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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과 반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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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생인 류근일은 조선일보의 주필을 지낸, 우리사회의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논객 중 한사람이다. 그는 자유당 정권 말기에 감옥에 들어간 이래, 5.16직후에 민통학련 사건으로 투옥되어 7년, 그리고 유신직후 민청학련 사건으로 세 번 투옥된 민주 투사이기도 하다. 감옥에서 모두 8년을 보냈지만 그는 그를 탄압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용서했을 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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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생인 류근일은 조선일보의 주필을 지낸, 우리사회의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논객 중 한사람이다. 그는 자유당 정권 말기에 감옥에 들어간 이래, 5.16직후에 민통학련 사건으로 투옥되어 7년, 그리고 유신직후 민청학련 사건으로 세 번 투옥된 민주 투사이기도 하다. 감옥에서 모두 8년을 보냈지만 그는 그를 탄압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용서했을 뿐 아니라 지금은 경제 개발의 업적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현재의 정권을 친북 좌파 정권이라고 몰아 세우고 있고, 대한민국의 건국 이유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세력을 지성이 결여된 반지성 세력이라고 공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류근일씨가 80년대 주사파였다가 전향을 선언한 다음 북한의 인권 및 민주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 홍진표씨와 대화를 나눴다. 1963년 광주생인 홍진표는 광주 민주화 운동의 폭력성을 목격하고, 학생운동을 하기 위해 서울대학교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80년대 학생 운동의 중심에 서 있던 사람이다. 그는 주체사상의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오히려 북한의 체제를 비판하고,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삶을 해방시키고,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두 사람이 만나서 나눈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좌익세력을 공격하는 논거를 알 수 있다. 그들의 주장의 근거도 알 수 있다. 380여 페이지에 달하고, 내가 독서에 할애하는 시간이라는 것이 출퇴근 시에 전철에서가 고작이지만 이틀 만에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을 떠나서 대화체의 책은 비교적 쉽게 읽힌다. 최근 이런 형식의 책 중에 좋은 책이 몇 권 나왔다.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와 인문학자인 도정일 교수가 나눈 대화를 기록한 책이라든가, 경제학자인 장하진 교수와 다른 경제학자가 나눈 대화를 담은 '사다리 걷어차기' 같은 책도 꼭 읽어 보고 싶은 책이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다. 자. 그럼 이 두 투사들의 주장에 공감하는 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 나는 이 두 사람의 주장에 공감한다. 나도 386세대로 당시의 캠퍼스 분위기나 학생운동을 옆에서 구경한 세대다. 나는 생리적으로 그들의 주장에 공감할 수 없었다. 20대에 사회주의자가 아니면 가슴이 없는 것이요. 30대에 여전히 사회주의자로 남아 있다면 머리가 없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지만 나는 이미 20대 때에 좌익주의자들이 갖고 있는 획일성, 독재적인 요소가 싫었다. 당시의 나는 쾌락을 추구하는 편이었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성향이었고, 역사의식이 약해서였기도 하다. 어쨌거나 몇 권의 책을 읽고, 거기에 목숨을 건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었다.

 

하긴 나는 기독교 신자이고, 예수를 믿지만, 늘 일정한 거리를 둔다고 할까, 그런 편이다. 역사에서 기독교인들이 일으켰던 광신과 폭력을 알고 있는 터라, 그런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나는 어느 파에도 속하지 못한 구경꾼으로 20대를 보냈고, 20대 후반에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에는 사상적인 훈련을 쌓지 못하고 어느새 40대 중반에 이르렀다.

 

아니, '지성과 반지성'이라는 책에 대한 독후감을 쓸 일이지, 갑자기 내 세울 것 하나 없는 개인의 역사를 들먹이냐고 짜증낼 분도 있겠다.

