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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결혼보다 결혼식에 더 집착할까. 👰🤵 연소민 작가의 노웨딩을 처음 알게 된 건 인스타그램이었다. 웨딩을 주제로 한 장편소설이라는 소개를 보고 '이런 소재의 소설도 있었나?' 하는 호기심이 먼저 들었다. 흔히 결혼을 다룬 소설이라고 하면 사랑과 로맨스를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노웨딩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 글은 연소민 작가의 노웨딩 서평이자, 결혼을 준비했던 한 사람으로서 느낀 독후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토록 현실적인 결혼 소설은 처음이었다. 결혼을 과하게 낭만적으로 해석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결혼 제도를 비관하거나 냉소적으로 바라보지도 않는다. 오히려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겪는 감정과 상황을 아주 세밀하게 그려냈다. 읽다 보면 '작가가 직접 결혼을 준비하며 쓴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감이 살아 있다. 마치 친구의 결혼 준비 이야기를 바로 옆에 앉아 듣는 것 같기도 했고, 어느 순간에는 내가 주인공이 되어 함께 상견례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웨딩홀을 알아보고, 부모님과 의견을 조율했던 예전의 내 모습이 겹쳐보이기도 했다. 주인공은 여성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여성의 시선으로만 결혼을 바라보는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그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물론 화자가 여성이기에, 여성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겪는 감정이 중심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남편 역시 결혼이라는 과정 속에서 가족과 가족 사이를 오가며 고민하고 흔들리는 과정이 있음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남자와 여자 모두가 어떤 부담을 느끼고, 어떤 선택 앞에서 갈등하는지 균형 있게 보여준다. 그래서 노웨딩은 여성의 이야기라기보다 '한국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 모두의 이야기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공감할 만한 장면들이 계속 이어진다. 사실 책 제목만 보면 오해하기 쉽다. 노웨딩이라는 단어 때문에 결혼 자체를 부정하거나 비판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전혀 다른 의미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품이 말하고 싶은 것은 결혼이 싫다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허례허식과 오래된 한국의 결혼 문화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결혼식이 두 사람만의 행복한 시작이라기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사, 체면을 지키기 위한 행사, 관습을 그대로 따라가는 행사로 변해버린 현실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답답하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맞아. 나도 이런 생각을 했었지.' 하는 순간들이 참 많았다.
나 역시 2024년에 결혼을 했다. 처음에는 스몰웨딩이나 노웨딩처럼 간단하고 실용적인 결혼식을 꿈꿨다. 결혼은 결국 함께 살아갈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이라는 낭만은 있었지만, 결혼식 하루를 위해 너무 많은 비용을 쓰기보다는 앞으로 살아갈 생활에 투자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남편도 같은 생각이었기에 스드메 역시 여러 업체를 비교하며 시간을 쓰기보다 웨딩홀과 연계된 곳에서 한 번에 진행했다. 준비 과정도 복잡하지 않았고, 스몰웨딩까지는 아니었지만 비교적 간소하게 준비하며 큰 불편 없이 결혼식을 마칠 수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무난하게 잘 끝낸 행사였다."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놀랐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결혼식은 우리 부부만의 행사가 아니라는 것.
그동안 나는 막연하게 결혼은 부부 두 사람의 행사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경험해보니 결혼은 양가 부모님, 친척, 가족, 주변 사람들이 더 중요한 행사였다. '왜 우리 결혼식인데 부모님의 의견을 더 많이 고려해야 하지?', '왜 내가 원하는 것보다 체면이라는 것이 더 중요할까?' 이런 생각을 하며 충격을 받기도 했고, 생각보다 마음이 상하는 일도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큰 갈등 없이 잘 마무리한 편이었다. 그래서 더 감사한 마음도 있다. 노웨딩을 읽으며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하나둘 다시 떠올랐다."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 결혼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감정을 겪으며 부부가 되어가는 것이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지금은 예전보다 스몰웨딩도 많아졌고, 노웨딩을 선택하는 커플도 더 늘어나고 있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훨씬 다양해졌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원래 다 그렇게 하는 거야."라는 말을 듣고 적당히 양보하고, 적당히 포기하며 결혼식을 치른다. 좋은 날에 괜히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은 모두가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접게 된다. 노웨딩은 그런 현실을 누구의 잘못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정말 당연한 것이 맞을까?'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이 소설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나는 이 책이 웨딩을 다루고 있으나, 결국은 삶을 살아가는 신념에 관한 소설이라 생각한다. 관습과 나의 생각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비단 결혼뿐만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우리는 수없이 많은 선택 앞에 서게 된다. 편하게 순응할 것인지, 조금 불편하더라도 나다운 선택을 할 것인지. 정답은 없지만, 그 선택들이 쌓여 결국 우리의 삶을 만들어 간다. 언젠가 20년쯤 뒤에는 지금의 결혼 문화를 보며 "예전에는 정말 저랬어?"라고 놀라는 세대가 오지 않을까. 조금 더 다양한 결혼의 형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누군가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라면 물론이고, 한국의 결혼 문화에 한 번쯤 의문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연소민 작가의 『노웨딩』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이 누군가와 싸우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소설 곳곳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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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민 작가의 소설 노 웨딩은 화려한 예식의 가면을 벗겨내고, 그 아래 숨겨진 사랑과 관계의 생살을 투명하게 비추는 작품입니다. 결혼식을 생략하겠다는 결심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과 상업적 알고리즘이라는 폭격 속에서 ‘우리’를 지키기 위한 처절한 방어기제입니다. 식을 치르지 않아도 밀려드는 불안과 가족이라는 이름의 해묵은 상처는, 결국 사랑이란 달콤한 환상이 아니라 매일 함께 반죽을 빚고 치워야 하는 서늘한 현실임을 깨닫게 합니다. 사랑을 제도에 끼워 맞추기를 거부하고 온전히 둘만의 무게로 감당하려는 이들의 날것 그대로의 기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