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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영이라는 여자 아이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너무 무덤덤하게 말하고 있는 문체에서 아픔이 더 느껴지네요. 엄마가 어디 나가는 걸 본 미영이. 엄마에게 어디 가느냐고 물으니 엄마는 화장실에 간다며 미영이에게 더 자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화장실에 간다던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미영이의 생일에도 돌아오지 않았답니다.
결국 미영이는 식구들이 많은 집으로 갔어요. 엄마랑 살던 집보다 크고 마당도 있었지만 미영이의 집은 아니었죠. 미영이와 나이가 같은 아이도 있었던 그 집은 일이 많은 집이었어요. 글자도 틀리게 쓰는 자신의 모습이 학교에 다니는 같은 나이의 아이에게 보여주기 창피했어요. 미영이는 학교가 아닌 그 집에서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같은 나이의 아이는 엄마에게 미영이는 왜 매일 화가 나 있느냐며 묻고, 그 아이의 엄마는 미영이에게 고집이 세다고 말해요. 주인집 아니는 미영이가 고집이 세서 엄마가 없느냐는 무음으로 미영이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결국 아파서 쓰러진 미영이. 하지만 아픈 미영이의 이마에 손을 짚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아픈 미영이는 화장실에 간다며 돌아오지 않은 엄마를 생각합니다. 나를 버린 걸까? 엄마 따윈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미영이. 어느 날 집에 길 잃은 강아지가 한 마리 왔어요. 이 집 아이를 쫓아왔다는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주려고 전단지도 붙였지만 찾는 사람이 없었죠. 미영이는 강아지에게 밥도 주고 똥도 치워주고, 산책도 시켜줬지만 강아지가 예쁘지 않았어요. 캄캄해지면 낑낑거리는 강아지를 짜증이 나면서도 미영이는 돌봐 줘요.
이 집에 온 날 입었던 옷도 신발도 작아진 미영이, 엄마가 정말 나를 버린 걸까? 나를 잊은 걸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 미영이를 찾아왔어요. 바로 미영이를 두고 떠났던 엄마였어요. 미영이는 자신도 모르게 설거지하던 손을 뒤로 감췄어요. 일하던 집을 떠나게 된 날 미영이는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았답니다. 엄마의 손을 잡은 미영이. 그런데 엄마의 손에서도 설거지 냄새가 났어요. 엄마의 손을 잡은 미영이와 고개 숙인 엄마의 뒷모습. 그리고 잡은 엄마의 손에서 엄마를 이해하는 미영이. 미영이의 아픔과 엄마의 아픔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여백이 많은 그림과 덤덤한 문체가 미영이의 마음을 더욱 대변해주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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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67 《미영이》 전미화 문학과지성사 2015.5.20. “말 좀 들어.” 같은 말은 참 얄궂다고 느낍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이 말이 안 어울린다고 느꼈고, “말 좀 들어 보세요.”라 말해야 하는 자리에 서야 할 적에 제 입에서 흐르는 이 말은 참으로 안 맞다고 느꼈습니다. “말을 잘 듣다.”나 “말을 안 듣다.”도 영 어울리지 않고요. 이 말을 곰곰이 짚거나 씹어 보면, “말을 듣다 = 말을 생각하지 않고서 그대로 따르다 = 길들다 = 종/노예” 같은 얼거리이지 싶어요. 흐르는 말이나 오가는 말이 아닌, 이쪽에서 저쪽으로 보내는 말을 모조리 받아들이라는 뜻이 깃든달까요. 어른들이 흔히 입버릇처럼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하고 읊는데요, 어른은 아이 곁에서 “자, 우리 이야기를 할까?” 하고 아예 낱말부터 말씨를 몽땅 갈아엎을 노릇이지 싶습니다. 《미영이》는 ‘말을 듣고’ 자라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 ‘말을 해줄 사람’이 곁에서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지고 나서 겪는 하루를 보여줍니다. ‘말없이 사라진’ 이는 ‘말없이 나타났’다지요. 말없는 그 사람한테 ‘아무 말을 할 수 없던’ 미영이라는데, 미영이는 말을 하지도 듣지도 않지만, 마음을 열고서 한손으로 따스한 숨결을 느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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