 

내가 갖고 있는 나름 대로의 편향성을 밝히고 싶어서 그랬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는 한 쪽 방향으로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종의 반발이나 의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먼저 밝히자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개인의 사상 편력(편력), 운동권으로 투쟁하기 까지의 과정(입신), 한국현대사에 대한 고민(한국현대사 바로잡기),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자는 이야기(북한 바로 알기), 뉴라이트 운동에 대한 모색(뉴라이트의 가능성)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바는 실증적으로 알고 주장하자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북한에 대해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를 먼저 내세우기 이전에 북한의 실상, 주민들이 굶어 죽어 나가고,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그 비참한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자는 것이다. 남한이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은 좋지만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거론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70년대 남과 북이 치열한 체제경쟁을 하고 있을 때에도 남북 대화는 가능했으므로 오늘날에도 6자회담이다 뭐다 하면서 대화는 해야 하겠지만 북한에 대해 당당하게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 바로 세우기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이 건국됨으로써 남과 북이 갈라진 것이 아니라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공고해지는 국제정세 하에서 북한이 먼저 소련의 힘에 의해 정권을 세우는 바람에 남북이 갈라지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현재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예민한 사안들에 대해 거침없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꼭 한 번 읽어 보면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s******n 2007.03.15.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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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꼭 한번 읽었으면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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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화자의 치열했던 삶과 성찰, 그리고 우리 현대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현재 이념적 혼란으 겪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은 무엇인지, 민족, 북한, 김정일, 민주주의, 자유, 열정, 애국심과 같은 명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줄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 시국에 대한 판단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좌파에 현혹되기 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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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화자의 치열했던 삶과 성찰, 그리고 우리 현대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현재 이념적 혼란으 겪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은 무엇인지, 민족, 북한, 김정일, 민주주의, 자유, 열정, 애국심과 같은 명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줄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 시국에 대한 판단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좌파에 현혹되기 쉽고 이 젊은이들을 이용하는 세력들에대해서도 우려한다. 이 두사람은 소아를 벗어나 참으로 뜨겁게 열심히 살아왔음이 가슴에 와닿는다. 대학생들이 꼭 한번 읽고 신중히 앞의 명제들에 대한 숙고를 한번 더 하였으면하는 바람이다.
k*****5 2006.04.1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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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못 보게 하려고 내가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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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3년 전인가? 회사 책장에 꽂혀있는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양장판으로 생긴 것이 겉 모습은 그럴듯 해 보였는데, 첫 장을 열어보니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이 회사 누군가에게 선물한 책인 듯 인쇄된 메모가 있었다. 아마도 이 책을 받은 이가 회사 도서관에 기부한 모양이었다. 민망하게도 두번 째 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붙어 있다. "열람하신 도서는 다른 사우들을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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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3년 전인가? 회사 책장에 꽂혀있는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양장판으로 생긴 것이 겉 모습은 그럴듯 해 보였는데, 첫 장을 열어보니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이 회사 누군가에게 선물한 책인 듯 인쇄된 메모가 있었다. 아마도 이 책을 받은 이가 회사 도서관에 기부한 모양이었다. 민망하게도 두번 째 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붙어 있다.

"열람하신 도서는 다른 사우들을 위해서 '열린 도서관'에 꼭 반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재개발팀"

3년동안 미반납 상태이지만, 나는 절대로 이 책을 반납할 생각이 없다. 왜냐고? 그 이유는 리뷰 제목 그대로다. 혹시라도 다른 이가 이 책을 읽고 엄한 논리에 현혹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니까... 아무튼 나는 절도라는 범죄를 저질렀다.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나의 경우에 쓰이는 말도 아닌 듯 하다.

 

류근일, 홍진표 이 두 양반은 한 때 사회 변혁운동에 헌신하였다가 커밍아웃한 나쁘게 표현하자면 '변절자'들이다. 각각 60~70년대와 80~90년대의 정치적,사회적 혼란 속에서 옥고를 치루기도 했으나, 지금은 한 명은 조선일보에서, 또 한 명은 뉴라이트 연합의 주도적 인물로, 지난 격변기의 정 반대 위치에 서 있다. 아, 홍진표는 최근 MB정권 이후 각종 TV토론에 자주 등장해서 얼굴이 참 낯익기도 하다.

 

나는 이들의 사상적 변화와 커밍아웃 자체를 문제삼고 싶지 않을 뿐더러 어쩌면 다변화 되고 다각화 되어 있는 사회에서 누구나 사상적 자유를 가질 권리가 있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환영할 마음도 있다. 그러나 이 두 양반이 나누는 대담집 속에는 마치 그들만의 마스터베이션을 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혹시라도 사고의 정립이 아직 미숙(?)한 이가 읽는다고 하면 정말 혹.하고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이다.

