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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 무엇일까. 그것은 어쩌면 상상력이 아닐까. 우리가 보이지 않는 것을 이롭게 상상할 수 있다면, 세상은 달라질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사람은 사람에게 배려를 할 수 있다. 그것은 누군가의 고통이나 사정을 살펴 짐작하며, 상대를 위해 자신의 무언가를 기꺼이 내어주는 일이다. 그것은 시간일 수도 있고, 마음일 수도 있다. 우리가 사람을 넘어 이 드넓고 광활하며 다양한 자연 생태계의 생명에게도 상상력을 발휘해볼 수 있다면 어떨까. 작은 새들이 날아들고,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나무와 꽃들이 피어나는 순간순간에 눈과 귀를 집중하고 마음으로 그 모두의 삶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 조금은 더 나은 지구의 모습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다섯 명의 작가가 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가 담겨 있다. 소중한 무언가를 지켜내기 위해, 사라져가는 것들을 보호하고 기억하며, 손을 놓지 않기 위해 기울인 마음의 총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은 각자의 상상력과 깊은 메시지로 독특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다시 한 번 문학이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명을 보여준다. 문학을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가닿고, 그 의미를 통해 세상을 발견하게 하며 세상을 지켜낼 마음의 씨앗을 심는 일이다. 탄소 시대와 기후 위기를 살아가는 인류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마음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지켜내고 기억하며, 사라져가는 것들을 놓지 않으려는 의지. 우리는 더 나은 상상력으로 더 많은 생명을 배려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그러한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도,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 구해낼 방법도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은 이로운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죽인다. 우리에게 진정한 힘이 있다면, 그 힘은 살리는 데 쓰여야 한다. 이 책은 사라져 가는 것들을 위한 다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지구와 자연, 생태계와 생명,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인간이 재해가 아닌 희망으로 남을 수 있기를 격려한다. #한사람에게 #그린피스 #기후위기 #신간도서 #도서추천 *도서증정 @greenpeacekorea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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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문학은 언제나 사라지는 것의 편에 서 있다. 부수고 파괴하는 편에 서서 쓰는 것은 문학이 아니라 선전이 된다. 『한 사람에게』는 그렇게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섯 작가의 목소리를 담는다. 글자조차 없던 시대에서 시작되어 익숙한 현대를 지나 커피 한 잔의 일상마저도 과거의 산물이 된 시대까지 도달하는 모든 목소리들은 저마다 다른 모양새로 적혀 있다. 죽어가는 것을 조명하기도, 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는 것을 그려내기도 한다. 이 목소리가 글로 남아 언젠가 애리와 재윤의 시대의 누군가에게까지 닿으리라 생각하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한 사람에게』라는 제목값을 톡톡히 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사실 특정 주제를 갖고 쓰고자 하는 글은 그 주제부가 너무 강해서 종종 읽는 도중 버벅거리게 되곤 하는데, 『한 사람에게』에 실린 글들은 만약 배경 정보 없이 우연히 책을 구매해 읽었더라면 그린피스 협업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주제부를 환기하는 목소리들 - 「축제」의 오염된 강과 둑으로 막힌 물길들, 기후 위기로 커피 재배가 어려워져 커피 대용 음료를 마시게 된 근미래를 그린 「까마귀에게」 등– 은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들의 목소리에 독자의 연대도 기꺼이 보태고자 하는 의욕이 피어난다. 작품이 다다를 곳을 미리 정해두지 않고 협업이 갖는 의미에 작가들이 짓눌리지 않도록 이끄는 것을 중요시했다는 편집자(김대성 대표)의 관록이 상당히 돋보이는 부분이다.
『한 사람에게』는 직접적인 행동을 촉구하거나 독자의 환경파괴를 비난하지는 않는다. 단지 담담하게, 고요하게, 그곳에서 사라지고 있는(또는 이미 사라졌거나 앞으로 사라질)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편지처럼 독자에게 내보인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죽음과 애도와 다음 세대로의 순환에 대해, 인간이 파괴하고 입맛대로 재단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다른 생명체들에 대해, 정착했음에도 거쳐가는 이로만 여겨지는 이주 노동자와 난민에 대해, 커피와 엽서가 과거의 산물이 되어버린 세상에 대해, 발전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지는 지역들에 대해 사유하고 또 고뇌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재촉이나 지적이 없어도 『한 사람에게』는 그 자체로 충분한 연대이자 고발이 아닐까.
