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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너드 위벌리는 약소국 그랜드 펜윅 시리즈를 여러 편 냈는데,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천하무적 그랜드 펜윅>,<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달나라 정복기>,<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윌스트리트 공략기>,<그랜드 펜윅, 서구를 구하다> 등이다. 그중에서 나는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윌스트리트 공략기>로 그의 작품을 처음으로 만났다. 앞에서 언급한 그의 작품들을 다 읽어보면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윌스트리트 공략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 작품만으로도 레너드 위벌리의 매력을 충분히 맛볼 수 있었다. 이제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어느 날, 그랜드 펜윅 공국의 펜윅성 수상 집무실 내 마운트 조이 백작 앞으로 한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그 편지는 미국에서 그랜드 펜윅 와인 맛 껌을 제조해 판매하기로 계약한 업체인 ‘빅스터 제과 회사’에서 보낸 것이었다. 빅스터 제과 회사는 미국 내에서 그랜드 펜윅 와인 맛 껌의 판매로 발생된 이익의 40%- 총 100만 달러-를 수표로 보냈다. 마운트 조이 백작은 이 돈을 보고 큰 고민에 빠진다. 그 돈 때문에 안정적인 그랜드 펜윅 공국의 경제가 파탄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 돈을 다 써버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글로리아나 12세 대공녀, 그녀의 남편인 공국의 육군 총 사령관 겸 산림경비대장인 털리 배스컴, 그리고 저명한 물리학자인 코킨츠 박자를 차례대로 찾아간다. 그렇지만 그들에게서 뾰족한 대답을 얻지 못한다. 마운트 조이 백작은 껌에서 생긴 이 잉여자금을 소모해버림으로써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 장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그는 다시 그랜드 펜윅 노동당 당수이며 마운트 조이 백작의 정적인 데이비드 벤트너에게 이 돈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벤트너는 모든 세금을 없애버리고 노동자들에게 단 한 푼도 제하지 않은 월급봉투를 가져가게 하자고 한다. 이 말을 들은 마운트 조이 백작은 벤트너에게 ‘돈의 가치’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을 했고, 벤트너는 그에 대해 제대로 반박을 하지 못한다. 마운트 조이 백작은 잉여자금을 처리하기 위해 수정예산안을 새로 만들어 올렸지만, 그 안은 부결되고 만다. 결국 마운트 조이는 수상 직에서 사임했고, 보너스 지급과 비과세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벤트너가 공국의 새 수상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잉여자금이 유입되자, 그랜드 펜윅 사람들은 질적으로는 향상된 삶을 살았지만, 그로 인해 모두 돈 문제로 골치를 앓게 되는 상황에 빠진다. 벤트너는 마운트 조이에게서 인플레이션과 공짜 돈의 위험성에 대해 얘기를 들었지만, 실제로 자기가 그런 현실에 직면하게 되자, 돈이 부와 행복의 원천이라고 믿었던 그의 신념이 흔들리게 된다. 다시 시간은 흘러 미국에서 새로운 껌 자금이 도착했는데, 이번에는 1000만 달러였다. 이 돈을 놓고 글로리아나와 벤트너와 마운트 조이는 몹시 고민을 하다가 의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공식적으로 밝히기로 한다. 그리고 이 돈의 처리에 대해서 내린 표결은 이 돈으로 정부와 개인의 채무를 모두 갚기로 결정하고, 나머지 금액은 글로리아나 12세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글로리아나는 돈 쓸 데를 고민하다가 주식에 투자하기로 한다. 그녀는 눈을 감고 <타임스>경제면의 주식 시세표 위를 핀으로 아무데나 찍었다. 그 핀이 꽂힌 자리에는 웨스트 우드 석탄- 철도 회사의 이름이 있었다. 뉴저지의 밸치 앤드 컴퍼니 측에서는 부실한 기업인 웨스트 우드 석탄-철도 회사에 600만 달러를 투자하라는 글로리아나의 지시를 받고서 아연실색했다. 그렇지만 펜윅 공국은 그런 투자의 결과로 400만 달러나 벌어들이게 되었다. 글로리아나는 몹시 화가 났지만, ‘초보자의 행운’이라 생각하며 결국에는 모조리 잃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주식에 투자한다. 마운트 조이도 이런 글로리아나의 생각을 지지한다. 그는 글로리아나에게 주식과 채권, 그리고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그렇지만 돈을 잃기로 작정한 글로리아나의 계획과는 달리, 그녀가 투자한 자금은 점점 늘어나게 되고, 그녀는 졸지에 ‘월스트리트의 암호랑이’라고 불리게 된다. 그녀가 투자한 자본으로 그랜드 펜윅은 미국의 거대기업 복합체 두 곳의 가장 유력한 주주가 되었다. 그리고 그랜드 펜윅이 소유한 주식의 시가는 약 7억 달러가 되었고 나날이 가치가 올라가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고 대경실색한 그랜드 팬윅 공국은 밸치에게 공국의 미국 내 모든 자산의 내역과 평가액을 알려달라고 한다. 밸치는 연말쯤에 10억 달러 상당의 미국 주식을 보유할거라는 말을 해준다. 그랜드 팬윅 공국은 임시 소집된 자유민 의회에서 이런 사실을 털어놓았다. 회의결과는 미국 주식을 모두 팔아서 번 돈을 현금으로 바꾸어 펜윅 성 지하실에 보관하자는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최상의 방법이었다. 결국 마운트 조이는 지하실에 보관되었던 돈을 다 태워버린다. 말 그대로 10억 달러의 돈이 완전히 공중분해 되었다.
