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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씨와 함께하는 서울 문화유산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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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지나치는 모든 사물에도 이름이 있습니다. 역사가 있습니다. 지천에 깔린 풀 한 포기 조차 고유한 이름이 있으며 유래가 있고 나름대로의 역사가 있습니다. 도무지 역사와는 무관할 것 같은 도시의 회색 건축물에도 세월이 묻어 있습니다. 때로는 파란만장한 역사의 한 복판에서 오욕의 순간을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지난 해인가 박정희 현판 논란이 있었던 광화문만 하더라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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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지나치는 모든 사물에도 이름이 있습니다. 역사가 있습니다. 지천에 깔린 풀 한 포기 조차 고유한 이름이 있으며 유래가 있고 나름대로의 역사가 있습니다. 도무지 역사와는 무관할 것 같은 도시의 회색 건축물에도 세월이 묻어 있습니다. 때로는 파란만장한 역사의 한 복판에서 오욕의 순간을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지난 해인가 박정희 현판 논란이 있었던 광화문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왕자의 난과 중종반정을 지켜보고 왜란 때 불타버려 다시 만들고, 일제 때 조선총독부 앞에 서있는 폼이 못마땅하여 괜히 옆으로 뜯겨 갔다가, 한국전쟁 때 폭격을 맞았다가, 박정권 때는 어이없게도 더 이상 타지 말라고 철근과 콘크리트로 복원되고 말았습니다. 하늘 아래에서 역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 있겠습니까. 나의 지식이 짧아 차마 그 세월의 흔적을 볼 만한 눈이 없을 뿐이겠지요.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이하 《구보씨와...》) '구보'는 많은 분들이 익히 아시다시피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등장하는 바로 그 구보씨입니다. 작자인 박태원의 호이기도 합니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미혼이며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소설가 구보씨가 서울 거리를 배회하면서 느끼는 내면세계의 방황과 세태풍속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지식인의 무기력한 모습을 표현했다고 하기도 하고, 모더니즘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 읽어보면 그다지 재미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어느 룸펜이 경성 거리를 배회하면서 보고 생각한 것이 별 의미 없이 나열되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도무지 짜임새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무 사전 지식 없이 읽었다면 분명 이 느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같지 않으리라...^^ 《구보씨와...》는 박태원에 대한 전기이자, 박태원을 주제로 한 성장 소설이자, 구보씨의 일상을 통해 본 서울문화유산 답사기입니다. 소설가 구보 박태원과 그를 둘러싼 근대 역사 속의 여러 인물들, 그리고 당시 경성 거리의 풍경에 대한 사전 지식을 넉넉히 쌓고 다시 보면 사뭇 그 느낌이 달라집니다. 박제가 되어가고 있던 구보씨를 21세기의 눈으로 되살려낸 新 구보전 - 《구보씨와 ...》를 읽다 보면 어느 새 매연 투성이 서울 거리가 정겨워지기까지 합니다. 하늘 아래 의미 없는 곳이 하나도 없음을 알게 됩니다. 이 책에는 세 편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필자 조이담이 쓴 《경성만보객: 신 박태원 전》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에는 조선 최초의 개업의인 구보의 삼촌부터 이광수, 윤치호, 한위건, 이덕요, 김산, 윤심덕, 최서해, 이태준 등 당대의 지식인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그 자체로 재미있는 역사 소설 한 편입니다. 두 번째로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원작을 싣고 있는데 필자 조이담이 상세한 주해를 곁들여 놓았습니다. 옛 사진과 현대의 위성 사진, 신문 광고와 기사, 여타 문헌을 통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다시 태어납니다. 마지막으로 《구보와 이상의 경성 산책》이라는 짧은 화보집을 싣고 있습니다. 글은 세 편이지만 세 편이라 느껴지지 않습니다. 구보씨에게로 다가가는 배경 지식과 구보씨의 정신세계, 그리고 구보씨가 본 서울 거리의 풍경을 순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필자의 애정과 전문지식으로 만든 글이 원작과 거리낌 없이 어우러져 원작을 살찌웁니다. 구보씨와 당시의 경성 거리가 생생하게 복원됩니다. 과거의 눈으로 과거의 사실을 제대로 보기, 지금의 눈으로 과거를 되돌아보기, 둘 중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은 글쓰기의 전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의 재미에 흠뻑 빠지고, 글쓰기에 대해 한 수 배웠습니다. 기분 좋은 월요일 아침입니다.
n******8 2005.12.19.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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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씨와의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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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경성의 거리를 구보씨와 여행한다.   구보씨는 월북작가 박태원의 호이다.월북작가..궁금하다.처음으로 하는 경험이다.   약사아버지와 의사삼촌 1909년도 태생이라도 본다면 잘사는집의 자식임은 분명하다.그 시대에 돈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엘리트들이 독립운동가들이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도 그때도 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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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경성의 거리를 구보씨와 여행한다.

 

구보씨는 월북작가 박태원의 호이다.월북작가..궁금하다.처음으로 하는 경험이다.

 

약사아버지와 의사삼촌 1909년도 태생이라도 본다면 잘사는집의 자식임은 분명하다.그 시대에 돈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엘리트들이 독립운동가들이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도 그때도 서민들은 먹고 살기에 힘들어 나라걱정하기 힘들었다.먹고 살걱정을 조금덜한사람들. 그리고 먹고 사는 걱정보다 신념이 더 강했던 사람들.

그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싸운것이다. 그런데 과연 먹고 살걱정에 힘든 사람없이도 나라가 있을수있을까??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자체도 돈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의 일부인것같다.

 

 

구보씨와 경성거리의 하루를 같이했다.

지금과 많이 틀린모습들..

