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4)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5%
  • 리뷰 총점8 25%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2015년 결산) 여자의 몸
"(2015년 결산) 여자의 몸" 내용보기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죽어갈 테지만... 나는 여자인 내 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내 몸에 대해 잘 모른다. 어디에 어떤 기관이 있는지도 모르고, 전신 거울에 비친 내 모습도 제대로 바라본 적 없다. 막연하게나마 내 몸에 관심을 갖는 것이 잘못이고 나쁜 것이라고, 배웠던 것일까? 내 몸을 바라보는 건 왠지 외설적이고 퇴폐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
"(2015년 결산) 여자의 몸" 내용보기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죽어갈 테지만... 나는 여자인 내 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내 몸에 대해 잘 모른다. 어디에 어떤 기관이 있는지도 모르고, 전신 거울에 비친 내 모습도 제대로 바라본 적 없다. 막연하게나마 내 몸에 관심을 갖는 것이 잘못이고 나쁜 것이라고, 배웠던 것일까? 내 몸을 바라보는 건 왠지 외설적이고 퇴폐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는지 모른다. 그랬기에 지금 이 나이가 되도록 내 몸을 민낯으로 바라 볼 수 없는 것이겠지. 그나마 내가 유일하게 쳐다보고 관심 갖는 게 얼굴 정도 아닐까?

 

그런 내게 문정희 시인과 유인경 기자의 대화 주제가 눈에 쏙 들어온다. 다름 아닌 여자의 몸이라니. 여자의 몸을 가지고 얼마나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호기심이 일었다. 시인과 기자는 모두 4가지 주제를 가지고 여자의 몸을 이야기 한다. 성과 에로스로의 여자의 몸(창녀와 천사), 모성으로의 여자의 몸(탯줄), 억압 대상으로의 여자의 몸(새에게서 쫓기는 소녀), 생명 주체로서의 여자의 몸(물을 만드는 여자). 어찌 보면 조금은 야한 듯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답답하고 꽉 막힌 생각의 소유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성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모성. 하지만 모성 역시 이 사회가 만들어 낸 폭력이 아닐는지 생각하게 한다. 딸들은 어머니에게 끝없이 의지하면서도 하염없이 벗어나고 싶어 하고 어머니들도 딸에게 모성애를 느끼고 딸을 통해 구원을 받는 것 같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지독한 구속이지요. (24) 지금도 나를 당황하게 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모성애다. 아이를 낳으면, 나는 당연하게 모성애가 생기는 줄 알았다. 하지만 모성애는커녕 빨갛고 쭈글쭈글한 아이가 하나도 예쁘지 않았다. 나를 엄마라는 이름으로 묶어버린 이 조그만 아이가 나는 무서웠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악녀 같아서 내 자신이 두려웠다. 이 사회는, 엄마가 되자마자 너무도 많은 것을 요구한다. 잘하든 못하든 모두가 엄마 탓이 되어버린 이 사회가 나는 너무도 싫었고 무서웠지만 내가 제일 무서운 건 나 역시도 그런 세상에 동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모성애는.. 둘째 아이를 낳고 체념(?)하면서 생긴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옛날 어머니들처럼 이기심 없는 모성애를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직은 아이들이 소중하고 귀하지만 그 못지않게 내 인생도 소중하고 내 자신도 귀하다고 생각하니까.

 

모성으로의 여자의 몸에서는 분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좋다고 생각한 것은 문정희 시인의 시들을 인용했기 때문이다. 기회가 되면 문정희 시인의 시집을 찾아 읽으리라 다짐하게 만든 시들의 강렬함 이라니. 일부를 이야기 해보면,

대학병원 분만실 의자는 Y자였다. / 어디로든 도망칠 수 없는 / 새끼 밴 짐승으로 /

두 다리 벌리고 하늘 향해 누었다.

성스러운 순간이라 말하지 마라 / 하늘이 뒤집히는 / 날카로운 공포 / 이빨 사이마다 비명이 터져 나왔다. / 볼인두로 생쌀 찢기웠다. (중략) (93)

어쩜 분만실의 풍경과 심리를 이리도 잘 표현했을까? 첫 아이를 낳았을 때 나는 그 상황이 무섭고 두려웠다. 처음 보는 의사들 앞에서 분만해야 하는 이 난처함이라니.. 하지만 그 난처함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죽을 것 같은 분만의 아픔도 함께였겠지. 여자가 아니었다면 경험할 수 없는 이 잔인한 시간들. 만약 산부인과 의사가 보다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고 이해한다면 하늘을 향한 Y자 분만의자는 개발하지 않았겠지. 누가 그랬던가? 산모의 입장이 아니 오로지 의사를 위한 의자가 분만 의자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들과 함께 인구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의 힘이란 대단하다. 어쩌면 생명을 품는 여성의 몸은 이 사회의 그 어떤 것들보다 가장 진화한 생명체가 아니었을까?

