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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왠지 시집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가을에 떠오르는 시인은 김현승님, 그런데 이건 시인의 이름만 보고 구입하게 된 시집인데 보통의 시집이 아니다. 그 두께감이 보통의 소설책 그 이상이다. 그러니까 이 시집은 그의 세 번째 시전집으로 사후 30주년을 맞이하여 발간된 것이었다. 더구나 미발표된 시까지 총망라하여 총 300편이나 되는 시를 실어 자그마치 612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이어서 처음엔 그 두께에 압도당할 정도이다. 구성은 기존에 나온 세 권의 시집에 「날개」와 「새벽교실」을 수록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시대별로 재구성하여 실으면 시대상과 그의 신앙과 관련하여 이해가 쉬울 듯하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로 시작하는 <가을의 기도>로 알려진 다형(茶兄) 김현승은 1913년에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기독교 신앙에 충실하게 성장했다. 한 때 신앙에 회의하여 자신만의 고독에 빠져 인간 중심주의를 지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말기에는 인간적 삶의 한계를 깨달으면서 다시 기독교적 신앙으로 돌아간다. 1934년 교지에 투고된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과 ‘어린 새벽은 우리를 찾아온다 합니다.’ 라는 작품이 시인 양주동의 추천으로 동아일보에 발표되면서 시작 활동을 하여 무려 6권의 시집에 약 300여 편의 시를 남겼다. 그의 생애를 보면 인간은 환경을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며 작품 활동은 자신의 삶을 떠나 이루어 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다른 작품을 읽더라도 작가가 살아온 삶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읽어야 할 이유이다.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가을의 기도>는 초기 기독교 신앙에 충실한 가운데 나온 작품이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신앙에 회의를 느끼고 자신만의 고독을 노래하던 시기의 작품인<고독한 이유>는 1960년대 중반 이후 사회 변화 속에서 유일신을 부정하고, 종교인들의 부정직성을 보면서 신앙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고독을 노래한 시들 중 한 편이다. 고독은 정직하다. 고독은 신을 만들지 않고, 고독은 무한의 누룩으로 부풀지 않는다. 고독은 자유다. 고독은 군중 속에 갇히지 않고, 고독은 군중의 술을 마시지도 않는다. 고독은 마침내 목적이다. 고독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고독은 목적 밖의 목적이다. 목적 위의 목적이다. 후에 고혈압 등의 병에 시달리면서 더욱 견고한 기독교적인 신앙으로 전환하게 되어 쓴 시<제목 없음>은 아예 기도 형식으로 쓰여 졌다. 신에게 모든 것을 바치고 남은 시간을 기도로 채우겠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주여, 이 교요한 시간을 당신에게 바칩니다. 주여, 이 시간은 가장 정결하게 비어 있읍니다. 빈 그릇과 같이 가득차 있읍니다. 당신의 고요한 은혜로 가득차 있습니다. 주여 이 시간엔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소리만이 들립니다. 눈물의 소리만이 들립니다. 주여 이 시간엔 잃게 하소서. 요란한 말들을 잃게 하소서 그리고 나의 눈물 소리와 나의 눈물 소리만이 떨어져 이 빈 시간을 채우게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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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 시초, 옹호자의 노래, 견고한 고독, 절대 고독 김현승 시전집, 마지막 지상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집 미수록, 미발표 작품들 마지막으로 작품 해설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깔끔한 구성입니다. 시를 읽기 전에 일러두기를 읽고 시 감상을 하면 도움이 됩니다. 김현승 시전집으로 출간이 된 것이라 책의 분량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완전히 감상하다가 졸려우면 베개용으로 임시방편으로 써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김현승 시인의 작품을 읽었다고 이야기하려면 이 정도는 읽어야 어디가서 읽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우선 김현승 시인의 간단한 약력을 소개하기로 하겠습니다. 안해도 되지만 알고 시를 감상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하기가 수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913년 평양출생, 1972년 숭전대학교 문리과 대학장에 임명되었습니다. 1934년에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때 당신들은」과 「어린 새벽은 우리를 찾아온다 합니다.」를 동아일본에 발표해 등단합니다. 1975년 자택에서 운명하기까지 많은 작품을 발표합니다. 그 작품들이 대부분이 이 책에 수록이 되어 있습니다. 책의 앞 부분에 그 분의 사진이 수록이 되어 있습니다. 그 사진 중에 차 마시는 모습을 찍은 것이 있습니다.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처음 나오는 시는 김현승 시초에 수록된 ‘눈물’ 이라는 시입니다. ‘눈물’ 이라는 시는 교과서에서 공부를 한 기억이 나서 전혀 낯설지 않네요. 눈물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로 시작되는 이 시는 정말 외우고 다니면 좋은 시이니깐 외우세요. 저도 외우고 있습니다. 작품 해설이 되어 있지만 작품을 다 읽고 나서 읽어야지 읽기 전에 작품 해설부터 읽으면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감상할 때는 작품 해설은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암튼 시를 공부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면 이 시전집을 접해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