단순한 빙산이라고 생각했던 표지의 그림이 접은 쪽지의 모양을 하고 있다는 걸 뒷날개를 보고서야 알았다. 줄레자크 느낌의 질감이 살아있는 표지를 오래 매만지다 보면 그 다섯 개의 쪽지가 빙산처럼 물 위를 흘러흘러 독자들에게까지 다다른 기분이 든다. 미디어에서 흔히 보여주는 유리병 속 구조 요청처럼. 지구에게, 기후에, 기후를 돌보는 단체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모두가 한번쯤은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아도 좋을 듯싶다.
* 그린피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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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게>는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김멜라, 김보영, 김숨, 박솔뫼, 정영선 등 다섯 작가의 문학 모음집이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기후 위기 시대에 사라져가는 것들을 기억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으며, 다섯 작가 각각의 색채로 쓰여진 상실과 기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검저리’가 강물에 휩쓸려가며 남긴 마음을 글로 옮긴 김멜라 작가의 「물먹은 편지」.
인어들이 번식을 위해 성지 아우라지로 향하는 여정, 그 속에서 경험하는 어려움과 생존을 위한 노력을 담아낸 김보영 작가의 「축제」.
한국 사회의 변방에 머무르는 이주 노동자와 난민의 삶을 그려낸 김숨 작가의 「이곳은 정류장이 아닙니다」.
주인공 애리와 여행 중인 재윤이 엽서 속 그림을 매개로 감정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이야기를 담은 박솔뫼 작가의 「까마귀에게」.
자본과 개발의 논리에 따라 지도에서 지워져 가는 장소 ‘매축지 마을’에서 잊혀져 가는 기억을 붙잡으려는 노인과 공유재인 바다가 사유화되는 현실에 힘들어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정영선 작가의 「호미로 하는 애도」.
작가들의 개성이 가득 담긴,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글들을 통해 한때 소중했지만 사라져 가는 추억들, 지금은 당연한 듯 누리고 있지만 점점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떠올려 볼 수 있었다.
얇지만 책이 주는 감동은 결코 작고 가볍지 않았던 소설 모음집 <한 사람에게>를 통해 우리가 누리는 소소한 일상 속 즐거움, 지구가 주는 혜택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물려주기 위해 어른으로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더불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는 확실하게 누릴 수 있는 지금 현재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사라져버린 존재를 기억하고, 사라질 위기에 놓은 것들을 지켜내려는 한국 문학의 작은 기도 <한 사람에게>의 감동을 많은 독자들이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본 리뷰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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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게 김멜라, 김보영, 김숨, 박솔뫼, 정영선 . 기후 위기, 생존의 위기, 관계의 위기. 그리고 누군가를 떠올리는 마음, 사라져가는 것을 붙잡는 손길, 그들에게 건네는 말들. 사라지는 것과, 남아 숨 쉬는 것. 멀고도 가까운, 내 곁의 이야기. 모든 것이 사라지는 와중에도, 반드시 지켜지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마음, 기억, 흔적, 말과 침묵, 기다림, 약속, 애도… 그리고 온기. 이 책의 다섯 작가는, 사라져가는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온기를 더듬으며 각자의 이야기를 건넨다.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용히 이어지는 마음으로. 그래서 이곳에 담긴 다섯 이야기는 각기 다른 곳에서 시작되어 흩어진 편지 같기도 하고, 혼잣말 같기도 하고, 닿지 못해 남겨진 문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문장들은 사라지고 남는 것 사이에 오래 머물며,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고 또 무엇을 붙잡고 있는지를 조용히 되묻는다. 