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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있기에 우리는 학습하고, 기억하며, 예측하고, 정신없이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살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복잡한 사회를 형성하고, 예술을 이해하며, 희로애락 같은 감정을 만들어 내고,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심오한 의문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는 것도 뇌 덕분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끊임없이 과학을 발전시켜 우주로 날아가고, 생명의 신비를 밝혀내며, 뇌를 인공적으로 조작하거나 아예 뇌 자체를 만들려고 한다. - '들어가며' 중에
책은 3교시 강의로 구성되어 뇌에 관해 좀 더 알고 싶다!(1교시), 뇌는 수수께끼로 가득하다!(2교시), 뇌의 가능성은 무한하다!(3교시) 등을 통해 현재까지 밝혀진 최신 뇌과학 지식 중에서 특히 재미있다고 느낀 내용을 엄선해서 소개하고 있다. 죽은 줄 알았던 뇌가 되살아났다? 2019년 미국 예일대 연구자들이 죽은 지 4시간 정도 경과한 돼지의 뇌를 실험실의 특수 용액에 담궜더니 되살아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엔 심장이나 호흡의 정지를 해당 생물의 죽음으로 정의했다. 그러나 의학의 발전에 따른 심폐 소생술의 등장으로 이런 정지가 죽음이 아니라 '뇌사'가 인간의 진정한 죽음이라고 인식하게 되었다. 예일대 연구에선 뇌가 살아나긴 했지만 단순히 화학 반응에 뇌세포가 움직임을 보였다는 수준 정도였다. 뇌세포가 활동한 것으로 의식을 되찾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인간이라면 뭔가 물어보면 반응을 보이겠지만 돼지의 경우엔 빛과 소리 등에 반응하는 움직임으로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판별할 수밖에 없다. 현재 의학은 전기적 활동인 뇌파의 유무를 기준으로 생사 여부를 판단한다. 여기서 애매함이 발생한다. 즉 뇌파가 측정되었다고 해당 뇌는 '반드시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가'이다. 소형 인공 뇌가 세계 각지에서 탄생했다. 실제로 태아와 같은 뇌파가 측정된 이후 유아, 아동과 같은 뇌파 상태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뇌는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뇌는 소중하게 보호받고 있다 뇌는 물리적으로만 보호받는 게 아니라 화학적으로도 엄중히 보호받는다. 이런 화학적 보호 구조를 '혈액 뇌 관문'이라 부른다. 혈액엔 여러 가지가 녹아들어 있다. 포도당, 아미노산, 지질 등이 대표적이다. 알코올이나 카페인도 혈액을 통해 뇌에 도달한다. 대표적인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은 뇌속에서 흥분을 전달하는 일을 한다. 만약 음식물에 들어 있는 글루탐산이 직접 뇌로 간다면 뇌는 계속 흥분 상태가 되어 경련을 멈추지 않는 심각한 일이 생긴다. 그래서 혈액 뇌 관문(뇌 혈관 장벽)은 글루탐산 같은 물질을 차단해 혈액을 통해 뇌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반면에 뇌의 유일무이한 에너지 성분인 포도당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메커니즘이 작용한다. 마찬가지로 약도 선택받은 것만 지나갈 수 있다. 중요한 약일수록 뇌에 보내기 어렵다. 알츠하이머병에 효과 있을지 모르는 약을 발명하더라도 이를 뇌에 전달하는 과제를 해결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약학 연구 분야 중 약을 뇌에 전달하는 메커니즘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약물 전달’ 분야가 따로 있다. 현재 매우 작은 나노 캡슐에 담아서 뇌에 전달하는 방법이라든가, 코를 통해 전달하는 방법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이로니하게도 유해 성분인 알코올, 마약 같은 물질은 뇌에 잘 전달된다.(사진, 25쪽)
뇌 속에는 현실 세계를 바탕으로 구축한 내부 모델이라는 세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것이 예측이나 정보의 보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이 내부 모델을 구축하려 열심히 힘쓴다. 예를 들어 근육을 이렇게 움직이면 손이 어떻게 움직일 것이라든가, 공을 이 정도 힘으로 던지면 어떤 궤도를 그리며 떨어지리라는 것 등이다. 특히 시각 회로에는 뇌로 들어간 정보의 10배가 넘는 신호가 뇌에서 돌아와 정보를 보완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뉴런의 집합부를 '시냅스'라고 하는데, 생후 1년 사이에 최대로 증가한 후 사춘기에 불필요한 시냅스가 제거되며 적절한 회로가 취사 선택된다. 이것이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다. ‘시냅스 가지치기'는 불필요한 시냅스가 제거되는 과정을 말한다. 그런데, 이 가지치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것이 발달 장애로 생각된다. 그래서 신경 회로의 수가 많고 복잡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뇌는 불필요한 신경 회로를 제거함으로써 에너지 절약을 실현한다. 건강한 뇌 기능을 위해서는 높은 에너지 효율이 필요하다. 그런데 발달 장애인의 뇌는 에너지 효율이 낮은 편이다.
