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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 않은 시간 '돈 끼호떼', 그리고 '산초 빤사'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들 이였다. '돈 끼호떼'라는 인물에 대해 직접 접해보고자 들었던 작품이었는데, 생각 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고 '돈 끼호떼' 뿐만 아니라 그의 하인 '산초 빤사'에게 드는 애정도 있었다.
그런데 리뷰를 적기는 쉽지 않다. 근데 리뷰가 뭐야? 일일이 내가 그들의 행적이나 그런 것들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겠어? 줄거리 쓰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리고 머릿 속에 긴 이야기들을 적으려면 머리도 아프고, 힘들고, 그 외 이런저런 핑계를 대서 최대한 간략하게 적어야 겠다.
'돈 끼호떼' 무덤의 비명이다.
여기 그 용맹성이 아주 극단에 치닫던 강력한 시골 양반이 누웠노라 죽음도 그의 삶을 죽임으로써 승리하지 못한 듯 보이도다. 온 세상 사람들을 얕보았던 그는 온 세상의 허수아비이며 무서운 도깨비였다, 좋은 기회를 맞았던 그의 운명의 평판,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 역자는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진짜 산다는 것은 미쳐서(무언가에 대한 사랑에 빠져서) 사는 것이고 정신 차리고 산다는 것은 결국 인생이 날마다 죽어 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사는 것이라는 뜻이다"
'돈 끼호떼'와 직접 만날 수 있어 좋은 시간이 되었고,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들, 그리고 작가의 독특한 이야기 전개 방식에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산초 빤사', 난 그가 맘에 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흔히 이야기하는 '돈 끼호떼'형 인물을 과연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 내 생각에는 '돈 끼호떼'형 인물은 그렇게 간단하게 말할 수 없고, 감히 누가 '돈 끼호떼'형 인물이 될 수 있을 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감히 어찌 '돈끼호떼'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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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과 비교해서 개인적으로 좀더 만족스러웠다. 물론, 2권으로 마무리 된다는 점은 무척 아쉬웠지만, 대신 싼초 빤사의 비중이 늘어나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1권과 비교해서 좀더 다양한 정신적 가치에 논하는 내용이 많아 그 혜안에 탄복할 수 있어 좋았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구절이 많았는데, 그 중
morir cuerdo y vivir loco ;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
라는 글과 함께 위 소설은 독자에게 고별을 묘사하는 모습에서, 내게 부족한 목표와 열정에 부끄러움을 느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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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은 글이란, 흰머리로 쓰는 게 아니라 지혜로 쓰는 거라서 나이가 들면 더욱 지혜로 쓰는 거라서 나이가 들면 더욱 지혜로워지게 마련이라는 사실입니다.
※ 책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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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너무 많으면 비록 좋다고 할지라도 귀한 줄 모르게 됩니다. 좀 부족한 듯한 게 비록 나븐 것들이어도 조금은 귀하게 보이지요.
※ 책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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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님,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역사나 책을 쓴다고 하는 일은 뛰어난 판단력과 성숙한 지혜가 필요하지요. 재미있는 말을 하고 멋진 글을 쓰는 건 위대한 재능에서 나옵니다. 연극에서 가장 사려 깊은 인물은 바보 역이니, 왜냐하면 멍청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나오는 사람이 사려 깊은 척해서는 안되니까요. 역사나 이야기는 진실되어야 하기에 성스러운 것입니다. 진실이 있는 곳엔 그 진실을 지키는 하느님이 있는데도 어떤 자들은 아무렇게나 책을 써서 그저 감자튀김처럼 무더기로 쏟아내기만 하지요." 학사가 말했다. "책들 치고 어디든 좋은 데가 없는 책이 있겠습니까." 돈 끼호떼가 되받았다. "그건 틀림없는 소리입니다만 좋은 글을 써서 정당한 댓가로 큰 명성을 얻고 성공한 작가들도 많은 경우 출판을 하게 되면서 명예를 잃거나 이름에 손상이 가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지요." 산손이 말했다. "그 이유는 인쇄된 책이라는 건 천천히 보니까 잘못이 쉽게 눈에 띄고, 책을 쓴 사람의 명성이 높을수록 사람들이 더욱 눈을 비비고 잘못을 찾아서이지요. 자신의 재능으로 유명해진 사람들, 위대한 시인이나 유명한 역사가, 소설가들은 언제나 질투를 받게 마련입니다. 자기 자신이 작품을 세상에 내놓지는 않지만 재미로나 특별한 취미로 남의 글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그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돈끼호떼가 말했다. "자신이 설교대에 서면 별것도 아니면서 설교하는 다른 사람들의 잘못이나 과장을 지적하는 데는 정말 도사인 신학자들이 많거든요." "모든 일이 다 그렇 습니다, 돈 끼호떼 나리. 하지만 제가 바라는 건 그런 비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좀더 자애롭고 조금은 덜 까다로웠으면 하는 겁니다. 자신들이 수군대고 비판하는 작품의, 그 밝은 태양의 세세한 먼지만 보지 말고요. '그 훌륭한 호메로스도 때때로 졸 때가 있었느니라' 하잖아요? 최대한 그늘과 흠집이 덜한 작품을 만들어내려고 많은 시간을 깨어 있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지요. 아마도 그들에게는 병이나 흠으로 보이는 것들이 때로는 그 얼굴의 아름다움을 더 빛나게 해주는 예쁜 점들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하는 말은 책 하나를 출판하는 사람은 늘 커다란 위험을 무릅써야 해요. 그 책을 읽는 사람 모두를 다 즐겁게 만족시킬 만한 책을 쓴다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 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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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이 정말로 맞다, 조카야, 네가 하는 말이 맞아. 그 가문의 혈통 문제에 대해 네가 놀랄 만한 사실을 말해줄 수 있으나 성스러운 것과 인간적인 것을 섞지 않으려고 내가 말을 안 하는 거야. 이봐, 이 사람들아, 잘 들어둬라. 세상에 있는 모든 가문을 네 종류 혈통으로 나누어 말할 수 있지, 네 종류란 이것들이야. 첫번째 예는 처음에는 미천한 데서 출발했지만 점차 세력이 강대해져서 가장 위대해진 가문이 있지, 다른 예는 처음에도 위대한 가문이었고 그걸 잘 보전해 지금도 그들이 시작한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야. 또다른 혈통은 처음에는 대단하게 출발했지만 피라미드처럼 한 점으로 끝나버린 경우인데, 점점 줄어 들다가 처음 가계가 하나도 안 남아 패가에 이르는 것으로 피라미드 꼭지가 그렇듯이 그 밑바탕이나 바닥에 비해 그 끝은 아무것도 아닌 게지. 그리고 가장 흔하다 할 수 있는 또다른 경우로는, 처음도 좋지 않았고 중간도 이렇다 할 게 없었고, 결국 이름도 없이 끝나버린 가문이야. 보통 서민들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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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말 중에서 결론적으로 꼭 알아야 할 건, 이 바보 같은 여인들아, 이 가문들을 따지다 보면 많이 혼란스럽다는 거야. 따라서 그들 주인의 부와 덕, 관대함으로 품위를 보여주는 사람들만이 참으로 위대하고 빛나 보인다 이 말이야. 내가 부와 덕, 관대함이라 한 건 정말 큰 사람이 부덕하면 큰 불량배가 되고, 부자가 관대하지 않고 너그럽지 못하면 욕심꾸러기 거지가 될 테니 말일세. 부를 가진 사람은 그걸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그냥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그 부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건데, 아무렇게나 마음대로 돈을 쓰는 게 아니라 잘 쓸 줄 아는 게 중요하지.