 

내 워낙 내공이 약하고 아는 것이 없는 데다가 좋지도 않게 읽은 책을 다시 펼쳐 보며 또 하나씩 하나씩 따지고 들 성의 역시 없는 탓에 조목조목 반박을 하지 못함이 참으로 아쉬울 따름이다. 누구 내공 쎈 자가 대신 좀 씹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나쁘게만 읽지도 않았다. 비록 나의 생각과는 아주 많이 다르고 어느 부분에 가서는 '저거 일부러 저런 식으로 오바해서 반응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이없는 대담의 내용이 많이 거슬렸으나, 역으로 극우파의 논리를 통해 진보진영에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내용도 간혹 비춰지고 있었기에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읽어 나갔다.

 

그러나, 가뭄에 콩나듯 하는 그 작은 유익(?)함을 위해 절대 수긍할 수 없고 전체적으로 해악을 끼치는 그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읽기란 참으로 고달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모든 책에는 배울 점이 있다고...모든 책에서 악서란 있을 수 없다고...좋은 점은 실천하고, 나쁜 점은 그러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만, 이 책의 가장 나쁜 점은 정신 차리지 않고 읽기를 진행하다 보면 그 나쁜 점을 파악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머리 속에 들어 앉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나쁜 놈의 책이란 말이다.

 

세상에 도둑질을 해 놓고 잘 했다고 생각할 때도 있는 모양이다. 나는 인재개발팀의 말을 절대로 듣지 않을 예정이다. 물론 나의 이 소심한 복수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겠냐마는 혹시라도 누가 볼까 두려워 그냥 내가 갖고 있을까 한다.

 

내 사랑하는 멋진 책장에 보관할 일말의 가치도 없는 책..

그냥 저~~ 구석에 쳐박아 놓고 있을란다.

그래도 책인데 밑닦는 용으로 사용할 수도 없지 않은가. 종이질도 무지 빳빳해서 아무리 비빈다 한들 XX 많이 아플텐데... 



d*****3 2011.02.25. 신고 공감 1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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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혁명하는 지성인이 되기 위해.
"자기를 혁명하는 지성인이 되기 위해." 내용보기
읽기 전에-_- 순수히 서평을 쓰며 내 견해를 100% 담아두었다면, 이 내용에 더해 저자들의 다소 오만해보이는 좌담 내용에 대해 그래도 20대로서 조금은 더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갔겠지만은-_-(저자들이 내비치는 본인들 삶에 대한 프라이드를 넘어서 그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으로서 읽기 불편한 부분이 상당히 있었다. 물론 예전에 읽었던 좌파쪽 책들보단 덜 불편했지만. 개인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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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 전에-_-

순수히 서평을 쓰며 내 견해를 100% 담아두었다면, 이 내용에 더해 저자들의 다소 오만해보이는 좌담 내용에 대해 그래도 20대로서 조금은 더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갔겠지만은-_-(저자들이 내비치는 본인들 삶에 대한 프라이드를 넘어서 그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으로서 읽기 불편한 부분이 상당히 있었다. 물론 예전에 읽었던 좌파쪽 책들보단 덜 불편했지만. 개인적으로 우파든 좌파든 자기를 난, 무엇이오~하고 규정해놓은 사람들 사이에선 일반 견해를 뛰어넘어 타 견해를 가진 사람을 깔보는듯한 우월의식이 느껴져서 상당히 불편한 경우가 많다. 그걸 다 감안한 사람들에게만 읽기를 추천한다.)

즉, 저자들과 정치의견을 완벽히 같이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100% 책 내용에 공감하긴 어려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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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치적인 것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기.

나는 중국문화학과로, 경제학과 법학을 복수전공했다. 노자와 장자, 공자와 맹자, 지젝과 소쉬르와 라캉과 프로이트를, 프리드만과 케인즈, 맨큐와 크루그먼을 읽었고, 다양한 공사(公私)법을 수강하면서 대한민국이 실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배웠다.

그러나 그동안 정치학적인 관점에서 쓰인 현실참여적인 글들은 단 한편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실은 정치적인 것에 관심이 없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간 배운 지식에 따르면, 세상은 내가 굳이 아등바등 끼어들지 않아도 어떻게든 돌아가게 되어있었다. 중위투표자의 원리에 의해 대부분의 정책들은 결국 중도적으로 결정될 것이며, 정치적 무관심은 국민의 최적 전략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내가 보기에 칼럼이나 사설, 그리고 각종 정치색을 지닌 인터넷상의 글들은 그저 자기의 이익이나 권력을 위해 다른 성향의 사람들을 매도하기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에 거기에 굳이 참여할 유인이 없었다.

