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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보엠, 겨울에 딱 맞는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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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집이 든 케이스의 앞면과 뒷면오페라 ‘라보엠’은 작곡가 푸치니가 1896년에 작곡한 것이다. 1858년생이니 38세의 일이다. 조상 대대로 음악가였지만 푸치니는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지 않았고 학업 성적 또한 저조했다. 푸치니의 아버지도 음악가였는데 푸치니가 5세 되었을 때, 병사하는 바람에 푸치니는 집안의 희망이 되었다. 아무도 푸치니의 음악적 재능을 인정하지 않았
"라보엠, 겨울에 딱 맞는 오페라." 내용보기



악보집이 든 케이스의 앞면과 뒷면



오페라 ‘라보엠’은 작곡가 푸치니가 1896년에 작곡한 것이다. 1858년생이니 38세의 일이다. 조상 대대로 음악가였지만 푸치니는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지 않았고 학업 성적 또한 저조했다. 푸치니의 아버지도 음악가였는데 푸치니가 5세 되었을 때, 병사하는 바람에 푸치니는 집안의 희망이 되었다. 아무도 푸치니의 음악적 재능을 인정하지 않았는데도 그의 어머니는 지극한 노력으로 푸치니를 교육시켰다. 점차 결실을 얻어 푸치니는 22세에 밀라노 음악학교에 입학하고 졸업 후, 오페라 작곡에 열중한다. 어머니의 정성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라보엠’은 ‘나비부인’, ‘토스카’와 함께 푸치니의 3대 오페라로 꼽힌다. 푸치니는 프랑스 작가인 앙리 뮈르제의 ‘보헤미안의 생활 정경’ 소설을 오페라로 만들었다. 



원작 소설인 ‘보헤미안의 생활 정경’. 원 제목보다 오페라의 ‘라보엠’이 유명하므로 책에 라보엠이란 제목을 크게 붙여 놨다. 원 제목은 한쪽 끝에 조그맣게 써 있다.



보헤미안이란 프랑스에서 15세기 집시를 일컫는 말에서 유래되었는데 속세의 관습이나 규율 따위를 무시하고 방랑하면서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예술가를 말한다. 원작 소설에는 4명의 보헤미안 청년들이 등장한다. 음악가 쇼나르, 철학가 콜린느, 시인 로돌프, 화가 마르셀은 우연히 만나 의기투합하여 보헤미안 4총사가 된다.


단골 카페 ‘모뮈스’에 죽치고 앉아서 토론한답시고 탁자를 두들기고 시끄럽게 떠들어서 민폐를 끼치기 일쑤였다. 예술에만 정신이 팔릴 뿐 경제적인 개념이 없어서 방세도 체불되고 돈을 빌리러 다니고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사는 것이다. 그래도 사랑을 한답시고 사귄 여성들은 돈을 따라 다른 남자로 옮겨 다니는 것이 예사였다. 마르셀은 뮈제트와 사귀고, 로돌프는 미미를 사귀는데 미미는 별명이었고 본명은 뤼실이다. 쇼나르는 페미와 사귀며 콜린느는 유일한 유부남이다. 오페라에서는 로돌프와 미미의 사랑을 주로 그리고 있는데 소설에서는 그만큼 비중이 높지 않고 결말도 약간 복잡하다.



맨 마지막 줄에 로돌프가 사귄 루이즈로부터 받은 편지글이 나타나 있다. 처음엔 오타인 줄 알고 멈칫 했다. 하지만 뒤 페이지를 넘기니 한 여자로부터 각자 받은 편지에서 누구의 편지에 맞춤법 실수가 더 많은가로 얼간이임을 얘기하고 있어서 폭소를 터뜨리게 했다. 당시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어린 여성들이 몸을 무기로 하여 사교계에 나타난 것을 보여준 듯하다. 번역가의 센스가 엿보인다.



작가는 시종일관 그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잘난 척하는 모양새로 보이게 해서 유쾌한 위트와 유머를 선사한다. 하지만 여자가 다른 남자와 자고 나서도 사랑한다며 뻔뻔스럽게 다시 돌아오는 문란한 사생활과 4총사의 철없는 듯한 행동들을 보면 이런 소설이 뭐가 문학적으로 가치가 있느냐는 반문이 나올 만하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서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문학이란 타인의 삶을 투영하여 자기의 거울로 삼는 것이다. 자신이 살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의 생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의 의의를 그렇게 보고 있다.


나의 청년 시절은 보헤미안 4총사와 일부분 비슷한 면이 있어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당시 아지트인 ‘장 크리스토프’ 카페에 죽치고 있던 적도 있었고 ‘바로크’라는 경양식 & 술집은 비싸서 선배들의 모임이 있을 때 따라가곤 했었다. 그 곳에서 음악과 문학 얘기를 나누었다. 내 자취방의 옆방에는 아마추어 미술가가 살아서 미술 쪽을 기웃거리기도 했었다. 예술이 뭐라고 하찮은 것으로 선배나 후배와 싸우기도 했다. 이젠 아련한 추억으로 남고 후회되는 면도 없지 않지만 예술과 사랑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를 알려주어 이 소설이 반가웠다.



케이스에서 꺼내는 악보책. 양장으로 중후한 매력을 뽐낸다. ^^



오케스트라 파트는 피아노로 편곡되어 있다. 이탈리아어 아래에 우리말로 의미도 알고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적절히 번역해 놓았다.



원작 소설이 프랑스산이고 오페라는 이탈리아산이다 보니 이름간에 약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로돌프는 로돌포, 쇼나르는 쇼나드, 마르셀은 마르첼로, 콜린느는 콜린, 뮈제트는 무젯타, 뤼실은 루치아 등...으로 부르고 있다.



라보엠 DVD. 루치아노 파바로티(로돌포)와 미렐라 프레니(미미)가 등장한다. 원작 소설엔 로돌포를 털복숭이로 표현하는데 그에 걸맞게 파바로티가 수염을 기르는지 모르겠다. ^^



오페라 ‘라보엠’ DVD에서 명반으로 꼽는 것이 파바로티(또는 자니 라이몬디)와 프레니가 등장하고 카라얀 지휘의 DVD를 꼽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그 이후에 이 두 사람이 다시 만나 세베리니 지휘의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과 함께 공연한 것이다. 카라얀의 베를린 필하모닉보다는 정평이 나 있지 않지만 이 두 사람이 한 무대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그 무게감이 크다.



그대의 차디찬 손. 어둠속에서 미미가 잃어버린 방 열쇠를 로돌포가 찾아주다가 서로 손이 맞닿은 후에 부르는 노래다.

"당신의 두 눈동자가 내 보석들을 모두 훔쳐갔다오.

나의 꿈 속에 들어와 모두 헤집어 놓았다오.

하지만 그 도둑 때문에 슬프지는 않다네. 당신이 내게 달콤한 희망을 가져다 주니까."

달콤한 가사와 곡조~~♥



내 이름은 미미. 로돌포의 소개에 이어 미미가 자신을 소개하는 노래다.



원래 파바로티의 선배인 자니 라이몬드가 로돌포 역으로 단골 등장했으나 건강에 이상이 생겨 파바로티가 대타로 출연해서 인상적인 공연을 펼치게 되었다. 이것이 파바로티를 무명에서 일약 스타로 만든 계기가 된 것이다. 추운 겨울로 시작하는 ‘라보엠’은 겨울에 딱 맞는 오페라다. 올 겨울엔 ‘라보엠’ 오페라 하나 몰고 가자.


v*****r 2012.10.31. 신고 공감 11 댓글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