그러고 보면 세상은 세상이라는 것은 늘 바뀌었다. 어떤 것은 영영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있었다. (157쪽, 까마귀에게 中) 세상은 늘 바뀌어 왔음에도, 변화가 남긴 빈자리는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어떤 것은 정말 끝난 것처럼 느껴지고, 또 어떤 것은 끝났는지조차 모른 채 지나간다. 우리에게 사라짐의 순간은 늘 늦고,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자리에서 찾아온다. 사라진 것을 기억하는 일이란, 여전히 남아 있는 것들을 다시 느끼는 일이다. 사라지는 것들 속에서 여전히 숨 쉬고 있는 것들, 끝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것들, 이어지려는 마음들, 말이 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감각들, 사라졌다고 믿었던 곳에서 또다시 떠오르는 것들, 피어오르는 것들. 이 모든 것들을. . #한사람에게 #곳간 #그린피스 .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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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에게 #김멜라 #김보영 #박솔뫼 #정영선 #김숨 #곳간 #도서제공 이책은 다섯명의 소설가(김멜라 김보영 박솔뫼 정연선 김숨)가 각기 다른 형식을 빌어 지금 사라지고 있거나,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채 더 이상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물먹은 편지ㅡ 김멜라 한 통의 편지가 온전하려면 읽을 수도, 부칠 수도 없어야 한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이가 강물에 휩쓸려 내려가며 남긴 마음을 글로 옮깁니다.글자도 없고, 도끼로 벽에 무늬를 새길 수 있는 몸도 없는, 그야말로 ‘쓸 수 없음’을 조건으로 써 내려가는 문자 이전의 글쓰기 여정입니다. 축제 ㅡ 김보영 상반신은 포유류, 하반신은 어류인 인어들이 번식을 위해 성지 아우라지로 향하는 험난한 순례를 이야기 합니다. 한 종족이 멸종위기에 처한 상황 앞까지 우리를 이끌지만 그럼에도 뚜렷하게 남는 건 신성한 생명의 축제, 삶이 꽃처럼 피어나고 물처럼 어우러지는 순간, 낯선 이와 친근한 이가 하나 되는 기적, 이어짐으로 피어나는 환희입니다. 서로의 아름다움에 이끌리며 경이와 호의, 너그러움이 물결치며 솟아오르는 생명의 활력입니다. 이곳은 정류장이 아닙니다 ㅡ 김숨 한국 사회의 경계에 머무는 이주 노동자와 난민의 삶을 여러 버스 정류장을 배경으로 그려냅니다. 까아귀에게 ㅡ 박솔뫼 기후 변화로 커피가 귀해진 근미래 배경 속에서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는 인물이 편지와 산책이라는 느린 행위를 통해 서로에게 닿으려는 과정을 세심하게 그려냅니다. 매축지 마을 수국 화분 ㅡ 정영선 일제강점기 때 매축되어 한국전쟁, 산업화 시대에 많은 이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 마을이 지도에서 지워지는 장소의 풍경을 기록하며 애도합니다. 작가와 작품은 문학적 상상력으로 우리에게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끔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의 활동가라고 김대성 편집자가 이야기 합니다. 또한 이러한 상상력으로 드러난 것들을 읽고 나누는 독자들 또한 오래전부터 활동가로서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각 작품에서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 책을 함께 읽고 함께 나눈다면 더 잘 알아갈 듯 합니다. @greenpeacekorea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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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후원을 지속한지 몇년이 된 것 같다. 작은 돈이지만 지구를 위한 직접행동을 하기엔 능력이 부족하여 간접행동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그런 그린피스가 문학을 만났다. 책은 사라져버린 존재,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들을 기억하는 5편의 단편소설이 담겨있다. 기억하고 지켜내고 함께 하는 것. 