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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비겁한 승리 / 김연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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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 징비록. 이 생소한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그날이라는 역사저널에서였다. 그전까지 등장한 사람들은 익히 들어봤고 대강의 업적도 아는 사람들이라 새로운 시각을 더한다는 생각에 흥미롭게 보았다. 그리고 날 당황케 하는 류성룡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국사가 필수인 수능시대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은 시간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어렴풋이라도 기억이 났는데, 갑자기 등장한 류성룡은 혼란스럽게 했다. 전혀 기억에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송하는 이 인물을 난 왜 모른 것일까. 그래서 더 그에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그가 임진왜란을 겪으며 썼다는 징비록도 수많은 매체에서 쏟아져 나와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조선 선조, 왜의 약탈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위에서는 명의 압박에 시달리던 때이다. 류성룡은 곧 전쟁이 일어날 거라 예감하고 병력 증진, 성 축조에 힘쓰지만 선조는 왜와의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거라 굳게 믿으며 탐탁지 않아 한다. 게다가 끊이지 않는 당파싸움은 백성을 병들게만 하고, 설마했던 왜군은 너무도 쉽게 조선의 수도를 향해 진군한다. 왜군이 도성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선조는 광해군을 급하게 세자로 세우고 궐을 떠나기로 한다. 자신들을 버리지 말라 애원하는 백성을 외면하고 궐을 나선 선조는 화난 민중들이 궐에 불을 지르는걸 봐야만했다. 연이어 올라오는 보고에 선조는 또 한번 다른 곳으로 있을 곳을 옮기고, 류성룡을 파직한다. 임진왜란을 기록한 류성룡의 책 징비록. 그 안에는 백성을 져버린 왕, 권력만 탐하는 관리들, 나라를 위하여 제 한몸 바치는 위인들이 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TV에 비치는 정치인들을 보면 과거의 당파싸움만 떠오른다. 제이익에 관계될 때만 빠른 의견합치를 보고, 다른 당의 의견에는 일단 반대하고 상대의 좋은점보다는 나쁜점을 물고 늘어지는 치졸한 편가르기. 성군이라면 없애고 싶어한 그 당파싸움을 21세기인 지금까지 하고 있다. 게다가 누구를 위한 나라인지 알 수 없다.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은 그저 장식같다. 환자가 발생한 첫 병원을 숨기기에만 급급하고, 제대로 된 대처방안도 마련하지 않고, 일파만파 걷잡을 수 없이 커져야만 그제서야 마지못해 병원명단을 공개한 정부의 이번 일처리는 실망스러웠다. 게다가 명단 자체도 틀렸다고. 언제나 피해를 입는 건 국민들이고, 책임자가 사임하는 것으로 일은 마무리된다. 벌어진 일을 수습하고, 재정비해 다시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하는 것만이 잃었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건만 매년 같은 지역에 장마로 인한 피해를 보는 것은 안이한 일처리를 했다는 증거다. 류성룡이 지금 재조명 되는 것은 그가 했던 정치가, 마음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해서가 아닐까. 자신의 이익을 탐하는 권력자가 아닌, 가진 권력을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백성을 이롭게 하는데 쓰는 사람. 일이 발생하기 전에 예측하고 준비를 하는 사람. 그가 지금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끝나지 않은 기록의 뒤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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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의 분노가 활활 타오르니, 내 마음에도 불이 난다 징비록, 이 시대에 새겨야 한다. 이 소설의 제목은 <징비록>이다. 원래 <징비록>이라는 이름은 조선 선조 때에 명신 류성룡이 지은 책의 제목으로, 그가 왜란이 끝난 후에 지은 참회서이다. '징비'란 ‘지난 잘못을 경계하여 삼가다’라는 뜻으로,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징 이비후환 (予其懲 而毖後患)“ “내가 그 일을 겪은지라 뒤에 올 환란을 삼가노라."
류성룡은 <징비록> 서문에서 “지난날을 생각할 때마다 황송하고 부끄러워 몸 둘 곳을 모르겠다” 하면서, 다시는 임진왜란 같은 일을 우리 민족이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징비록을 기록했다. 저자는 그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 소설 제목으로 정한 것이니, 역시 류성룡과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 소설을 그저 재미로만 읽을 것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나라를 한번 생각해 보라는, 그래서 역사에 다시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하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을 것이다. 그러니, 읽는 독자인 나, 또한 같은 마음으로 읽었다. 지도자? 고난의 자리에서 도망치는 게 그런 저자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임진왜란의 경과들을 저자를 따라가며 새겨보았다. 어쩌면 나라 전체를 보는 눈을 가진 신하가 한 명도 없었을까? 