그러나 류근일과 홍진표의 대담을 통해 나는 이러한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 이들은 지금까지 내가 정치적인 것이라 생각해왔던 비논리적인 상대방 깎아내리기, 사상적 기반이 부재된 권력다툼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그간 ‘정치적’인 것이라 생각했던 것에 대한 내 편견을 바로잡아 주었기 때문이다.

 

2. 正 : 정치적 패러다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가 정치적으로 왜 대립하는지 알기 위해선 생각보다 이해해야 할 것이 많았다. 인터넷에 정치적 견해를 그야말로 배설하는 내 동년배 학생들 대부분이 그저 ‘나는 부자가 싫기 때문에 진보, 부모님이 한나라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나는 보수’로 자기 색을 미리 정하고 정치를 이야기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쩌면 정치적인 것에 대한 내 편견은 조금은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성과 반지성’은 색깔을 논하기 전 한국에서 좌파와 우파, 그리고 중도가 어떻게 발생했으며 광복, 6.25, 군사정권과 민주화를 거치면서 어떻게 발전하여왔는지를 알려준다. 결국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색’을 논의한다거나 다른 사상을 지닌 사람의 이념을 비방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어불성설인 셈이었다. 책을 읽으며 나는 한국의 우파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알 수 있었고, 이승만의 업적을 인정하는 데 있어 류근일과 홍진표사이의 간극을 보면서 우파 내에서의 견해 차이를 접할 수 있었다. 또한 한국에 주체사상이 도입되고, 친북 세력이 발전하며, 다양한 갈래의 좌파들이 생기는 과정을 이들의 대담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사실들은 누구도 내게 가르쳐주지 않았던 일들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내게 한국 근현대사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셈이다. 역사적 사실을 스스로 이해하고 체득하기 위해선 다양한 견해를 접하는 게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견해만이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도그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아마 중국문화학과에서 마르크스에 대해 배우지 못한 채, 시장경제학파에 치우친 경제학부의 과목만을 들었다면 나는 보이지 않는 손이 보인다고까지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류근일과 홍진표가 좌우 대립에 있어서 가장 경계했던 점이 이런 도그마였다. 실제로 이들이 지적했듯이 한국의 교과서는 다양한 견해를 학생들에게 제시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그간 필연적으로 편협할 수밖에 없었던 내 역사관이 이들의 책을 통해 조금은 넓어진 느낌이었다.

또한 이들을 통해 나는 정치적인 패러다임으로 친북 문제를 바라볼 수 있었다. 친북 성향을 갖는 것과 북한 인권을 옹호하는 것은 다른 문제임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연장된 맥락에서 미국에 대한 입장 역시 정치적으로 이해하고 자기견해를 가지는 게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나는 정치적인 친북과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이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왔다. 따라서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 시절의 북한 정책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공감했으며 표면적으로 드러난 정책적 사실 이외의 것을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실은 전 정부가 북한, 그리고 김정일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정치적으로 친북정책을 펼쳤으며 햇볕정책이 아니었다면 실은 김정일 정권이 이미 붕괴했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정치적 패러다임과 인권문제, 혹은 통일문제에 대한 견해는 다소 그 맥락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정책을 숙고 없이 지지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더불어 류근일과 홍진표의 대미 외교에 대한 견해가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덕분에 북핵문제에 대한 개인적 무관심과 미국 그 자체가 아니라 미국과 한국간의 관계 안에서 반미, 친미를 논해야 한다는 걸 간과했던 점들을 반성할 수 있었다.

 

