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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온 '사초'가 역사 편찬 자료는 아닐테고, 이게 뭔가 검색하니 '그라스'라고 나와 잠시 당황했다. 뭔지 몰라서 검색했는데 더욱 모르는 상태가 되다니. 그라스는 놀랍지않게도 (glass가 아니라) grass 였다. 이 책은 바로 grass에 관한 책이다. 조경에 돈을 많이 썼다는 아파트 단지에 젓가락보다 얇고 긴 풀을 많이 심은 걸 본 적이 있다. 꽃도 안 피고 비가 오면 죄다 쓰러지는데, 이런 풀을 심는다는 게 의아했는데 이 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저자의 말을 생각하고 보니 그라스는 편안하고 부드럽고 유연해서, 보는 이의 마음을 그리고 주변 풍경을 부담스럽지 않고 평온하게 해준다. 전부 옆으로 누워 있는 얇고 긴 풀 사진 아래 저자는 '풀밭의 아름다움'이라는 문구를 넣었는데, 그라스에 대한 저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사진이 있는 본문의 소제목 역시 '풀밭은 왜 아름다울까'이다.) 김의털, 왕쌀새, 갯그렁, 꿩의밥 등 이름부터 보통이 아니다 싶은 우리풀을 알아보는 재미에 더하여, 맛이 아닌 아름다움의 관점에서 그라스를 만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