임금은 말할 필요조차 없고, 모두 자기 앞만 보면서, 어찌하면 입신양명을 할까, 어찌하면 돈 많이 벌어서 남들보다 풍족하게 살며, 어찌하면 남들보다 위에 서서 떵떵거리며 살까, 그것만 생각했지, 나라 전체를 생각하는 신하 한명도 없었다는 말인가 지도자의 현실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가 여기 이 책에서, 지도자의 현실인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임진왜란으로 나라 전체를 토탄으로 몰아넣은 총 책임자, 선조의 말을 들어보자. <일본은 섬나라이니 수전에 익숙할 것이오. 우리는 수전에 별로 경험이 없어요. 어차피 수전에서 승산이 없다면 .......수군을 폐지하고 모든 힘과 재정을 육상군에 쏟아부어 만에 하나 일어날지도 모르는 왜변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옳지 않겠소?>(139쪽) 한나라를 통치하는 임금 - 더군다나 전제 왕조 시대에 말이다 -의 어처구니없는 현실 인식이 만약, 그대로 현실로 시행되었다면? 지금 우리는 일본의 한국현(縣) 쯤으로 살아가고 있겠지 그러니 지도자가 어떤 사람인가가 그만큼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 지도자의 생각은 또 어떠한가 조선과 일본의 지도자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구절이 등장한다.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고 생각한 선조는 조급증에 가슴이 탔고, 풍신수길은 그런 조선 왕을 언제 사로잡을 수 있을지 조바심이 일었다.>(245쪽) 선조는 신하들이 말리는 가운데에도 어떻게 하면 자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까 개성에서 평양으로 다시 도망가려고 하는 마음에 조급증이 나서 신하들을 질책하고 있는 동안에, 일본의 지도자 풍신수길은 어떻게 하면 조선의 선조를 생포할 수 있을까,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이게 바로 그 당시 이 땅의 지도자의 모습이었다니... 무릇 왕이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풍신수길은 말한다. <왕은 싸우다 죽거나 할복하는 거야! 도망가면 그건 왕이라고 할 수 없지>(246쪽) 이 말, 비단 당시의 선조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이 땅의 모든 지도자- 과거는 물론이고 지금의 - 에게 마찬가지이니, 잘 새겨두자. 그래도 올바른 지도자도 있기는 하다. . <백성들이 궁궐을 불태우는 것인가. 나라를 불태우는 것인가. 백성들이 기어코 왕과 무능한 신하, 양반들을 활활 불태우는 것인가.>(216쪽) 선조가 한성을 떠나려 하자, 그것을 본 백성들이 궁궐에 불을 지른다. 그것을 본 류성룡의 탄식소리이다. 무능한 왕, 무능한 신하들, 그들을 향한 백성들의 분노가 불이 되어 활활 타오르는 것이다. 탄식, 또 탄식! 명분, 또 명분, 그 하찮은 명분 때문에 수많은 백성들이 고초를 당했다, <백성의 참담한 현실만큼 큰 명분이 어딨겠습니까? 통촉하여 주시옵소서.>(43쪽) 일본과의 국교 수립을 반대하는 선조에게 류성룡이 한 말이다. 그깟 명분이 뭐그리 중요하길래, 명분에 치우쳐서 백성들의 어려움을 외면하는지? 그 명분도 명나라에게 잘 보이려고 억지로 세운 군자의 나라니, 금수의 나라니 하는 것 아닌가 허기야 선조만 탓할 것은 못된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그 명분이 더욱 극성을 부렸다. 재조지은(再造之恩)이라는 명분때문에 결국은 병자호란의 치욕을 당해 한 나라의 군주가 점령국의 임금에에 이마를 찧으며 절을 하기 까지 했으니, 그 명분, 중국- 대국- 을 향한! 지긋지긋하다. 어디 임금만 그런가? 신하들도 제대로 된 것들이 하나도 없다. < “이게 무엇이냐?” “영의정 이산해가 파천을 주장하여 나라를 망쳐놓았으니 삭탈관직하라는 대사관과 대사헌의 상소이옵니다.” 선조는 기가 막혔다. 도성을 떠난 것도 비참한 일이고, 고려의 옛 궁궐에 행재소를 차린 것도 부끄러운 일인데, 사흘도 지나지 않아 권력다툼이 벌어진 것이다.>(224쪽) 선조가 기가 막혀!! 그런데 어디 선조만 기가 막힐까? 이런 글을 읽어가는 이 시점의 우리들도 기가 막힌다. 우리 선조들이 고작 그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니! 이러한 사실을 여과 없이 기록하고 있는 이 소설, 다시는 우리 역사에 임진왜란 같은 참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반성하는 차원에서도, 백성들의 비명소리가 다시는 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이 책 한 글자 한 글자 새겨 읽어야 할 것이다. |
징비록 1 임진왜란, 피로 쓴 교훈 글 김호경 / 극본 정형수, 정지연 / 21세기북스 / 2015.05.14 / 페이지 284 "아프냐, 나도 아프다" 희대의 유행어를 남긴 드라마 다모의 정형수 작가와 정지연 작가의 극본으로 KBS1 방송 중인 <징비록>. 요즘 재밌게 보고 있는데요, 소설책으로 나오기 시작했네요. <낯선 천국>으로 제21회 오늘의 작가상 받은 김호경 소설가의 글로 다듬어진 책입니다.
21세기북스에 나온 소설 징비록 1권은 드라마 18회분 정도까지의 분량인 것 같아요. 총 3부작으로 소설책 나온다네요. 영화 명량이 히트하자 류성룡도 재조명되기 시작하면서 이후 그가 쓴 징비록에 관한 책이 무수히 쏟아지고 있지요. 역사적 기록물인 징비록은 솔직히 여타 고전 책처럼 선뜻 손에 쥐기 망설였었는데 마침 드라마로도 방영되고 소설로도 나와서... 가볍게 흥미를 끌어보려고 읽은 책입니다.
징비록의 징비는 미리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는 의미로 7년 임진왜란사를 겪은 류성룡의 시각으로 본 사건 흐름, 민심 동향, 외교전 상황, 활약 인물 등이 총체적으로 담겨있습니다. 이순신을 등용한 인물인 류성룡은 병조판서는 물론 우의정, 좌의정까지 다 지내며 요즘으로 치면 정치인이었죠. 류성룡에 관한 후대 평가가 대체로 좋은 이유가 당파 싸움에서도 그나마 균형을 유지하려고 했던 인물이기에 그런 것 같아요. 징비록의 주 배경인 임진왜란은 방계 출신 왕으로 콤플렉스 덩어리였던 선조 시대,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그 기세를 몰아 대륙 진출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조선을 디딤돌 삼아 중국 명나라까지 장악하고자 시작된 전쟁입니다.
국방을 단단히 하자는 류성룡의 조언은 외면당하고, 게다가 명나라를 징벌할 테니 길을 안내하라는 정명항도를 명으로 들어갈 테니 길을 빌려달라는 가도입명으로 교묘히 바꿔치기한 국서라든지... 일본 정세를 제대로 파악 못 한 채 설마 전쟁이 나겠냐 하는 마음으로 당파싸움이나 하던 시기지요.
