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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는 순간 눈이 환해집니다. 강렬한 색들이 서로 부딪치는데도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눈앞이 밝아지는 느낌입니다. 황당무 작가님의 색 감각이 이 책에서 정말 제대로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각각의 그림이 하나의 장면처럼 다가와, 보는 즐거움이 오래 남습니다. 이야기는 더 좋습니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던 고양이가 열두 동물이 사는 집에 들르고, 각 동물이 자기가 잘하는 것을 당당하게 말하는 사이 고양이는 조용히 듣기만 합니다. 그러다 “너는 어떤 고양이야?”라는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장면에서 마음이 멈칫합니다. 비교하지 않아도, 잘하는 게 또렷하지 않아도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는 메시지가 무겁지 않게, 그림책의 호흡 안에서 자연스럽게 전해져요. 선물용으로 고르다가 결국 저도 한 권 함께 샀습니다. 어른이 봐도 묘하게 위로받는 그림책이라 받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