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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봉초등학교 37회. 4학년때 담임선생님이 편찮으셔서 오랜만에 동창들이 선생님이 계신 병실에 모였다. 다방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다가 보게된 미친여자를 보고 이야기 하다가 어린시절을 떠올렸다.
산새가 지저귀고 토끼와 꿩을 잡는 사냥을 할 수 있는 미봉산. 그곳에는 어린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때가 되면 밥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시냇물가 다리위로 소를 치며 지나가는 아저씨, 졸망제비꽃을 귀에 꽂고 정신없이 산길을 오르내리는 똥싼씨. 그 뒤를 따라다니며 장난하는 아이들. 지지리도 가난한 집에 태어난 기덕이는 서울살다 내려온 왈가닥 유란이를 좋아한다. 짝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곁에서 맴돌고 유란이는 집안의 어려움에 아픔을 가지고 자신의 말을 듣고 항상 웃어주는 똥싼씨와 친해진다.
똥싼씨. 미봉산에 사는 미친 여자다. 언제나 웃고 다니고 애기를 싸는 포대기에 뭔가를 담아서 들고 다니며, 거주지가 불명확하나 산기슭의 돌무더기에 항상 똥을 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나무에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거나, 추운 겨울에도 흔적없이 산속 어딘가에서 잠을 자고, 맨발로 신작로를 피해 거친 산길로 자신의 몸을 이끌고 다닌다.
똥싼씨를 자신의 씨받이로 이용하고자 하는 순박한 만득이 아저씨. 힘이 세기로 소문난 사람이며, 담배 한갑만 사 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짐을 잔뜩 진 만득이 아저씨가 오줌을 눌때를 기다려 무릎뒤를 꺽어서 넘어뜨리고 재미있어 한다.
어린시절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들은 그 때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슬며시 웃음지을 수 있다. 기덕이는 달리기를 유난히 잘해서 선생님께 혼날 위기에 도망을 가서 육상부 아이들을 따돌리고 선생님의 눈에 들어 육상부 가입을 권유받느다. 지나가다 뻥튀기 봉지를 줃고 혼자 먹으려고 따라오는 친구들을 피해 미봉산 꼭대기로 오르기도 한다. 토마토를 서리하려고 하는 기덕이와 서리를 막기위해 "농약쳤음"등의 위협문구를 달아 놓는 밭주인. 걸리면 밭전체의 농작물 값을 물어야 한다는 형사처벌과는 달라보인다.
동네에는 술만 마시면 아내를 때리고 위협하는 월남전 출신의 아저씨가 있고, 유란이가 뱀에 물릴 위기를 기회로 생각해 신나게 뱀을 잡는 오리집아저씨도 있다. 뚱뚱한 서울고모는 내려와서 고상한척 얻은 물건들을 가지고 가족들에게 인심을 쓰기도 한다.
자연과 하나인 똥싼씨는 불행한 과거때문에 정신을 놓았지만, 오히려 정신이 온전한 사람보다 행복하고 자유로워 보인다. 똥싼씨를 통해서 본 과거의 사회속의 아련한 추억이 오늘의 나를 되돌아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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