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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함속에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인생을 다시한번 생각하게하는
뭔가를 던져주는 책이군여 정겨운사투리에 맛깔나는 음식이 생각나게하는,,그리고
막걸리 그리고 젓갈,,인간냄새가 풀풀나는 글과 표현이 인상깊구여 가방끈이
이 사회를 살아가는게 그토록 절실하지만은 않다는걸 다시금 느끼게 해줍니다
때묻지 않은 모항 주민들의 삶을 우리들 의 때묻고 바쁘고 자기생각밖에 안하는
현대인들의 삶과 대조시켜가면서 리뷰해볼만한 가치가 느껴지는책이라고
보여집니다 예전에 한번 냈던책을 다시금 맛갈스럽게 보여준점도 인상적이고 중학교이후로 밭을갈며 살아온 농부의인생이지만 전라도의 사투리와 음식을 상상하면서 군침이 넘어가는 그러한 책같습니다 [인상깊은구절] 이 무렵은 보통 산의 풋나무를 해다가 불을 땐다. 잘 영근 풋나무 이파리가 타닥거리며 타는 냄새도 좋은데 집집마다 풍겨나와서 고샅(골목)을 진동하는 점심 무렵의 고구마 찌는 냄새가 어울리면 무엇이라 표현할 도리가 없다. 이 냄새를 빼고는 가을을 말할 수가 없다 |
| 우리 아버지는 겨울이면 늘 짚을 손에 들고 계셨다. 짚으로 새끼를 꼬시던가 잘 추스린 짚으로는 멍석도 만드시고 삼태기도 삼으시고 뚜껑 있는 동그란 바구니도 만드셨다. 일종의 짚공예인 셈이다. 시골 사신다고 모두들 이렇게 솜씨가 좋은 건 아니었나 보다. 어찌된게 우리집에는 한가지도 남아 있는게 없는데 다른 집에는 아버지가 만드신 바구니가 아직도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게 있다고 한다. 눈이 많이 쌓인 겨울날 아침이면 아버지는 아침 일찍 강가에 나가 얼어죽은 기러기를 주워 오시거나 뒷동산에서 꿩이나 산비둘기 얼어죽은 것을 가져오시곤 했다. 엄마는 무 채 굵게 썰고 고춧가루 숭숭 넣어 얼큰하게 고깃국을 끓여내어 추운 겨울날 아침을 든든하게 해 주셨다. 나는 스무살이 되기까지 육식을 거의 안했기 때문에 기름기 하나없는 살고기덩이 하나를 질근 씹어먹었을 뿐인데도 그 쫀득함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발달린 것은 안먹었으나 생선은 어릴적부터 회로도 먹을 정도로 좋아했다. 영산강 지류인 우리 마을은 갯벌이 눈앞이었고 아버지는 아주 조그마한 배를 친구분과 함께 공동소유하고 계셨다. 그래서인지 어릴적부터 다양한 종류의 바닷고기를 먹었는데 갓잡아서 살이 통통하게 오른 석화(굴)를 끌 같은 걸로 툭 벌려 내 입에 넣어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버지는 내가 열네살이고 당신 연세 쉬흔 생신을 세지 못하고 암으로 돌아가셨다. 엄마 나이 마흔넷의 일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늘 외양간에서 반짝반짝 노랗게 윤기나던 커다란 암소도 팔아야 했다. 항상 어미소를 키웠고 그 소가 송아지를 낳으면 팔고, 어미소도 늙으면 팔고 대신 송아지보다 조금 더 큰 암컷 소를 사다 키웠는데 소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이전에도 가난한 살림이었지만) 우리가 아주 많이 가난해진 것 같아 눈물을 흘렸던 기억도 난다. 지금 그 넓던 갯벌은 농토로 변해서 조개, 갖가지 바다고기, 그 유명짜한 세발낚지 대신 팔아먹기도 힘들어진 쌀만을 생산해 내고 있다. 지은이 박형진님은 나보다 열한살이 많고 나처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고(그때는 다들 가난했겠지만) 바다가 가까이 있었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까맣게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다시 생각나고... 읽다가 아버지 생각이 나 눈물이 났다. 물론 눈물나는 기억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훨씬 많다. 어찌나 푸근하고 정답고 우습던지 일단 읽기 시작하면 아껴 읽으려 해도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아주 천천히 읽었다. 