3. 反 : 다른 패러다임에 대한 불편함

확실히 이들의 좌담을 통해 나는 다양한 관점이 어설프게 분열되어있던 이전의 사고방식을 통합하고, 또 정치적인 관점으로 전환해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좌담을 마냥 흥미롭게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그간 내가 가지고 있던 시각과 다른 시각에서 이뤄지는 이들의 좌담 중엔 불편한 부분들이 적잖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이들이 지나치게 정치적인 시각에서만 현상을 논하고자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좌담의 성질상 어느 정도 불가피한 면은 있었을 것이다. 운동가는 도에 이르기 위한 과정이라 한 류근일과 주체사상의 인간적인 면이 매력적이었다는 홍진표, 이들이 정치적인 것 이상으로 인간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을 거라는 개인적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구조가 인간을 만들지 못한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이들은 좌, 우, 그리고 중도를 통해서만 사람들의 행동을 분류하려고 했다. 심지어 이들은 회색지대에 있는 사람들의 견해를 북한 및 미국에 대한 태도에 준해 범주화하기까지 했다. 이들의 견해가 그르다는 건 아니다. 타당한 점도 많다. 그러나 인문학도로서, 경제학도로서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대해 이해하고자 해왔던 내 경우는 이런 범주화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들의 ‘젊은 세대’에 대한 이들의 인식이 그리 정확하지는 못하다는 사실은 나를 불편하게 한 또 다른 이유였다. 이를테면 촛불 시위가 모든 정치 세력의 총집합이라는 견해나 정치적으로 무지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친북적 성향을 지녔다는 비판에는 다소 반발감이 들었다. 오히려 우리세대에 대해 ‘정치적 무관심’을 들어 비판을 했다면 공감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은 노사모의 활동이나, 진보적 견해를 추구하며 정치적으로 열성적 활동을 벌이는 극소수의 젊은 사람들을 통해 젊은 세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또한 그들은 이 극소수 젊은 세대의 진보적 정치참여나, 평소에는 정치에 무관심하다가 카니발적으로 집회에 끼어드는 젊은이들의 행동이 불안한 미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거라는 점도 고려하지 않았다. 류근일과 홍진표는 지금의 세대가 물러나고 젊은 세대들이 세상을 이끌어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방안의 하나로서 뉴라이트를 제시했다. 젊은이들에게 다가가는 새로운 보수를 말이다. 그러나 보수든 진보든 진실로 젊은 세대의 관심과 지지를 사기 위해서는 이들 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4. 合: 자기의 견해에 책임을 지기

류근일과 홍진표는 좌파와 우파 자체보다는 이득을 취하기 위해 얄팍하게 구는 이들의 태도 자체를 비판한다. 이들에 따르면 얍삽한 웰빙족 우파와 자기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좌파. 그리고 권력을 쫓으며 부화뇌동하는 지식인들은 오히려 한국의 정치발전을 저해하는 사람들이다. 또한 포퓰리즘은 정치인의 문제라기보다는 대중적 폭력이라 말하며 이들은 대중들의 이기주의적 행동 역시 비판했다. 결국 자기의 이익, 당파의 이익에 매몰되어 전체적인 청사진을 그리지 못하는 건 천민민주주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들의 대담은 2005년에 이루어졌지만, 이들이 비판한 상황은 애석하게도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의 FTA 문제만 해도 당파적 이익에 따라 노무현정부때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진보는 극단적으로 FTA를 반대하고, 무조건적으로 반대했던 보수는 FTA의 대국민적 필요성을 열성적으로 주장한다. 그리고 각종 이익단체들은 이 상황이 자신에게 이익이 될 것인가만을 계산하고 행동을 결정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 8년간 징역을 산 류근일과 NL에서 전향한 홍진표는 자기견해에 대한 ‘신념’과 과거의 잘못된 자기견해를 기꺼이 인정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들은 상황의 변화와 무관하게 자신들의 견해와 자신들이 살아왔던 삶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의 좌담을 읽으며 나는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개개의 사상과 견해에 담긴 진실성이야 말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지식인으로서 중요한 것이란 걸 깨달았다. 예전엔 권력의 폭력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 두려운 시대였다면 오히려 지금은 행동 그 자체가 두려운 시대인지도 모른다. 숙고와 진실성이 결여된 반지성(反知性)적 행동이야 말로 진정한 민주정치에 대한 폭력이기 때문이다.

류근일과 홍진표의 대담을 통해 나는 지금의 우리를 세대가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세상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자기에 대한 도그마에 빠지지 않는 열린 태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자기 견해’에 대해 언제까지라도 신념을 갖고 책임을 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정치이며, 지성(知性)이라는 것을 말이다.

