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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차가워진 바람 덕에 가슴 속이 허해지기 쉬운 계절. 운치 있는 음악을 듣는 일은 하나의 치료법이 될지도 모른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을 듣는 일도 그러할 것이다.
많이 알려진 백건우의 라흐마니노프 피협이 무겁고 장중한 여백이 느껴진다면,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의 연주는 상반된 차이를 보인다. 좀 더 웅장하고, 섬세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북유럽 특유의 분위기가 그러할까.
안스네스를 좋아하는 이들이 그의 연주음반을 찾는 이유 중에 하나가 북유럽 특유의 음울한 날씨 같은 분위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특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우울한 기분을 달래주는 데 제법 괜찮을 듯하다. 작곡가 자신이 우울증 치료를 받고 난 이후 만든 곡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의 효능(?)은 있을 것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라흐마니노프를 많이 듣는다. 거기에 안스네스의 라흐마니노프를 추천한다. 안스네스의 레파토리 중에 하나가 낭만파 작곡가들이 많기 이유도 충분한 설명이 될 것이다.
속도감과 개인기를 비롯한 화려한 무대 매너로 피아노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면 안스테스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안스네스는 맑은 가을날 오후 같은 소박한 느낌을 준다. 다른 연주자들과 달리 소박하다는 느낌이 강할 것이다.
노르웨이 출신인 안스네스의 연주곡들은 적당히 가공된 쿠키처럼 부드럽다. 바람이 찬 가을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안스네스를 듣는 일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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