특히 침이 꼴까닥 넘어가게 맛나 보이는 음식이야기는 투박하게 그려지는데도 정말 그렇게 한번 먹어 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 마흔이 내일 모레인데 배추김치를 담아본게 달랑 세번이다. 그것도 제 맛을 못내서 김치찌개용으로 거의 다 쓰였다. 엄마가 늘 택배로 붙여 주시던가 서울에 있을 땐 언니들한테 갖다 먹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종의 막내근성이다. 오늘도 엄마는 청국장 만드신다고 콩을 불려 큰솥 가득 콩을 삶아 놓고 계신다. 엿지름도 기르신다. 물론 된장, 고추장도 해년마다 담그신다. 볼 때마다 보통 일이 아니구나 싶어 한번도 내 손으로 해 볼 염두가 안난다. 그만큼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간다. 이 책을 읽으니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배워 내 손으로 만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 기존 관념이나 편견을 바꾸게 하는 책, 책을 읽고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책은 좋은 책이다. 물론 읽고 나서 한번 더 읽고 싶다거나 틈틈이 읽어도 참 좋겠다 싶은 책도 당연 좋은 책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가을이야기로 시작한다. 지금 읽기에 더없이 좋은, 그러나 아무때고 읽어도 당연히 좋을, 그런 글이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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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보니 이책 저자인 박형진님이 참 맑고 순수해짐이 느껴진다..
특별하게 놀라움을 주거나 새로운것도 아닌데..왜 이리 내자신을 반성하게 만드는지ㅠㅠ
늘 바쁘다!바뻐!를 외치며
뭐든 빨리 해치워야 직성이 풀리는 메마른 나에게
이 책은 가뭄에 단비처럼 신선한 에너지를 마구 생기게 해주는듯 하다
책을 읽는 내내
아~참 이랬지!!
그래,그래 맞아 맞아~ 맞장구를 치며,
어른이 되어 잠시 잊고 지냈던 어린시절의 아련한 추억들이
종소리 처럼 마음속에 따뜻하게 울려 퍼진다.
읽을맛이 나는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점심무렵의 고구마찌는 냄새......이냄새를 빼고는 가을을 말할수가 없다 세상에 고구마만 많이 있어도 부자로 생각이 들던때의 일이다 |
| 책제목이 왠지 고향을 생각나게 한다. 변산반도하면 전라도이구, 쭈꾸미 하면 우리동네에서 봄 가을에 나오는 오징어사촌이다. 내가 살던 고향은 전라남도에서도 알아주는 오지이다. 옛날말로 귀양살이 오는 곳이 제일 오지아닌가? 우리동네도 옛적에 귀양살이 많이왔다고 하더라. 강진도 다산 정약용의 귀양살이 하던곳이 아닌가? 나의 고향은 대한민국의 땅끝인 해남과 남도일번지인 강진과 녹차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나는 보성사이에 있다. 요즈음도 고향가기가 전라도에서 손꼽아 힘들다. 손님이 없다고 차를 줄어버려서 배차시간이 엄청 길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점점 가기 힘든 우리 고향이 생각이 났다. 시골에 살면서 느낀 평범한 모습과 자식 키우면서 자기대와 자식대의 변한 사소한 모습 이야기들이 왜 그렇게 나의 가슴을 지그시 아리면서 저릴까요? 저번주에 작가님의 글속에 녹아내린 토속적인 사투리와 음식이 그리워 시골에 계신 부모님 댁에 갔어요. 엄마옆에서 하루종일 있으면서 이야기하고 음식 해드리고 저녁에는 안마도 해드리고 헸더니 엄마가 니가 왠일이니 하면서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시더라구요 . 너무 커버린 저의 빈자리가 선생님의 책으로 오랜만에 절 효녀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