결국, 임진년 1592년 4월에 부산포가 함락되며 7년 대전쟁의 막이 오릅니다. 얼마나 방비가 안 되어 있었으면 부산에서 대구에 이르는 동안 전투다운 전투도 없었습니다. 왜군은 그들 나름대로 1군과 2군을 각각 이끈 우두머리들의 경쟁으로 누가 먼저 한성을 장악하느냐 내기 아닌 내기 상태였고요. 부산에서 충주까지... 겨우 보름이었습니다. 그나마 믿고 있었던 신립 장군마저 하루도 못 버티고 패하고 말았죠. 충주 싸움에서는 왜군의 피해도 있긴 했습니다. 보름 만에 파죽지세로 왜군이 올라오니 우리의 선조는 도망가자 합니다. 파천을 해야 한다 하면 안된다 다툼에서 왕이 일단 가자는데 가야죠. 위로위로 도망갑니다. 하긴 그 시점의 당시 조선의 국방 상태로서는... 왕이 한성을 지키고 있었다면 또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일찌감치 조선 멸망으로 갔을는지는 알 수 없네요.
『 백성들이 궁궐을 불태우는 것인가. 나라를 불태우는 것인가. 백성들이 기어코 왕과 무능한 신하, 양반들을 활활 불태워버리는 것인가. 』 - p216
징비록은 임진왜란 발생 직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령해전까지 시기의 조정 이야기다 보니, 임진왜란사에 등장하는 신립, 권율, 이순신, 곽재우, 사명대사 등 여러 장수, 의병 이야기도 골고루 다룹니다. 누구 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임진왜란사 전체 흐름을 알 수 있어 좋네요.
드라마 전투장면은 영화에 비해 아무래도 허술해 오글거리는 장면도 있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는데 심각한 상황에서 그러니 분위기가 좀 반감되긴 하더라고요. 소설로 읽으니 맘껏 상상하며 감정이입은 더 잘 됩니다. 드라마 극본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 속도감도 좋고 술술 잘 읽혀요. 피로 쓴 교훈이라는 임진왜란. 영의정이자 전쟁 수행을 책임지는 도체찰사였던 류성룡의 눈으로 본 임진왜란. 위기의 상황에서 조선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정치판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었는지를 기록한 징비록에서 그가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 후대에 어떤 교훈을 남기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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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 피로 쓴 교훈 - 징비록 1 징비록에 관한 책은 KBS 대하드라마가 시작되면서 참 많이 발간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도 또한 덕분에 다른 책을 읽어보았고 그리고 이번에 다시 드라마를 소설로 담은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기회가 될 때 보게 되는 드라마인터라, 극적 분위기를 잘 담았을 것이라는 기대로 책표지만 보고도 두근거리게 되는 책입니다. ![]() <징비록>에서 그려지는 조선은 명나라에서 요구하는 명분들을 지키려는 노력때문에 그래서 나라의 중심이 섰을 수도 있겠지만, 위기를 맞이하게 된 원인도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동인, 서인 나뉘어서 당파의 이익을 위해 당파라는 것도 사실 각 개개인이 기득권이 되고자 하는 이유로 인하여, 최종 목적이 어떤 것이던가 '대의'를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들. 류성룡이 <징비록>에서 임진왜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궁궐에서의 상황을 후세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역사에서 실패를 보며 또다른 우를 범하지 않기를 당부하는 것이었지요. 책마다 선조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준이 다른데 지나치게 어리석게 묘사하지 않는 분위기라 일단 걸리는 마음이 없이 책을 일게 됩니다. 명나라는 태조가 조선을 건국할 때, 고려 왕을 시해하여 왕위를 찬탈했다 하여 <대명회전>에서 조선에 대한 기록을 이처럼 유지한 지 200년. 그리고 선조에 이르러서야 이 기록은 바로잡히게 됩니다. 측실부인이 낳은 첫번째 왕. 선조가 왕위에 오를 수 있게 되었던 이유는 대명회전에 특히나 기뻐하듯이 명분을 중시하는 이유로 가능했습니다. "고려 말의 신하 윤이와 이초가 명 황제에게 우리 태조대왕을 음해하면서 비롯되었고, 이후 종계를 바로잡아달라는 거듭된 청에도 불구하고 외면했던 명나라 아닙니까? 그로부터 200년 동안 우리 왕실과 조정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습니까. .... 따진다면 뒤늦은 종계변무는 오히려 대국의 사과를 받아야 할 일이지, 은혜라 할 수 없습니다" <징비록>이 류성룡의 붓으로 쓰여졌기에 그의 관점이 더욱 도드라질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대명회전>에 대한 선조의 넘치는 기쁨에 대해 지적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읽는 이에게 참 통쾌한 모습입니다. 명이 대국이라 하여 그 눈치를 보느라 재물을 받쳐야 하고 왕을 임명하는데도 눈치를 봤어야 했던 것, 조선왕조 5백년이라는 긴긴 역사가 자랑스럽지만 그럼에도 눈치보며 독립국으로서의 위상이 바로서지 않았던 것은 참 안타까운 역사였습니다. ![]() 조선은 북쪽으로는 명, 그리고 거란과 같은 오랑캐가 그리고 남으로는 왜가 있었죠. 이 왜나라는 사무라이 기반의 풍신수길로 통일이 되었는데, 왜에는 속해있으나 조선과 열도 사이에 존재하는 대마도는 풍신수길의 야욕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고 또한 이 야욕으로 인하여 조선으로 화가 미칠 것 같다는 예상을 합니다. 왜는 조선의 해안으로 노략질을 하며 민간 피해를 주던 존재였습니다. 그리하여 조선은 일본에 통신사를 보내지 않고 대륙으로부터의 문화를 전달하지 않고 있었던 터, 대마도의 평의지는 양국 관계를 돈독히하도록 조선에 통신사를 보내주기를 간청합니다. 절대 안된다고 딱 잘라버리는 선조. 징비록에서 그려지는 선조는 당파세력을 조정하여 왕위를 온전히 보존하고자 노력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바른 뜻을 세우는데 있어서 안타까운 면들이 있습니다. 유동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들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왕이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읽는 내내 아쉬움이 남습니다. 류성룡은 그런 선조의 곁에서 다행히 신임을 받아왔던 인물입니다. 다행히도 사사로이 권력을 쓰지 않으려 했던 인물인터라, 옳은 방향으로 선조를 보좌하고자 애를 쓰고 있습니다. 