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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의 자존감을 길러주겠다는 노력은 시민적 자존감을 지켜줄 수 있는 사회 없이는 무효하다. 아무리 자식이어도 그는 내가 아닌지라 그가 어떤 선택을 하고 무엇을 좇을지 부모는 알지 못한다. 자식의 미래를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부모, 결국 모든 부모가 지금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바로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27p, 자존감이라는 무기 * 아이를 위해 극성을 부릴 정도의 탐욕을 갈망했던 시절이 있다. 내가 사교육 서비스업 종사자였기 때문이다. 다른 업종보다는 덜 굴욕적인 ‘선생님’이라는 호칭 외에는 상처뿐인 영광도 아닌, 영광에 한참 못 미치는 상처였다. 내 어머니가 좋은 어른이었던 아동기는 지나간지 오래였고, 속칭 대기업이나 전문직을 추구하기에는 나를 욱여넣고자 하는 노력이나 아비투스가 부족한 삽십대였다. 어쩌다보니 ‘육아맘’이 되어 자식이 더 멀리 가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려온 엄마에게 차마 털어놓을 수 없는 굴욕적인 사건들이 쌓여갔다. 이것들은 가끔 아주 험한 방식으로 터져버린다. 켜켜이 쌓인 오랜 원망과 좌절감 아래에서 사랑은 질식했다. 하지만 그 시절이 있었기에 엄마들의 탐욕도 이해는 간다. 바로 그 탐욕을 사교육 같은 곳에 부리지 않았던 어머니가 있었기에 나는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었다. 육아서를 탐독하고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을 해도 아이가 다 크기 전에는 실제로 아이를 키워내는 일의 고된 보람을 알기 어렵다. 엄마가 자기를 키우는 페이스를 자식은 모른다. 자식은 자기의 일을 할 뿐이다.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을 못하게 할 방법은 없다. 사춘기라면 ’하고 싶지만 어른들은 모르게 해야 할‘일의 목록이 날마다 늘어난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아이는 십대가 되고, 성년이 된다. 성년 이전에 ’다 알 것 같던‘ 어른들의 세계를 성년이 되어 다시 배우고, 진짜 사회인이 되어 또 다시 배운다. 내 아이를 키우지 않았기 때문에 보이는 것들이 있다. 좋은 배우자가 되려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좋은 부모가 되려면 좋은 어른이 되어야 한다. 탐욕이 내 아이의 이기심으로 수렴되지 않으려면 탐욕의 스케일을 키워야 한다. 같은 반 여학생을 때리는 남자아이를 죽도록 패주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엄마는 그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주자고 했다. 어린 내가 봐도 때리고 맞는 부모를 보고 자랐을 그 아이는 내 카드를 받고 나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순해졌다. 내가 묶어준 희동이 머리를 하고 집에 가는 길에 우리 엄마를 만난 그 친구가 좋은 어른으로 성장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모르고 엉뚱한 곳에 분노를 표출하는 아이들은 경제적 형편을 떠나 각자의 문제로 바빠서 돌봄에 소홀하고 감정 표현에 서툰 어른들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내 자식이 이기는 게 다가 아니다. 내가 좋은 어른이 되어야 내 자식이 좋은 어른이 되고, 좋은 어른을 만나지 못한 아이들에게도 기회가 생긴다. 승부욕과 학업성취도가 남다른 아이에게 오직 승리만을 강조했다면 그 아이는 실패와 인내를 배우지 못했을 것이고 아주 좌절했거나 세상을 나쁜 쪽으로 바꾸고 있었을 것이다. * 메리 커샛은 평생 결혼하지 않았고 아이도 낳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와 엄마를 그렇게 환상적으로 그린 줄 알았다. 그러나 시각장애인 친구 덕에 더 꼼꼼히 그림을 보게 된 가와우치 아리오처럼 그의 작품에 주의를 기울이면 엄마의 얼굴에 맺힌 미묘한 긴장을 발견할 수 있다. 초상이 아니라 스틸컷에 가까운 그의 작품 속 엄마들은 아이를 씻기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며 노를 저어 보트를 움직인다.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작게 한숨을 쉬는 것 같기도 하다. 지극히 현실적이다. 실은 부모가 된다는 건 무언가를 하기보다 무언가를 참는 일이다. -138p, 누가 금쪽이를 만드는가 * 가족 내부에서 가족 이기주의를 벗어나고자 하는 이야기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막장 드라마에 열광하는 현생의 결혼이 불합리함을 너무 일찍 알았기에 기혼자 중심의 육아정책은 여전히 불편하다. 그럼에도 부모들의 탐욕은 미래 세대가 사회다운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자양분이다. 완벽한 부모란 없다. 아이들은 좋은 어른, 좋은 사람이 되려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여주는 양육자의 영향을 받을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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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러운 돌봄이라는 제목도 눈에 띄었지만 '잘 키우려 할수록 나빠지는 불행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더 와닿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이 대부분 어렴풋하게나마 우리 사회의 인식이나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는 있을 거에요 그 문제의식과 해결책이라는게 어쩌면 뻔할 수 있지만, 다소 설득력 있게 전달해주는게 좋았습니다. |
| 원론적이고 도덕적인 말로 훈수 두는 책이 아니라 좋았습니다. 저자도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조바심과 욕심, 불안함을 솔직하게 고백하는데 그게 정말 현실적이고 공감되네요. 나만 이랬던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무한경쟁 사회에서 쉽지만은 않겠지만 다같이 이렇게 자식을 키우려고 노력한다면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도 아주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자식이 없는 분들도 이래저래 얻어갈 지식(?)이 많은 책입니다. |
| 끝장돌봄!1탄 신작가님의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보다 공감도 훨씬 더느끼고 감동에 시원함이 묻어나서 누구나 쉽게 접할수 있고 정말 많이 공부하고 연구한 느낌입니다~~~이책 쓰느라 고생한 신작가에게 박수 보냅니다~주변인들한테 추천해줘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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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작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을 워낙 인상 깊게 봤어서 후속작인 이 작품의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구입, 한달음에 정독했고 역시나 깊은 인상과 통찰을 얻었다. 비록 리뷰는 이렇게 많이 늦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들은 여럿 있지만 그 중 '돌봄' 이슈는 감히 단언컨대 적어도 우선순위로 3위 안에는 무조건 들어야 한다고 보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상당히 깊은 토론을 요하는 주제들을 역시나 저자는 하나하나 조목조목 일러준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저자 중 한 명으로서 '돌봄' 문제에 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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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좋은 것을 더 많이 해주려고 애쓰는 것이 정말 아이를 위한 돌봄일까. 이 책은 양육과 교육의 문제를 부모 개인의 노력이나 선택으로 돌리지 않고, 경쟁과 불안을 만들어내는 사회의 구조까지 확장해서 바라본다. 특히 부모에게 ‘더 잘하라’고 말하지 않는 점이 좋았다. 저자 역시 아이를 키우며 욕심내고 불안해했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훈계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내 아이만 잘 키우면 된다는 마음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함께 살아갈 사회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 #탐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