※ 제 6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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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도 연극과 다를 바 없어. 세상사에서도 어떤 사람은 황제 역할을 하고, 다른 사람은 교황을 하잖나. 연극 하나에 나올 수 있는 모든 인물상이 있지. 그러나 종말에 가면, 생명이 끝나는 순간에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죽음이 와서 그 사람들을 구분하던 의상을 벗기고 무덤 속에 똑같이 눕게 하지." " 참 멋진 비유입니다." 산초가 말했다. "저도 여러번 많이 들어본 적이 있는 말이어서 크게 새롭지는 않사오니, 그게 장기놀이 같은 거지요. 장기를 두는 동안은 말마다 각기 자기 길, 자기 일이 있지만 일단 장기가 끝나면 모든 말을 섞고 합치고 흔들어 한 자루에 집어넣지 않습니까. 이건 꼭 인생이 무덤에 들어가는 것과 똑같지요."
※ 제 1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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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메 세시알은 자기가 소망한 계획이 완전히 실패하고 의도한 일이 잘못 끝나게 된 것을 보며 학사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산손 까르라스꼬 나리, 우리 죄를 우리가 뒤집어썼네요. 쉽게 생각하고 일을 벌이다가는 대개 어렵게 거기서 빠져나오거든요. 돈 끼호떼가 미쳤고 우리는 멀쩡하다는데, 그 사람은 건강하게 웃으며 가고, 나리는 슬프게도 만신창이가 되어가시는구랴. 이제 누가 더 미쳤는지 알아봐야겠네요. 어쩔 수 없이 미친 사람이 더 미쳤는지, 일부러 자진해서 미친 사람이 더 미쳤는지....."
※ 제 15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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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끼리 결혼한다면 부모들에겐 자기 자식을 적당한 시기에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결혼시킬 권한을 빼앗는 게 되겠지. 만약 딸의 의사에 따라 신랑감을 선택하게 한다면 자기 아버지의 종을 선택하는 일도 생기거나 그냥 길거리에 지나가는 칼잡이라 할지라도 자기 눈에 멋져 보인다고 선택할 수도 있으니 말이야. 사랑과 좋아함은 쉽게 이성의 눈을 어둡게 하지, 결혼생활을 선택하는 데 꼭 필요한 눈이 이성의 눈인데 말이야. 그리되면 부부생활이 잘못될 위험이 크지. 따라서 결혼 상대를 잘 선택하는 건 대단히 신중해야 하고 하늘의 운이나 특별한 도움도 필요한 거야. 사람이 긴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해봐. 신중한 사람이라면 길을 떠나기 전에 함께 갈 안전하고 편안한 어떤 동반자를 찾지. 그런데 한평생을, 죽음의 종착역까지 함께 가야하는 사람을 선택하는데 왜 그렇게 신중하게 선택하지 않는 걸까? 더구나 아내와 남편의 삶이 그러하듯이, 그 동반자가 침대에서나 식탁에서나, 늘 모든 곳에서 함께해야 할 터인데 말이야. 아내라고 하는 건 한번 사서 되돌려주거나 서로 바꾸거나 변하거나 하는 그런 상품이 아닐세. 일생이 다 가도록 지탱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건이고, 그 줄을 한번 목에 두르면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끈질긴 매듭이 되어 죽음의 사자라는 낫이 자르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끈이 되는 거지.
※ 제 19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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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끼호떼가 말했다. "훌륭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작업을 속임수라 부를 수도, 또 그렇게 불러서도 안되는 거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목표라 할 수 있다고 말하고, 또 사랑의 가장 큰 적은 배고픔과 끝없는 궁핍이라고 경고했다. 사랑은 모두 즐거움이요, 쾌학이요, 만족이며, 특히 사랑하는 자가 자기 사랑을 소유하게 되었을 때 더욱더 그러한데, 사랑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적 중의 적은 궁핍과 가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 했다. 이 모든 말은 돈 끼호떼가 바실리오에게 그가 아는 재주 부리기는 명예는 주지만 돈이 안나오니 그만두라는 뜻으로 일부러 한 소리였다. 그런 것보다는 덕망있고 부지런한 사람들에게는 늘 방법이 있기 마련인 노력을 통한 정식 수단으로 재산을 이루라는 충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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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현자가 이런 말을 했다네. 온 세상에 좋은 여자는 딱 한 사람뿐이라고. 그리고 충고하기를, 각 사람은 딱 한 사람 좋은 여자가 바로 자기 여자라고 믿고 생각하라는 거야. 그렇게 살면 행복하리라는 거지.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결혼하겠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지. 그렇지만 충고를 원하면 난 감히 말해줄 수 있네.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구하는 방법은 말이야. 첫번째 충고하고 싶은 말은 재산보다는 명성을 보라는 거야. 좋은 여자는 속으로 착하다고만 해서 좋은 명성을 얻는 게 아니고, 또 그렇게 보여야 하기 때문일세. 여자의 명예에 상처를 주는 건 비밀스러운 사악함보다는 공공연한 자유분방함이 훨씬 더 문제가 되거든. 좋은 여자를 집에 데려오면 그대로 지켜주고 좋은 점을 개선해줄 수 있으나 나쁜 여자를 데려오면 고치는 데 무척 고생하게 되네. 극단에서 극단으로 바꾸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니 말일세. 내 말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어렵다고 본다는 거지."
