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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은 스위스인이다.( 얼마전에 읽다가 저절로 포기하게 된 '프랑스적인 삶'의 장폴 뒤브아가 갑자기 생각이 나네...) 유럽 사람들은 유럽 사람들 특유의 사고가 있는 듯 하다. 내가 만난 몇 안되는 유럽 사람들은 어쨌든 유쾌한 사람들이었다. 특히 이태리인들은 못말린다. 네델란드 사람들은 심하게 자유분방한 듯 하지만(내가 만난 사람들은 네델란드 중에서도 그 악명 높은 암스텔담시의 사람들이었으니.. 그들의 거북스러운 사고란... 쩝), 정말 오픈 마인드의 소유자들인 듯 했다. 몇권의 프랑스인 저자들이 쓴 책과, 몇권의 독일 저자가 쓴 책과, 실제 만나본 몇명의 사람들로, 그 짧디 짧은 경험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내가 좀 가증스럽네... 꼭 서양 사람들이 중국인이든, 일본인이든, 한국인이든 그냥 아시아 사람들이라고 뭉뚱그레 치부하고 얘기하는 그 껄끄러운 '오만과 편견'처럼...
거두절미하고 이 소설은 아주 지적 유희가 넘치는 책이다. 꼭 '움베르코 에코'의 산문집을 읽는 듯한.... 너무나 유식하신 작가님들의 그들만의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따라가야 할지.. 나같이 지극히 아는 것이 없고, 특히 철학과 사상은 대학교 2학년때 일년 내내 빠져 있었던 '동양 철학' 말고는 심취해 본적이 없어서, 이런 책을 읽으면 내 무식함이 저절로 탄로가 나서, 왕짜증이 난다. 참 연애도 희한하게 하시네... 이 책은 사랑을 감성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수강한 적이 있는 '성과 철학'과 같은 철학적,심리적인 분석을 시도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이는 책이며, 아울러 메인 줄거리인 러브 스토리 역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어째됐던 '우리는 사랑일까?' 로 시작된 물음은 '너거들 사랑이다'로 결론지었다.
(나는 여주인공처럼 이렇게 과거의 온갖 낭만주의, 심미주의, 철학, 문학예술적 의미까지 들춰가면서 머리싸매고 연애도 못했을 뿐더라, 안하겠다... 안그래도 연애하면 편두통은 달고 살아야 하는데... 왠 거추장스런 수고람?) |
|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은 처음이다. 철학서와 평론서를 읽었는데 연애소설을 읽은 것은 [왜 나는 너를 ~]을 살짝 맛 본 것 외엔 없다. 앞서도 말했듯이 난 이 작가가 무작정 좋은데 다 읽고나면 읽을 책이 없다는 게 너무 싫었다^^; 밑줄 긋는 남자에 나오는 콩스탄스보다는 그래도 나은 편이지만 암튼..아까웠다. 그러나 '보통'의 책을 안 읽고 견디기란 더 힘든 것 이 책을 읽는내내 나는 앨리스가 되었는데 그녀의 행동과 생각이 나와 흡사하여 푹 빠질 수 있었다. '보통'은 남녀의 사랑과 갈등을 아주 철학적으로 풀었다. 그래서 읽는동안 앨리스의 심리와 에릭의 심리를 알게 되는데 고개가 끄덕거려질 정도다. 앨리스는 행복이란 즐거운 상태가 아니라 고통이 없는 상태라고 정의하던 자신이 절망을 느끼고, 추운 정류장에서 남자의 코트에 감싸 안겨 키스를 받는 상상이나 하고, 자신이 지구에서 미끄러지면 1분이상 자기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없을거라는 서글픈 의심으로 시간을 보내다가...온갖 핑계를 대면서 가기 싫어 하던 파티에서 우연하게 (수영장이나 기타 공공장소에서의 만나는 사랑에 대해 마뜩치 않게 생각하면서) 에릭을 만난다. 만나면서부터 환상적인 상대였던 에릭과 알콩달콩 엮어나가는 사랑에서 앨리스는 많은 것을 경험하는데... 처음 에릭을 통해 보았던 모든 멋진 것들이 시간이 지나고 서로의 성격이 들어 나면서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변화의 과정을 어떤 식으로 앨리스가 풀어 나가는지... 당사자가 아닌 담에는 알 수가 없는 것을 '보통'은 예리하게 관찰하고 그 심중을 끌어낸다. 그 모든 변화의 과정에는 각자가 살아 온 날들도 이유가 되고 각자의 성격과 그들의 문화적인 차이, 남녀의 생각차이까지 포함이 된다. 그 속에서 철학이론까지 등장하는것은 물론이다. '보통'이 아니고선 절대로 풀어 낼 수 없는이야기이리라. 과연 앨리스가 원하는 남자는 누구이고 그들의 사랑은 진정 사랑인것인지? 앨리스가 목말라하고 그리워하던 그 멋진 상대가 에릭이었는지(가끔 정류장에서 남자의 코트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욕망에 판단이 흐려 질 수 도 있으니..^^;) 꼭 읽어보고 판단하시길를... 