평의지는 대마도의 평화를 위해 조선과 왜의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요청을 하고 소총이라는 것이 왜에 들어왔으니 이 위력을 알아야 한다며 조선에 이를 보내오기도 합니다. 아마 류성룡이 안타까워하던 일들 중 또 하나의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후에 조선의 군대에서는 소총을 개량할 수 있게 되는데 이렇게 진즉에 '무시'하지 않고 알아차렸더라면 긴긴 전쟁을 더 잘 대비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조선 사신들이 항복 사절로 속아서 왔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게 최대한 시일을 끌어라 어쨌든 조선에서 사신들이 왜에 다녀옵니다만 통역관을 통한 언지들은 항복 사절로 비춰지며 풍신수길에게 이야기가 전달됩니다. 또한 풍신수길의 말들도 조선을 무시하는 말들이지만, 통역관을 통해 다른 말로 전해지게 되죠. 황윤길과 김성일은 사신으로 다녀오며 풍신수길의 답서를 가지고 오는데 그 글들 또한 사뭇 건방이 넘쳐납니다. 선조는 그 글을 보며 화가 나기도 하지만, 더불어 사신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또 한 번의 기회는 이 때 놓치게 되지요. 황윤길은 풍신수길이 야욕이 넘치는 이라, 분명 전쟁이 있을 것이라 하고 김성일은 그 반대를 이야기합니다. 굳이 백성들에게 혼란을 주지 말자는 것이죠. 농번기에 농사짓는 백성들을 끌어다 전쟁준비를 하자 하면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면은 일리가 있겠지만, 뜻이 있다면 그 많은 사신들이 묘책을 어찌 못많들었겠냐 안타깝습니다. 양반이 가진것을 움켜지고픈 욕망들만 가득하니, 쉽지는 않았겠죠. ![]() "과인은 논의해보라 한 것이지 수군을 폐지하라 한 적은 없소... 경들의 뜻이 그러하다니 수군 폐지는 없던 걸로 하지요." 결정이 빠른 것은 좋은 면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무게가 없는 결정과 행동들은 왕으로서 안타까운 성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산해와 류성룡은 대부분 뜻을 같이 하고 있었기에 선조를 옳은 리더로 나아가게 보필하던 이들입니다. 이산해는 쉽게 말하지 않기를 전하에게 감히 고언을 드리기도 합니다. 선조로서는 위신을 지키는 것이 참 중요한데, 이렇게 고언들을 듣고 깨달음들이 생겨나기는 어려웠을 것 같기도 합니다. 후에 계속 급하게 결정하는 모습들이 돌이키지 못할 실수들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 "왜 난공불락인 조령을 놔두고 허허벌판인 이곳에 진영을 꾸린 것입니까." 한편, 조령은 지세를 이용하기 좋은 곳이었음에도, 신립은 모두의 기대와 다르게 벌판에 진영을 꾸립니다. 심지어 신립이 내려갈 때, 류성룡이 이 지세를 이용하기를 당부했지만 알아서 하겠다는 말만 하고 떠났던 것이죠. 조총을 가진 보병이라 하여 무시를 하는 것이죠. 물론 일리가 있기야 했지만, 조령을 이용하지 못했던 것은 탄금대의 비극을 만들고야 맙니다. 물론 왜도 손실이 많았던 승리였기는 하지만, 지세를 이용한 전략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어보입니다. ![]() 광해는 세자에 오르고, 선조는 도망치다. 광해가 세자에 오르는데도 선조가 그렇게 선뜻 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광해가 세자였다 하는 사실만 알았는데, 이번 책을 통해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선조가 한성을 버리고 도망가기 위해서 광해를 한성을 지키도록 세자로 급히 올렸던 것이죠. 대신들이 민심을 위해서 버틸 수 있을 만큼 버티기를 주장하는 동안 그렇게 하라 했던 선조는 파천만을 머리에 담고 있습니다. "최흥원과 함께 평안도와 황해도로 먼저 가서 과인의 어가를 영접할 수 있도록 민심을 수습해주시오" ![]() "그게 문젭니다. 지금은 전쟁 상황이오! 옳든 그르든 일단은 상관의 명을 따라야지." 이는 아마도 선조가 조선을 보며 하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습니다. 옳든 그르든 일단은 상관의 명. 조선이 기울게 되는 이유는 그놈의 '상관' 타령이 아니었을까 싶어집니다. 리더가 잘못된 판단을 할 때, 눈에 뻔히 보이는 구렁텅이로 들어가는 결과가 있다 하거늘 사안이 생사의 문제이건만 상관의 명이라는 것에 따라야 한다는 것. 상관이 똑똑하다면야 문제가 없었겠죠. 그리하여, 신각이 첫 승을 거둬들인 장군이건만 승전보가 올라오기 전에 선조는 외칩니다. '군령을 위반한 신각의 목을 베라' 징비록2에서는 과연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요. 대하드라마를 보는 듯 흥미진진한 전개에 몇시간만에 금새 책을 읽어볼 수 있었던 징비록1 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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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비록 ♡
『책에서 마주친 한 줄』 "너희들의 머리가 큰지 작은지 알아보려 하니 익선관을 써보아라" …… "이것이 어찌 보통 사람이 쓸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 "풍신수길이란 자는 눈빛에 광채가 깃든 것이 담략과 지략을 갖춘 듯 보였습니다. 더욱이 전국을 통일한 직후라 자신감과 야심으로 가득 차 금방이라도 조선으로 쳐들어올 듯하였사옵니다. 신은 필시 병화의 징조가 올 것이라 느꼈사옵니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왜군이 쉬이 올 것 같지 않사옵고, 온다 해도 걱정할 것이 못 되옵니다. 게다가 쥐와 같은 풍신수길의 눈에 광채라니요? 풍신수길의 행동거지는 과장되고 허세에 가득 차 있었사옵니다." "나는 도성을 버리려는 것이 아니다! 조선 팔도를 구하기 위해 잠시 도성을 떠나 전력을 재정비하겠다는데 어찌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인가! 그대들은 허망하고 이상적인 논리로 과인에게 도성을 수성하라 하지만, 전쟁은 왕이 잡히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걸, 다시 반격할 기회도 사라진다는 걸, 정녕 모른단 말인가! 비변사에서는 당장 파천 준비를 하라!" 『하나, 책과 마주하다』 요즘 KBS에서 방영하고 있는 『징비록』이 굉장히 핫하다. 나는 아예 TV를 안 봐서 보진 못했지만; 이렇게 책으로 접하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의 첫장을 폈던 게 출근길의 지하철이였다. 얼마나 흡입력 높은 책인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징비록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과 국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조선을 표현하고 있다. 읽는 내내 답답하기 그지없고 너무 화가 나서 '욱'하기도 했다.