※ 제 22 장 거기에서 라 만차의 용감한 기사 돈 끼호떼가 이룩한 최고의 모험 성공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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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온통 혼란하고 어지러울 때는 공공연한 죄인보다는 착한척하는 위선자가 그래도 죄를 덜 짓는 법이지.
※ 제 2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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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 이 짐승은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과거 일에 대해서는 좀 알고, 현재 일에 대해서도 좀 알고요." "아이구!" 산초가 말했다. "나한테 일어났던 일을 말해달라고 내가 일 전 한푼 줄 필요가 있겄소? 아니, 그것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누가 있겄소? 내가 아는 일을 말해달라고 돈을 준다면 그건 정말 바보지요.
※ 제 25 장 그리고 점쟁이 원숭이의 기억에 남을 만한 점에 대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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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자가 도망가야 할 때는 적이 수적으로 확실히 우세할 때이고, 사려 깊은 사나이들은 더 좋은 기회를 노려 기다릴 줄 안다. 이 진리는 돈 끼호떼에게 사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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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가는 게지 도망가는 게 아니야. 자네가 알아야 할 것은, 산초, 사려 깊은 판단에 근거하지 않은 용기란 만용이라는 거야. 만용으로 얻은 공적은 운이 좋아서이지 마음이 훌륭해서 얻은 게 아니거든. 그래서 난 물러난 건 인정하지만 도망치지는 않았어. 이런 행동을 하면서 나는 많은 용감한 사람을 모방했다네, 더 좋은 기회를 엿보고자 몸을 사리는분들 말일세.
※ 제 28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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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편 여러 어르신들께 이해시켜드리고 싶은 게 산초 빤사는 방랑기사를 섬겨온 세상의 하인 중에서 가장 재치있는 사람 중 하나라는 겁니다. 이따금 대단히 바보 같은 소리들을 하지만, 그게 바보 소리인지 예리한 판단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적잖은 즐거움을 주지요. 말하자면, 이 사람은 망나니라고 나무랄 만한 악랄한 데가 있으면서도 꼭 바보라고 해야 할 만한 실수도 저지릅니다. 모든 것을 의심하고 모든 것을 다 믿습니다. 이사람이 바보천치로 전락하는게 아닌가 생각하게 하다가도 어쩔 땐 몇 마디 사려깊은 소리로 하늘을 찌릅니다. 끝으로 내게 도시 하나를 다 준다 해도 다른 하인과 이 사람을 바꾸지 않을 겁니다. 귀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시겠다는 그곳의 통치자로 보내는 것이 정말 좋을지는 주저하고 있답니다. 비록 그가 통치하는 일에 상당히 능력이 있는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요. 지혜를 조금 고르게 조정한다면 어떤 정부를 주어도 왕처럼 일을 잘해낼 거라 생각됩니다. 더구나 수많은 경험으로 미루어 우리가 알고 있듯이 통치자가 되는 데 높은 학문이나 커다란 능력이 그렇게 필요한 건 아니지요. 주변에 글도 제대로 읽지 못하지만 매처럼 날렵하게 통치만 잘 하는 자가 수백명이나 있는데요 뭐. 문제의 열쇠는 좋은 뜻을 가지고 모든 것을 알맞게 처리하겠다는 마음에 있지요. 충고를 해주거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인도해주는 분들이 늘 있을 테니까요. 학문을 닦지 않은 기사 출신의 통치자들이 보좌관과 더불어 재판하고 선고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나는 그에게 비리도 저지르지 말고 권리도 잃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어요. 내 뱃속에 아직 못하고 남아 있는 다른 작은 일들이야, 산초에게 도움이 되고 그가 통치하는 섬에 이익이 되도록 때가 되면 내 입에서 다 나오겠지요."
※ 제 3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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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벌써 새벽이 미소를 지으며 즐겁게 밝아왔다. 들판의 작은 꽃들이 고개를 들고 일어섰고, 시냇물의 액체 수정들은 하얗고 가무잡잡한 자갈들 사이로 도란도란 속삭이며 그들을 기다리는 강물에 조공을 바치고 인사를 하러 갔다. 땅은 즐겁고 하늘은 밝고 대기는 맑고 빛은 고요하고 하나하나 그리고 모두가 다같이 여명의 옷자락을 밟고 오는 새날이 맑고 조용하리라는 것을 확실히 예고하고 있었다.
※ 제 35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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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직책이나 임무는 다름아닌 혼돈의 깊은 항만 같은 걸세. 맨 먼저, 이사람아!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하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데 모든 지혜의 뿌리가 있으니까. 지혜로우면 무슨 일에도 실수가 있을 수 없지. 두번째는 자네가 누구인가 하는 것을 주의 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알려고 노력해야 하네. 이것이야말로 진실로 어려운 지식이요 지혜일세. 자신을 안다면 지나치게 으스대는 일은 없을게야. 개구리가 황소가 되려다 배 터져 죽은 일 같은 건 없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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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끼호떼가 말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출신이 귀족이 아닌 사람들은 그들의 중대한 임무 수행에 있어서 늘 따스함과 부드러운 태도를 잊지 않아야 하는 거라고. 행동이 신중하면 어느 신분이어도 피해가기 힘든 그런 악랄한 소문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산초 이 사람아, 자네 혈통이 그다지 보잘것없음을 떳떳이 내보이고, 자네가 농부 출신이라고 말하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게. 자네가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아무도 자네를 함부로 모독하지 않을 걸세. 죄 많은 고관대작보다 덕 많은 보통 사람이 되는 걸 더욱 자랑으로 여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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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게, 산초. 자네가 늘 덕(德)을 무기로 삼고, 덕있는 행동을 하는 걸 좋아하면 왕이나 영주의 자손들이 가진 지체를 부러워할 필요도 없을 걸세. 왜냐하면 피는 이어받지만 덕은 습득해야 하고, 핏줄이 가치가 없을 때도 덕은 스스로 혼자서도 빛나니까.