| 오늘 저녁엔 김장김치로 볶음밥을 해서 후라이팬채 식탁위에 올려놓고 둘이 퍼먹었다. 결코 적은 양이 아니었다고 파란장미가 몇차례 이야기하지만 나는 내내 뱃속이 허해서 이것저것 자꾸만 집안을 뒤졌다. 한손에 책을 들고서. 글속에 나오는 그야말로 시골스러운 음식들 얘기는 요즘 아이들에게 주면 아마 입도 안대고 아니, 손에 잡지도않고 눈으로 거들떠도 안보겠지만 나에게는 자꾸만 허기지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서해바다를 끼고있는 이곳에 와서 내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푸짐한 해물들을 만나는 기쁨이 있어서였다. 그 중에서도 최고가 쭈꾸미였는데 작년에 한번 대부도 끝자락에 가서 먹어본 뒤로는 몇차례나 찾아갔었고 올해도 지금쯤은 쭈꾸미가 제철인데를 노래부르다 얼마전에 가서 기어이 그 맛을 음미하고 왔는데 이 책으로 말하면 제목부터 쭈꾸미 통신이다. 이미 다른 사람들의 리뷰로 얼마만큼 각오는 하고 읽었지만 오늘 저녁 먹고 읽기 시작해서 한시도 손에 안놓고 앉은 자리에서 후딱 읽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너무 배가 고프다. 이 책에 나오는 먹거리들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바닷가나 아주 깊숙한 시골에서 살지않았지만 너무나 정겨운 것이었다. 지금은 거의 먹어볼 기회가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니 아쉬움이 극을 달한다. 그래도 한번쯤 경험해본 바가 있거나 친정엄마에게 들어본 적이 있는 것들이어서 꼴깍꼴깍 침을 삼키며 읽어야했다. 뭐 그런다고해서 모든 이야기가 먹는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닌데 그 이야기 끝에는 요즘 무너져가는 농촌과 어촌의 세태를 꼬집어내는 한마디씩이 들어있어서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제는 만나볼 수 없는 민속놀이들, 민속놀이라고 해야 맞는 얘기일지 모르겠으나 거창하지않아도 어울려사는 공동체안에서 이루어지는 생활이야기가 마음을 알싸하게 만드는 것이다.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몇년을 사는 요즘 시대에 이웃과 어우러지지않으면 결코 살 수 없는 생활 이야기들이 겪어보지못했어도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발문에 윤구병님의 글이 있어서 시작부터 기대가 부풀었었다. 변산공동체 이야기와 그분의 글들로 언젠가는 그곳엘 꼭 한번 가보고싶고 가능하기만 하다면 그곳에 살고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어서인데 그분 말씀이 저자 박형진은 어느모로 보나 당신보다 한길 아래여야하는데 글맛에 있어서만큼은 손을 든다는 얘기니 어찌 긴장하지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10년 넘게 고향에서 돌아와 농사짓고 농촌을 가꾸며 살아가며 공동체생활을 하는 그가 이런 책을 쓰는 이유가 혹시 잊혀져가는 우리네 진짜 음식과 사람사는 이야기들을 남겨놓아야된다는 사명감에 있지않을까 나 혼자서 짐작해본다. 물론 여러가지로 불편하고 사리에 맞지않는 점이 있더라도 되돌아갈 수 있다면 그래야만 보존할 수 있다면 그 일에 한 몫을 하고싶다. 가령 불때는 아궁이에서 하는 밥에 쪄야만 참맛을 만들어주는 가지나물같은 거 말이다. 된장, 비지 들에 이르르면 더 말할나위가 없다. 한가족끼리만 해결 할 수 없는 모둠일이나 하물며 지금같은 핵가족시대에선 엄두도 못낼 여러가지 일들을 동네 식구가 모여서 함께하는 일이나 그 일 시작과 중간에 끝에 내는 음식들이나 돈주고 수퍼에서 간단히 사들고 오는 재배되고 저장된 식품이 아닌 철따라 그때그때 거둘 수 있는 먹거리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될지를 다시 밝혀주는 등불이 아닌가싶다. |