 

5. 어떻게 지성인으로서 살아갈 것인가

지성인으로서의 삶. 참 어려운 얘기다. 프리터나 88만원 세대를 운운하며 우리세대 나름의 어려움을 토로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전 세대와 다른 것은 우리 세대가 전 세대보다 훨씬 큰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다는 거다. 류근일, 홍진표 시대의 젊은이들이 권력의 억압에 분노를 느끼고 저항했다면, 우리 세대의 경우는 무한히 주어진 자유와 급변하는 상황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저항하는 상황이다. 세상에 대해 진정한 관심을 갖기 이전에 자기가 진정으로 무얼 원하는지도 알기 어렵고, 자기 견해를 내세우며 도그마에 빠지기보다는 차라리 다른 사람이 좇는 걸 함께 좇는 게 덜 불안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대의 지성인들이 가졌던 ‘신념’과 ‘책임’은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성인(知性人)으로서 살아갈 것인가. 나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류근일이 제시한 자기수양에서 찾으려한다. 그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과 인간성을 고양시키는 게 동시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사회를 개혁하려는 사람들일수록 자기수양을 해야 한다고 했다. 영성혁명이야말로 악을 악으로 갚지 않는 진정한 인간해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혁명은 자기가 원하는 바를 아는 것이며, 그를 통해 신념을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이해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지성인이란 자기를 혁명한 사람이다. 특정 정치견해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자기 생각을 확고히 하고, 이에 책임을 지는 진정한 지성인이 되기 위해선 그리고 한국사회의 반지성적 풍토를 개선해나가기 위해선 불확실한 시대의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 젊은 세대들의 자기혁명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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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서평 공모전 참여작. 책도 4시간에 걸쳐 읽고, 글도 4시간에 걸쳐 썼다.-_- 고시생 신분을 감안하자면 상당히 고된 노동을 한 거고, 그덕에 장려상을 받긴 받았다. 그러나 장장 8시간의 작업이 더 고되었던 건, 아무래도 단체에 내는 글인지라 완벽히 내 맘대로 글을 쓸 수는 없었다는 걸 거다. 그런즉슨, 책에대한 불편한 심기를 최소화 해야 했고, 100% 내 견해가 담긴 글은 아니다.

 

공모전 대상 도서가 여러권 있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감성에 호소하거나 누구누구가 불쌍하거나 비참하다,는 내용의 책은  DDA관련도서 포함 전혀 좋아하지 않는지라,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이 책을 읽었다만, 이 책을 고른 사람들의 등수가 전반적으로 모두 상당히 낮았던 건 오히려 북한 동포들의 현실을 감성에 호소해주는 책들보다 이 책이 더 불편하기 때문에 제대로 독후감을 써내기 힘든 이유였을 거라 생각한다. 읽으면서 꽤나 불편했다. 그러나 책을 4시간이나 걸쳐 읽었기에 발을 빼기도 애매~해서 글은 썼는데, 이 글을 읽는 분은 내게 우파쪽은 물론 좌파쪽 지지 경향은 전혀 없음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나는 그저 내 맘대로 살아가는 자유인이다. 굳이 편을 가르자면, 나는 내 편이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해져서 내 마음이 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그야말로 나 자신의 행복과 복지를 위해 모두의 행복을 바라는 소시민이다.-_- 이를테면 구세군 냄비에 돈은 넣지만 모금활동을 하러다니지는 않고, 유기견 보호를 위해 네이버에 콩은 기부해도 입양은 안하고ㅠㅠ(집이 좁아요.), 쓰나미나 후쿠시마 애들이 불쌍해도 만원 정도 모금해 주고, 깊이 신경은 안쓰는....그러나 이런 식의 일련의 활동을 통해 마음이 편해지는, 대한민국에 널려있는 소시민.

그런고로, 저는 좌파도 우파도 될순 없지요.

물론 내 세금을 걷어가서 불쌍한 사람들 돕는데면, 나도 불쌍한데? 하고, 불평해도 그냥저냥 고개는 끄덕이지만 일없이 땅파서 부동산만 대빵 올리고 배는 땅파는 사람들과 땅파자고 한 사람들만 불린다면 짜증이 조금 난다는 점에서 다소 좌파인가?????? 그래도 FTA 가 시행될 경우 맛있는 것들을 싸게 먹어서 좋은, 또 그러면서도 길가에서 할머니들이 천원에 무우 한 개씩을 파는 걸 보며, 내 손안에 들린 4000원짜리 커피에 죄책감을 느끼는... 진짜 주절주절 하고보니 완전 소시민이지만... 뭐, 끼워맞추면 좌파나 우파나 뭔가긴 할 수도 있겠지만, 그저, 전 제편이에요.

 

e*******n 2011.12.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