구보씨의 독특한 시각이 좋았다.

나도 지금의 서울거리를 하루 거닐고 싶다

f*******s 2009.03.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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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씨는 하릴 없이 오늘도 도심을 걷는다
"구보씨는 하릴 없이 오늘도 도심을 걷는다" 내용보기
하늘은 흐렸다. 금방이라도 비를 흩뿌릴 듯한 그 모습에 마음마저 무거워졌다. 직업이라 부를 만한 것을 갖지 못한 지난 날, 나는 매일 잿빛 하늘을 만났다. 남들이 무어라 하지 않아도 눈이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주눅이 들었다. 개인사도 이토록 불행일진데 혹 불행이 나라차원에서,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을 덮친다면 그 무게감은 아마도 상당할 것이다. 게 중에는 잘 나가는 이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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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흐렸다. 금방이라도 비를 흩뿌릴 듯한 그 모습에 마음마저 무거워졌다. 직업이라 부를 만한 것을 갖지 못한 지난 날, 나는 매일 잿빛 하늘을 만났다. 남들이 무어라 하지 않아도 눈이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주눅이 들었다. 개인사도 이토록 불행일진데 혹 불행이 나라차원에서,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을 덮친다면 그 무게감은 아마도 상당할 것이다. 게 중에는 잘 나가는 이들도 없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제 안위를 추구하다 보면 결국엔 역사를 배반하는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당대를 사는 모든 이들은 그러한 모순에 순응하느냐 적응하느냐를 놓고 고민해야만 했다. 그 중심에 우리의 구보 씨가 있었다. 소설가 박태원이 창조해낸 인물 구보. 저자마냥 그도 작가로 불리길 원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작품이 무어냐 물을 때마다 침묵할 수밖에 없는, 그는 한량에 가까웠다. 딸린 식구가 없는 것은 어쩌면 행운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긴 이십 대 후반이 되도록 베필을 구하지 못한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시선은 날카로웠다. 중압감에서였던가, 그는 해가 뜨기가 무섭게 집 밖으로 나왔고 어둠이 세상을 집어삼킨 후에야 제 방으로 귀가했다. 작품 구상을 위해, 버젓한 책 한 권을 출판하기 위해 하루 종일 고생했다고 굳이 설명을 하자면 그는 제 하루를 그리 설명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구보 씨는 차마 그 말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한다. 양심에 거슬렸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여기 그의 활보 기록이 있다. 판단은 독자들이 알아서 하시길.

2005년에 나온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다. 앞쪽의 경성 만보객은 실제 인물의 삶에 약간의 가상을 가미한, 하지만 비교적 사실에 가까운 기록처럼 보인다. 작가는 이 부분에 ‘新 박태원 전’이라는 부제를 감히 붙여 버렸다. 박태원이 창작해낸 구보의 인물됨을 적지 않게 가미해 작가 박태원을 그려냈는데, 고인이 된 박태원이 그 사실을 알면 호통을 칠지 부드럽게 웃어넘길지 자못 궁금하다. 한 편으로는 일종의 자서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부분을 읽고 있자니 단란한 가정이 참으로 쉽게 깨어지고야 마는 슬픔을 절로 느끼게 되었다. 이혼이 더 이상 흉이 아닌 요즘, 헤어지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 묻겠지만 과거의 헤어짐은 오늘날의 남녀가 하는 의지에 기반한 헤어짐이 아니었다. 좀더 큰 차원의 고민을 하자니 개인적인 안위가 추구될 수 없었던, 그것은 나라 잃은 이들이라면 누구나 감내해야만 했던 사정이었다. 물론 기꺼이 이를 짊어지느냐 여부는 개개인의 선택에 달렸지만 말이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말 그대로 소설이다. 오늘날의 서울, 당시에는 경성으로 불렸던 장소를 거니는 구보의 모습과 만날 수 있는 작품. 사실 굴곡이라고는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구보의 일상은 단조롭기 짝이 없다. 거의 혼자 걸었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해 제 멋대로 상상하길 즐겼다. 적지 않은 부분이 여성과 관련된 상상이었다. 나이가 차도록 결혼하지 못해 주눅이 든 노총각의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 참 못났다, 너무도 못났다. 하지만 그마저도 없으면 아마도 이 인물은 제 인생의 무료함을 버티어내지 못했을 것임을 잘 알아서 나는 그와 같은 측은지심을 드러낼 수가 없었다.

그와 같은 마음과 동시에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구보 씨의 동선에 있다. 예나 지금이나 도심 한복판은 호화찬란했을 것이다. 물론 일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로서는 지금의 서울을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 어쨌건 당시로서는 최고의 공간이었을 경성을 구보 씨는 활보한다. 구보 씨의 일상에 단조로움을 선사한 작가로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른 차원의 무기를 준비해야만 했는데 그것이 바로 시대와 장소에 대한 묘사였다. 요즘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Foursquare 체크를 하듯 저자는 구보 씨의 동선을 상세히 그려나간다. 그와 같은 동선은 어딜 가도 만날 사람이 없는 구보 씨의 처량함을 도드라져 보이게끔 만든다. 이러한 두 부분은 제일 마지막 장에서 하나가 되어버린다. 희미한 흑백사진이 주는 묘한 감동. 우리는 구보가 되고 박태원이 되며 김해경(이상)이 되어 경성 한복판을 거닌다. 하릴없이...

그때와는 또 다른 암울함이 유령마냥 우리에게 달라붙어 있는 요즘이다. 한없이 바빠 보이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어쩌면 현대판 구보일지도 모른다. 바삐 움직이다 보면 언젠가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그들이 부디 갖고 있길...

q*****2 2012.02.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