아주 매력적이 연애소설이었다. 꼭 내 속을 들어내보인 것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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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볼 수록 호감이 가는 인상이 있는가 하면, 처음엔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흡입력을 보이다가도 만남의 횟수가 잦아지면 잦아질수록에 예전의 매력(또는 포스)가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 그건 대상에 대한 미지의 부분을 궁금해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상대 자체는 결코 아닌) 자신만의 기대에 근거한다. 그러므로 감정의 하강곡선에 대한 실망감을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무례한 짓이다.
솔직히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통해 처음 알랭 드 보통을 접했을 때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작가나 내용에 대한 감동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이유는 철저히 나의 주관에 근거하는 것일게다. 세간에서는 '보통'의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 중 이책을 최고로 친다하니 내 생각은 말 그대로 '아웃라이어' 일런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조금 더 용기를 내어 나는 이 책에 대한 소감에 '별로..' 라는 평가를 하고 싶다. 물론 '알랭드 보통의 작품치고는...' 이라는 꼬랑지를 빼먹지는 않겠다.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가장 주효한 이유는 주인공 '앨리스'에게 있지 않았나 싶다. 그녀가 이 세상 대부분 여자들의 보편적 심리를 대변할 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나는 그녀의 성격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왜 나는..」에서의 엘로이와는 달리 크게 매력적이라고 느낄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저히 주관적이고 마이너한 생각..) '에릭'이라는 남자가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이상에 가까운 조건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다소 '비굴함'이 느껴질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보였다. 더구나 개인적으로 난 '에릭'이라는 캐릭터의 성격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설명하기 힘든 이유로...
두번째는 '보통'의 비유적 표현이 여전히 매력적이긴 했지만 「왜 나는..」에 비해 호소력이 5분의 1정도로 떨어졌다는데 있다. 이것 역시 주인공의 성격에 대한 주관적 느낌과 마찬가지로 철저히 개인적인 선호의 문제다. 그러니 여전히 내 평가는 '아웃라이어'의 자기변명의 범주를 벋어날 수 없다.
사랑 (또는 관계)이라는 것은 서로간의 일정정도 마음의 공양을 통해 유지된다. 그것은 최소한 일정 수준 이상의 유지를 반드시 필요로 하지만 그것이 둘 중 누구로부터 기인했는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반드시 5대 5의 비율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대개의 관계는 서로의 사랑 간에 '자신있는 사람'과 '자신없는 사람', '손해본다고 느끼는 사람'과 그 사랑으로 인해 상대방에 '빚을 진다고 느끼는 사람'으로 설정되기 마련이다. 후자의 사람은 항상 본인이 5할을 훨씬 넘어서는 비중을 책임져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그러기에 남들이 보기에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관계의 연인들이, 부부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랑(또는 관계)가 어떤 식으로 끝날 수 있는지의 전형을 잘 보여준다. 항상 더 많이 노력하는 사람이 더 빨리 지치기 마련이기에 대부분의 관계의 깨짐은 더 많이 사랑하고 노력하는 사람으로부터 기인하게 마련인가 보다. 그것이 부부든, 연인이든, 친구든 간에...
