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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밥을 먹고 싶어 사랑하는 그대와 함께 한 밥상에 둘러앉아서 사는 게 별거야 혁명이 별난 거야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하늘 땅에 떳떳이 따뜻한 저녁밥을 함께 먹는 거지 나 생을 바쳐 얼마나 열망해왔어 온 지상의 식구들이 아무나 차별 없이 한 밥상에 둘러앉은 평화로운 세상을 아 함께 밥 먹고 싶어!
- 박노해, <한 밥상에>, 『사람만이 희망이다』 중에서
혼자 먹는 밥의 설움을 아는 사람만이 여럿이 먹는 밥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법이다. 나는 특히나 혼자서는 밥을 절대 못 먹는다. 아무 말·표정·웃음도 없이 밥을 먹을라치면 아무리 임금님 진수성찬이라도 그건 먹는게 아니라 꾹꾹 집어넣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치 한 조각 때문에 전쟁이 나더라도 따뜻한 저녁밥을 함께 먹을 때, 생명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낌은 나 혼자만의 낭만인가... 뭐 아무튼 나는 그래서 여럿이 먹는 밥이 참 고맙다. 갑자기 왠 밥타령인지... 누가복음 12장 16-20절에 등장하는 부자 마냥 욕심이 많아서 저 혼자 배터지게 먹고 죽을 요량으로 꾸역꾸역 먹어대는 사람이 아닌 바에야, 인간이면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과 오붓하게 마주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먹는 밥이 참 '살진' 밥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 요즘에는 참 ‘살진’밥을 못 먹는 사람들(사람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님은.. 당연히 아시죠?)이 그렇게 많을 수가 없다. 시장경쟁이라는 허울아래에서 지 배터지는 줄 모르고 꾸역꾸역 먹어대는 사람들과 기업들... 이들 사이에서 “함께 먹자”고 외치는 기업들이 있으니, 그게 바로 사회적 기업이다. 그렇다. 사회적 기업은 정말 별게 아니고 “함께 먹자”는 거다. (자꾸 사회적 기업은 뭐다 뭐다.. 이렇게 정의하려고 하면서 당신들의 유식함을 드러내고 귀찮은 일 하지 않으시려는 “어른”들이 계시는데, 좀 불쾌하다. 정의함으로 생기는 유익함이 있다고 쳐도, 왠지 불쾌하다 함께 밥 먹자는 것도 정의해야 하나...) <한국의 사회적 기업>에서는 이렇게 “함께 먹자”고 외치는 기업 12개의 사례를 설명한다. 사례가 나오니 책의 내용은 참 쉽다!! 그러면서도 참 감동적이다. 왜 감동적인고하니, 이 책의 주인공들은 재벌도 아니요. 석박사도 아니요. 빼어난 사람들도 아니다. 바로 혼자 먹는 밥의 설움을 아는 사람들이다. 김치 한 조각 나눠먹으면서도 참 ‘살진’밥을 먹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주인공이니 혼자 밥 못 먹는 나한텐 얼마나 감동적인지..
한국의 사회적 기업의 모델들을 보여주고 있는 이 책에서 주요하게 봐야할 것은 바로 성공요인이다. 어떻게 하면 ‘함께 먹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냐는 것이다. 순서 상관 않고, 중요한 것 상관 않고, 내 마음대로~ 생각난대로 적어보자면(뭐가 더 중요한지 잘 모르겠어서요...;;) “기계가 부족해서, 콩이 나빠서... 라며 하루 종일 일하는 시늉만 하다가 시간만 때우기가 일쑤였다.” 안그래도 적은 자본에, 기술력도 부족하고 네트워크 또한 부족한 사회적 기업에게 의존적이고 자아존중감이 낮고, 열정도 없는 당연히 자신감은 찾아볼 수 없는 기업 구성원들은 가장 큰 “내부의 적”이다.