조정의 무능함을 너무나도 여실히 보여주는데 내가 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울 정도였다. 왜구의 침략을 번번히 막을 수 있었지만 그것을 매번 거부한 것은 선조와 일부 신하들이였다. 그렇게 무능한 정권아래에 당한 것은 힘없는 백성들이였다. 왜구의 침략으로 선조가 파천을 결정했을 때, 백성들이 직접 성을 불태웠다고 하니 조정이 얼마나 썩어빠졌는지 짐짓 짐작케한다. 얼마나 백성들이 왕을, 조정을 믿지 못했으면 성을 직접 불태웠을까!
왕이 '바른'생각으로 유도되지 못하면 그것을 바로잡아줘야 하는 것이 신하인데 그 중 일부 신하는 정말 답이 없다. 조선이 속국이라고 홍보하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지킬 의지조차 보이지 않은 정철, 김성일, 이일등은 쫓아내버리고 싶은 신하들이였다. 그들은 명나라가 조선을 지켜줄 것이라 굳게 믿고, 어떻게든 자국의 힘으로 해결해보려는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백성들은 안중에 없는, 그저 자기 목숨이 중하기 때문에 고민도 없이 바로 파천을 결정하는 선조! 어떻게 그런 무능한 그가 왕이 된걸까? "너희들의 머리가 큰지 작은지 알아보려 하니 익선관을 써보아라"라는 물음에
제일 어렸던 하성군이 "이것이 어찌 보통 사람이 쓸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 말 한마디로 하성군이 선조가 된 것이다.
왜군이 조선을 침범하고 불과 보름 만에 임금은 백성을 버렸고, 궁은 불에 타버렸다.
나의 분노가 극에 달함과 동시에 멍하게 만들었던 대목이다. 그렇다. 왜군들은 힘들이지 않고 편하게 점령했다.
징비록1은 이야기의 끝을 담고 있지않는다. 그래서 이전에 읽은 『조선왕조실록』과 『조선 왕을 말하다』를 생각해보았다. 지난번 포스팅을 보니 내가 선조에 대해 얼마나 화가 나있는지 알 수 있다. 『조선 왕을 말하다』 리뷰→ http://blog.naver.com/shn2213/22020087595 비록 조선의 왕들 중 소수만 보았지만 가장 무능하고 무지한 왕을 꼽자면 선조와 인조인 것 같다. 백성을 버리고, 나라를 버린 왕을 왕이라 칭하기도 부끄럽다. 선조 또한 인조처럼 무능한 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는 검소한 생활을 하였고 초기에 수많은 인재들을 등용했다. 하지만 임진왜란 발발 이후 그의 행보는 그 자신을 무능한 왕으로 전락시켜 버렸다. 선조가 전쟁 이전 일본을 갔다 온 조선통신사였던 김성일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황윤길의 의견을 받아들여 확실하게 전쟁대비를 했다면, 전쟁발발 당시 도망치지 않고 어떻게든 막아내려고 했다면, 전쟁이후 수습처리에 확실히 힘을 썼다면, 조정의 기강을 바로잡고 올바른 정세를 펼쳤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 같다.
『징비록』은 류성룡이 지은 책으로서, 임진왜란 이후 그가 직접 지은 참회서이다.
류성룡은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참회하는 마음으로 징비록을 써내려갔다.
과거의 사람들만이 대상이 아니다. 지금의 사람들도 징비록을 보며 무언가를 느꼈으면 한다.
무능한 정부아래 당하는 것은 백성들이였다.
2015년, 지금의 정부는 어떤 모습일까? '메르스'라는 질병으로 인해 말그대로 흉흉함, 그 자체이다.
가면 갈수록 여실하게 보여지는 정부의 무능함에 너무 화가 난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곳이지, 그저 좋은 옷을 입고 떵떵거리게 하려고 생긴 것이 아니다.
이들이 뭔가를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요즘 대한민국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의구심만 계속해서 든다.