※ 제 4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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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 자네 개인과 집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맨 먼저 부탁할 말이 우선 깨끗하게 하라는 것일세. 손톱 발톱을 너무 자라게 내버려두지 말고 꼭 자르라는 것이지. 무식한 사람들이 손톱을 길게 기르면 손이 아름다워 보이리라 생각하고 기르는 그런 짓은 하지 말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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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 옷을 풀고 다니거나 헐겁게 입고 다니지 말게. 옷매무새가 흐트러지거나 풀려 있다는 게 줄리우스 카이사르의 교활함이라고 판단했던 그런 행동의 범주엔 들어가지 않네. 자네 직책으로 할 수 있는 일든은 찬찬히 잘 짚어보고 가늠해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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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는 천천히 걷고, 말할 때는 침착하게 해야 하지만 자기 혼자만 알아들을 듯한 소리로 말하지는 말게. 괜히 재는 척하는 모습은 전부 나빠. 먹는 건 조금 먹어야 하고, 저녁은 더 적게 먹게나. 온몸의 건강은 뱃속 사무실에서 만들어진다네. 마시는 것은 적당히 마시게나,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비밀도 지킬 수 없고 약속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게. 무엇이든 마구 퍼먹고 씹어대지 않도록 주의하고, 산초, 누구 앞에서든지 입으로 가스를 내뿜지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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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네 잠은 좀 적당히 자도록 하게. 해뜨는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낮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지. 오, 산초 이 사람아! 자네가 꼭 알아야 될 것이 부지런은 모든 행복의 어머니라는 점이야. 게으르면 그 반대지. 게으름으로 좋은 소원이라는 목표를 성취한 적은 한번도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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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자네에게 해준 충고보다 더 이익이 되면 되었지 그보다 못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하네. 그건 절대 다른 사람들과 가문에 대해 말다툼을 하지 마라는 것일세. 가문들끼리 비교하면서 다투어서는 절대 안되네. 그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비교되는 가문 중에서 하나는 더 좋은 가문이되어버리는데 자네가 무시한 가문으로부터는 자네가 욕을 먹게 되고 자네가 추켜세운 가문이라고 그들이 자네에게 절대 상금을 주지도 않아.
※ 제 4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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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내 말을 장난이라 생각하지 말아요. 우리는 좋아하건 싫어하건 뭐든지 분명하거든요. 우리 다 함게 삽시다. 그리고 평화롭게 함께 어울려 먹고삽시다요. 하느님이 아침 동을 틔우면 우리 모두에게 아침이 오는 거 아닙니까. 난 법을 침범하지도 뇌물을 받지도 않고 이 섬을 통치할 거며, 모든 사람이 눈을 똑바로 뜨고 자기 일만 잘하게 하도록 하리다. 항상 어딘가 혼란은 있기 마련이지만 나에게 기회를 준다면 정말 놀랍고 훌륭한 일이 있을 겁니다. 꿀 만들어놓으라 해놓고 파리가 먹게 해서는 안되지요. 안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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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 말이 천번만번 맞습니다, 총독 나리." 우두머리 하인이 말했다. "제 생각엔 전혀 공부를 안 하신 걸로 압니다만, 나리처럼 학식도 없으신 분이 그토록 충고와 교훈으로 가득 찬 말씀을 하시는 걸 보니 놀랍습니다. 우리를 보낸 분들이나 여기 와 있는 사람들이 기대한 것보다 나리의 지혜가 훨씬 뛰어나서 말입니다. 날마다 세상에는 새로운 것들이 보이지요. 장난이 진실이 되고 조롱한 사람들이 조롱당하기도 하지요."
※ 제 49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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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오게나, 이 착한 사람아." 산초가 말했다. "그대가 말하는 그 행인은, 내가 바보가 아니라면, 그 사람이 죽거나 살거나 다리를 건너거나 다 맞도록 되어 있어. 왜냐하면 진실이 그를 살린다면 거짓이 똑같은 이유로 그에게 죄를 덮어씌울 거니까. 사실 사정이 그렇다면, 내 의견으로는, 나에게 그대를 보낸 그분들께 죄를 주어야 할 이유나 풀어주어야 할 이유가 저울추에 똑같은 무게이므로 그냥 자유롭게 지나가도록 내버려두라고 말하더라고 하게. 나쁜 짓보다는 좋은 짓이 늘 더 칭찬을 받으니 말일세. 내가 서명을 할 줄 안다면 내가 서명해서 주겠네만, 이런 경우엔 내가 내 말을 한 게 아니라 내가 기억하는 법칙 하나가 떠올라서 한 말이거든. 우리 주인이신 돈 끼호떼 나리께서 내가 이 섬의 총독이 되어 떠나기 전날 밤 다른 많은 충고와 함게 이런 말을 받아들이라고. 천행으로 지금 내게 그 말이 생각나는구먼, 이 경우에 그대로 딱 맞아떨어지는 충고로 말일세."
