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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초록 물기가 오르는 시기이다. 진작부터 이른 아침 나무 가지치기와 잔디 깎는 기계소리로 밖은 한참이나 시끄러웠다. 이맘때쯤이면 거리는 겨울의 모습을 거둬내느라 분주하다. 연일 해도 안보이게 흐리고 우중충하지만 계획성있게 움직이고 끝을 볼 때까지 정리를 멈추지 않는 그들의 일손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보이는 곳까지 완벽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그리고 찾아오는 일상의 고요. 따사로운 봄바람처럼 내 볼을 쓰다듬는 고요는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속에 무심코 찾아와 흔연히 내 곁에서 나를 바라보게 하는 행복감이다. 홀로 마주하는 내 모습은 참으로 걸리적거릴 게 없다. 살면서 그런 시간들을 많이 만들어보려고 노력한다. 홀로 나를 대하는 시간이 없다면 삶 자체가 허무하고 부질없을 것 같아서이다.
낯선 세상이 두려워 기지개를 펴지도 못하고 드러누운 채 뒹굴면서 시간 잡아먹기에만 몰입하다가 그렇고 그런 부류들끼리 모여 노는 일명 놀자타임이 되면 부시시 일어나 천연덕스럽게 분장과 치장을 하고 나서는 알맹이없고 게으른 청춘들의 모습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면서 내 젊은 시절도 저렇게 안알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퍼득 드는게- 나이들면 서서히 알아가는 것들을 -그 전에 넘실거리던 무지와 나태가 현재의 나를 만들었겠구나하는 반성과 회한을 갖게 한다. 그렇다고 게으른 청춘에게 지당하고도 지순한 말씀들을 들려 줄라치면 어느새 간섭과 통제로 일관되기 일쑤인 말투가 잔소리로 전락하고 만다. 통렬하고도 쓰디쓴 아픔이다.
이렇게 답답한 나날을 밀어내기에 안간힘을 쓰는 일상이다보니 별 일을 다한다. 언뜻 보기에는 고고하지만 그 속엔 원시적 본능에 충실할려고 무던히도 노력하는 애처로움이 섞여있다. 원시적 본능이란 단순하게 생각하고 등근육이 땡길 정도로 바지런히 땀흘리고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것들의 먼지를 말끔하게 닦아내고 입 안의 먹거리를 줄이는 일들이다. 하다보니 적응이 되어가지만 그럭저럭 대충대충 하다보면 빼먹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내게 주어진 그 시간은 홀라당 사라지고 열심히 노력했던 그 이전의 시간마저 모조리 빠져 나가는 기분이다. 왜 그러한 기분이 들까. 모진 성격탓일까. 이는 한시도 헛투루 살면 안되는 시기가 온 걸 온몸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새파란 20대도 아니고 일상의 혼란을 겪어내야 하는 30대도 아니며 곧 있으면 50이 가까울 나이에 임박한 그럼에도 두려움 많고 무지하고 상처입기 쉬운 그런 사람이다. 이런 시기에 과연 내가 자기연민에만 빠져 자기합리화에만 몰두하고 자화자찬은 길고도 넘치게 하고 남에게 충고는 잘하면서 정작 자신은 실천도 못하는 그런 어이없는 인사로 지내야 하겠는가.
계절은 어김없이 제자리를 찾아온다. 북풍한파의 매서운 칼바람이 살갗을 베일 듯 불어도, 어느 저녁무렵 열어놓은 창문사이로 넘어드는 한 줄기 바람의 뜬끔없는 선선함을 이기질 못한다. 나그네의 두터운 외투를 벗긴 게 따사로운 햇님이듯 내 앞에 놓인 일상의 소소한 두려움도 설득이나 차원 높은 생각이 아니라 단순한 웃음과 묵묵한 고요가 치유해준다는 걸 깨달아가는 시기. 바로 내가 서 있는 시기이다. 내 생각의 틀을 없애고 답답한 내 속을 트이게 하고 일상의 실마리가 풀리는 말씀들을 옮겨 놓은 스님의 책을 드려다 본 하루였다. 모든 것은 변한다.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길... 입 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생각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 수도승처럼 살라는 말이 아니라 정신의 깨어있음을 한시도 잊지 말자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신비로움을, 살아가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함을 일깨우는 글이었다. 언제나 그랬듯 우리 시대 함께 했던 어른의 말씀을 잊어서는 안될 일이다. 그 분의 말씀은 잔소리가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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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그래왔듯 법정스님의 책은 빨리 읽지 못한다. 아니, 빨리 읽지 않는다. 바쁜 세상을 살아가면서 시간의 압박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유독 스님의 책을 천천히 읽는 것은 한 구절 한 구절에서 깊은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코 어렵지 않은 단어로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도달하기 어려운 깨달음까지 표현하시는 스님. 봄 여름 가을 겨울 자연과 벗삼아 살아가는 스님의 삶의 이야기는 일상에 지친 내게 시원한 청량감을 주곤 한다.