 

그렇기 때문에 여자들은 자신의 몸을 사랑하면 좋겠다. 젊은 시절 아름다웠던 몸은 나이가 들면 주름이 지고 뚱뚱해지고, 늘어지게 된다. 그런 몸이, 얼굴이 싫어서 성형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그 방법이 아니어도 충분히 아름다워질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누군가 그랬지? 이 세상의 가장 건강한 성형은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라고. 지나치게 마른 몸이 아니라, 건강을 유지할 정도의 몸이라면 지나치게 살을 뺄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제일 먼저 내가 내 몸을 사랑한다면, 성분도 모르는 다이어트 약을 먹지 않을 것이고, 지나치게 성형도 하지 않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몸. 오늘의 내가 있기 까지 함께 한 내 몸을 보다 더 사랑해야겠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15.12.15. 신고 공감 4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부인해선 안 되는 고귀함
"부인해선 안 되는 고귀함" 내용보기
어깨가 굽었다. 나이 든 아버지의 앞으로 기운 몸을 바라보며 “자세를 올곧게 펴라” 잔소리를 해댔는데 정작 휜 내 몸에 대해서는 무감각했다. 아직 키가 줄고 관절이 아릴 나이는 아니다. 아마도 오랜 기간 잘못된 자세로 생활을 한 탓이 클 거다. 초등학생 때만 해도 학교가 파하면 뛰어 놀았다. 길게 묶은 머리가 아니었더라면 남녀 구분이 쉽지 않았을 정도로 몸놀림이 활발했는데,
"부인해선 안 되는 고귀함" 내용보기

어깨가 굽었다. 나이 든 아버지의 앞으로 기운 몸을 바라보며 “자세를 올곧게 펴라” 잔소리를 해댔는데 정작 휜 내 몸에 대해서는 무감각했다. 아직 키가 줄고 관절이 아릴 나이는 아니다. 아마도 오랜 기간 잘못된 자세로 생활을 한 탓이 클 거다. 초등학생 때만 해도 학교가 파하면 뛰어 놀았다. 길게 묶은 머리가 아니었더라면 남녀 구분이 쉽지 않았을 정도로 몸놀림이 활발했는데, 치마 교복을 입고부터는 만사가 조심스러워졌다. 옷차림이 나에게서 자유를 앗아갔고, 변화하는 몸에 갇혀 적극성을 잃었다. 여성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지만 매사가 조심스러운 건 그래야만 “여자답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음을 잘 알아서다. 그게 칭찬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으나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 나도 모르게 세상의 이목을 걱정한다. 남자들도 비슷하려나.

 

여자의 몸은 성전이자 지옥이고, 꽃밭이자 폐허다. 생명이 쏟아지는 방앗간이기도 하고 욕망이 포탄처럼 터지는 전쟁터다. 모든 여자의 몸은 신의 선물이라고 하지만 때론 신의 슬픔, 신의 저주 같기도 하다.

 

문정희 작가와 유인경 기자가 만났을 때 과연 그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궁금했다. 두 영역 모두 글로 소통한다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하나는 다분히 감수성에 기초했다면 다른 하나는 철저히 사실을 읊어야만 한다. 같은 듯 너무도 다른 영역끼리의 만남이 충돌이 되진 않을까. 싸우기 위해서는 펜 아닌 칼을 들어야 한단 사실을 망각한 채 나는 이유 모를 긴장감을 느꼈다. 이는 기우였다. ‘여자의 몸’이라는 주제 하에 두 여자가 만났으니 격렬히 물어뜯고 다툴 이유가 전혀 없었다. 글 쓰는 직업은 오래 전부터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는데, 그 영역에서 오랜 기간 상처 받으면서도 견디어 온 두 인물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토닥임이었다. 살짝이나마 나를 지배했던 경직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감미로운 음악이 더해진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꼭 그렇지 않아도 충분했다. 글자로만 받아들이며 빠르게 읽기 급급했던 시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니 시는 마치 음악처럼 귀에 착착 감겼다.