| 주말동안 '변산바다 쭈꾸미 통신'을 읽었다. 산문집은 오랫만에 읽어보는데 윤구병선생님의 발문으로 시작하여 책의 내용은 뭐라 말할 수 없이 징하다. 변산에서 농사짓고 고기잡으며 사는 얘기를 어찌나 선명하게 써대는지 혀를 내두르게 한다. 내용들이 살아 숨쉬며 나를 빨아들여 글 속에 들어가 같이 울고 웃게 하는데 내게는 그 신명이 벅차서 숨을 헐떡이고 도망가고 싶어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이런 책은 허접이 뭔지 보여주는 도시 곳곳에 만들어 놓은 농촌생활박물관에 들어갈 돈을 몰아 주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살아있는 농촌생활 교본이다. 노인양반들이 뭣해먹고 어떻게 살았는지 심하다 싶게 감춤없이 풀어내서, 비록 농촌은 살곳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는 하지만 참 아껴주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특이하게 바닷가에서 농사짓고 사는 아저씨의 음식얘기가 절반을 넘게차지하는데 그 음식들이 패밀리 레스토랑의 **스테이크보다 내게는 한 열배쯤 끌린다. 기름기 줄줄 흐르는 고기덩어리보다 군둥내 나는 싱건지가 내 입맛에 맞다는 것도 어찌보면 복이다. 고구마, 싱건지, 물매기, 호박범벅, 왱병에 담는 초... 뭐 이런 얘기들이 그렇게 좋을 수 없는 것이 나도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음식말고 그런 정성스런 음식을 가족에게 해먹이고 싶은 마음이 들게한다. (신랑.. 비웃지 말어.. 진짜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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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 사람이며 시인이자, 농사꾼...작가의 독특한 이력과 윤구병 씨의 발문부터 시선을 끌었다. 변산반도에 살면서 시를 짓고 땅을 일구며 땀 흘리며 사는 사람의 삶에서 땀냄새 나는 삶의 활기와 건강함, 땅의 진정성 같은 뭔가 거창한 것을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기쁨이나 성취감 없는 책임감에 지쳐 가고 있는 내 사회생활과 좀처럼 하루에 단 몇 분도 머리를 비우고 뒹굴뒹굴 여유를 즐길 수 없는 내 사생활의 고단함이 이 책을 펼치게 했다.
이 책에는 농사꾼의 값진 노동뿐만 아니라 "꼴까닥 침넘어가는 고향이야기" 또한 정겹게 펼쳐지고 있어 고향이라고 부를 것 없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도 간접적이나 아련한 추억에 빠져들게 하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했다.
땅 일구고, 고기 잡고, 토끼 쫓고, 나무 지고 하는 이야기에서는 낙엽 태우는 냄새가 난다. 싫지 않은 연기 냄새와 훈기... 고구마 찌던 냄새로부터 시작되던 추석과 가을, 갓 잡은 생선들, 얼린 고구마 깎아먹는 맛, 배추와 무우짠지며 갓김치, 파김치 담는 풍경 등 먹을 거리에 담긴 추억이 풍성하다.
담배 침을 발라가며 등을 긁어 주던 어른들, 재주가 많았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 바느질 감을 잠에서 깬 아들에게 폭 덮어 주며 옷을 짓던 어머니, 기억 속에서 여전히 코흘리개 어린아이들인 형제들, 작가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떠들썩하게 때로는 눈물겹게, 따스하게 술술 풀려 나온다. 작가가 어린 시절 어머니의 마실길을 따라다니며 들었다는 옛이야기 한 토막, 한 토막은 짧지만 옛사람들의 지혜와 웃음이 명쾌하게 드러나 있어 또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가을, 겨울에 비해 봄과 여름 이야기의 비중이 적어서 아쉽기도 했지만 사라져가는 고향 풍경과 정 많은 사람들 이야기, 맛깔스러운 음식 이야기를 더욱 맛나는 글솜씨로 엮어 낸 푸근한 책 한권을 평화롭게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책 읽기였다. [인상깊은구절] 멸치 뒤를 쫓아오는 것 중에 특히 갈치는 뺄 수가 없다. 애들 손바닥 같은 풀치야 갈치라고 할 수 없으나 그도 많이 잡히면 풀치젓을 몇 동이씩 담그던지(이 풀지 젓은 한 일 년 삼삼하게 익혀서, 먹으려고 꺼내 놓으면 방 안에 고릿한 냄새로 꽉 차버려야 제대로 된 것이라고 쳐줬다) 엮거리를 여끼만 배에서 평생 그물을 당기는 뱃사람들의 그 두툼한 손바닥 같은 갈치는(갈치의 크기는 어른들 손가락 세 개 넓이냐 네 개 넓이냐로 따졌다) 하얗게 번뜩이는 비늘을 대충 긁어 버리고 밭에서 막 따온 서리 호박과 함께 얼큰하게 지져 놓으면 그 쌈박한 맛은 무엇과도 견줄 수가 없다. |