※ 제 5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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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에 따르면 자네가 정말 인간처럼 통치를 하고 짐승처럼 인간이 되어 있다고 하더군, 자네가 그토록 겸손하게 사람을 대한다는 말이지. 산초, 나는 자네가 직책의 권위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려면 많은 경우 마음의 겸손함을 없애는 게 더 적당하다는 걸 충고하고 싶네. 중대한 직책을 수행하는 자에게 좋은 복장은 사안의 중요성이 요구하는 모습을 따라야지, 겸손하고 소탈한 자기 성격이나 취향대로 아무렇게나 입어서는 안되네. 옷은 잘 입어야 돼. 몽둥이도 잘 장식하면 몽둥이 같아 보이지 않지. 호화로운 보석이나 치장을 하고 다니라는 소리가 아니네. 재판을 하면서 군인 복장을 해서는 안된다는 거지. 깨끗하고 잘 만들어져 있기만 하면 자네 직책이 요구하는 예복으로 치장하는 게 좋다는 말일세. 통치하는 백성의 마음을 사려면 여러 일 중에 두가지 일을 잘해야 하네. 하나는 전에도 한번 말한 적이 있지만 모두에게 교양있게 대하라는 거고, 또 하나는 양식을 풍부하게 구해놓으라는 것이네. 배고픔과 식량 결핍보다 가난한 사람의 마음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없으니까. 법 조항을 많이 만들지 말게. 법을 만들 때는 좋은 법, 특히 잘 지키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법을 만들도록 애써야지. 지켜지지 않는 법은 있으나마나 마찬가지야. 법이 없다면 차라리 법을 만들어낼 만큼 사려 깊고 권위있는 왕자가 그 법을 지키게 할 용기가 없으려니 하고 생각하게. 공포와 겁만 주고 시행하지 않는 법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대들보, 개구리들의 왕과 똑같게 되지. 즉, 처음에는 개구리 들을 겁주고 놀랬지만 시간이 가면서 다들 무시하고 대들보 위에 마구 올라가게 만들었다네. 덕의 아버지, 악습의 의붓아버지가 되도록 해. 항상 엄해서도 안되고 늘 부드러워서도 안되고, 이 두 극단의 중간을 택하도록 하게. 여기에 사려 깊은 행동의 핵심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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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어른들께도 편지 쓰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게. 배응망덕은 오만의 산물이고 우리가 아는 큰 죄악 가운데 하나일세. 자기에게 잘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에게 그 많은 좋은 일을 해주고 계속 은혜를 베풀고 있는 하느님에게도 감사할 줄 안다는 증거야.
※ 제 5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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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서 세상사가 항상 같은 상태로 오래가리라 생각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인생은 둥그렇게, 말하자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과 같다. 봄에 이어 여름이 오고, 여름에 이어 한여름이 오고, 한여름에 이어 가을이 오고, 가을에 이어 겨울이 오고, 겨울에 이어 봄이 오고 이렇게 세월은 끊임없는 바퀴를 타고 돌고 돈다. 오직 인간의 삶만이 세월보다 더욱 빨리 가벼운 발검음으로 종말을 향해 치닫고, 다른 생에서가 아니면 다시 새로 시작되기를 기다릴 수 없다. 다른 생은 이를 확실히 규정한 용어가 없다.".
※ 제 5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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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란, 산초, 하늘이 인간에게 준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선물들 중 하나이지. 온 땅이 보유한, 온 바다가 품고 있는 모든 보물과도 견줄 수 없는 게 자유일세. 자유나 명예를 위한 일이라면 목숨을 걸고 도전해야 하고 또 도전할 만한 거야. 반대로 포로가 된다는 것은 인간에게 일어나는 가장 큰 불행이지.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산초 우리가 떠나온 성에서 융숭한 대접과 환대를 받았기 때문일세. 하지만 그 맛있는 잔칫상과 눈으로 빚은 듯한 음료수들 한가운데서도 나는 배고픔의 좁은 골짜기에 갇혀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것들이 내 것이라면 제대로 즐겼을, 그런 자유로움으로 그 맛을 즐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야. 우리가 받은 혜택이라든가 은혜는 그걸 갚아야 하는 보상의무 같은 것들이 있어서 자유로운 마음으로 뽐내며 즐기지 못하게 하는 속박의 끈이 되거든. 하늘이 빵 한조각을 준다면 하늘 외에는 감사해야 할 다른 상대나 의무가 없으니 이 아니 행복하겠어!"
※ 제 58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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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 한번 잘했네, 산초. 하지만 모든 세월이 다 똑같이 이렇고 이런 식으로 나간다고 할 수는 없다는 걸 알아야 하네. 속인들이 보통 길조니 흉조니 말하는 이런 것들은 어떤 자연스러운 이유에 근거를 두고 있는 건 아니지. 사려 깊은 사람의 판단으로는 이런 일은 우연히 발생한 좋은 사건에 불과해.
※ 제 58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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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알아두게나, 산초. 사랑은 그 말 속에 존경도 모르고 이성의 한계도 지키지 못하는 법이네. 사랑은 죽음과 똑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 왕들의 높은 성에도 침범하고 목동의 초라한 움막에도 들어가지. 그리고 한 영혼을 점령했을 때 제일 먼저 없애는 게 두려움과 부끄러움이야.
※ 제 58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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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 이사람아. 아름다움에는 두 가지가 있음을 알야야 하네. 마음의 아름다움과 육체의 아름다움이 바로 그것이야. 마음의 아름다움은 지혜나 정직성, 좋은 품행, 관대함, 교양에서 빛이 나고 드러나지. 그리고 이런 모든 점은 추한 육체에도 깃들어 있을 수 있고, 실제로 그러하기도 해. 사람이 육체가 아니라 마음의 아름다움에 눈을 주게 되면 충동적이고 뛰어난 사랑의 감정이 생겨나기 마련이야. 산초, 나도 내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잘 알아. 그러나 그렇다고 내가 기형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지. 보통 선량한 사람이 사랑을 받으려면 괴물만 아니면돼. 나는 자네에게 이미 말했듯이 그런 마음의 장점들을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야."
※ 제 58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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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큰 죄악이 있지요. 어떤 사람은 그것이 오만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감사할 줄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을 들어보아도 '지옥은 감사할 줄 모르는 배응망덕한 자들로 가득 차 있다'라고 하지요. 저는 이 배은망덕이라는 죄를 철이 들기 시작한 순간부터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 제 58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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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네에게 말할 수 있는 건 세상에 운수나 운명이라는 것은 없다는 걸세.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이 좋은 것도 있고 나쁜 일도 있지만 그것들이 특별히 하늘의 명이나 운명의 섭리로 오는 것들은 없다는 게야. 여기에서 우리가 늘 하는 말의 진실이 나오지, 사람은 누구나 자기 운명의 창조자라고, 내가 내 운명을 만든 사람이지. 하지만 거기에 필요한 덕이 부족해서 내 오만과 자만의 결과가 이토록 처참한 결과를 가져온 거야.
