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우선 굉장히 독특하다.
처음보면 엇, 불량아닌가? 생각할 만큼.
같이 동봉된 레터 나이프로
한 장씩 한 장씩 뜯어가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그 속에 숨어있는
자유로운 디지털 그림과(몇 점은 디지털 그림이 아닌 거 같더라)
더더욱 자유로운 김점선씨의 글이
아주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오십견이 와서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김점선씨는
누군가와 언제든지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그림의 '공평성'을 사랑한다했다.
손이 베일 듯한 날카로운 책장이 아닌,
손수 한 장 한 장 자른 울퉁불퉁한 책장을 보니
더더욱 인간미넘치고 김점선씨 스럽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인상깊은구절] 매혹은 전부다. 예술가가 갖추어야 할 조건의 전부다. 스티븐슨, 보르헤스가 말하고 수많은 관찰자들이 말하고 엿 같은 세상을 안 엿 같게 만드는 게 예술가다 라고 말하면 나를 돌로 치겠지. 어차피 죽을 거 돌로 맞아 죽을 만큼 질투와 증오를 받으면서 죽는 것도 염병 걸려 홀로 죽어가는 것보다야 좋다. 집을 지을 때 구조와 재료에 골몰하여 튼튼하고 편리한 집을 지었다면 그 집은 백 년도 못돼서 헐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집이 아주 매혹적으로 지어졌다면 수백 년이 지나도 허물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있는 힘을 다해서 그 집을 보존하려고 난리를 피우고, 그리하여 대대손손 보호되어 감상된다. 그렇게 매혹은 힘인 것이다. |
|
TV의 한 프로그램에서 7살 조카랑 마주앉아 그림을 그리던 김점선 화가의 모습을 보고 꽤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호감보다는 비호감에 속하는 인상과는 달리,"대체 어떤 사람일까?" 하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더 많이 생기더군요.
그러던 중에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그자리에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한장한장 읽으면서 나이프로 책장을 오리라고 되어있었지만,왠지 한꺼번에 다 오리고 오리는 번거로움 없이 책을 읽고 싶어서 한꺼번에 책장을 오렸습니다.
같이 동봉된 나이프로는 아무리 신경을 써서 잘라도 울퉁불퉁 너덜너덜해짐을 막을 수 없더군요.
솔직히 처음에는 "뭐,이런 불친절한 작가가 다 있나?"하고 화가 나기도 했어요.
나름대로 책을 아끼는 성품이라 너덜너덜 보기흉하게 찢겨진 책장을 보니 제 마음이 다 아프더군요.
그런 모든 과정을 거친 후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나가면서 저는 점점 책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답니다.
화가가 말하는 매혹적인란 말은 바로 이런 느낌을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제가 가장 인상깊게 읽은 내용은 ''다빈치 콤플렉스''란 제목의 글이었어요.
그림을 그릴때조차도 자유롭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정확히 꼬집어서 명쾌하게 정의내려 주셨더군요.
''그림은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적 표현일 뿐이다.한사람,한사람이 모두 완벽한 시각왕국을 가지고 태어났다.그 안에서 완전 자유할 권리가 있다"
너무나 가슴에 와닿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미술학원에 보내고 그림공부를 시키면서 늘 마음 한켠에 모든 아이들의 그림들이 획일화되고 어른들이 앞서서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고 아이들은 자신이 그리고 싶어하는 그림들을 그리지 못하는 현실을 보며 작가의 그런 주장이 얼마나 이 사회 교육현실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인지를 느꼈습니다.
작가분보다 30년 가까이 어린 제가 획일화 되고 경직된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커다란 경종을 울리게 해준 고마운 책입니다. [인상깊은구절] 그림을 그리기 전에 머리부터 해방시킨 후에 붓을 들고 물감 뚜껑을 열어야 한다. 그림은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적 표현일 뿐이다.한사람,한사람이 모두 완벽한 시각왕국을 가지고 태어났다.그 안에서 완전 자유할 권리가 있다. |
|
보통 책읽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한 책을 마치고 다른 책을 보는 사람, 여러 책을 두루보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읽는 사람. 대체로 전자에 속하는데, 그림이 들어간 작품이나 시집은 그렇지 못하다. 문자가 주는 의미, 그 이상이 그림에 있고 글에 있기 때문에. 좀 독특하다 싶은 예술가라고 기억하고 있다. 김전선 화백. 솔직히, 처음엔 성별도 불분명하게 봤다(정말 죄송하다). 그런데, 그림을 마주하고 있으면 수수한 선에 화려하지 않은 색채가 사람의 마음을 참~편안하게 하는 느낌이 든다. 아쉽게 이제는 김점선 화백의 그림이나 말을 보고 들을 수는 없지만, 그래서 이 번주 내내 김전선 화백과 만났는지도 모르겠다.