책을 구입한지 3년만에 읽기 시작한거라 부끄럽긴 하지만 난 계절별로 나뉘어 있는 스님의 글과 편지를 일부러 그 계절에 맞추어 읽었다. 그래서인지 더 실감이 나는 것 같다. 편지를 모아 놓은 부분을 읽을 때는 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스님께서 상황과 계절에 맞게 편지지나 엽서에 쓰신 것을 옮겨 놓았는데 그걸 원문 그대로 스캔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랬다면 좀 더 와닿았지 않았을까? 단순히 문단으로만 나뉜 편지글이라 약간의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스님께서 강조하신 수행자의 자세(내일을 생각하지 말고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야 한다,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기를), 침묵의 의미(나는 내 삶이 성에 차지 않을 때에 입을 다뭅니다.) 는 나로하여금 거듭거듭 반성하게 한다. [인상깊은구절] 지금 마주친 이 일이 현재의 나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라 생각하고, 하나하나 삶의 의미를 음미하듯 차근차근 헤쳐 나간다면 우리 인생에서 극복 못할 일은 없을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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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법정 스님이 입적했다는 소식에 근거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늘 그랬지만, 역시 법정 스님의 책은 천천히 음미해가면서 읽는 묘미가 있다.
'새로운 변화를 통해서 잠재된 나를 일깨워보고 싶다.인생은 어떤 목표나
완성이 아니고 끝없는 실험이요 시도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라는 표현처럼
분주하고 복잡한 일상에서 한발 물러나고 싶다.
초록물감이 번지는 봄, 이슥한 밤 쏙똑새 울어예는 여름, 바람결에 묻어오는
산사의 가을, 우리 모두를 뿌리로 돌아가게 하는 겨울. 네계절을 두루만끽할 수 있는
수상집인 이 책 하나로 이 무더운 여름을 쫓아버리는 것도 좋은 피서 방법이
아닐가 생각한다. |
|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퇴근하고 가끔은 친구들 만나고 하는게 고작인 똑같은 생활이다보니 계절이 다가오고 지나가는것에도 어느순간부터 무뎌졌다. 그러다 작년 겨울이던가?(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친구에게 책선물을 받았다. 물론 친구는 내게 읽고싶은 책을 물었고 난 이 책을 말했지만 말이다. 책속 엽서에 짤막한 편지를 적어서 선물해준 친구가 어찌나 고맙던지.. 앞에서 그러니깐 봄부터 읽었는데 봄을 다 읽구 여름을 읽으니깐 한겨울이라서 그런지 책맛이 안사는거다.. 그래서 겨울을 읽고 가을을 읽고 난 다음에 여름을 읽었는데 많이 아쉽워서.. 그래서 마음 먹었다. 봄이오면 봄을 읽고, 여름이 오면 여름을 읽자고.. 같은 시간속에서 자연은 쉼없이 변하고.. 바뀌는데 난 왜 항상 같은 자리, 같은 생각으로 살아가는지.. '산에는 꽃이피네'처럼 스님글을 묶은 책이라서 중복되는 부분도 있지만 스님글은 몇번을 읽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그 이유가 뭘까? 작은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모든것에 생명을 넣어주는 스님의 생활때문은 아닐까? 오늘같은날 스님은 어떤글을 쓰고 계실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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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비슷비슷한 반복이요 되풀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읽으며 우리 인생이 바로 춘하추동인것을 알았다. 법정스님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바로 인생과 자연의 조화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봄은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게 아니라 꽃이 피어나니 이 대지에 봄이 왔다고 할 것이다"라는 말처럼 우리는 누구에 의해 이세상에 왔는 지 모른다. 하지만 "일년 열두달,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중에서 무더운 여름철" 바로 고해의 바다인 세상에서 모든 어려움을 이기고, 맞은 가을은 "누구나 자기 그림자를 내려다보며 자신의 무게를 헤아리는 계절로" 그리고 모든것을 마친 우리 인생사에서 겨울은 "우리 모두를 뿌리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 시끄럽고 소란스럽던 날들을 잠재우고 침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절이다"
