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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는 전보다 훨씬 빠르게 만들고, 더 쉽게 실행한다. 아이디어는 곧바로 결과물이 되고, 결과물은 금세 복제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질문 앞에 서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당신인가?” 이승오 저자의 <목적이 이끄는 브랜드>가 말하는 ‘목적’은 흔히 떠올리는 따뜻한 메시지나 좋은 의도라기 보다는 무엇을 할지보다, 무엇을 버릴지를 결정하는 기준. 확장보다 선택을, 가능성보다 방향을 정하게 만드는 축. 브랜드를 설명하는 문장이 아니라, 브랜드를 움직이는 결정의 원리다. 책에서 등장하는 브랜드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 ‘목적’을 증명한다. 도브는 ‘진짜 아름다움’을 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미의 기준 자체를 다시 정의하는 선택을 해왔다. 벤앤제리스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길 대신 자신들이 믿는 가치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길을 택했다. 보이콧도 있었고,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저자는 냉정하게 말한다. 그 모든 과정이 오히려 브랜드가 진짜 철학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 되었다고. 러쉬는 사회 문제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았다. 감각적 경험을 통해 신념을 실천했다. 브랜드 액티비즘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례다. 네스프레소는 커피 한 잔의 여정을 농부와 지구까지 확장했다. 프리미엄 소비를 책임 있는 소비로 재정의한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환경을 지키는 브랜드가 아니라 환경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 되기로 결단했다. 기업공개(Going Public) 대신 ’고잉 퍼포스(Going Purpose)’의 길. 환경을 사업의 제약조건이 아닌 존재 이유로 바라본 그 결단 앞에서 잠시 숙연해진다. 에어비앤비는 낯선 공간에서 공동체를 발견한다는 목적으로, 숙박 플랫폼을 넘어 인간적 연결의 매개가 되었다. 볼보는 안전을 말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안전벨트 특허를 업계 전체에 무상 공개하는 선택을 했다. 경쟁 우위를 포기한 그 순간, 오히려 업계의 기준이 되었다.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목적을 이야기하는 대신, 목적에 따라 행동했다는 것. 한국 브랜드들의 사례도 나온다. 널핏은 간호사를 위한 브랜드를 만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소비’를 하게 만들었다. 돌봄을 받지 못하던 이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붙은 제품을 선물한 것이다. 119REO는 버려진 방화복을 제품으로 바꾸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시간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확장했다. 폐기물을 존경의 언어로 바꾼 브랜드다. 트레바리는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지적 연결을 설계했다. 저자는 이를 “무지와 외로움을 깨는 지적 커뮤니티 실험”이라 정의한다. 뉴닉은 뉴스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감각을 전달했다. ‘나도 알 수 있다’는 감정적 자신감이 그들의 진짜 상품이었다. 트리플래닛은 개인의 작은 행동을 실제 지구적 가치로 연결하는 고리를 만들었다. 나무를 심는다는 행위를 모두의 일상으로 끌어내렸다. 멜릭서는 비건을 선언이 아닌 철학으로 삼아, 성분에서 포장까지 브랜드 전체를 일관된 약속으로 채웠다. 메이저맵은 막연한 미래 앞에 선 청년들에게 데이터로 방향 감각을 되돌려줬다. 진로를 설계한다는 목적 하나로. 이 사례들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목적은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선명도의 문제라는 것을. 이 책이 특히 인상적인 이유는 방법론을 거의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어디까지는 할 것이고, 어디부터는 하지 않을 것인가. 이 선택이 우리의 목적과 일치하는가. 결국 브랜드는 전략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선택의 결과로 드러난다. AI 시대는 많은 것을 평등하게 만들었다. 기술도, 속도도, 완성도도 더 이상 차별점이 되기 어렵다. 그래서 경쟁의 기준은 오히려 단순해졌다. 얼마나 잘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왜 만들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는 브랜드는 결국 더 빠르고 더 싸게 만드는 존재로 대체된다. 이 책은 해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기준을 남긴다.
‘브랜드의 목적은 선언이 아니라, 가장 어려운 순간에 드러나는 기준점이다‘ -P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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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책은 기존에 보던 브랜드 책과는 다르다. AI 시대에서 누구나 찾을수 있는 정보들을 짜집기 해서 브랜드는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라고 설파하기 보다는 저자가 느끼기에 울림이 있고, 명확한 목적이 있는, 기준이 있는 브랜드들만 선별하여 다루는 책이다. 아마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브랜드들도 있고, 국내 브랜드들을 보면 생소한 브랜드들도 있다. 하지만 전체 책의 사례들을 쭉 살펴보면 지금 저자가 어떤 브랜드들에 집중하고 있고 이 브랜드들은 절대 가볍거나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는 브랜드들은 아니다. 각자의 브랜드 오너들은 철학이 있고 단기간 매출을 만들고 싶은 브랜드들이 아니라 사회에 해결하고 싶은 작거나 큰 문제들이 있고 이를 그들의 방식으로 묵묵히 시간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풀어내고 있다. 단순한 브랜드를 키우는 방법론을 다루기 보다 저자가 옳다고 생각하는 브랜드의 빌딩 방식을 간접적으로 보여줌으로서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책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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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 또는 책을 읽어 나가면 느낌은 브랜드와 마케팅의 기본 개념을 설명하는 입문서처럼 보인다. 브랜드의 목적, 소비자와의 관계, 브랜드가 가져야 할 철학 등 비교적 익숙한 사례들과 개념들이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이 단순히 마케팅을 처음 배우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기보다 오히려 마케팅을 오래 해 온 사람들에게 더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케팅 실무를 오래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과 중심의 사고에 익숙해진다. 광고 효율, 전환율, 매출 수치 같은 지표들이 마케팅의 핵심처럼 느껴지고,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성과를 만들 수 있을지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마케팅은 브랜드의 의미를 고민하는 일이 아니라 성과를 만들어내는 기술적인 작업처럼 변하기도 한다.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새로운 마케팅 방법론을 설명하기보다 마케터가 가장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질문들을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는점이다. “이 브랜드는 왜 존재하는가?”, “이 브랜드는 고객에게 어떤 의미를 남길 것인가?”와 같은 질문은 너무 기본적이어서 오히려 실무에서 쉽게 잊히는 질문들이다. 매너리즘에 빠진 마케터에게는 자신의 일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그래서 마케팅 실무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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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마케팅' 이라고 하면 '기술', '전략' 이라는 단어가 함께 연상되는 것이 보통이다. 아마도 마케팅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결국은 팔기 위한 목적' 달성의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이해했었기 때문이리라... 이 책은 나의 고정관념을 한꺼번에 부수는 대신 차근~차근~ 바꾸어준다. 아주 친절하게, 그리고, [유니레버 - 삼성전자 - 네스프레소]라는 글로벌 기업을 두루 거치며 실제로 체험한 풍부한 사례들을 통해서... 금융업에서 퇴직연금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내게, 손님의 마음에 정확하게 꽂히는, 그래서 손님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게할 수 있는 귀중한 Hint 를 얻게 해주심에 감사하다. 왜 필자가 마케팅을 사람과 사람, 브랜드와 브랜드를 이어주는 것이라 생각했는지가 이 책의 전편에 걸쳐 명확하게 반영되어 있다. 현직 마케터들은 물론, 마케팅에 대한 관심있는 분들에게 감히 일독(一讀)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