상대방에게 맞추고 예속된다는 느낌으로 자존심이 구겨지는 사랑이 아닌 주고 베풀면서 스스로를 높일 수 있는 사랑, 상대방을 이해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정말로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사랑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랜 교육과정에도 불구 사랑에 관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기에 모두 물가에 나온 아가 처럼이나 서툴고 위험한 사랑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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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을 ‘불안’이라는 작품에서 처음 접했던 나는 그를 막연히 어려운 작가라고만 인식하고 있었다. 두 번째 작품이었던 ‘여행의 기술’ 역시 책장 한켠에 읽다 만 채 꽂혀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는 그런 편견들이 모조리 사라졌다. 완전히 나 인 것만 같은 주인공 앨리스를 보며 혹시 이 작가가 내 맘 속에 들어갔다 나온 건 아닌가 싶은 착각마저 들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혼자서 괴로워하던 수많은 고민들을 정확히 표현해내는 작가의 섬세한 심리묘사는 정말이지 최고라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도 없다. 어떤 일 보다도 사랑하는 마음을 나누는 일이 가장 어려웠던 나는 언제나 생각이 너무 많다는 우려를 듣곤 했다. 그 많은 생각들이 결코 긍정적인 생각들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진 나는 종종 불안감에도 빠지는 데, 나의 이런 모습까지도 그가 좋아할까 라든가 조그마한 변화에도 혹시 그의 마음이 변한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어 혼자 애태우곤 한다. 앨리스 역시 그런 불안감들로 인해 에릭과 잦은 다툼을 하게 되는데, 그에 대해 보통은 앨리스의 자신감 부족과 에릭의 애매모호함을 이유로 들고 있다. 어쩌면 나는 이 책의 앨리스가 아닌가 싶다. 나처럼 또 앨리스처럼, 사랑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과 함께 정리되지 않는 복잡한 불안들을 속 시원히 정돈 할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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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소설의 주인공에서부터 잘 모르는 심리학자나 철학자의 말까지...
이 책에선 사랑하는 남녀의 심리에 대해서 여러 이론들과 정신분석학적, 심리적, 철학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이 생소하면서도 신기했다.
사랑에 대해 객관적이면서도 분석적인 심리묘사...
소설이면서도 소설같지 않은... 그런 느낌?!
글귀 하나하나들이 마음에 와닿는 듯 했다. 밑줄 치고 싶은 글귀들이 너무 많았다
이 책을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사랑이 시작될때의 그 설레임과 서로를 알아가는 즐거움...
불안한 권태기... 끝날 때의 상실감...
그리고 다시 찾아오는 새로운 사랑...
그 안에서의 앨리스의 심리적 변화와 사랑에 대한 생각... 갈등... 그리고 자아의 발견
이 책의 주인공... 왠지 나와 닮은 듯한, 나를 보는 듯한 앨리스...
앨리스는 자신의 좋아하는 것조차 잃어버리고...
남에게 전적으로 맞춰가는 삶... 자아를 잃어버린듯한 삶..
그렇다고 앨리스가 똑똑하지 못하다든지, 능력이 없다든지, 가난하다든지 그런류의 여성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냥 남들을 배려하는 습관 같은게 몸에 베어서 그랬다고 해야하나?!
때로는 적극적일 때도 있지만... 소극적인 면이 더 많은...
내가 볼 땐 착하여자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여기서는 에릭보다는 앨리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신의 주장, 자신이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실상은 알면서도...
상대방이 싫어하거나 거절할 것이 두려워서 말을 못꺼낸다.
앨리스는 누구보다도 생각도 많고 조용하고 내성적이 된데는 어머니의 영향이 큰 듯하다.
앨리스의 삶에 등장하는 두 남자... 에릭과 필립...
그들은 앨리스를 사랑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외모도 성격도 앨리스를 위한 생각도 표현방식도 많이 달랐다.
필립이 앨리스의 감성을 풍부하게 표현하고 나타낼 수 있게 도와준다면
에릭은 앨리스의 감성보다는 이성을...
앨리스는 필립과 있을 때와 에릭과 있을 때에 서로 다른 자아같다.
구지 말하자면...내 안의 또다른 나... 도플갱어... 다중인격같은...
