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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은 황교익의 책과 여러 면에서 비교가 된다. 나는 이 책이 더 마음에 든다.
요리 이야기가 아니다. 요리에 쓰이는 재료 이야기라고 보면 되겠다. 글의 형식은 새롭지 않다. 유사한 형태로, 요리에 쓰이는 재료 하나하나를 주인공으로 삼아 일정 분량의 정보를 제공해 주는 글들을 더러 읽어 본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나라 음식 재료도 있었고 서양의 음식 재료도 있었고 재료 자체가 너무도 익숙해서 도리어 아는 게 별로 없었던 그들의 속사정을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이 책은 그런 류의 책들 중에 내게 가장 인상적인 책으로 남게 될 것 같다.
작가의 문체도 내 마음에 들었을 수 있다. 적당한 자아 비판과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지적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딱 적절한 수준에서 내게 와 닿는다.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내가 먹는 것을 살펴 보게 하고, 먹는 것으로 장난치는 권력자들을 짚어 보게 한다. 자신에게 안 좋은 것은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우리 기억의 편리성을 자신의 경험과 더불어 함께 나무라면서.
이 책을 읽었다고 내가 우리집 뒷밭에 채소를 길러 먹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마트에서 깨끗해 보이고 덜 비싸 보이는 재료를 고르려고 잔머리 굴릴 것이고, 외식을 할 때도 재료의 질보다는 값과 맛에 기준을 두고 식당을 고르게 될 것이다. 보이는 쪽으로는 달라질 게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마음 안에서는 갈등을 겪겠지. 이대로도 괜찮으려나, 계속 이렇게 먹고 살아도 되나, 내가 먹는 게 정말 먹을 만한 것을 먹고 있는 것일까, 의심을 좀 했다가도 금방 무시하고 배고픈 한 끼를 해결해 나가겠지. 그렇게 살아가겠지, 그렇지 않을까?
한데, 좀 흔들리기는 한다. 모르고 하는 것과 알고 하는 것의 차이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내가 나를 인식하고 있다는 게 중요한 일이니까.(집 근처 땅을 좀더 사 두어야 하나 어쩌나, ㅎㅎ) 자급자족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 될 날이 머지않아 올 것만 같다.
이 책은 e북으로 보는 것보다는 종이책이 훨씬 낫겠다. 작가가 직접 찍었다는 사진의 가치를 e북으로는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 것 같으므로.(e북 중에서 칼라가 지원되는 것도 있는 모양인데, 내가 아직 모르고 있으므로 이렇게 말해 놓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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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이 발전하면서 많은 것이 변했지만 그중에 하나가 바로 우리가 먹는 음식이 재료와 멀어진 점입니다. 서양같은 경우는 통돼지 전체가 식탁에 올라오는 광경도 벌어지고 우리도 닭이나 돼지를 직접 잡아서 요리했지만 어느새 주방과 그런 재료가 만들어지는 곳이 멀어지면서 원 재료에 대해서 알기 어려워 졌습니다. 우리가 항상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음식의 재료가 어떤식으로 생산되고 유통되는지를 포함해서 그 재료를 맛을 최대한 살리는 요리까지 두루두루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의 다양한 경험이 맛깔나게 글에 섞여 있습니다. 아무래도 여러 식재료.. 곡물부터 고기까지 다 다루기 떄문에 글이 짧은 정보 전달만 하게될 가능성도 있지만 적절하게 집중하여 재배에서부터 요리까지 파헤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이 책을 편하게 읽기 쉽게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다지 이 음식재료들의 실상은 밝지 않습니다. 오래동안 우리들과 함께하면서 우리의 일부분인 이 재료들이 위협을 받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위협은 아주 다양하게 오고 있습니다. 먹을 것 가지고 장난 치면 혼난다고 가르치신 어르신들의 말씀이 생각 납니다. 심도 깊게 한 주제로 파헤치는 것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좀 깊이가 부족하고 할수 있겠지만 부제의 박물지 처럼 다양하게 두루두루 다루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