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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듣고 글렌굴드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와 가장 가까운 사람 중 하나였던 피터 오스왈드의 책 속에는 글렌 굴드에게 호기심이나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흥미로울 내용들로 가득차있다.
어린시절의 이야기, 그의 독특하고 기이한 행동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주위에 그의 추종자들을 만들었던 그 비범한 천재성, 자신만의 음악에 대한 고집 등등..
하지만 의외로 그의 특이한 개성들에 가려져 정작 인간으로서의 "글렌 굴드"는 오해받는 면이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책 속 친구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의외로 "겸손하고 따뜻하고 친절하고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한" 사람이라니....(단지 밤낮이 바뀌고 전화매너가 좀 부족하긴 하지만)..
양성애자였던 번스타인이 굴드에게 관심을 가졌었던 일화도 재미있었다.
저자에 따르면 "젊은 시절 눈에 띄는 미남인" 굴드의 여러 사진들을 감상하는 재미또한 쏠쏠하다. 두꺼운책이라 가격도 만만치 않긴 하지만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읽으면서 충분한 만족을 줄거라 확신한다.
사실 가격이 부담이라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인데 그의 음반을 듣다보니 다시 읽고 싶어져서 구입할 예정이다 ^^;
사람들과 멀리하려고 하면서도 끝없는 애정과 관심을 갈구하던 그의 모습에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쓸쓸하면서도 처연한 마지막 아리아 선율이 떠오르는건 왜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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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석하게도 살짝 미쳤지만 넋을 빼놓을 정도로 놀라운 연주를 하는 사람"
" 바흐는 언제나 새롭거든"
미국에서 데뷔하는 25살의 글렌굴드를 만나 바이얼리니스트로서 정신과의사로서 그와 우정을 같이했던 오스왈드의 이 작품은 보석과 같다. 암에 걸려서 투병중에도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여러가지 모습으로 비춰졌던 천재를 가장 진실되게 소개하려는 그 노력도 대단하거니와,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인터뷰와 많은 자료를 가지고 아주 흥미롭게 태어나서부터 죽을때까지의 글렌 굴드의 모습을 가능한 투명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글렌 굴드는 음악을 무척이나 사랑했지만, 진정으로 음악의 자유로움을 이해하지 못했던 어머니로부터 받은 영향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았으면서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음악세계를 독립시켜 연습곡일지라도 자신만의 해석을 가미했던 아주 자유롭고 독립적인 영혼이다.
... (아주 짧게 톡톡 건반을 누르는) 스타카토와 (음과 음을 끊지않고 부드럽게 이어주는) 레가토의 뚜렷한 대비. 보통이상으로 빠르고 느린 템포, 생동감 넘치는 뛰어난 리듬감, 지극히 투명한 터치, 대위법적 특징을 누구보다도 잘 살려내는 능력, 그리고 음악 속에 숨어있는 내면의 소리를 의식적으로 끌어내는 힘..p.161
한음 한음을 틀리지 않게 치기 위해 온통 피아노에 몰두하면서, 어깨위의 근육이 아닌 팔과 손목의 윗근육을 통해 피아노 연주의 느낌을 최대화하기 위해 그는 가능한 구부리며 피아노에 몸을 밀착한다. 그리고 스타카토 연주를 하면서 점점 손을 위로 올라가고, 그리고 왼손으로 마치 지휘를 하는 듯하다.