자연스럽고 당당한 나(필립)와 자연스럽지 못하고 비유를맞추며 남의 눈치를 보는 또 다른 나(에릭)
이렇게 사람들은 이성을 볼 때...
자신과 전혀 다른면(에릭)에서 끌리거나 아니면 자신과 닮은점(필립)에서 끌리는 것 같다.
그 관계가 오래 지속되는냐 안느냐는... 지극히 자신의 주관에 달린 것이다.
나두 그런 것 같다.
성격과 스타일 여러모로 닮아서 좋아했는데... 그게 싫어지는 이유도 되니깐...
사랑은 각양각색의 수만가지의 언어와 몸짓, 표현 그 밖의 것들로 다가온다.
그래서 사랑은 뭐라고 정의 내리기도 어렵고...
어떤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도 없다.
또 외사랑이나 짝사랑이라고 해서 가볍게 치부해버려서도 안된다.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3부작 중에서 2편에 해당되는 <우리는 사랑일까 The Romantic Movement>는 몇 년전에 <섹스, 쇼핑 그리고 소설>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된 적이 있단다.
<우리는 사랑일까?!>가 <섹스, 쇼핑 그리고 소설>였다면 선뜻 손이 가지 않았을 것 같다.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지만... 특히 사랑하고 있는 연인들이나 권태기에 있는 연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알랭 드 보통"의 다른 두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Essays in Love>와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Kiss & Tell>도 읽어봐야겠다.
블로그 포스트의 "우리는 사랑일까"의 좋은 글귀들
▶ http://blog.naver.com/gnlto/80022697811 [인상깊은구절] 당연히 행복해야 하는 때는 늘 초조했다. 행복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그 일을 즐기기가 힘들었다. 경이롭다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감탄을 늘어놓아야하는 경우에 그랬다. 행.복.해.야. 한.다.고 계.속. 되.새.기.는. 일.보다 서.글.픈. 일.이 있을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 그것을 인정하는 그 순간부터 혹은 표현하는 순간부터... 정신적인 벌거벗음을 감당해야만 한다. 그 앞에서 당당하려면 얼마나 건강해야 하는 것인가?! 얼마나 성숙해야 하는 것인가?! 그녀는 화창한 봄날에... 잘생긴 남자와 팔짱을 끼고 템스 강변을 걷는 기쁨을 만끽하는데만 몰두했다. 앨리스가 지금 에릭을 사랑하는 것일리가 없다면... 그녀는 아마 사랑을 사랑한 것이다. 다른 영역에서와 달리 사.랑.에.서.는... 상대에게 아무 의.도.도 없고 바.라.는. 것.도 구.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 강.자.다. 사랑의 목표는 소.통.과 이.해.이기 때문에... 화제를 바꿔서 대화를 막거나 두 시간 후에나 전화를 걸어주는 사람이, 힘없고 더 의존적이고 바라는 게 많은 사람에게 힘 들이지 않고 권.력.을. 행.사.한다. 흔히 명확함과 의사소통을 좋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 사.람.이나 일.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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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을 처음으로 알게 해준 책이 되버렸다.
언니가 선물로 보내준 <우리는 사랑일까>의 조금은 두꺼운 책.
딱 펼쳐보니 글이 빼곡해서 읽기 싫었던 바로 그 책.
그냥 맛만 볼 생각으로 성의없이 책을 넘기다가 어느새 집중하고 밥 먹다가도 읽게
된 바로 그 책.
나는 평소 말을 조리있게 잘 못하고 지적인 면이라곤 1%두 없기때문에 논리적이고 지
적인 사람들에 대한 동경심이 항상 있다.
반면에 <재섭써>하면서 말이다.
알랭 드 보통이라는 사람 글 하나 하나가 다 지적으로 똘똘 뭉쳐있다. 보통이 아닌듯..