매일 챙겨보는 CNN, BBC, NY times, TIMES 등을 볼 때마다 너무 부끄럽다. 국제적 망신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1차 감염자에서 못 막았다면 2차 감염자에서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는데 3차 감염자라니! 외국의 단호하고 절대적인 대처가 부러울 뿐이다. 외국은 나라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열심인데 우리나라는 국민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 그제부터 지하철에 사람이 확 줄었다. 콩나물시루같았던 출근길이였는데 지하철은 물론이고 버스에도 사람이 없다. 심지어 병원도 사람이 없다. 아파도 꾹 참고 병원에 가지를 않는단다. 진작에 감염자가 발생한 병원을 공개하고, 접촉했던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격리하고, 그들의 치료에 주력했다면, '메르스'라는 질병에 안이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면 이런 사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정작 뭉쳐야할 때인데, 분열의 조짐 좀 없었으면 좋겠다. 서울시장의 기자회견으로 보건복지부가 불편한 태도를 보였는데, 솔직히 여태까지 보건복지부의 태도를 보면 불신감만 커져서 믿지를 못하겠다. 이미 여기까지 와버렸다. 더 이상의 감염자없이, 무사히 모두가 건강하기를 바랄뿐이다.
징비: 지난 잘못을 경계하여 삼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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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을 읽을 때면 속이 뒤틀리는 것 같다. 임진왜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수많은 예상징후와 경고가 있었음에도 왜국과 국교를 맺으면 '금수의 나라'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대명제국이라 떠받치는 명나라와의 국교가 단절될 것을 우려한 조정은 쓰시마 섬에서 온 사절단을 만나는 것에 미온적이었다.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국론은 분열되어 있었다. 권력에 밀려난 서인인 정철, 성혼, 송익필은 간교한 계략을 꾸미는 데 미리 전쟁이 일어날 것을 예감하고 군사를 훈련시키던 전라도 진안의 정여립을 역모죄로 모함하여 뜻을 같이 한 서인세력들이 동시다발로 상소로 올려 정여립 뿐만 아니라 무고한 천명을 죽이는 천일공로할 짓을 저지른다. 이런 자들이 있었기에 임진왜란을 대비하지도 못했고 막을 힘도 없었다. 하긴 전쟁 중임에도 서인은 역모죄를 꾸며 몇몇 의병장을 참수시켰고, 곽재우는 큰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단지 나라를 위해 싸웠을 뿐인데도 그들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두려워한 것 같다. 성웅 이순신 조차 바다에서 큰 업적을 남기고 왜군을 격파하여 적의 병사와 보급로를 끊는데 공헌을 한 나라의 영웅임에도 역모죄로 백의종군 시켰으니 그들의 무능함과 권력욕은 우매하다 못해 절망적이었다. 고스란히 모든 피해는 백성들이 짊어져야 했는데 나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적에게 베어 죽거나 먹을 식량을 구하지 못해 굶어 죽어야 했다. 다른 징비록은 류성룡이 쓴 책을 바탕으로 썼다면 이 책은 지금 한창 방영중인 드라마 <징비록>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소설로 씌여진 징비록. 징비록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단숨에 책장을 넘길 수 있을만큼 그 흡입력이 대단하다. 마치 눈 앞에 정황들이 펼쳐지는 것 같다. 드라마 속 장면들과 배우들의 목소리가 전해지듯 생동감 넘치게 그려졌다. 임진왜란 당시의 조정과 현재 우리들의 정치는 판박이처럼 똑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능한 정권 아래에서는 죄없는 백성들만 고통을 받을 뿐이다. 대의명분을 중요시 한 성리학이 서인들을 통해 깊숙히 박혀서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지 못했고, 바로 눈 앞에 위험이 닥쳐오는데도 그들은 현실보다는 이상을 중요시했다. 때마치 <대명회전>으로 200년간 잘못된 기록을 바로잡은 후라서 왜국 사절단을 만나 그들의 사정들을 들어보는 것을 바로 국교 맺자는 것으로 생각한 현실인식에서 드러난다. 이미 부패할대로 조정은 부패해졌으니 지방 토호들은 얼마나 지독하게 백성들의 피를 쥐어짜듯 뺏어먹었을까? 나라를 잃고 난 뒤에는 어떤 대의명분도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다. 징비록은 수많은 피로 얼룩진 임진왜란 7년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역사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훗날 이와 같은 일들이 반복될 뿐이다. 정철, 김성일, 윤두수, 신립, 이일 같은 자들은 참수해도 시원찮을 판이다. 명나라가 지켜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니 그들은 자주국방 의지가 전혀 없었던 것인가? 그런 낮은 자세야말로 속국에 어울리는 태도가 아니었나. 입바람만 불면 꺼질 것 같은 조선이었지만 육지에서는 류성룡이,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지키고 있었기에 그나마 나라를 지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징비록을 바탕으로 쓴 현실감 넘치는 소설이다. 임진왜란에 대한 많은 영화, 드라마, 책, 만화가 있었지만 이 책은 빠져들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선조가 도성을 버리고 파천한 이후 백성들은 궁궐로 들어가 성을 불태우고 노비문서가 보관되어 있던 장예원도 불살라 버렸다. 이것이 바로 민심이다. 백성들이 눈물로 막아섰을 때도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선조는 왜군이 올라온다는 장계를 받은 후 파천을 결정했다. 적에 의해 성이 불탄 것이 아니라 자국 백성들이 불태웠다는 건 그만큼 조정이 얼마나 썩을대로 썩었는지를 보여준다. 백성을 어진 마음으로 돌보지 않고 착복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으니 민심이 흉흉했으리라. 나라가 아니었던 셈이다. 이 책은 시리즈물로 나올텐데 기대되는 부분은 후반부에 이순신이 나온다는 점이다. 당하고만 있을 떄보단 당한만큼 되갚아줄 때 짜릿하지 않겠는가. 아직도 어릴 적에 만화로 읽던 이순신을 제일 큰 위인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홀로 형편없는 조선이었지만 적과 맞서 싸우며 조선이 왜를 물릴 칠 기회의 불씨를 살렸다는 점이다. 명확하게 얘기하자만 명나라와 이순신이었지만 말이다. 