... 글렌은 늘 자신의 '태도'가 연주의 질을 음악적으로 높여준다고 항변하곤 했다. 예를 들어, 소리가 마음에 안드는 피아노를 연주할 떄면 그의 노랫소리와 허밍은 더 커진곤 했다. 이는 음악을 내면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해 피아노 소리를 죽이는 구실을 해주었다....지휘하는 동작이나 윗몸을 흔드는 것도 ..도취감에서 자연스레 나온 것이다. 도취감은 감정상으로 매우 긴장된 상태이자 황홀감이고 기끔으로 졸도하는 것이며 정신이 육체의 한계를 넘어 확장하는 것처럼 몽환적인 느낌이다....p. 161-162
이렇게 기행으로 기억되는 그의 연주의 모습들은, 저자의 인터뷰를 통해서 태어나서 얼마 안되면서부터 글렌굴드가 보여주었던 모습, 그리고 성장과정에 대한 객관적 자료에 바탕한 설명에서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를 유명하게 해주었던 것들은 이러한 기행의 모습이지만, 이에 대한 거품을 지어나가면서, 이제 점점 더 글렌 굴드의 음악세계로 촛점을 모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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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자아의 발현 베토벤 피아노협주곡5번 황제’의 1악장, 알레그로의 템포가 흐르고 있었다. 8월의 로마날씨는 무덥기로 유명한데, 그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코트깃을 세운 바바리코트를 입고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스타인웨이를 응시하고 있었다. 오케스트라 단원 모두의 불안한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드디어 오케스트라 연주의 끝부분의 포르티시모를 지나 힘차게 B플렛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정확하게 8분쉼표후, 스타인웨이가 가볍게 울리고 다음의 투티까지 12소절의 짧은 솔로 악구가 매끈하게 연주되었다. 장대하고 때로는 쓸데없이 길다고 까지하는 1악장의 카덴자까지 모두 가벼운 새털처럼 움직였다. 포르테도 강하게 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약한연주도 강한연주도, 특히 2악장에 많은 16분음표가 진주에 실을 꿰듯 섬세하고 명료하게 연주되어 시간이 정지된 일순간을 연출해냈다. 아사히나 타카시가 쓴 <굴드의 추억>에 이탈리아에서 가진 글렌굴드와의 연주실황을 이렇게 적고 있다. 제가 구입한 소니에서 발매된 DVD 골드베르그 변주곡실황을 보고 아사히나 타카시와 같은 느낌을 공유한 것같다. 바흐에게 기도를 하고 있는듯한 자세와 광기를 머금은 타건으로 스타인웨이를 어루만지는 모습, 마치 강렬한 자아의 발현모습을 보는 듯 했다. 굴드의 연주는 제멋대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악보를 전체적이라 할 만큼 날카롭게 읽어내어 지적으로 정리하고 있으며, 자신의 독자적인 양식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강렬한 자아의 발현과 함께 이지적인 정돈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며 바로 거기에 글렌굴드의 매력이 있는 듯 하다. 항상 녹음이나 연주회때 자신이 손수 만든 공공학교에 있을법한 나무의자와 한여름에도 입고 다니는 코트, 장갑. 그리고 뉴욕의 물은 먹을것이 못된다며 손수 준비한 생수와 약병. 그리고 연주소리 만큼이나 큰 그의 허밍소리. 이 모든 것이 굴드의 강렬한 내적자아의 발현이다. 굴드의 초상 1932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출생하여 1947년 토론토 교향악단과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변을 초연으로 데뷔하였고, 1955년 뉴욕과 워싱턴에서 독주회를 가지면서 미국에 진출, 그때 그 유명한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CBS와 녹음했으며, 초기에는 바흐와 베토벤을 주로 연주했으나 후기에 와서 쇤베르크등 신(新)빈악파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과 같이 후기 낭만파의 레파토리를 주로 연주했다. 1957년 카라얀이 이끄는 베를린필과의 협연으로 유럽무대에 진출하였으며, 1959년 짤스부르크 골드베르그 연주, 1964년 미국공연을 마지막으로 일체 공연 활동을 중지하고 레코딩에만 전념하게 된다. 그리고 1981년 그 유명한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재녹음하게 되고, 그 다음해 심장발작으로 타계한다. 