마치 남여 연애를 개미 관찰하듯이 그렇게 써놨다. 여자주인공한테 공감하는 부분도 상당
히 많아서 중간에 좀 찔리거나 민망함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처음느낌과 반대로 너무 재밌어서 알랭 드 보통의 다른 책 <불안>을 바로 주문하고
<불안> 책은 현재 날 기다리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라. 곧 너의 차례가 올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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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울고 있는 한 여자. 그때 저 멀리서 급히 달려오는 한 남자. 자신의 양쪽 검지손가락을 들어 그녀의 귀에 가져간다. 화면이 전환되면서 남자의 손가락은 초록색 이어폰으로 바뀌고. '음악이 필요한 순간' 이라는 카피가 뜨면서 활짝 웃는 여자의 얼굴이 눈부시다. '음악' 하나로 그녀의 상처가 치유되는 순간.
최근 인상 깊었던 광고의 한 장면.
그 어떤 말보다 음악 한 곡이 상처를 치유해 주었던 순간을 기억해낸다. 그리고 그보다 더 여러번, 내 삶의 이곳 저곳에서 나를 감싸 안아주었던 이를 기억해낸다. 누구보다 나를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마저 나를 이해하지 못할 때, 나 혼자만 철저하게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그래서 소름 끼치도록 외로움에 흐느낄 때, 그때가 바로
'알랭 드 보통이 필요한 순간'.
나에게는 그가 그렇다. 음악처럼 비처럼 달콤한 케잌처럼, 말하지 않아도 꽁꽁 숨어 보이지 않는 나의 마음까지도 전부 다 알아주는 그다.
신기하게도 그는, 내가 한 무수한 생각들을 이미 다 마치고 난 것도 모자라, 나름의 철학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내가 외롭지 않게 했다. 그래서 그를 우연히라도 보게 된다면, 꼭 큰 절을 올려야겠다, 고 생각했다. 정말이지 난, 항상 그런 생각들로 가득차서 그의 책을 읽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꺼워지는 경험치에 따라 그의 글은 다르게 파고든다. 이번에는 좀 더 날렵했고, 그만큼 아팠다. 가끔씩 자지러지게 웃기도 했다. 무엇보다 든든했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든, 변치 않을 내 편인 그가 옆에 있어주었기에. 그래서 힘이 났다.
감히 그의 글을 평가할 수가 없다. 그럴 객관적인 눈이 이미 나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책에 대한 감상을 될 수 있는 한 미뤄왔다. 나에게 그런 작가는 딱 두 명이 있는데, 한 명은 박민규 작가님이고 또 한 명이 바로 알랭 드 보통씨다.
독한 마음을 먹고 오랜 시간을 들이면 그럴 듯한 리뷰를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 두 작가의 작품에 대한 리뷰는 평생이 가도 쓰지 못할 것 같다. 다만 아주 아주 천천히 큰 절을 올리듯, 아주 아주 천천히 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할 뿐이다.
1. 워홀이 물감으로 한 일과, 오랫동안 있는 줄도 몰랐던, 코나 손의 점들을 애인이 칭찬해주는 일은 비슷하지 않을까? 애인이 "당신처럼 사랑스런 손목/사마귀/속눈썹/발톱을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다는 거 알아?"라고 속삭이는 것과 예술가가 수프 통조림이나 세제 상자의 미적인 성질을 드러내는 것은 구조적으로 같은 과정이 아닐까? 그렇게 사소한 것에 감탄하는 것은 수프 통조림이 벽에 전시되는 일만큼이나 우스꽝스럽지만, 그런 사소함이 더 크고 중요한 전체, 이를테면 온전한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의 일부이기에 찬탄 받을 만한 것이다. ---pp.30-31
2. 새벽 3시에 겁에 질린 얼굴을 당신에게 보일 때면 난 약한 사람이 된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뽐내던 허세도, 낙관적인 철학도 없이 존재 앞에서 불안하다. 나는 엄청난 모험을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평소 자신감 넘치는 미인이 아니더라도, 당신이 내 두려움과 공포를 줄줄 꿰고 난 뒤에도, 당신은 날 사랑할 것인가. --pp.136-137
