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핏 택시 운전 기사가 쓴 책이라고 해서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택시 운전을 하면서 겪은 일상을 소박하게 쓴 잔잔한 책일거라고 내 멋대로 짐작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글쓴이는 대학원까지 나온 많이 배운 사람이었고, 택시 운전을 하면서 겪은 소소한 일상이라기 보다는 택시 운전을 하면서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끔찍한 불합리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분명 우리 사회 한 구석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지만 나와는 다른 세계라서 전혀 모르던 일들이다. ''봉투''가 없으면 불가능한 건축의 세계라든지, 죽도록 일해도 밥벌이도 안 되는 택시 운전 기사의 생활이라든지, 내 눈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 건축물들의 아름다움 같은 것들. 나는 교과서를 열심히 공부해서 교사가 되어서 또 교과서를 열심히 가르치고 있는 사람인데, 교과서가 아닌 책들을 통해서 세상을 만나면 만날수록 이 세상이 교과서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정의로운 곳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얘기를 해주면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귀담아 듣겠지만, 또 다른 무리의 입장에서 보면 나는 바로 이상한 사람이 돼버리겠지. 바른 생각을 가지고 바르게 행동하며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을 내버려 두지 않는 사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