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나라 추리 소설 가운데 가장 좋은 작품을 꼽으라면 베스트 5 안에 꼽는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다. 이 작품은 우리 나라에서 추리 소설이 인기 없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단적으로 꼬집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피고가 "피아노 치는 소리가 시끄러워 살인을 했다."라고 한 말을 그대로 믿고 멋대로 상상으로 피고의 죄를 증명하는 검사와 판결이 끝나기 전까지 모든 피의자는 무죄라는 생각에 입각해 피의자의 무죄를 증명해야 하는 변호사의 어이없는 발언... 그리고 어떤 생각이나 반증 없이 그대로 친구의 유죄를 믿고 유죄를 입증하려는 노력도 없이 짜 맞추기 수사와 상상과 물리적 압력에 의한 자백만을 강요한 형사... 이런 복합적인 원시적 현실이 우리 나라에서 치밀한 추리 소설이 뿌리내리기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도 과학적 증거 수사는 없고 고문에 의한 자백 수사만 존재하는데 이 작품이 쓰여진 80년대야 말해 무엇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소재면에서 독특하고 작가의 구성이 좋았다. 마지막에 조금 감상적으로 변한 점이 못마땅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