3. 여행은 흥미롭게도 지리적이라기보다 심리적인 활동으로 읽을 수 있다-외적인 여정은 내적으로 욕망하는 여정의 은유다. 네팔에서 히말라야를 오르고, 카리브 해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 로키 산맥에서 스키를 타고,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파도타기하고, 이러한 것들은 이국적이고 유익하지만, 훨씬 심오한 동기를 가리는 시시한 변명에 불과하다. 그 동기란 여행을 예약하는 자신이 이런 활동을 즐기는,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다. ---p.288
4. 타인들이 우리를 이해하는 폭이 우리 세계의 폭이 된다. 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그들이 우리의 농담을 이해하면 우리는 재미난 사람이 되고, 그들의 지성에 의해 우리는 지성 있는 사람이 된다. 그들의 너그러움이 우리를 너그럽게 하고, 그들의 모순이 우리를 모순되게 한다. ---p.318
5. 앨리스는 자신의 모자란 점을 채우고자 사랑했고, 그녀가 갈망했지만 부족했던 자질을 상대에게서 추구했다. 그녀의 감정적인 욕구는, 상대가 가져다준 조각 없이는 불완전한 퍼즐 같았다. 하지만 스스로 발전하면서 빈 공간은 변하고, 열다섯 살에는 딱 맞았던 조각이 서른 살때는 필요치 않게 된다. ---p.383
6. 그날 오후 앨리스는 수지에게 말했다. "하지만 내가 진짜로 그리워하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 미쳤나봐." "네가 그리워하는 건 사랑이야." 수지가 한숨처럼 속삭였다. ---p.3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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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소설은 절대 타인의 이야기같지 않다. 읽는 내내 지난 사랑이 기억과 오버랩된다.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과 사랑했던 그녀가 느꼈을 감정을 떠올리면서. 그리고 책장을 덮으면서 생각한다. '그런 거였구나...'
스스로를 매력없는 여자로 치부하는 앨리스와 자칭타칭 매력덩어리인 에릭. 그 둘의 사랑을 작가는 맛깔나게 풀어간다. 약간의 철학적 분석을 가미하면서. 앨리스가 왜 에릭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앨리스가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인지, 에릭은 왜 때론 앨리스에게 매몰차게 구는지, 그런 에릭을 앨리스는 어떻게 받아 들이는지, 그리고 어떤 이유로 앨리스의 사랑이 식어가고 에릭은 점점 안달이 나게 되는지. 읽는 내내 지난 사랑의 기억이 자꾸 떠오른 건 나뿐만은 아닐것이다. 앨리스와 에릭의 모습 안에서 때론 나를 때론 과거의 연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우리는 사랑이었을까?' 이 책을 읽고서 친구들과 토론에 가까운 사랑의 고찰을 해본적이 있다.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말이다. 결론은, '어찌됐든 우리는 사랑을 했다.' 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금은 어긋나고 뒤틀린 사랑이었다. 우리가 꿈꾸던 이상적인 사랑이 아닌 각자의 아집으로 왜곡된 사랑. 각자의 성장과정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 성격과 성향이 빚어낸 제각각의 사랑.
책을 읽노라면 에릭이 앨리스에게 하는 꼴이 그리 맘에 들진 않는다. '야, 너 앨리스한테 그렇게 하는거 아니다.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하지만 앨리스와 에릭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에릭을 마냥 나쁜놈으로 몰아가기가 쉽지 않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만을 보자면 분명 에릭의 잘못이 더 크지만,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를 벌려놓고 판단하자면...쉽지 않다. 앨리스의 헌신, 그 이유는 순수하게 '에릭을 향한 사랑' 그 뿐인가? 그리고 에릭의 퉁명스러움은 앨리스의 사랑을 당연시하기 때문일까? 그들의 행동이 아닌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게 된 원인으로 판단하자면 둘 중 누가 더 잘못하고 잘하고, 누가 더 불쌍하고 나쁘고가 없다. 그저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정말 사랑한 존재는 결국 자기자신이었을 뿐이다. 앨리스와 에릭이 사랑한 존재는 에릭과 앨리스가 아니었다. 그들은 '사랑'을 사랑했을 뿐이리라. (그런 면에서 이별 이후 가슴아파하는 앨리스에게 대꾸하는 친구의 분석은 너무나 현명하다. '네가 그리워하는 건 사랑이야.')