아뭏튼 이 책은 방영중인 드라마 <징비록>과 함께 읽으면 흠뻑 빠져들만한 소설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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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이 책으로 출간되었는데 총 3부작 중의 1권이다. 작년에 개봉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 영화 '명랑'이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동시대 인물인 류성룡의 징비록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요즘 류성룡과 징비록을 다루는 책들이 눈에 많이 띈다. 징비록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하려고 벼르고 있는데 여건상 계속 미루어지고 있는 차에 책으로 먼저 만나게 되었다.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지라 속도감도 빠르고 사극이니만큼 등장인물들도 많은 편이다. 선조시대의 인물인 이순신, 정여립, 정철, 윤두수, 성흔, 이덕형, 이항복 등 그 시대의 굵직한 인물들이 골고루 등장한다. 주인공 류성룡과 더불어 분량이 골고루 분배되어 등장한다. 그러고보면 선조시대에는 인재가 참 많았는데 선조는 인재를 제대로 거두지 한 왕 중에 하나이고 조선의 왕 중에서 좋지 않은 평판을 듣는 왕 중에 한 분이다. 책을 읽다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오는 게 옛날에 저질렀던 실수를 답습하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이 뼈져리게 느껴진다. 외군의 침략으로 백성들이 비참하게 죽어 나가는데 왕과 벼슬아치들은 자신의 안위를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니 참 속상하다. 외구이지만 조선사람이라는 설도 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과의 대립은 또 다른 재미 중에 하나이다. 아직,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은 터라 책을 읽은 후 드라마 상의 등장인물들을 확인한다면 무척 흥미로울 것 같다. 요즘 선조시대의 인물들이 재조명되고 붐처럼 일어나고 있는데 선조의 아들 광해군 역시 책, 드라마 등으로 다양하게 각색되고 조명되고 있다. 시국이 어려울 때 과거, 선조들의 지혜를 바탕으로 고난을 헤쳐나가는 강령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역사를 읽다 보면 우리의 미래와 더불어 현재의 고난을 헤쳐나갈 지혜가 엿보인다. 1권만 읽었는데 흡입력이 좋고 무난하게 잘 넘어간다. 총50부작이 3권으로 나왔으니 많은 분량을 함축한 셈이다. 등장인물들이 많은 편이라서 미리 등장인물들을 미리 파악하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
![]() 광복 70주년 KBS특별기획 대하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징비록]을 소설로 출간한 책이다. '징비록'은 조선 선조때 영의정을 지내며 임진왜란을 겪은 서애 유성룡이 집필한 임진왜란 전란사로 7년여에 걸친 전란의 원인과 전황등을 돌이켜 조정의 실책을 반성하고 앞날을 대비하기위해 쓴 책이다. 1권의 책은 동인 서인의 두 파가 나뉘어져 서로 대립하는 가운데 왕권을 확립하지 못한 선조의 갈팡질팡하는 모습과 임진왜란이 터지고 일본이 한양으로 쳐들어오게 되자 수도를 버리고 파천하는 이야기가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소설은 빠른 속도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 책을 한번 잡으면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읽어 내려가게 되는데 오늘날 정치인들의 모습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조정의 모습과 그저 자기 목숨 하나 살리고자 수도인 한양을 버리고 도망가는 임금의 행각이 참으로 어이없어 혀를 차게 만든다. 서로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동인 서인들의 분쟁은 물론 일본을 다녀온 사신들마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참으로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답답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절로 든다. 위기감을 느낀 백성들이 하나둘 피난을 떠나게 되는 상황에서도 조정의 대신들은 전혀 위태로움을 파악하지 못하고 결국엔 일본의 침략이 시작되고 나서야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이라니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백성들은 얼마나 나라에 대해 불신하고 불안에 떨어야했을까? 게다가 굳건히 한양을 지키면서 중심이 되어주어야 할 임금이 궁을 버리고 도망가는 상황이라니 나라의 임금이 그러할진데 의지할데 없는 백성들이 싸울 생각보다 도망갈 생각을 먼저 하는건 당연지사! 그런 와중에도 끝까지 목숨을 아끼지 않고 나라를 지키는 장군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제 막 벼슬길에 오른 이순신 장군은 자신이 맡은바 소임을 다해 바다를 지키겠다는 일념하에 일본의 침략을 하나둘 씩 물리쳐 나가게 되는데 2권에서 펼쳐질 이순신의 활약이 무척 기대가 되면서 더불어 그를 중상모략할 이야기가 전개될 생각을 하니 그 또한 안타가운 마음이 든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회만 되면 우리나라를 벗어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임란을 겪고도 굳건히 일어섰던 조선이지만 결국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다가 되찾아 온지가 이제 어언 70년! 분명 서애 유성룡은 임진왜란이라는 대 참사를 겪고 그 일을 반성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징비록을 저술하였을텐데 그런 선조의 훌륭한 가르침을 헛되게 하고 말았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서애 유성룡이 피로쓴 징비록을 다시금 새겨 읽어야함을 절감하게 된다 . |