그는 돌연 모든 공연활동을 중지하고 녹음활동에만 전념하게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나는 바흐의 파르티타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연주회가 있을때마다 거의 매번 그 곡을 프로그램에 넣을 정도로 좋아했죠. 연주 여행에서 돌아와 나는 그 곡을 녹음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그 곡 녹음은 내가 이때까지 연주했던 바흐작품 녹음 가운데 최악이었습니다. 도데체가 바흐작품 답지 않게 녹음된거죠. 역동성을 노린 많은 장치들, 곡의 구조와 전혀 관계없는 크레센도와 디미누엔도. 모두 연주회 때문입니다. 아주 넓은 연주회장에서 바흐를 연주해야 할 경우, 나는 꼭대기층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들을수 있도록 곡을 과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장된 포장에의 요구와 불완전한 음향 조건에서부터 청중의 기침소리나 박수 소리까지도 그는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스튜디오로 들어와 <실험실의 피아니스트>로 자리잡게 되었다. CBS녹음 이전의 연주 선보여 콜롬비아(CBS. 현재 소니) 녹음 시절로 넘어가기 전의 글렌 굴드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6종의 음반이 선보인다. 굴드의 1950년대에서 1960년의 청년기를 관통하는 연주를 담은 이 음원은 캐나다CBC 방송국을 통해 모두 공중파로 방송됐던 것들로, 캐나다 국립 도서관(National Library of Canada)에 보관되어 있던 것을 최신 복각 기술로 리마스터링해 음반으로 처음 공개된다. 굴드는 이미 알려진 데로 CBS와 1955년 ‘골드베르크 변주곡’ 으로 첫 계약을 맺은 이후, 오로지 스튜디오 레코딩에만 전념하며 공개연주녹음에는 두문불출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의 라이브 시리즈는 그 자료적 희귀성 뿐만아니라 청년 굴드의 예술에 대한 격정등 그의 생생한 참모습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다. 6종 모두 라이브 공개 연주녹음으로 특히 글렌 굴드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55년 스튜디오, 59년 잘즈부르크 페스티발, 그리고 1981년 마지막 녹음등 이제까지 알려진 전곡 연주중에서 순서상 가장 먼저다. 55년의 연주와 비교하여 특히 ‘변주곡 25’번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느린 템포는 새로 맛보는 굴드의 값진 해석이다. 또한 베토벤 ‘6개의 바가텔’ 과 피아노 소나타 & 트리오는 굴드가 특별히 자주 연주하던 애착을 갖던 곡으로 여기 음반으로 처음 공개되는 자료이기도 하다. 그 밖의 쇤베르크, 베베른을 비롯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 2, 3번, 에로이카 변주곡, 바흐 파르티타등 굴드가 50평생에 걸쳐 천착한 대표곡들이 주종이다. 특히 베토벤의 연주는 바흐의 뒤를 잇고 있는 굴드의 공간이다. 188회의 협연중에 무려 102회가 베토벤 협주곡으로 할애되고 있다. 모든 협주 공연의 절반을 넘는 수치이다. 이렇게 1950년 시작된 CBC(캐나다 방송 코포레이세션)와의 인연은 그의 청년기를 관통하여 1964년 4월까지 이어진다. 역사적인 뉴욕 데뷔로 넘어가기 정확히 9년 전 녹음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글렌굴드 7종 모두는 CBC 방송국에서 공중파로 방송됐던 프로그램 자료들에 기인한다. 오리지날 방송자료는 처음에 CBC 기술진에 의해 16인치 아세아테이트 테잎으로 제작되어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국립 저장소에 이제까지 보관되어 왔다. 그중 각각의 카피들을 굴드는 자신의 소유로 보관하고 있었고, 시간이 흘러 CBC의 방송자료들이 더 이상 쓸수 없는 상태가 되어, 이번 음반발간을 위해 굴드의 개인소장 자료들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 굴드 소유의 33 1/3 회전과 78회전 자료들은 현재 오타와에 있는 캐나다 국립 도서관에서 글렌 굴드 콜렉션으로 보관되고 있다. 라이브 녹음을 즐기지 않았던 굴드의 청년 굴드의 초기의 섬광같이 번득이는 광기를 확인할 수 있는 라이브 자료로 예술의 본질에 앞서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놓칠수 없는 공연녹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