참전한 외국 병사들의 희생은 당연히 기억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영웅을 만들고 증오를 양산하는 것은 희생자들을 위한 진정한 애도가 아니라 위정자들이 벌이는 안보 퍼포먼스에 불과하다.    


 부기) 매년 이른바 ‘국뽕’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올해는 <인천상륙작전>이 개봉했다. ‘국뽕’ 계열의 영화들에 내재된 화법은 이렇다. “지금 우리가 이정도로 살고 있는 것은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닥치고) 그들을 기억하고 조국을 자랑스러워하라.”

 

   여기에 딴지를 걸거나 감동하지 않는 자들은 애국심이 결여되었거나 ‘자랑스러운 조국’을 부정하는 자로 낙인찍힌다. 공중파 방송과 종편 방송에서는 ‘종북주의자’들과 ‘회의론자’들이 넘친다고 우려한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에게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줘야 한단다. 그런데 과연 그들이 홍보하는 것처럼 지금-여기의 대한민국은 수많은 선열들이 지켜낸 자랑스럽기만 국가인가. 온갖 부정(심지어 국방비까지 빼돌린다)을 자행하여 편법으로 재산을 축적하고 국민들을 개돼지로 여기는 자들이 말하는 ‘국가’와 군대를 다녀오고, 제대로 세금을 내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평범한 사람들이 말하는 ‘국가’는 과연 같은 공동체인가. 참고로 공식적인 역사를 신봉하는 자들이 좋아하는 ‘숫자’로 말하자면, 매년 자살하는 한국 젊은이의 숫자는 한국전에서 전사한 콜롬비아 병사들의 숫자보다 많다. 

 

2*****h 2016.08.07.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맘브루 - R.H.모레노 두란
"맘브루 - R.H.모레노 두란" 내용보기
'R.H.모레노 두란'은 '콜롬비아'출신의 작가분이신데요 '콜롬비아'하면 저에겐 '백년동안의 고독'의 작가이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로 알게 된 나라인데요 그전에는 '콜롬비아'란 나라에 대해 무관심했었죠...그냥 '남미'의 한나라정도?? 그런데,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콜롬비아'는 '한국전쟁' 당시 '참전국'중에 하나라는 사실... '한국전쟁'당시 전투
"맘브루 - R.H.모레노 두란" 내용보기

'R.H.모레노 두란'은 '콜롬비아'출신의 작가분이신데요

'콜롬비아'하면 저에겐

'백년동안의 고독'의 작가이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로 알게 된 나라인데요

그전에는 '콜롬비아'란 나라에 대해 무관심했었죠...그냥 '남미'의 한나라정도??


그런데,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콜롬비아'는 '한국전쟁' 당시 '참전국'중에 하나라는 사실...

'한국전쟁'당시 전투파견 16개국가, 의료파견 다섯국가가 왔었는데..

그중 천명의 군대를 한국에 보낸 나라가 바로 '콜롬비아'입니다.


소설의 시작은, '한국'을 방한하는 콜롬비아 대통령과

그리고 그를 수행하는 역사학자 '비나스코'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비나스코'는 '전쟁영웅'의 아들인데요

그의 아버지, '비나스코'중위는 36년전 한국전쟁 당시에 전사했고,

국가에서 '전쟁영웅'으로 대접을 받았습니다


어린시절 '비나스코'는 시체없는 아버지의 장례식을 기억하며

'비나스코'는 '콜롬비아'에 '기록'은 있지만, '기억'은 없는

'한국전쟁' 당시 이야기의 기록에 의심을 갖기 시작하고

'한국전쟁'에 대한 논문을 쓰게 됩니다..


그러나 '역사왜곡'이란 비판과 함께 그의 논문은 논쟁에 휩싸이게 되고..

진실을 알기위해 당시,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참전한 동료들을 찾아다닙니다.


우리나라는 현대사의 긴 시간을 '군사독재' 아래 보내야했습니다..

그런데, 세계사를 보면, 그런경우가 엄청 많고, 아직도 그런 나라들이 많습니다..


'콜롬비아' 역시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이기고, 식민지 상태를 벗어나지만...

'군사독재'의 탄압아래 놓이게 되는데요...

'한국전쟁' 당시에, '콜롬비아'는 말 그대로 '자유'가 없었고, '자유'라는 단어자체가 검열단어였는데요


그래서 '한국전쟁'당시 파병을 나가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자유'가 없는데, 왜 다른 나라의 '자유'를 찾아주기위해 먼 이국땅으로 전쟁에 나가야 하는지??


그들에게는 의미없는 전쟁이기에...

대부분의 징병된 군인들은 범죄에 연루되거나, 너무나 가난한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이

억지로 정부에 의해서 '한국'으로 보내지는데요...

그리고 먼 타국에서 그들은 고통속에서 죽어야 했고, 버림받아야 했지요


'비나스코'가 인터뷰한 '일곱 참전용사'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 각자의 사연은...

그들의 이야기로 통해...

한국전쟁 당시의 모습도 모습이지만..그들을 사지로 내몰았고

그리고 그들을 버렸던 정부의 모습도 볼수 있었는데요.


전쟁이 나면, 제일 고통받는것은 '서민'이지요

일은 자기들이 저질러놓고 말이지요...권력자들, 정치인들...그리고 제일 먼저 도망치고..ㅠㅠ

그런데 그 모습들이 우리나라만 그런게 아닌거 같아요...


전쟁에 보내져야 했던 '콜롬비아'의 젊은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왠지 '베트남전쟁'도 생각나고 말이지요..왠지 비슷해요...


'한국전쟁'이 주 무대고, '콜롬비아'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전쟁'의 모습이라고 해서

'전쟁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사실 '한국전쟁'의 모습으로 바라본,

당시 '콜롬비아'의 정치적인 혼란, 그리고 정부에 대한 폭력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런글을 쓸수 있었던 작가분의 용기도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구요....좋았어요

s*****o 2015.06.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