※ 제 66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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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것은요, 제가 잠자는 동안은 두려움도 희망도 수고로움도 영광도 없다는 겁니다. 모든 인간의 생각들을 덮는 잠이라는 막을 발명한 자여, 복 받을지어다. 잠은 배고픔을 없애는 가장 맛있는 음식이요, 목마름을 쫓아내는 물이며, 추위를 막아주는 불이며, 열을 가라앉히는 차가움, 끝으로 목동이나 바보나 식자나 다 똑같이 똑같은 저울과 무게로 달아서 무엇이든 살 수 잇는 일반 공통 화폐니까요. 제가 들은 바에 따르면 잠은 한 가지 나쁜 점이 있다는데, 그건 잠이 죽음을 닮았다는 거랍니다. 죽은 자와 잠든 자는 거의 차이가 없어 보인다니까요."
※ 제 68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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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여, 네가 나에게 주는 소름끼치게 큰 아픔을 생각할 때 나는 죽음을 향하여 달려가고 싶다 이 크나큰 아픔을 끝낼 생각으로, 그러나 내 이 고통의 바다에 어느 항구 같은 길목에 이르면 얼마나 큰 기쁨을 느끼는지 살려고 몸부림치며 사랑을 그만두고 싶지 않다. 이렇게 삶이 나를 죽인다면 죽음은 다시 내게 생명을 준다. 나와 함께 죽음과 삶을 넘나든 사랑은 오, 세상에 다시없는 이상한 상황!
※ 제 68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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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끼호떼가 말했다. "여러분, 서서히 이야기 합시다. 과거는 과거이고 지난날의 보금자리에 오늘의 새들은 없지요. 나는 미치광이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정신입니다. 나는 라 만차의 돈 끼호떼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미 말했듯이 착한 양반 알론소 끼하노올시다. 이 나의 후회와 반성, 그리고 나의 진실이 당신들로 하여금 전에 내게 가졌던 사랑과 존경을 되찾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
그는 이런 말을 하고 유언장을 마감하고 잠깐 정신을 잃고 침대에 길게 누웟다. 모두들 야단법석을 떨며 그를 도와주러 다가갓다. 이 유언장을 만든 시각부터 사흘동안 살아 있으면서도 아주 빈번히 정신이 왔다갔다했다. 온 집안은 소란스러웠지만 그래도 조카딸은 밥을 먹고 가정부는 건배를 하고 산초 빤사는 즐거워 흐뭇해했다. 유산을 받는다는 건 상속자에게 죽은 자가 주고 간 당연한 슬픔과 고통을 기억에서 지워주거나 눅여주기 때문이다.
※ 제 7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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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그 용맹성이 아주 극단에 치닫던 강력한 시골 양반이 누웠노라 죽음도 그의 삶을 죽임으로써 승리하지 못한 듯 보이도다. 온 세상 사람들을 얕보았던 그는 온 세상의 허수아비이며 무서운 도깨비였다, 좋은 기회를 맞았던 그의 운명의 평판,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
※ 제 7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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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ir cuerdo y vivir loco ;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
※ 제 7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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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9월이 오기 전에 끝장을 보고자 정말 열심히 읽었다. 1권이 두꺼웠다지만 2권은 그보다 그보다 더하여 무려 830p나 된다. 1권에서 붙은 가독성이 떨어지기전에 읽느라 가족에게도 독서인의 면모를 보여주어야 했다.
이 책에 대해 알고 있는 대개의 상식들은 1권에서 그쳤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하지만 2권을 읽고나면 '돈 끼호떼' 그의 일생을 송두리째 꿰고 있을 수 있게된다.
세번째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되는 '돈 끼호떼 2'에서는 이미 하인인 '산초'에게조차 속임을 당하는 걸로 시작한다. 이어서는 공작부부에게는 산초와 함께 엮여서 놀림(놀려먹는 재미를 위한 속임이니 놀림이라고...)을 여러차례 당한다. 그럴 때마다 마법사의 저주 정도로 얼버무리며 넘어가는 단순하고 순진함이란 과히 어린아이의 마음보다 더하면 더할 것이다. 때로는 미치광이로 보다가도 말을 할 때는 언번이 좋고 사리가 분명하여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는가하면 또 그의 행동은 엉터리 바보이고 무모하기 짝이 없어 계략을 만들어 놀리는 것을 재미있어하는 사람들이 생기는데 그 대표격이 공작부부이다.
하긴 방랑을 끝내고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방법도 속임수를 사용했으니, 이웃에 사는 산손 까르라스꼬가 '하얀 달의 기사'로 변장하여 이기는 자의 말에 승복하기로하여 1년간은 어디에도 가지않고 집에서 지내기로한 결투를 하여 '돈 끼호떼'를 굴복시켜 기나긴 방랑을 마무리한다.
또한 2권 중반부쯤에선 방랑을 하고 있는 도중에 이미 1권이 사람들 사이에 읽혀서 돈끼호떼를 알아보는 사람도 생기고, 그를 확인하는 장면도 있어 책이 쓰여지는 것과 다른 경로의 길을 선택하기도하는 재미도 보여준다. 현실과 책이 함게 만나기도하고...