나 또한 그런게 아니었을까? 난 정말로 당신을 사랑했던걸까 아니면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사랑했던걸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헌신-그게 헌신이긴 했을까?-하는 내 자신에 대한 만족감을 사랑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당신은 진심으로 나를 사랑했던걸까? 당신의 존재감을 일깨워주는 존재로서 나를 사랑했던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면 조금 슬퍼진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기란 불가능한게 아닐까 하는 의심. 하지만 그렇게 치부해 버리기엔 사랑의 기억은 너무도 강렬하게 남아있다. 우린, 정말 뜨겁게 사랑했었다.
그냥 이런게 아닐까? 우리는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우리의 사랑도 어느 면에선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나의 사랑이 옳고 너의 사랑은 그르다며 어느 한 쪽을 강요할 순 없는 것이다. 누군가는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있으리라.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건 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니 우린 사랑 앞에선 마냥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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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사랑하다.
'..... 앨리스의 생활은 매사가 진부했다. 그녀 자신이 진부했고, 친구들도 진부했고,
엘리스의 인생관 - 계단형 - 빨래 건조기 - 수많은 TV 채널
유토피아 - 그리스어로 '존재하지 않는 곳' "유일하게 가능한 낙원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다" - 프루스트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빌리면, 타인들이 우리를 이해하는 폭이 우리 세계의 폭이 된다. 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 그들이 우리의 농담을 이해하면 우리는 재미난 사람이 되고, 그들의 지성에 의해 우리는 지성있는 사람이 된다.
관계의 기반은 상대방의 특성이 아니라, 그런 특성이 우리의 자아상에 미치는 영향이다.
조지 버나드쇼,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점을 과장하는 흥미로운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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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9.20.
사랑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려 노력한 철학적 사랑학 개론서라 부를만하다. 전반부를 읽을 때와 후반부를 읽을 때의 서로 다른 심정 탓에 전반부는 진지하고 재미있게, 후반부는 무성의하고 재미없게 읽었다. 어찌되었든 작가가 가지는 해박한 감성의 질료들과 이 질료들을 적절히 배합하는 기술에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사랑을 하고 있거나, 이미 사랑을 끝낸 사람들에게 잠시 짬을 내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해야 할까. 소설의 내용들은 사랑의 어떤 한 국면이든 연관시켜 새롭게 생각하도록 도울 수 있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간간히 마음에 척 달라붙던 몇 대목을 옮겨보자면 이렇다.
"역사적인 접근에는 심각한 양면성이 숨어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모든 것들을 보존하려는 욕구 - 백과사전식 박식함 - 와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려는 욕구 - 혁명 - 이다."
"학문적 피학증에는, 진리는 얻기 힘든 보물이고 쉽게 읽혀지거나 습득되는 것은 바로 그 이유로 틀림없이 경박하고 조리가 서지 않는 것이라는 형이상학적 편견이 반영되어 있다. 진리는 올라야 할 산과 같아서 정상의 길은 위험하고 어두우며 까다로워야 한다. 도서관 열람실의 혹독한 불빛 아래 학문의 좌우명은 이렇게 씌어 있다. '힘든 책일수록 진리에 가까우리라'... 이것을 인간관계에 적용시킨다면, 까다로운 연인이 술직 명료하고 예측가능하며 제시간에 전화를 걸어주는 연인보다 어떻게든 더 가치있다는 개념을 이끌어낼 수 있다. 종교적 낭만적 사고체계를 가진 사람들에게 그런 유형의 손쉬운 사랑은 비난이나 회피의 대상에 불과하다. 그들은, 훌륭한 문체로 빛나는 산문이 교육 받은 20세 청년에게 이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그속에 담긴 사상을 조롱하고 마는 학자들처럼 행동한다."
"유쾌함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것들을 재미있다고 여기지만 단 하나 그들이 즐겁게 보아 넘길 수 없는 대상이 있다면 바로 그들 자신이다."
"사랑은 타인의 자질보다는 그 자질이 자신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 다시 말해 우리에게 적절한 자기 이미지를 반사시켜 주는 상대방의 능력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다."
ps. 97년도 한뜻출판사에서 출간당시의 책 제목은 <섹스, 쇼핑 그리고 소설> 이었으나 이후 은행나무에서 재출간이 되면서 책 제목이 <우리는 사랑일까>로 바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