| 변산바다 쭈꾸미 통신은 작가가 붙인 부제 그대로 ‘꼴까닥 침 넘어가는 고향 이야기’이다. 타향 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하여 주석이 필요한 사투리들을 정겹게 써 가면서, 고향에서 시작하여 가을, 겨울, 봄, 여름의 사계절로 나누어 먹을거리와 관련된 세상 사는 이야기들을 소개해 놓고 있다. 가난이 힘이라는 추천사의 제목처럼 가난을 즐기며 사는 작가의 모습은, 한 세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낯설음과 동시에, 겪어보지 않았지만 왠지 많이 본 듯한 아련함을 안겨주었다. 그것은 내가 30대 중반으로, 아직까지는 예전의 시골을 기억하는 거의 마지막 세대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20대 이하로는 아무리 이야기를 해 줘도 이런 아련함보다는 낯설음과 궁상을 느끼기가 쉬울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인생 내력이 독특해서 놀랐고 두 번째는 아이들의 이름 (푸짐이, 꽃님이, 아루, 보리)들이 특이해서 놀랐으며, 본문의 내용과는 분위기가 판이한 작가 서문에서 마지막으로 놀랐다. 본문에서는 여러 가지 계절의 별미들 (그렇게 비싸지 않지만 요즘처럼 사시사철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계절에 특화된 것들)을 주구장창 소개함으로써, 내 위를 자극하여 위산 과다에 시달리게 했으며 밤늦은 간식을 찾아먹게 하였다. 그렇지만 가끔 가다 횟배앓이나 돼지 불알 까는 이야기, 이 잡는 이야기, 무장아 똥덩이 이야기 등을 통해 식욕을 싸악 죽이고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강약의 묘미도 느낄 수 있었다. 고구마는 누구나 겨울마다 먹지만 작가가 설명하는 것처럼 ‘고구마 엿물이 쫀독하니 늘어붙은’ 고구마는 먹어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음식을 먹는 미각에 중심을 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과 같이 먹는 사람들의 분위기 등에서 작가의 관심과 애정, 능청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고 그 능청에 흔연히 녹아들어 재미있는 한 해를 느껴볼 수 있었다. 누구나 돌아갈 수 있는 고향과 같은 이야기를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
| 농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자살, 분신, 게다가 생존을 위해 시위하던 농민이 살인적인 진압으로 사망하는 일도 일어났다. 살려는 의지마저도 살해당하는 세상이라니… 절망적이다. 세상 많이 변했다. 먹을 것을 생산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고, 먹을 것이 귀했고, 먹을 것에 인간미가 스멀거리며 묻어날 수 있었던 시대가 이젠 머나먼 과거가 되어버렸다. 과거, 그것은 잊혀져야만 하는 불운한 운명을 안고 태어나는 것… 현재는 비만을 고민해야 하고, 흙 묻은 손은 가난하거나 못 배우거나 하찮다. 1차 산업은 구시대의 산물로서 천대를 감내하며 ‘첨단의 IT 산업시대’를 살아내야 한다. 이 가혹한 세상은 적응 아니면 죽음을!!! 외친다. 어찌 반도체, 휴대폰, LCD, 자동차 수출국가가 쌀이나 생산하랴 이러면서 ‘1차 산업 고사시키기 작전’을 지난 10여년간 펼쳐 농민들을 빚쟁이로 만들어놓고, 그것도 모자라서 ‘노련한 농업 근로자’들을 도시의 가난한 노동자 계급으로 전락시키려고 한다. 농민은 IT산업의 장애이고, 시골은 개척의 대상이고, 농지는 부동산 산업에 편입되어야 하는 돈 덩어리일 것이다. 구조조정 좋아라하고, 경쟁 좋아라하고, 자본 좋아라하는 자들에게는 말이지… 요즘에 어울리지 않게 이 책에서는 구수한 된장 냄새가 난다. 아니 푹 익은 청국장이다. 탁탁거리며 타는 장작 냄새도 난다. 시골 노인들의 주름진 손마디가 느껴지고, 바닷바람에 실려오는 만선의 노랫가락이 들린다. 