내가 그린피스의 오랜 후원자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자연은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한다. 자연은 빠르게 꾸준히 파괴되고 있다. 파괴의 고통은 우리에게 느리지만 급작스레 다가온다. 순문학은 느리다. 한문장 한문장 짚어가며 읽어 가게 된다. 그린피스의 이번 기획이 참 올바른 길이다 생각된다. 단편들 중 김멜라 작가의 <물먹은 편지>와 김보영 작가의 <축제>가 인상 깊었다. <물먹은 편지>는 갑작스레 죽음을 당한 이가 강에 휩쓸려 가며 말하는 내용이다. 검머리의 몸이 된 그의 신체는 이미 죽음을 맞이했으나 그의 정신은 멈추지 않았다. 떠난 이를 추억하며 남아 있을 이를 걱정한다. 사라져버릴 존재인 그가 남겨진 동굴 속 그림.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떠오른다. 수없이 사라짐의 위기를 이겨내고 있는 존재를 만들어낸 그의 걱정이 창작자의 자부심으로 계속되길. <축제>는 인어들이 번식을 위해 성지로 떠나는 순례길을 보여준다. 성지로 향하는 길은 험난하다. 특히 '주검'이라는 존재는 성지길을 파괴하고 성지로 향하는 존재들을 죽음으로 내몬다. 멸종의 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과 끝없이 '주검'을 탄생시키고 반성하지 않는 인간의 모습이 떠오른다. 결국 그 수많은 '주검'의 결말은 반성없는 인간에게 회복할 수 없는 '주검'을 선사할 지구의 폭발이 아닐까. 그린피스와 함께 하는 다섯편의 문학은 왜 우리가 이 지구를, 지구의 모든 존재를 지켜내야 하는지 보여준다. 간접행동에 그치고 있는 내가 작지만 어떤 직접행동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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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기억은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저장 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이미 끝났다고 선언된 것들을 다시 불러내는, 일종의 아주 미약한 반항이다. 물속에서 닳아가는 몸이 남기는 편지, 멸종 직전의 존재들이 서로를 이어 붙이며 건너는 시간, 문장으로 완성되지 못한 채 흩어지는 목소리들. 이 모든 장면은 하나의 사실을 반복한다. 세계는 쉽게 무너지고, 존재는 쉽게 지워진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어떤 마음들은 끝내 사라지지 않으려 애쓴다. 그 애씀은 이미 저항의 형태를 띤다. 사라진 것들을 ‘그대로 두지 않으려는’ 태도. 비록 그것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더라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넘겨버리지 않겠다는 의지. 기억은 그렇게 결과가 아닌 자세로 남는다. 이러한 몸짓은 언제나 손에서 시작된다. 흙을 파내는 호미, 엽서를 뒤집어 적어 내려가는 느린 동작들, 고통 속에서도 앞으로 기어가기 위해 뻗는 지느러미. 이 저항은 언제나 작고 느리다. 그것들은 멸종을 막지도, 개발을 멈추게 하지도, 떠나는 이를 붙잡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행위들은 계속된다. 기억하려는 시도는 결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이미 어떤 선언이기 때문이다. 사라지는 것을 그저 두고 보지 않겠다는, 아주 조용하지만 분명한 부정. 세상을 향해 외치는 방식이 아니라, 세계를 향해 조용히 버티는 방식에 가까운 것들.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오래 지속되는 힘. 한 번의 거대한 행동보다 수없이 반복되는 작은 행위들이 더 질기게 남는다. 다섯 명의 작가는 그 느린 반복을 통해 묻는다. 사라짐 앞에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윤리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윤리는 왜 이렇게까지 손이 많이 가는 방식이어야 하는가. 여기서 건네지는 모든 말은 어딘가를 향해 있다. 다만 그 ‘어딘가’는 불특정한 세계가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한 지점을 향한다. 단 한 사람, 단 하나의 존재, 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자리. 도착을 알 수 없는 편지를 쓰고, 닿을지조차 알 수 없는 감각을 건네며, 이미 떠나버린 자리를 향해 말을 남긴다. 도착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보내졌다는 사실이다. 응답을 전제로 하지 않는 말,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계속 흘려보내는 마음. 