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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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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버세대로 불리는 작가답게 사이버공간을 소재로 현대사회에서 고립돼가는 인간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소설에서는 한 인간을 가상의 공간으로 도피하도록 만드는 사회적 폭력과 이에 대한 저항적 폭력으로서의 테러가 현실과 가상공간을 끊임없이 넘나든다. 가난과 애정결핍으로 얼룩진 어린시절 우연히 PC통신에서 발견한 「테러리스트 BBS(테비)」의 매력에 빠지는 민규.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무정부주의자 테러리스트가 되기로 결심한다. 테비는 「헬로」가 「HELL로(지옥으로)」로, 웃음소리 「킬킬」이 「kill kill(죽여)」로 모든 가치가 전도되는 공간. 하지만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가난이 그에게 가하는 폭력이 구체적인 현실이라면 그가 택한 테러란 사이버공간에서 말로만 이뤄지는 비현실이다. 비인간적인 현대사회에서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세상 밖으로의 도피」뿐이다. 그는 자살한 여동생을 화장하고 돌아오는 길에 서적 수집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여주인공(여신)을 만난다. 서적 수집인이란 여러 책을 읽고 부자들이 고급 사교모임에서 쓸 말을 대신 골라주는 직업으로 자본주의의 썩은 부산물이다. 민규는 현실세계와는 유리돼 있던 여신이 전적으로 자신을 신뢰하고 기대어오자 잃어버렸던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 동안「허깨비 사산아」들이었다』고 고백하며 사이버공간인 테비를 떠난다. 소설 속에는 여신을 살해하는 졸부, 또 그를 살해하는 졸부의 사생아 「otherself(또다른 당신)」가 등장한다. 작가는 폭력의 화신인 이들 부자를 익명으로 처리, 세상이 가하는 폭력의 은밀함과 무서움을 동시에 말한다. |
| 이 책, 송경아의 `테러리스트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창밖으로 `후두둑...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아....그 익숙한 소리를 들으며 포근한 이불을 목까지 덮고 가만히 두 눈을 감는 그 순간을 나는 얼마나 좋아하는지....분명, 내일은 괜찮은 하루일 것이다. 새벽부터 내린 비가 아침에는 차라리 홍수였다. 흠뻑 물먹은 바지단을 질질 끌며 힘겹게 버스에 올랐다. 비...역시 세상 모든게 그러하듯 양면성을 가졌구나. 법원앞 정류장에서 만삭의 임산부가 올랐다. 한손은 허리에, 한손은 버스 손잡이를 꽉 붙들고 위태로이 서있다. 임산부 앞의 50대 중반의 아줌마. 끝까지 모른척 고개를 밑으로 박고 있다. `아니, 저 아줌마는 한번도 애 낳아 본 적 없는 년인가....임산부 너무나 힘들어 보였다. 나는 멀찍히 서서 임산부 한 번, 아줌마 두 번을 보며, 어떤 생각 속으로 빠졌다. 그래, 어제 읽은. 송경아. 테 러 리 스 트. 어쩜 이 사회는 테러리스트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가족이 없었으면 그 삶이 나았을 지도 모를 사람이 있다. 그 남자...민규/ 민규에게 가족은 시커먼 집에서 시커먼 쥐로 변해가던 민규남매를 구해준 이모뿐이다. 그러나, 이모는 그들이 시커먼 쥐에서 배부른 쥐로 변해가는 건 몰랐다. 그들은 배부른 쥐가 아니라 생각하는 쥐가 되어야 했다. 초등학교 때, 불우이웃성금을 받은 후부터 민규는 배부른 쥐가 아니라 미친 쥐가 되었다. 그는 드디어 자신을 폭발시킨다. 늘 술주정뱅이 아버지에게서 맞는 상처는 자신의 가슴속에서 싹을 틔우고, 줄기가 자라, 가지가 뻗어, 가지가지 마다 毒을 품은 열매가 된다. 그 열매는 붕숭아 씨를 담은 것처럼 살짝 스치기만 해도 퍽 퍽 터져버린다. 터진 열매 속에 초등학생 꼬맹이가 정성껏 갈아놓은 식칼도 있다. 꼬맹이의 상처가, 열매가 테러리스트를 만들었다. 가족이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생각이 뭔지는 알았을, 그 여자...여신/ 서적수집인 이라는 기계. 여신은 단지 기계에 불과했다. 다소 불만스럽긴 해도 여신의 주인을 이해할 수 있다. 외로웠을, 부인도 없고 아들에겐 버림받은, 혼자 큰 집에 사는 50대의 그 남자는, 충분히 외로웠을 것이다. 자신의 교양을 위해 서적수집인을 사들였지만, 그는 서적수집인을 통해 자신이 이해받길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신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 아닌가. 여신은 기계다. 서적수집인이라는.. 기계는 말야... 생각 할 수 있는 기계는 없다. 미친 쥐와 기계가 만나 사랑을 한다. 미친 쥐는 점점 생각하는 쥐로 변하고, 기계는 점점 사람이 되어간다. 사랑은 얼마나 아름답게 이 둘을 변화시키는가.. 사랑은 결국 여신을 못 지켰지만 그러나, 여신은 행복했으리라. 그녀는 사랑하며, 사랑을 느끼며,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며 죽을 수 있었으니까.... 또, 비가 오고.... 오늘 학교가는 버스안에서 기사아저씨와 세 번을 싸웠다. 내가 버스비 480원을 380원 냈다는 게 아저씨 말이다. 테러리스트가 필요할 지 모를 사회.. 차라리 내가 테러리스트가 되버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