왜 그림을 그리는가부터, 예술이 무엇이며, 삶이 무엇인지 '?'가 정말 많다. 생각도 많이 할 수 있고, 뜻하지 않는 곳에서 파안대소가 터지기도 한다. 예술에 대한 진지한 자세, 특히 미술과 미술가에 대한 성찰은 '그냥 예술'이 아닌 그것 또한'삶'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반면, 진지하게 글을 읽는 중에 '다빈치 콤플렉스' 결론이 "다빈치는 해부도에 매혹된 어떤 촌놈일 뿐이다(p.42)"로 귀결되니 웃을 수 밖에.^^그렇지만, 그림에 대해 아침마다 작업실에 들어가기 싫어 미적대는 자신을 위해 자신을 유혹하려고 그림그리기를 정리할 때, 빈 캔버스에 아주 싫어하는 색채-갈색 물감-을 범벅해 놓고 그 색이 싫어 밥 먹는 것도 잊고 색칠하기에 빠졌다는 말. 자신이 해야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이기는 하지만, 대면하기 두려울 때 나를 유혹하는 방법을 얼른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우리는 아주 슬픈 공통 체험이 있어. 그런 걸 꺼내서 말로 나누지는 않아. 늘 재미있고 밝고 신나는 모임을 가지려고 서로 노력하는 거지...(중략)...때로는 과감하게 자기 정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해. 절대로 나누고 싶지 않은 정서도 있게 마련이지(p.76).", "폐허 같은 집을 짓고, 그게 아니라 완벽하게 단단하게 집을 지어놓고, 국방부에 부탁해서 5미터 앞에서 그 집을 향해 폭탄을 퍼부어 달래야지. 마구잡이로. 그 후에 비만 안 새게 수리해서 살아야지. 너덕너덕 수리해서(p.105)"처럼 삶의 자세가 좀 다르다고 생각했고, 혹은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들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읽던 책, 많이 들은 말 대신, 한 사람을 추억하며 그 사람의 인생의 한 켠을 보면서 생소한 말, 생소한 느낌을 갖는 것도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점선 화백, 나에겐 생소한 표현들을 많이 하고, '굉장히' 솔직한 그 말들을 정겹고 따뜻한 그림들로 채워놓고 얘기하고 있어서인지 기분이 참 좋아진다.
|
|
그림도 그림이거니와 글 자체가 독특하고 톡톡 튄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처럼 톡톡 튀는 말투들, 기발한 발상들이 정말 재미있다.
다소 엉뚱한 상상들이 인간의 삶을 재미나게 만든다.
나는 어느 순간 웃음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엔가 텔레비전에서 진수테리의 펀경영을 시청했다.
그녀의 펀경영, 김점선의 엉뚱함이 나를 웃게 만든다.
이 책은 한장 한장 칼로 뜯어 읽는 재미가 솔솔 하고 한장 한장 넘겨서 다 읽어가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김점선 화가를 존경한다.
책 중간 중간에 김점선 화가의 초상화가 너무도 재미있게 그려져 있어서 웃음을 자아낸다.
그림들이 밝다. 봄을 느낀다. 활기차다. 말과 개, 오리 등은 김점선 화가를 대변하는 동물들 같다.
힘차게 달리는 말과 삶의 여유를 찾으려는 개, 재미있게 노는 오리들...
(이건 내가 해석한 거다)
바보들은 이렇게 묻는다.를 보고 나는 웃음을 찾았다. [인상깊은구절] ''그런 나 자신을 유혹하는 방법을 쓰기로 했다. 저녁에 그림을 다 그리고 정리할때, 빈 캔버스에다 내가 아주 싫어하는 색채를 범벅을 해 놓는 거다.'' 란 구절이 인상깊다. 게을러 지고 싶은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는 방법으로 너무 현명한 방법을 쓰는 것 같다. 정말 기발하다. 재미있다. |
|
작가의 불친절함보다는 오히려 생소함에서 오는 재미라고 할까
짧은 글들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고. 그림에 문외한이지만 화가도 괴짜이니만큼
독자도 제 나름대로 해석하고 느껴보는 것도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나이프로 잘라서 새로운 페이지를 열때마다 ''어 이것뭐야'' 라든지 ''뭐 이정도면 예전에 포기한 화가의 꿈을 다시 시작해볼수있을지도.'' 라는 야무진 꿈도 꾸었다.