한 편으로는 불편했으며, 그 불편함이 부끄러웠다. 어쩌면 이는 우리 사회의 여성이라면 대부분이 공유하는 바가 아닐까 싶다. 사회가 일방적으로 만들어놓고 받아들이라 요구하는 시선은 결코 우리의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의심 한 번 없이 수용하고 자신의 것인 양 착각해왔다. 내 안의 목소리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시에 담긴 언어가 곧 내가 하고픈 말임을 알았지만 너무도 낯설었다. 마치 나에게 꼭 맞는 옷을 입어 놓고는 다른 사람들이 내 신체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단 느낌이 들었다. 발을 들여서는 안 되는 세계에 입성이라고 한 것 같기도 했다. 시대가 달라졌다고는 하나 마치 중세 시대에 자행되던 마녀 사냥의 덫에 걸리지 않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여성이라면 으레 여성다워야 한다는 사회의 시각, 현모양처야말로 여성이 추구해야 할 최상의 가치라는 식의 이야기에 그 동안 얼마나 익숙해졌기에 이런 생각이 자꾸만 든단 말인가! 지금껏 내가 구사해 온 언어엔 내가 담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입이 있으나 말을 하지 못하는 자라면 느낄 수밖에 없는 결핍은 이따금 밀려오는 외로움이나 공허함 따위로 대체됐다. 쓸데없이 예민해서 그랬던 게 결코 아니었다.

 

너무도 다양한 시선이 여성을 향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여성의 몸은 누가 바라보느냐에 따라 너무도 다른 무언가로 돌변했다. 주체 아닌 객체로서의 몸뚱이,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그저 남성의 뜻에 부응해야만 하는 덩어리, 엄마가 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아닌 그 무엇. 누구보다도 화려했으나 이제는 이름조차 잃어버린 수많은 존재들을 떠올려 본다. 그들이 세상의 시선에 부합하기 위해 열심히 제 몸에 칼을 대고 주사를 꽂아가며 느꼈을 고통을 상상해 본다. 더는 젊지 못해서, 충분히 아름답지 않아서, 매 순간 자신을 부인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 하지만 그대들이 느끼는 모든 감정은 병리적인 게 아니었다. 기쁘건 슬프건 행복하건 우울하건, 그건 지극히 정상이었다. 

이달의 사락 q*****2 2016.01.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여자들이여, 알몸으로 살아라
"여자들이여, 알몸으로 살아라" 내용보기
여자의 몸을 이렇게 고급스럽게 해석한 책이 있을까?   두분의 재치있고, 유쾌한 대화 방식으로 여자의 몸에 대한 여러가지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구성이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다.   "남의 시선에 주눅 들지 말고 오로지 자신답게 살라"   여지껏 모든 면에서 수동적이고, 소극적이어야했던 여자들의 생각과 행동에 큰 전환을 줄수 있는 좋은 책이다.
"여자들이여, 알몸으로 살아라" 내용보기

여자의 몸을 이렇게 고급스럽게 해석한 책이 있을까?

 

두분의 재치있고, 유쾌한 대화 방식으로 여자의 몸에 대한 여러가지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구성이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다.

 

"남의 시선에 주눅 들지 말고 오로지 자신답게 살라"

 

여지껏 모든 면에서 수동적이고, 소극적이어야했던 여자들의

생각과 행동에 큰 전환을 줄수 있는 좋은 책이다.



l*****7 2015.06.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시로 읽는 여자의 몸, 여자의 삶
"시로 읽는 여자의 몸, 여자의 삶" 내용보기
여자의 몸을 통해 살펴보는 지금 이 시대 여자의 삶, 여자의 성에 대한 이야기다. 흔하게 볼 수 있는 페미니즘 서적들과 다르게 딱딱하지 않고 문정희 시인의 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이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문정희 시인의 시를 많이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잘 모르던 시인의 시세계를 알아가는 기쁨도 있었다. 여성학, 성평등 문제 등에 관심이 있지만 딱딱하고
"시로 읽는 여자의 몸, 여자의 삶" 내용보기

여자의 몸을 통해 살펴보는 지금 이 시대 여자의 삶, 여자의 성에 대한 이야기다. 흔하게 볼 수 있는 페미니즘 서적들과 다르게 딱딱하지 않고 문정희 시인의 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이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문정희 시인의 시를 많이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잘 모르던 시인의 시세계를 알아가는 기쁨도 있었다. 여성학, 성평등 문제 등에 관심이 있지만 딱딱하고 지루한 인문학서적을 읽기가 꺼려져 망설이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그 배움의 첫출발로 삼아도 좋겠다.

f********r 2015.06.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