레너드 위벌리는 이런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내세워 경제의 흐름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며, 자본주의에 대한 조롱도 양념처럼 끼워 넣어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이 책은 경제에 관한 것이면서도 우리가 돈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슬쩍 건드려주었다. 돈이 맹목적으로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돈이 공짜로 주어질 때는 그 가치가 사라지며, 궁극적으로 우리들의 삶의 가치도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그랜드 펜윅 공국의 이야기를 통해 실감나게 들려주고 있다. 돈과 신성한 노동의 관계에 대한 그의 비유는 새겨들을 만한 것이었다. |
| 약소국 그랜드 펜윅이 이제는 월스트리트까지 공략한다. 물론 의도한 바는 아니다. 뉴욕 침공 후에 미국과 맺게 된 조약에서 와인 껌을 대행하여 제조판매하는 조약을 넣은 바 있는데, 갑자기 껌이 잘 팔려 수익이 나게된다. 평온하던 그랜드 펜윅에 엄청난(?) 돈의 유입으로 인해 여러가지 곤란을 겪는다. 그러나, 다음해 껌은 더 큰 수익을 남기게 되어 엄청난 돈이 그랜드 펜윅으로 유입될 위기! 글로리아나 공녀에게 쓸데 없는 곳에 써 버리도록 한 돈은, 들어갔다 하면 잃게 된다는 주식에 유입되고, 어이없게도 뻥튀기에 뻥튀기를 거듭한다. 그로 인해 벌어지는 월스트리트의 혼란과 언론의 오해가 이어지고 이러저러한 우여곡절 끝에 그랜드 펜윅은 다시 평온을 되 찾게된다. 경제의 맞물림과 그로인해 벌어지는 효과들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하지만, 결론이 아쉽다. 그냥 날려 버리다니, 정치적 이유든 뭐든 상관없이 가난하고 헐 벗어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원조라도 하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막연하게 든다. 그랜드 펜윅은 스스로를 지키려고 다른 가난한 것들을 외면해 버렸다. 이 당시에는 그런 착한 생각을 할만큼 세계가 넉넉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책 상태는 평범하고 가방에 넣고 다닐만한 사이즈다. 장식이 많다거나 하지 않고 양장도 아니다. |
| 책 제목만 가지고 보면 무슨 주식투자법에 대한 특이한 책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책은 아니다.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란 풍자소설의 속편에 해당하는 책이다(이 책의 내용은 이 책란에서 확인하도록). 전 편이 비상한 비판력과 풍자력을 선보였던 것에 비해 속편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전편만 못해 보인다. 물론 전편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그대로 나와서 별다른 생각없이 행동들을 하고 여기에 우연찮게 엄청난 결과가 따라와 선진국의 사람들이 자기들 식으로 생각해서 과잉반응을 하는 패턴은 그대로이다. 여전히 등장인물들은 귀엽고 순진하며 선진국의 바보들은 우스꽝스럽다. 무언가를 비꼬는 듯한 그 필체나 내용은 여전하다. 그렇지만 전편과는 달리 내용이 쉽사리 예상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이었던 데다가 전편처럼 풍자하거나 비꼬려는 대상이 뭔가 확실해 보이지 않는 점이 다소 아쉬웠던 것 같다(자본주의라거나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뭔가 응집성이 떨어져 보인다). 또 다른 한가지는 전편과의 내용과의 연계에서 다소 어긋나는 점들이 발견되고 있다는 것(인물 성격의 차이라거나 사건의 차이라거나)이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