모든 것이 변하는 산사의 적막 속에서 영롱하지만 투박한 언어로 엮어낸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우리 인생에 있어 어떤 의미를 찾고, 자연의 조화와 질서 앞에서 실로 많을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는 지금 여름의 더위 속에서 살고 있다. 법정스님의 여름나기처럼 "더위 자체가 되어 일에 몰입하게 되면 더위가 미칠 수 없다"는 말처럼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가야 겠다. [인상깊은구절] "우리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순간마다 새롭게 태어남을 뜻한다. 이 새로운 탄생의 과정이 멎을 때 나태와 뇌쇠와 질병과 죽음이 찾아온다."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게 아니라 꽃이 피어나니 이 대지에 봄이 왔다고 할 것이다" "일년 열두달,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중에서 무더운 여름철" "누구나 자기 그림자를 내려다보며 자신의 무게를 헤아리는 계절로" "우리 모두를 뿌리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 시끄럽고 소란스럽던 날들을 잠재우고 침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절이다""더위 자체가 되어 일에 몰입하게 되면 더위가 미칠 수 없다" "보배를 찾을 수 있는 곳은 바로 그대가 서 있는 그 자리다.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기를" "모든 것은 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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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이 책을 접했는데.. 어느새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오고 있다.(여름 같은 날씨겠지...) 며칠전 다시 한번 훑어보면서 새삼스레 귓가에 와 닿는 말이 많았다. 어느 글을 접하든 법정스님의 글에선 청빈하고 소박하고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 생명의 신비,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자연에서의 배움으로 가득한 글과, 편지글은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도 하고 살포시 웃음을 짓게도 한다.
늘 번잡함 속에서 가지려는 욕심만이 커져가는데 나아가고 물러나고, 가진 것들을 있어야 할 제자리로 돌려 주며 보다 단순하고 간소하게 살고 싶다는 수행자로서의 말은 깨달음으로 안내한다. 어느덧 봄이 다 간듯 여름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에 다시 손에 잡힌 책을 읽으면서 나는 책 중간중간 끼워놓은 쪽지들을 발견했다. 글귀가 아름다워 그랬고, 내 맘과 같아 그랬나 보다. [인상깊은구절] 며칠 전 내린 눈으로 길이 끊어지는 바람에 한 사흘 사람 그림자 대하지 않고 순순하게 내 식대로 살았네. 산은 이래서 한겨울이 좋다네. -218- 보배를 찾을 수 있는 곳은 바로 그대가 서 있는 그 자리다.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기를 -219- 산중의 가을은 차가운 개울물이 흐르는 골짜기로부터 물들기 시작한다. 어느새 벼랑 위에도 단풍이 들었다. 저 골자기와 벼랑 위에 진달래가 핀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을이 물들고 있다. 철다라 옷을 갈아입는 산천의 경계를 지켜보면서 인간의 지혜도 자연으로부터 배울 바가 크겠다는 생각을 했다. -121- |
| "보배를 찾을 수 있는 곳은 바로 그대가 서 있는 그 자리다.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기를..." 이책의 가장 마지막 장에 있는 글이다. 법정스님의 이 말씀만큼 이 책의 느낌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싶어 다시 되뇌어본다. 되지 않은 일에 속상해하고,맘 같지않음 성을 내고...늘 더 나은것,더 높은곳만 바라보고 아쉬워하며, 잡히지 않는 것을 잡으려 부득불 우기며 살아왔던 나인지라 그렇게 끊임없이 달려가던 내게 이 책은 조금 쉬어갈수있는 틈을 마련해준거 같다. 정말 사소한것-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생각하고 치부해버릴 일상들을 법정 스님은 소중하게 지키시고 어루만지고 계셨다. 길가의 들꽃 하나,뒷곁의 후박나무에도...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듣는 일조차도 그렇게 많은 의미가 있는데,너무나 무심히 살아왔던건 아닌가....이미 가진것,주변의 것들은 보지 못하고말이다. 아마 대부분의 이 책을 읽는 분들은 흥미를 느끼지못할지도 모르겠다.그런데 난 이 책이,법정 스님의 일상이 참 재미있었다. 마치,산사의 겨울철에 묻치시어,한밤에 너무도 밝은 달빛을 보고자,하얀눈을 밟고 서 계시는 스님의 모습이 떠올라서는....마음이 무척 한가로워진다. |