결국 심신이 지칠대로 지쳐 집에 돌아온 '돈 끼호떼'가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깨달을 무렵에야 자신이 정신이 나갔었다는 것을 께닫고 유언장을 작성하면서 거짓으로 그를 부활시켜 끝도 없는 이야기를 쓸 지도 모르니 그런 동기를 없애기 위해 죽음을 증언하게한다.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는 돈 끼호떼의 인생을 함축한다고할 수 있는 글로 산손 까르라스코가 그의 비명에 적은 글이다. 진짜 산다는 것은 미쳐서(무언가에 대한 사랑:일, 사랑, 부, 명예...등에 빠져서) 사는 것이고 정신 차라고 산다는 것은 결국 인생이 날마다 죽어가는 것을 알고 사는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쳐서 사는 삶이 어쩌면 더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이제 나도 그 무언가를 찾아서 미치고 싶다. |
| 돈끼호떼란 이름 한번 안들어본 사람없을 것이다. 게다가 얼마전엔 ‘로시난떼’란 제목으로 대중가요까지 나왔으니 시대와 국경을 아우르는 인기는 400년이란 시간이 무색하게 계속 되어지는 것 같다. 왜 하필 돈끼호떼일까?? 내가 돈끼호떼에 대해 아는건 풍차를 향해 뛰어든 미친 사람정도가 전부였다. 얼토당토안한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에 우스갯 소리에 등장하는 인간형 그 이상도이하도 아닌 딱 그만큼이 전부였는데.. 이렇게 방대한 분량에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는줄 정말 몰랐다. 800페이지에 육박하는 책을 처음 펼치면서 솔직히 큰 기대보단 궁금했었다. 그 풍차이야기말고, 다른 이야기가 뭐가있을까? 하고.. 근데 생각보다 풍차이야기는 전반부에 등장해 돈끼호떼를 설명해주는 대표적인 에피소드란 생각이 들었다. 무모하지만 아무도 시작하기를 망설이는 일을 하고야마는 사람.. 뭐 그런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내가 눈여겨본건 돈끼호떼는 그렇다고쳐도 (그가 주인공이고, 워낙 유명한 사람이니..) 산초 빤사란 인물이였다. 요즘말로 안드로메다에 살고있는듯한 돈끼호떼의 앞뒤안맞는 말을 매번 의심하면서도 자기뜻대로 해석하며 마지막까지 그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믿어준 산초를 보며 돈끼호떼가 그렇게 방랑기사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었던건 산초의 믿음때문이 아니였을까 싶었다. 기사소설에 심취한 평범한 시골양반이 갑자기 모든 것을 버리고, 이상한 몰골을한채 자신의 이름을 작명하고, 말에게 이름을 붙여주며 심지어 존재하지도않는 사랑하는 여인을 만들어 열렬히 사랑하는건 누가봐도 미친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그는 무수히 들어오는 세상의 태클로부터 굳건히 자신의 처음 생각들을 유지해간다. 그러고보면 그는 단순히 미친 것이 아니라 편집광적인 사람이 아닐까? 어느 한 분야에 미쳐 그 끝에 도달하니 정말 그것이 현실인양 소설과의 경계가 모호해진 상태. 미쳐야 미친다는 책제목처럼 평범한 시골양반은 온전히 수많은 책속의 주인공 기사가되어 세상을 바꾸리라 결심했으니 말이다. 어쩌면 작가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돈끼호떼는 무언가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도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제로(0)상태다. 그러나 그는 포기할 줄모른다. 그가 벌이는 황당한 사건들에 웃음이 나오기도했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그가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수 있었다. 그런 마음이 없다면 애초부터 고생길이 훤~한 방랑기사가 되지도 않았을테니 말이다. 그럼 산초는 어떨까? 영주가 되겠다는 굳은 신념(?)하나로 돈끼호떼의 시종이 된 그는 둘시네아 아씨의 존재에 대해 의심하며 거짓말로 얼버무리기도하고, 그녀의 마법을 풀기위해 스스로에게 매를 드는 엉뚱함을 보이기도하는등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모습을 달리하는면에서 우리의 모습과 가장 비슷한 인물이 아닐까싶다. 하지만 멍청하고, 이해타산적인 산초지만 끝까지 돈끼호떼를 믿어주고, 함께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였다. 솔직히말해 내가 책을 다 읽고나 이해한건 딱 여기까지다. 수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고, 많은 이야기속 이야기들이 나왔지만 뭐가뭔지 잘 모르겠다. 들은 풍월로는 수많은 풍자와 해학이 존재한다지만 그 시대상을 모르니 어느것이 풍자며 어느것이 해학인지도 맥을 못집겠고.. 그러나 내가 책을 놓을 수 없었던건 이야기의 마지막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근데 그 당시 돈끼호떼의 인기를 시기하듯 세르반떼스가 2권을 내기전 다른 작가가 2권의 이야기를 만들어 출판을 했나보다. 2권 중간중간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가짜 2권의 내용과 그 이야기를 만든 작가에 대한 불편함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걸 보면 말이다. 그 중 흥미로웠던건 돈끼호떼를보면서 돈끼호떼를 읽은 사람들이 그에 관한 말을 그에게 한다는거다. 1권과 2권의 출판된 틈이 오래되었으니 그랬을 수도 있지만 공들인 작품을 그렇게 날로먹는 나쁜 사람들이 그 당시에도 있었다니 정말 기분나빴겠다. 어려운 것 같아 요즘 상황으로 설명해보자면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인터넷에서 유명인이되어있고, 그게 나인줄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인터넷상의 나와 친하다는 듯이, 나를 잘 안다는 듯이 나의 장단점을 내 앞에서 늘어놓는 상황이라고할까? 하지만 그건 진짜 내 모습이 아니며 다른 사람에의해 잘못 표현된 또 다른 내가 나와 함께 존재하니 결국 나는 어떤모습이 진짜 나일까? 소설속 인물인 것 같은 돈끼호떼가 곳곳에서 이렇게 표현되니 정말 지금이라도 라만차에가면 돈끼호떼가 산초와함께 어딘가로 바쁘게 달려가고있을 것 같다. 아무튼 세르반떼스는 거짓 돈끼호떼가 세상에 존재하는건 사전차단이라도하듯 그의 죽음으로 이야기를 마친다. 그리고 그는 죽고, 그의 묘비명엔 이런 말로 끝맺어져있다고한다. ‘미쳐서 살고 정신들어 죽다’ 애매하면서 뭔가 가슴을 쿵~ 내려앉게 만드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기분이 묘했다. 각주에도 있듯 우리가 하루하루 세상을 산다는건 삶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있기 때문에 사는것이다. 살기싫다, 죽고 싶다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늙어 죽을때도 더 살고싶은게 사람 마음이라지 않는가.. 또한 정신을 차리고 살 수밖에 없는건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알기에 하루하루 더 노력할 수밖에 없는게 아닐까 싶다. 세르반떼스가 돈끼호떼를 통해 말하고싶었던건 세상이 뭐라던 자신의 신념을 잃지말자는 뭐 그런게 아니였을까?? |