이 책이 품고 있는 연결은 단단하게 묶인 끈이 아니라, 끊어질 듯 이어지는 가느다란 실에 가깝다. 그 위태로운 선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사람들은 계속해서 자신의 시간을 접어 보낸다. 발터 벤야민은 한때, 잊힌 것들을 기억하는 일이야말로 과거를 구하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썼다. 이미 사라진 것들은 되돌릴 수 없지만, 기억 속에서 다시 불려 나오는 순간 다른 의미로 살아난다. 기억하는 일은 사라짐에 대한 가장 조용한 저항이 된다. 그것은 거창하지 않고, 눈에 띄지도 않으며, 때로는 무력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래 지속된다. 아무것도 되돌아오지 않더라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끝내 기억하려는 마음. 그것은 세상을 바꾸기에는 너무 작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허물어져 가는 세계 위에서 끝까지 남는 것은 어쩌면 거대한 외침이 아니라, 이렇게 작고 집요한 기억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완전히 지워지지 않기 위해, 그리고 끝내 서로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은 사라진 것들을 쉽게 잊어버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가닿을 것이다. 지나간 계절의 냄새를 오래 붙들고 있는 이, 떠나간 이름을 마음속에서 몇 번이고 다시 불러보는 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기억을 혼자서 지켜내고 있는 이에게. 또한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해버려 무엇을 붙잡아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 사람, 거대한 말 대신 작은 몸짓으로 세계와 관계 맺고 싶은 사람에게도 이 이야기는 마음 깊이 스며들 것이다. 어쩌면 끝내 포기하지 않기 위해, 혹은 이미 놓쳐버린 것들을 다시 한 번 마음속에 앉히기 위해, 누군가는 이 책을 펼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느린 읽기의 끝에서, 사라짐 앞에 서는 자신의 태도를 아주 작게, 그러나 분명하게 바꾸게 될지도 모른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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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수록작 요약]
1. 김멜라 — 「물먹은 편지」: 홍수와 범람을 배경으로, 사라지는 존재가 남기는 흔적의 의미를 그린다. 2. 김보영 — 「축제」: 인어들의 생태적 귀향을 다룬 소설. 험난하고 오염된 바다를 건너며 멸종 위기의 풍경을 세밀하게 담아냈다. 3. 김숨 — 「이곳은 정류장이 아닙니다」: 이주 노동자와 난민의 문제를 시적인 문체로 기록한다. 4. 박솔뫼 — 「까마귀에게」: 기후 변화로 커피가 귀해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정영선 — 「매축지 마을 수국 화분」: 마을이 사라지는 과정을 기록하며 애도한다.
● 들어가며 세상에서 자꾸만 사라지는 것들이 있다. 사람도, 정든 마을도, 동식물도, 심지어 우리가 쓰던 말들까지 말이다. 너무 바쁜 세상 탓일까. 그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는 걸 제대로 슬퍼해 줄 겨를조차 없이 그냥 흘려보내곤 한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출판사 〈곳간〉이 힘을 합쳐 만든 소설집 『한 사람에게』는 바로 그 잊고 지냈던 감각과 감정을 다섯 명 작가의 손끝으로 꾹꾹 눌러 담았다.
☆ 상실: 지워도 지우지 못하는 것 김멜라의 「물먹은 편지」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은 존재가 강물에 휩쓸려 내려가며 시작된다. 보통 이런 설정이라면 이야기는 비극에만 머물기 쉽다. 그런데 이 소설이 집중하는 것은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죽음 속에서도 누군가에게 닿으려는 마음이다. 물에 젖어 글씨가 번지는 편지,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전언. 상실은 분명하지만, 그 안에서 마음의 방향만은 훼손되지 않는다.
정영선의 「매축지 마을 수국 화분」은 또 다른 결의 상실을 다룬다. 바다를 메워 만든 땅 위에 평생의 삶을 쌓아온 사람들의 마을이 사라지는 과정이다. 소설은 그 비극을 직접 고발하는 대신, 수국 화분 하나에 시선을 고정한다. 작고 평범한 사물 안에 공동체의 시간이 얼마나 촘촘히 들어차 있는지를 보여주며, 사라진 것들의 무게를 독자 스스로 느끼게 만든다.
