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을 움켜잡고 뒤에 이름을 떨칠 한사람의 소설가를 기약하고 있는 이름없는 소설가. 그 소설가에게는 아내가 있다. 집안의 가장이 무명 소설가이니만큼 그들 내외는 가난하다. 그 가난때문에 아내는 자신의 혼수품을 전당포에 맡겨서 생활을 이어 나간다. 이 무명의 작가는 그것때문에 내심 마음이 아프다. 그의 초라한 집안에 찾아드는 손님들이 보이는 귀한 물건을 보며 아내가 부러움의 조각을 보일때 그는 실망감과 분노 따위에 젖어든다. 장인의 생일. 그는 떳떳한, 사위로서의 체면은 없는 셈이었다.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장인의 생일잔치에 갔다오는 주인공. 이렇게 이 소설은 작품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다름 없이 가난한 소설가와 그 가난한 소설가의 아내의 이야기, 그들이 겪는 사소한 이야기와 그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내면 풍경을 그리고 있다. 얼핏 보면 너무나 진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감정의 섬세함이랄까. 세세함이랄까. 그런 것들이 잘 녹아 있다. 너무나도 착한 아내. 그리고 아내의 그런 착함에 어떤 죄스러움과 마음의 무거움을 느끼는 경제적으로 무능한 남편. 그래도 그들의 가난은 서로를 떼어놓는 것이 아니라 결국 둘을 밀착시켜 주고 서로 아껴주게 한다.식민지 지배하의 문학작품에서 등장하는 가난(貧)중에서, 이 작품의 가난은 거칠고 울불하다기 보다 너무 부드럽고, 서글프다. |
| 현진건선생님은 대구출생이다. 고향이 같아서 그런지 항상 친근감있게 다가온다. 그의 소설은 주로 사실적으로 다뤄져서 그런지 비교적 읽기며 이해하기가 쉽다. 빈처 역시 사실적으로 다뤄진 소설이며 무엇보다 단편소설이라 자주 대할 수 있다. 처음 읽었을 때가 중2때였는데, 그때 책제목만 보고 의아해했던 기억이 난다. 나름대로 빈처를 비어있는 처라고 해석을 하고 읽기 시작했었는데....읽고 보니 빈처는 가난한 처였다! 정말 우리말은 한자와 함께 쓰여야 제대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소설은 큰 사건이 없다. 그저 당대의 현실을 있는그대로 다룸으로써, 오히려 그 시대의 암담함을 더욱 잘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가난함에도 행복할줄 아는 아내의 모습은 그 시대의 암담함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라 보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