아픔이 있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이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이 책의 여러 사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리더십, 비전공유, 주인의식고취, 교육 등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기가막힌 사연들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해결방식을 꼽으라면... “우리도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 주변에는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많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하면서 직원들의 일할 의욕이 되살아난 것 같아요.” 바로 국내 제1호의 자활공동체로써 맛과 신용 서비스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도시락 사업체 (주)나눔공동체 최강종 대표의 말이다. 참 한국적이다. 정(情)이 살아있다. 한국하면 정 아닌가... 아무튼,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마음,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정답인 것이다. 그런데, 나눔공동체 뿐만 아니라, 여기 나오는 기업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이러한 마음이 담겨있다. 그러다보니 너무나 당연하게 나오게 되는 것이 바로 “품질”과 “서비스”다. 돈이 없는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저도 돈 하나 없이 사업해봐서 아는데요) 바로 뜻과 정성이다. 품질관리와 서비스 정신이 뭐 별건가... 나 외의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정신이지... 간병사들이 만든 사회적 기업인 약손엄마의 한 간병사가 말하는 것을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우리가 뭐 가진 게 있나요. 그저 병원 관계자에게 음료수 한 박스 들고 가서 인사하는 것 말고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회원들 모두가 성의껏 환자를 돌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우리는 어려운 환자가 있으면 그냥 못 넘어가요....(중략)... 내 환자가 아니더라도 말없는 봉사를 많이 한 덕분에 병원에서도 우리를 인정하고 일거리를 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도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현실의 벽은 높다. 실제로 돈과 물량으로 공세하는 다른 기업들과 경쟁하기에는 너무나 자본, 기술력, 경쟁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필요한 것이 바로 작은 성공으로 인한 될 수 있다는 믿음과 사회적 지원이다. “한 끼당 500여 개 정도의 도시락만 겨우 싸는 수준에 머물러 있던 어느 날, 숭실대 MT 도시락 2000~3000개의 주문을 성공하고 나서부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이날 이후 생산성은 점진적으로 증가했고 자신감을 갖게 됨에 따라 영업할동에도 적극성을 띄게 되었다) “사업비나 인건비는 자활후견기관에서 지원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자금에 대한 부담은 오히려 적었죠”
컴윈이 빠른 속도로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사회적 지원이었다. 물론 모든 기업들에 사회적 지원이 잘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사회적 기업의 경영은 일반적인 경영보다는 훨씬 어렵다. 바로 ‘수익성’과 ‘사회적 목적’을 동시에 이뤄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회적 기업 경영자에 대한 경영지원 혹은 경영교육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심지어 사회적 기업의 경영자들 중에서는 자활기관의 간사로 활동하면서 함께 일하는 경우도 있음을 보면 얼마나 이런 쪽으로 지원이 부족한지를 알 수 있다. 단순히 사회적 기업에 어려움은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성공여부를 넘어서서 사회적 기업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를 살펴보면, 바로 효율성과 사회적 책임간의 긴장이다. “노동의지와 노동력을 가진 사람들은 전체 취약계층의 10% 미만입니다. 물론 10%미만에 속한 분들에게 맞는 길을 열어드려야 되지만 저희 ‘(주)함께 일하는 세상’은 나머지 90%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이종철 대표 위의 함께 일하는 세상의 이종철 대표의 말은 사회적 기업이 얼마나 큰 딜레마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실제로 이 책 사례에 나오는 (주)늘푸른 사람들이나 CNH의 경우에는 수익성과 효율성에 더 큰 무게를 두면서 고부가가치 기술자를 고용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고 저소득 소외계층의 직접고용보다는 간접고용을 통한 지원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은 한국의 사회적 기업들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비판보다는 어떻게 하면 잘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이 책의 사례들은 이 사회 안에 ‘별난’이야기, 생소한 단어들이 나열되는 ‘경영’이야기로 느껴지기 보다는 ‘인간’ 사는 이야기로 느껴진다. 박노해 시인의 통찰처럼 세상을 바꾸는 것, 혁명은 별거 아니다. 온 지상의 식구들이 저마다 하루의 수고를 끝낸 후 한 밥상에 둘러앉아, 서로의 입 속으로 따뜻한 밥이 들어가는 모습을 ‘맛나게’ 지켜보며 그 날의 고단함을 녹여내는 것이 혁명이다. 그들이 먹는 것은 더 이상 밥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사랑이요 내일의 희망이다.
예수의 혁명도 그런 것 같다. 높은 자도 낮은 자도 없이 바리새인과 창녀와 세리가 함께 둘러앉아 밥을 먹는 것, 생명을 나누는 것 미래를 여는 것....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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