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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여왕에 대해서 처음으로 만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 유명인의 일기를 편집한 『세계의 일기』라는 제목의 책을 보았는데, 그중에 빅토리아 여왕의 일기가 10쪽 정도 포함되어 있었다. 빅토리아 여왕 관련 부분은 3~4일 정도에 불과한 짧은 내용이었다. 여왕이 된 뒤 이성에 대해 느끼는 두근거리는 장면이었다. 여왕이기에 앞서 여성이었던 그녀의 진솔한 표현이 사춘기였던 내게도 가슴에 와 닿았던 듯하다.
그 뒤 빅토리아 여왕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다. 다만 도서를 구입하면서 덧붙일 책을 고르던 중 이 책이 눈에 들어와서 선택하였다. 그러고도 벌써 20여 일이 지났다. 최근에 제임스 조이스의『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읽는 동안 힘겨움을 느끼고 있었다. 고단했던 머리를 쉬게 해줄 책으로 이 책을 펼친 것이다.
책장을 넘기며 어떤 생각을 하였는가? 나의 선택은 현명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듯하다.
첫째, 이 책은 빅토리아 여왕의 일기가 아니다. 내가 중학교 때 보던 일기의 원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인 안나 커원이 빅토리아 여왕의 심경을 추측하면서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창작된 작품이다. 등장인물과 배경 등이 대부분 사실이지만, 작가의 상상에 의한 허구도 포함되어 있다.
둘째,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이 글은 빅토리아 공주가 여왕에 즉위하기 이전의 소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화려하게만 생각했던 궁중 생활이 예상과 달리 나름의 어려움과 갈등이 있었다. 그녀는 부러울 것이 없이 행복하기만 한 공주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녀가 왕으로 등극하기까지의 주변의 변화가 흥미 있었다.
셋째, 빅토리아 여왕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사진 자료와 작가의 해설을 통해 빅토리아 여왕에 영국 역사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게 된 것이다. 학창 시절 세계사 시간에 배운 것 이상의 지식을 내게 주었다.
다른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가? 그렇다. 읽기에 부담이 없고, 역사 지식에 도움이 되며, 가격도 부담이 없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지적한다면 이 책은 빅토리아 여왕이 직접 쓴 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녀는 열세 살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1868년~1884년 일기 중에 일부는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내가 중학교 때 읽은 일기는 이 부분이었던 듯하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일기는 1829년 4월 1일 ~ 1831년 9월 14일까지의 사이를 배경으로 한다. 이때는 빅토리아 여왕이 10~12세였던 시기로 일기를 쓰기 이전이니, 이 글은 사실과 다른 허구이다. 이 책의 내용은 빅토리아 여왕의 일기와는 무관하고, 작가가 빅토리아 여왕의 입장을 가상해서 구성한 것이다. 이 책이 여왕의 직접 쓴 일기였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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