| 도시의 매연들을 들이마시며 천식에 고생하면서 산에 대한 자연에 대한 사랑과 동경은 커져가면서도 정작 도시를 떠나지 못한다. 초록색이 낯설어 지는 현대인들의 눈과 가슴에 법정 스님이 보고 계시는 자연이 그대로 아름답게 들어 올까 걱정된다. 하지만 스님은 이렇게 말하시지 않을까 너의 마음이 더 티없이 깨끗한데 왜 모르니 라고. 이책은 한마디로 놀라움이였다. 어떻게 이런 묘사를 할 수 있었을까부터 시작해서 너무 아름답고 정겨운 산이 산짐승이 모두다 놀랍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속에서만 살 수 는 없지만 그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시고 또 생각하게 해주시는 법정스님의 수필이 감사하다.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의 마음으로 살아갈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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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누군가와 이런 내 이야기를 서스름 없이 주고 받을 수 있다면.... 살아가는 내내 나를 일깨우고, 나를 만들고, 나를 느끼고,,,
"봄"
나도 이런 봄을 느끼고 있을까 이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어스름 짙어진 저녁에 동네 한바퀴를 걷기 시작했다.. 아직 2월이라 저녁공기는 찬바람을 머금고 있다. 그런데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게 봄의 시작일까. 00. 2.20
"여름"
장대비 같은 소나기가 지난 후 쨍쨍한 햇살이 드리는 공간. 그건 한참거리는 모습이다. 비오는 시간의 외로움, 괜한 고민들..지루함.. 이런게 내 친구들이였다니,, 이번 여름은 혼자라도 좋을것 같다..친구가 있으니.. 00. 2.26
"가을"
가을은 뻘건 노을이 하루가 지남을 아쉬워하듯 더딘 사색을 하게 했다.. 내 유리창 밖 가로등 풍경에 지금의 나를 느끼듯 스님은 오두막 그 조그만 방 밖같풍경에서 스님을 느끼시나 보다. 나는 어떤 향기를 지니고 있을까? "꽃은 필때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질 때도 아름다워야 한다. "너무 아름다운 말인것 같다.. 몇일 동안이나 날깨우는 정말이지 아름다운 구절이다..00. 3.12
"겨울"
겨울은 한편의 여백이다. 하지만 그 여백의 여유를 위해 우리는 땀을 흘린다.. 오두막에 군불을 아침,저녁으로 지피듯이... 하얗게 쌓인 눈길을 듬성듬성 걸을때 푸드득 푸드득 거리는 소리가 그립다..00.3.15 봄,여름,가을,겨울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누구를 원망하지도, 더 위해주지도 않고,,
이 봄.. 오늘처럼 단비가 내리는 촉촉함을 이 한권의 책과 함께 했다.. 잔잔함이 묻어있는 한 구절 한 구절에 더디게 읽어간 내 눈동자가 마냥 이뻐 보이고,, 내 영혼은 그저 맑은 느낌이다..
00. 3. 16(금) 비 [인상깊은구절] 세상에 언혀사는 우리들도 저마다 하나의 섬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광대무변한 이 우주 공간에 침묵처럼 떠 있는 섬. 물론 섬은 그 뿌리를 지구라는 한 대지에 내리고 있지만, 저마다 홀로 외롭게 떠 있다. 그래서 때로는 시장기 같은 자신의 무게를 안으로 헤아린다. 우리들이 지나온 허구한 그 세월 속에서 과연 내 목의 삶을 제대로 챙겨왔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계절이 또한 가을이다. 저녁노을 앞에 설 때마다 우리들 삶의 끝도 그처럼 담담하고 그억할 수 있을까 묻고 싶어진다. 온갖 집착에서 벗어나 꽃이 피었던 그 가지에서 무너져 내리듯이, 삶의 가지에서 미련없이 떠나 대지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
| 내가 사는 곳은 가을이 한창이다. 풍성한 들녁을 배경으로 은빛억새가 바람결에 맞춰 춤을 춘다. slow-slow quick-quick. 짧아서 좋은걸까? 사람들은 가을을 즐긴다. 사색으로 독서로 혹은 사랑으로. 나는 이 감빛 고운 계절에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산문집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시 읽어 보려 한다. 책을 타고 흐르는 선율은 비발디의 사계에 못지않다. 온갖 새소리 벌레소리 나무소리에 귀 기울이며 인간은 자연속에서 비로서 순수해 질 수 있음을 그래서 가장 맑아질 수 있음을. 우리 모두 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힘든 메세지들을 전하려 한다. 초록물감이 번지는 봄, 이슥한 밤 쏙똑새 울어예는 여름, 바람결에 묻어오는 산사의 가을, 우리 모두를 뿌리로 돌아가게 하는 겨울. 네계절을 두루만끽할 수 있는 명상집이다. 번잡한 일상에 젖어 사는 요즈막의 우리들. 지구 반대편에선 전쟁이 일고 경제는 하루를 가늠키 어려운 절박함 속에서 이책은 큰숨 한번 쉰 듯 시원스레 가슴을 쓸어준다. 괜찮을거라고... 그럴거라고... 2001년 만추의 계절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