★ 존재: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들
김보영의 「축제」는 멸종 위기에 처한 인어들의 순례를 그린다. SF적 상상력으로 빚어진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목적지에 가까워졌을 때다.
이 한 문장이 소설 전체를 관통한다. 인간의 시선으로만 바라보던 자연과 생명을 뒤집어, 관찰자와 피관찰자의 경계를 허문다. 사라지는 것들은 단지 소멸해가는 대상이 아니라, 동등한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존엄한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소설은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파괴를 조용히 구분한다. 먹이사슬은 슬프지 않다. 이유 없는 소멸만이 슬프다. 순환하지 못하고 끊겨버린 생명의 고리 위에서, 작가는 그저 무력하게 지켜보는 대신 기록하기를 택한다. 누군가의 삶이었던 자리가 텅 빈 공터가 되고, 인어들이 비극에 처했을 때 문학은 그 사라짐의 이유를 끈질기게 묻는다. 비록 세상을 당장 되돌릴 수는 없어도, 우리는 기록을 통해 이 비극에 저항할 수 있다.
♣ 희망: 그럼에도 이어지는 발걸음
김숨의 「이곳은 정류장이 아닙니다」는 이주 노동자와 난민의 삶을 시적인 문장으로 따라간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다음 장소를 향해 밀려가는 존재들. 제목 자체가 이미 하나의 선고처럼 들린다. 여기는 머무는 곳이 아니라는 것, 정착이 허락되지 않는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다.
박솔뫼의 「까마귀에게」는 기후 변화로 커피가 귀해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일상에서 사소하게 여겼던 것이 사라질 때 세계의 질감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포착한다. 그 세계 안에서 소설은 까마귀라는 낯선 수신인에게 말을 건다.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편지를 쓰는 행위는 그 자체로 다른 존재 방식을 상상하는 희망의 시작이다.
위태롭고, 험하고, 잃는 것이 많은 시대다. 그럼에도 서로를 잡아주며 앞으로 나아가는 몸들이 있다. "괜찮을 거야"라는 말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서늘하고도 단단한 다짐일 것이다.
『한 사람에게』는 기후 위기를 말하지만 데이터나 통계 대신 마음의 언어를 선택했다. 사라지는 것들 앞에서 문학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다섯 편의 소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증명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사라져가는 세상을 대신해 당신에게 도착한 간절한 편지다. #한사람에게 #곳간출판사 #그린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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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애도의 문학 앤솔러지 굵직한 이력을 가진 작가 5人이 집필한 다섯 편의 이야기는 마이너리티의 감정에 공감하고 연대하려는 일련의 문학적 행동입니다. 그린피스 기관은 기후 악화와 취약계층의 위기 앞에서 문학과의 접촉을 통해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하려는 창의적 시도를 선보입니다. 모든 생의 마지막에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허무함과 덧없음이 역설적으로 생명의 순간을 빛나게 하는데,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각기 다른 위기(죽음, 순례, 타국살이, 사회적 고립, 주거 불안정 등)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20~40대 평범한 人이 본 책을 읽는다면 심리사회적 취약층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얻으리라 기대합니다. 💁추천: 20~40대 人 * 출판사 측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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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느끼는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내용을 5가지 단편 소설로 접할 수 있다 내 나름 느낌은 아직도 물음표인 검거리 이야기 인어 이야기 외노자 이야기 편지 재개발 지역 이야기 로 구성된다 해설을 참고하자면 희박해지는 환경과 사라지는 생명체, 소수 민족과 언어, 삶터에서 흔적을 찾기 어려운 장소, 어느 사이에 사라진 감정과 마음, 더 이상 품지 않는 꿈과 희망을 다섯 소설가의 고유한 목소리를 통해 부르고 기억하는 작업이라 되어 있다 아… 읽는 내내 난해함, 혹은 이해가 좀 힘든 글의 구성 부분들은 5가지 이야기가 끝나고 해설을 읽다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작품성이 높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평범하게 책읽는 나에게 개인적으로는 좀 어려운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