![]() E. 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 했습니다. 즉, 과거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이해가 있어야만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안목을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여전한 인문학의 인기 속에서 그 한축을 담당하는 역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에 더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게 TV사극입니다. 최수종이 주연을 맡은 사극이 많다보니 인터넷에 ‘역사를 만드는 최수종’이라는 유머글도 있던데, 최근에는 ‘징비록’이라는 드라마가 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더해 징비록이나 류성룡을 키워드로 한 책도 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TV드라마에 흥미가 없을뿐더러 거의 대부분의 사극이 역사왜곡 논란을 겪다보니 사극은 특히 꺼리게 됩니다. 역사를 배우는 건 중요하지만 사료에 근거한 제대로 된 역사서를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워낙 징비록이 인기인데다 소설형태로 쓰인 김훈의 <칼의 노래>와 <남한산성>을 인상 깊게 읽은 경험이 있어, 소설형태로 출간된 많은 징비록 중에 심사숙고를 거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책은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징비록‘의 내용을 소설로 출간한 것으로 총3권까지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드라마 징비록을 즐겨 보시는 분들이 읽는다면 시너지효과를 발휘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 징비록 1권은 조선의 제14대 왕 선조가 '종계변무'를 이뤄낸 장면으로 시작합니다(종계변무란 명나라가 태조의 조선 건국을 역모라고 기록한 내용을 바로잡는 것). 그리고 일본을 통일한 풍신수길이 조선을 침략해 20일 만에 도성을 빼앗기게 되는 과정, 선조가 개성과 평양으로 파천하는 과정, 이순신의 등장, 패배를 거듭하던 조선군이 양주에서 첫 승전보를 올리는 부분까지 빠르게 전개됩니다. 막 책읽기 속도가 붙는 시점에서 마지막 페이지가 나오니 아쉽습니다. 사실 임진왜란은 씁쓸한 역사입니다. 이 시기의 역사를 복기하는 게 내키지는 않지만 그 역사에서 우리가 배울 점을 찾기 위해서라도 2권과 3권 출간을 기다리며 다른 역사서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이 종계변무를 이뤄낸 장면으로 시작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선조는 조선이 세워진 후 정통 왕비가 아닌 측실 부인이 낳은 왕자로서 왕위에 오른 첫 번째 임금이니 명분을 세울 수 있는 일에 더욱 기뻐했겠죠. 사실 조선시대는 유교적 명분질서가 지배한 시기이기도 한데요, 책을 읽는 내내 도대체 이 명분이 뭐라고 이러나 싶은 부분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 시기는 조선통신사가 150년 간 공백상태였고 일본은 풍신수길이 통일을 이룬 시기입니다. 즉 외부환경 변화가 심한 시기임에도 정세를 파악하거나 정보를 획득하려는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오늘날 기업을 운영함에도 환경변화를 예측하고 정보를 획득하고 그 정보를 잘 해석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대체 조선의 국정운영이 언제부터 무너진 걸까요. 징비록에 담긴 뜻 그대로 미리 대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또한 발전을 위한 협력보다는 동인과 서인간 당파싸움이 이어지며 어떻게든 상대방 세력을 밟고 올라가 권력의 중심에 서고자 노력합니다. 국난 상황, 임금이 파천하는 와중에도 상대의 과거 발언이나 행동을 트집 잡아 파직시키려 애쓰고, 그러다보니 책임자와 담당자가 자주 바뀌며 혼란이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위기 상황을 끝내기 위한 협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도요. 이산해가 선조에게 올리는 말씀이 그 당시는 물론 오늘날에도 곱씹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 나라가 이리 참담한 지경이 된 원인은 명분에만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백성에게 풍요로운 삶을 주고, 나라를 부국강병하게 하려면 명분보다는 실리를 취하셔야 합니다. 신이 파천을 홍호했던 것도 명분보다는 실리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부분의 대신들은 아직도 명분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허나 류성룡 만큼은 명분과 실리 사이에 균형을 지니고 있으니 지금의 국난을 극복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인물입니다.” (258p) 이런 상황이니 당연히 조정에 대한 백성들의 믿음도 약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관군이 왜구들을 막아요? 차라리 마을 개가 왜구들을 막겠습니다! 먹고 살기도 힘든 백성들은 평생 짊어지는 그놈의 군역 때문에 강제로 잡혀 있다시피 하고, 군사들의 봉족 노릇을 하는 백성들은 죄다 도망가는 판국에 누가 왜구들을 막는다 말이오? 나랏일을 한다는 조정 대신들은 동네 왈짜들처럼 동인이다, 서인이다, 패거리 지어 쌈질이나 하고, 임금이라는 위인은 백성들이 피죽이나 먹는지 마는지, 왜 고향을 떠나는지 관심도 없으니, 참으로 성군이시지!” (108~109p) 물론 소설 속에 등장하는 대화는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졌겠지만, 이 책의 배경인 조선시대를 넘어 늘 새겨둬야 할 대목도 있습니다. “민란이 일어난다면 그건 왜변에 대한 방비 때문이 아니라 공평치 못한 군역과 조세 제도 때문입니다. 양민들은 면포 몇 장을 내지 못해 해마다 반년 남짓 군역과 노역을 지면서 힘겨운 공납과 전세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그에 비해 양반과 지주들은 어떻습니까? 면포 몇 장도 내기 아까워 향교에 거짓으로 등록해 군역을 빼고, 해마다 농작의 풍흉과 논밭의 비옥함에 있어서 그 등급을 속여 전세를 거의 내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럿만 바로잡으면 됩니다! 그리되면 축성 때문에 국고가 빌 일도 없고 민심이 성날 일도 없습니다!” (130p) ![]() 책을 읽다보니 어릴 적 MBC 인기 드라마였던 <조선왕조 오백년>을 본 기억이 났습니다. 당시엔 그저 거북선이 일본군을 무찌르는 부분을 재미있게 본 것일 뿐이겠지만, 알게 모르게 제 안에 역사에 대한 관심을 키웠을 거라 생각합니다. 역사적 사료에 근거한다면 영상매체나 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진 역사소설이 역사적 지식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징비록의 ‘징비’란 ‘시경’의 “여기징 이비후환(予其懲 而毖後患): 내가 그 읽을 겪은지라 뒤에 올 환란을 삼가노라”라는 구절에서 따온 말이라고 합니다.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중심이 된 빠른 전개로 소설 자체가 가진 장점을 살리는 동시에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이해 또한 넓혀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류성룡이 왜 징비록을 썼는지 마음 깊숙이 느끼게 하는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