특히나 그녀의 ''나는 자뻑한다.'' 라는 표현이 제일 맘에 들었다.
삶 있어서도 제 멋에 살아야지 남멋에 맞추어 살다 보면 재미없지 않은가.
괴짜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삶에 그녀만큼 충실한 사람도 없지 않을까 싶었다.
그녀의 그림은 여느 화가보다 더 쉽게 내게 다가온다.
아마도 그녀의 생각이 그만큼 우리내의 깊숙한 마음속을 보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찢어가며 읽으면서 호기심을 느꼈고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한바탕 웃음을 그리고 그림을 보면서는 따뜻하고 아련함을 느꼈다. [인상깊은구절] 바보들은 이렇게 묻는다. 가봤어?사람이 위대한 점은 가보지 않고도 안다는 것이다. 직접체험하지않고도 알 수 있다는 것이 아주 훌륭한 점이다. 그런데 바보들은 늘 그렇게 질문한다. 직접체험 여부를 묻는다. 그것도 꼭 말하는 중간 허리를 자르고 끼어들면서 묻는다. ''가봤어?''내가 태어나서 제일 많이 만난 바보의 종류가 바로 이런 류들이다. ''먹어봤어?'' , ''해봤어?'' 어찌 지식의 체득을 직접체험에만 의존하는가? 그들은 구석기 시대의 사고와 의식에 얽매여 있는 것이다. |
| 아는 분께서 책을 선물해 주셨다. ''나는 성인용...'' 제목이 뭐 이래~ 하면서 책장을 넘기는데 점점 푹 빠져든다는 느낌을 저버릴 수 없었다. 그 뒤로 나는 이사람이 너무 좋아졌고 주변에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인생이 꼬인다고 생각하며 지쳐 나가떨어지려고 할 때 보물단지를 열어보듯 그의 인생을 다시 읽어본다. 어떤 특정한 작가의 책을 모으는 일을 즐기지 않는 나는 이 작가의 책은 책장 여기저기에 쌓이기 시작했고 책선물 하는 것을 그닥 즐기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사는게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툭 건네주기도 했다. 살 책이 있어 서점을 구경하다 이 책을 보고는 신이나서 주문을 했고 받는 순간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시커먼 칼의 용도가 궁금해졌다. 구석에 깨알만하게 써있는 작은 글씨~ "하나씩 뜯어보는...." 그림이 너무 보고 싶은 나머지 성격대로 그 문구를 무시하고 시커먼 칼로 잘 뜯으려 했으나... 여기저기 추하게 나가떨어지는 책장들... 시커먼 칼은 쓰레기통에 넣어버리고 문구용 칼로 뜯었다. 그러다 짜증이 슬슬 밀려와 반쯤 뜯다 포기. 결국 나는 이 책을 끝까지 보지 못했다. 그 책은 나보다 더 인내심이 있는 친구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 ''실험정신'' 참 좋아하는 단어이다. 하지만 까칠한 내 성격에 너덜너덜한 책장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인내와 수양이 부족한 것 같다. 좀 잘 뜯어지는 종이를 썼다면... 좀 잘 뜯어지게 하는 칼이었다면... 좀 잘... 좀 잘.... |
| 김점선 화가의 에세이를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참에, ''뜯으면서'' 볼 수 있다는 책에 홀려 한 권 구입했다. 허나 뜯느라 시간을 다 보내고 책은 결국 너덜너덜해지고(동봉된 나이프로 뜯으니 종이가 깔끔하게 잘리지 않았음) 책 읽을 기운도 떨어졌다. 다만 그녀의 괴짜 같은 성격과 흥미로운 생활담들이라는 내용 덕분에 덜 실망할 수 있었다. 실험도 좋지만, 정도껏 실험했다면(예를 들어 포장을 뜯게 만들든가 책 곳곳에 비밀봉투를 만들어놓든가 하는 독자들의 수고가 덜 드는 방법) 더 좋았을 거 같다. 책을 사고 싶다는 친구가 있어서 책을 보여주며 다음쇄는 아무래도 뜯는 건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그때 구입하겠단다.. 쩝.. 아쉽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