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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보통의 고흐에 대한 책처럼 그의 싸이코(?)적인 기질과 그의 그림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라고 처음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좀 읽다보니 그보다는 밀레와의 관계에 대한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수 없이 밀레의 그림을 모사한 고흐의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무척 신선한 접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책 뒷부분에 보면 저자는 이러한 나의 느낌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을 하듯이 밀레와 고흐를 함께 설명하는 책은 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의 저자인 박홍규라는 사람은 법학 교수다. 그 저자의 이력은 보통의 미술 관련 서적의 저자와는 사뭇 달라서 신기했다. 그 사람의 최초 목표는 고흐의 모든 편지를 번역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실제 우리가 접하는 고흐의 편지와 관련된 책은 그의 모든 편지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법학 교수이면서 이렇게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을 수 있다는 점에 한 번 더 놀랐고 부러웠다. 지금 읽고 있는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의 저자도 마찬가지 이고... 또 하나 놀랐던 점은 책의 어투(?)가 매우 단정적이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이 부분을 이렇게 해석하고 있지만, 이건 틀렸다. 뭐 이런 식이다. 첨엔 좀 어색하기도 하고, 자기가 알면 뭘 얼마나 아나 싶기도 했지만 계속 읽다보니 오히려 클리어하게 설명하는 것 같아서 좋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된건 밀레라는 화가이다. 사실 이 책이 고흐(저자는 빈센트라고 이름을 부른다.ㅋㅋㅋ)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밀레에 대한 예찬론 같이 다가왔다. 밀레는 그저 일본과 우리 나라에서만 인기 있는 화가라는 평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의 해설을 읽다보면 정말 대단한 화가이고 모두가 좋아하는 고흐의 선생이자 우상 같은 존재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화가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지고 새로운 눈으로 그의 작품을 보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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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아도 빈센트와 밀레의 평화롭고 따스한 느낌이 비슷한 것을 알 수 있지요. 물론 화법은 다르지만, 분위기는 매우 닮아있습니다. 실제로 책 내부에는 빈센트가 모사한 밀레의 작품들을 함께 볼 수 있는데, '이렇게나 모작을 많이 했다니...' 싶을 정도로 많아서 놀랐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화풍과 소재는 독창적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토록 많은 모작을 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심지어 밀레의 작품 하나에 대해서도 여러번의 모작을 한 것은 확실히 빈센트의 완벽주의적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듯 했습니다. 밀레의 작품이 오죽 아름답게 느껴졌으면 그토록 많은 모작을 했나 싶기도 했구요. 풍경을 볼 수 없는 순간조차도 밀레의 그림을 거울삼아 그림을 그렸던 빈센트의 예술적 삶에는 존경심마저 들었습니다. 또한 모작이기는 하지만 역시나 작품마다 밀레와는 다른, 빈센트 반 고흐만의 개성이 드러났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빈센트는 밀레의 영향을 받아갔고, 밀레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빈센트 반 고흐의 진정한 스승이 되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정말로 밀레가 없었더라면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 또한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되더군요. 밀레가 직접적으로 빈센트를 가르친 스승은 아니지만, 빈센트의 독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만으로도 밀레를 빈센트의 스승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직접적인 관계에 예속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순수한 사제지간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책의 초반에는 이 둘의 관계에서 생각할 수 있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 대한 고찰과 적나라한 성찰도 함께 다루고 있는데, 평소 그런 관계에서 느꼈던 답답함과 공허함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는 내용이어서 여러번 곱씹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읽으니 제가 지금 현실에서 마주하고 있는 사제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금 고찰하게 되었답니다. 무엇보다도 빈센트 반 고흐가 모사했던 밀레의 작품을 서로 비교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내용도 좋았지만, 책 내부에 수록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읽을만한 가치가 있었던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빈센트 반 고흐의 새로운 면을 알 수 있었던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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