| 훌륭한 번역으로 재창조된 , 생기 없는 이 시대에 더욱 의미있는 고전! : 돈 끼호떼가 정말 미친걸까? 사실 정말 미친건 우리들 자신이 아닐까? <돈 끼호떼="">와 <로빈슨 크루소="">와 함께 근대소설의 양면을 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유명한 까닭에 두 작품은 서양문물이 거의 처음 수용되기 시작한 개화기 무렵부터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으며 현재에는 우리의 고전만큼이나 친숙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렇게 친숙한 때문에, 때론 등잔 밑이 어둡단 말처럼 최초의 근대 소설인 두 작품은 우리에게 재밌는 이야기 정도로밖에 치부되지 않아왔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가장 주된 이유는 맥락을 거세하고 짧게 축약한 패스트푸드형 도서의 보급에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것은 또한 그런 책을 즐겨 찾는 이 시대 독자의 취향이려니 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개인적으로 나는 <로빈슨 크루소="">보다 <돈 끼호떼="">에 더욱 애착이 간다. 무인도에 고립된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는 로빈슨 크루소의 청교도 금욕주의 보다 돈 끼호떼의 광기와 무능력이 훨씬 인간미 넘쳐 보인다. 또한 <돈 끼호떼="">라는 작품은 근대소설의 효시를 넘어 현대-모스트 모더니즘의 시대-에 더욱 더 다양한 의미를 보인다는 것 또한 작품의 매력을 배가 시킨다. 이러한 탓에 400여년의 시공간의 차이에게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놀라울 만큼의 동시대성을 느끼고, 그동안의 돈 끼호떼에 대한 기존의 오해를 명백히 수정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무엇보다 이번에 ''민용태'' 교수에 의해 전권 완역된 창비판 <돈 끼호떼="">는 번역자의 노고와 사랑이 내가 그동안 읽은 어떤 책에서보다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고풍스러운 <돈 끼호떼="">의 주인공들의 재치 가득한 입담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음은 물론, 세르반떼스가 즐기는 말놀음을 우리식대로 의역하여 읽는 재미를 배가시키고. 의역한 부분은 항상 따로 주를 통해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다. 시데 아메떼 베넹헬리가 전하는 역사이야기를 가장한 작품은 작중화자의 등장과 개입, <돈 끼호떼="">라는 소설을 작품 속에 끼워넣는 등의 전개를 통해 소위 요즘 말로 책과 현실의 경계를 의심하게끔 만든다. 더욱이 소설책을 역사책으로 전하며 사건의 진실을 우리는 있는 그대로 아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에 의해 전하는대로 아는 수 밖에 없음을 피력하며 작품의 사실성을 한 층 깊게 만든다. 20세기 후반 보르헤스와 마르께스 등의 포스트모던한 상상력이라던 것이 이미 400년 전에 세르반떼스에 으해 구체화되었음을 뒤늦게 발견하고나니 더욱 감탄하게 되는 듯 하다. 이러한 포스트 모던적인 측면은 작가의 의도를 의도적으로 불분명하게 채색하는데서 더욱 두드러진다. 내가 보기엔 이 작품에서 "돈 끼호떼의 죽음"이외엔 아무것도 명백한 진실로써 제시되지 않는 듯 하다. 그렇기에 미치광이 돈 끼호떼의 모습은 작품 속의 등장인물들이 그랬듯이 우리로 하여금 저 인간이 미치광이인지,아니면 현자나 성인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또한 그의 충실한 하인 산초 빤사 역시 그가 바보인지 아니면 못배워서 그렇지 똑똑한지 확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묘사된다. 둘시네아 아씨의 존재 역시 그렇고, 이 책 속의 모든 사건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명백하다가도 새벽녘의 어스름처럼 불확실해진다. 이러한 때문에 <돈 끼호떼="">는 독자가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된다. <돈 끼호떼="">의 이야기는 각각의 독자에 의해 읽히는대로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이 천개의 독해가 가능한 천가지 이야기라고 했던가, 그러한 영예는 오히려 이 <돈 끼호떼="">가 차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 돈 끼호떼에서 기독교적인 맥락을 거세한다면 ''니체의 짜라투스트라''와도 많이 닮은 듯 보이기도 한다. 산초가 섬의 군주로 열흘간(?) 생활하는 에피소드에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반대하는 ''플라톤적 군주론''이라고도 느껴지고, 페이지 페이지마다 넘쳐나는 ''잠언''과도 같은 경구들은 ''파스칼의 팡세'' 저리가라다. 더불어 1권의 중반부 이후에 두드러지는 단편소설을 끼워넣었다는 여러가지 사랑이야기는 정말 세익스피어 뺨칠 정도로 감미롭고 아름답고, 플라토닉한 사랑의 지혜가 가득하다. (아, 나도 사랑하고 싶다.) 산초와 돈 끼호떼의 우정과 갈등을 묘사한 대목에선 평등사상 - 무덤에 들어갈 때 사람은 똑같다는 등 - 이 빛을 발하고, 소위 ''먹물''의 젠 체 하는 습성을 조롱하는 등의 여러가지 사회풍자적인 색채 역시 작품의 진가를 발한다. 마지막으로 돈 끼호떼의 광기를 둘러싸고 또 많은 담론들이 오갈 수 있을 것 같다.푸코를 비롯한 현대 프랑스 철학과 포스트 맑시즘의 전복적 상상력에 꼭 들어맞는 작품이 바로 이 <돈 끼호떼="">이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이런 맥락에서는 아래와 같은 질문이 가능하리라. " 미친 건 과연 누구일까? 정말 돈 끼호떼가 미친걸까? 사실 정말 미친 건 - 모험도, 낭만도, 믿음도,사랑도 없이, 문명의 이기속에 너무 쉽게 길들여져 사육당하듯 1 평 남짓한 공간에서 날마다 책상머리 앞에서, 컴퓨터 앞에서, 텔레비전 앞에서 인간소외를 자처하고 살아가는 - 우리들 자신이 아닐까?돈>돈>천개의>돈>돈>돈>돈>돈>돈>돈>로빈슨>로빈슨>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