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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블로그에서 한 교사를 알게 되었다. 이름은 김지혜. 네이버 블로그 ‘천 권의 약속’을 운영하며 수많은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기던 사람이었다. 블로그 이름에는 작은 사연이 있다. 언젠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를 묻는 남편에게 “내 책을 쓰고 싶어서”라고 답했고, 그때 “그럼 천 권쯤 읽어야 하지 않겠냐”는 말에서 블로그 이름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기록은 십 년 넘게 이어졌고, 책 이야기만 해도 천 권이 훌쩍 넘는 글이 쌓였다. 나는 그 꾸준함이 늘 놀라웠다. 책을 읽는 일도 쉽지 않지만, 읽은 뒤 생각을 정리해 글로 남기는 일은 더 큰 애정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블로그에서 성실하게 기록을 이어가던 그 교사는 결국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세 권의 책을 낸 작가가 되었다. 김지혜 작가는 29년째 교실에 서 있는 초등교사다. 네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온 시간 속에서 그는 ‘배움과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자신의 삶의 중심에 놓아 왔다. 그 삶의 태도는 첫 책 『태권도와 바이올린』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책에서 그는 교사가 스스로 단단해지기 위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바이올린을 배우고, 태권도를 수련하며, 읽고 쓰는 삶을 이어가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교사가 먼저 성장해야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책 『서툴러서 빛나는 나의 연구년』은 그 삶의 연장선 위에 있다. 오랜 교직 생활 끝에 얻은 연구년을 그는 단순한 휴식의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배움의 시간으로 채웠다. 태권도를 꾸준히 수련해 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대학원에서 음악을 배우며 자신을 또 다른 세계로 확장해 나갔다. 누군가에게 안식년은 멈춤의 시간이 될 수도 있지만, 김지혜 작가에게 안식년은 새로운 출발선에 가까웠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배움에 대한 태도’가 인상 깊었다. 이미 충분히 많은 일을 해온 사람인데도 그는 여전히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자리로 스스로를 데려간다. 그것도 능숙한 영역이 아니라 서툰 자리로 말이다. 어쩌면 이 책의 제목 『서툴러서 빛나는 나의 연구년』은 그 마음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서툴다는 것은 아직 배우고 있다는 뜻이고, 배우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블로그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던 한 교사를 지켜본 독자로서, 그리고 이제는 세 권의 책을 낸 작가가 된 김지혜를 바라보며 나는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사람의 삶은 말보다 태도로 우리를 설득한다. 김지혜 작가의 삶이 바로 그렇다. 이 책은 한 교사의 연구년 기록이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