계절은 바뀌고, 그 때마다 먹을 것은 소박하지만, 웬지 풍요롭고 따스한 일상들. 인간적인 관계들 속에서 피어 오르는 깊은 맛, 깊은 향은 잊혀질 수 없는 것들인데… 아련하다. 이 아련함은 아마도 앞으로는 못 느낄 것이라는 선언에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내 한입만 도’라고 말하고 싶은 구절마다 우리 모두의 고향이 서려있다. 귀에서 종소리가 날만큼 저자의 입담의 힘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고이는 침을 주체할 수 없게 한다. 시골 맛이 아니라, 이게 진국이여… 글만으로도 인간을 자극하고, 상상하게 한다. 그리고 그것의 갈증을 불러온다. 사람들, 풍습, 전통, 요리법, 맛, 향, 놀이가 어우러지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그러나 사투리가 어렵게 느껴지고, 경험해 보지 못한 풍경에 낯설어 할지도 모르겠다. 낯선 그곳, 그것들, 그 사람들을 담아낸 이 책은 풍요의 계절, 가을부터 시작하여 고된 겨울과 봄을 이겨내고, 희망을 키우는 여름으로 끝을 낸다. 가을이 다시 올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부황에 죽어간 사람들, 도시로 떠나 소식도 없이 어렵게 살다 간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애잔하게 밤공기를 가른다. 누군가의 영원한 가을을 위해, 우리는 오랜 겨울을 이겨내야만 할지도 모르겠다.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길고도 혹독한 겨울을… |
| 에잇~! 이런 몹쓸 책! 배가 찢어지게 밥을 먹은 후나 식욕이 당췌 없어 피들 피들 말라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냉장고 꽤나 괴롭힐 것이다. 나는 작가와 나이 차이가 한 두 살이 아니건만, 이렇게 공감이 가는 것은 바로 '맛있는 음식'이라는 단어가 '어머니'라는 단어와 따라다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작가의 유년과 나의 유년을 비교해 보기도 하고 때론 우리집 풍경과 비교도 해 보고 어떤 음식일까 상상도 해보고 내 어린 시절 다른 이야기도 그려보고... 된장국 얘기가 나오니 어릴 적 먹었던 자잘한 서리 호박을 찧어넣고(칼로 썰면 안된다.) 호박잎 부숴넣은 된장국이 생각났고, 죽 이야기가 나오니 저녁에 먹고 남은 것을 새벽에 화장실 갔다오다 생각나 국자로 떠 먹었던, 식었어도 맛났던 아욱죽이 그리웠다. 식초이야기가 나오자 할머니의 초 항아리가 어렵풋 떠올랐고, 잘 띄운 비지찌개 이야길 하니 돼지뼈에 시래기 넣고 허옇게 끓이던 이북식 콩비지가 생각나 침을 한 바가지쯤 삼키게 했다. 마리에띠가 이 책을 읽으며 냉장고며 괴롭히고 내가 저녁 준비를 하는 동안에도 들락거려 방에 들어가라고 냅다 소리질렀던게 미안하기도 했다. 나 또한 괜히 냉장고를 귀찮게 해 댔으니 냉장고가 귀찮아 죽을 목숨이 없었던게 다행이다. 아쉽다면 신체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가 노골적이어서 그 부분을 읽으면서는 많이 언짢았다. 뭐, 어려서 철 없을 때의 일이긴 해도 새삼 그 이야기를 끄집어 내지 않았어도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먹거리 이야기 뿐 아니라 과거 순박한 농어촌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어 고증자료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어 뵌다. 행복이라는게 살기 편해진 것과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말로 요약되어지는 마중글로 시작되지만. 혹시 작가는 옛 먹거리와 관련된 자료들도 남겨 보고파서 이 글을 쓴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했다. 구수한 남도 사투리가 푸짐한데, 때론 쉽게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꼼꼼한 주석이 있어 아주 구수하게 읽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