머리가 좋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언뜻 생각하면 머리가 좋은 사람은 머릿속에 신경 회로가 가득 차 있을 것 같지 않은가?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연구 결과, IQ가 높을수록 신경 회로가 단순하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반면에 IQ가 낮은 사람은 신경 회로가 더 복잡했다.(사진,149쪽)
책은 뇌의 구조와 기능은 물론이고 이를 밝혀낸 연구의 역사까지 폭넓게 조명한다. 난 뇌과학을 쉽지 않은 딱딱한 학문으로만 여겼는데, 이 책을 통해 오히려 지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뇌과학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교양과학 #뇌과학 #세상에서가장쉬운뇌과학수업 #모나이히로무 #더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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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이 히로무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쉬운 뇌과학 수업은 제목 그대로 뇌과학이라는 어려운 학문을 일상적인 언어로 부드럽게 풀어낸 책이다. 평소 과학 분야의 책은 지루하고 전문 용어로 가득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사건들이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했고 복잡한 뇌의 세계를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로 안내하는 훌륭한 입문서였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한 번쯤 품었을 법한 엉뚱하고 재미있는 질문들이 가득하다. 밤에 커피를 마시면 왜 잠이 안 올까 혹은 슬퍼서 우는 것일까 울어서 슬픈 것일까 같은 호기심 어린 질문들을 뇌의 신경 작용으로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어려운 이론을 주입하는 대신 일상적인 현상들을 뇌과학의 렌즈로 들여다보니 재미있는 인체 탐험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이었다. 가장 충격적이고 인상 깊었던 부분은 뇌는 생각하기 전에 이미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나는 늘 나의 자유의지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굳게 믿어왔는데 사실은 의식보다 무의식적인 뇌의 신경 작용이 한발 먼저 일어난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한 개성과 장애의 모호한 경계선을 다루는 부분이나 내가 나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지 묻는 대목에서는 과학 책을 읽으면서도 철학적 사색에 잠기게 되었다. 아인슈타인의 뇌와 평범한 사람의 뇌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내용도 무척 흥미로웠다. 결국 뇌를 연구하고 이해하는 과정은 물리적인 세포 덩어리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마음과 인간다움의 본질을 찾아가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히 뇌의 해부학적 구조를 알려주는 지식 전달서가 아니라 나의 감정과 행동의 근원을 따뜻하게 짚어주는 안내서다.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답답할 때 혹은 원인 모를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졌을 때 그것이 단순한 내 의지 부족이 아니라 뇌의 자연스러운 메커니즘일 수 있다는 사실이 묘한 위로를 주었다. 뇌과학이 낯설고 두려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다. #세상에서가장쉬운뇌과학수업 #모나이히로무 #더숲출판사 #서평단 #뇌과학 @theforest_bo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