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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모노에디션,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openbooks21 ☕️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솔직히 조금은 아쉬웠다. 열린책들 모노에디션 블라인드 서평단에 선정되어 랜덤으로 받아든 책이 하필이면 얼마 전 막 완독하고 이미 긴 마음을 담아 서평까지 써두었던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었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책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책은 다시 펼치는 순간부터 그 아쉬움을 조용히 부끄럽게 만든다. 한 번 읽었을 때보다 두 번 읽었을 때 더 선명해지는 책이 있고, 두 번째보다 세 번째가 더 정직하게 다가오는 문장이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이 내게는 정확히 그랬다. 『자기만의 방』은 흔히 “여성에게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되곤 한다. 물론 그 문장은 지금도 강력하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힘은 그 유명한 명제 하나에만 있지 않다. 오히려 울프는 감정에만 기대지 않고, 분노만으로 밀어붙이지도 않으며, 차갑도록 정교한 논리와 유려한 사유의 리듬으로 왜 여성의 글쓰기가 역사 속에서 지워졌는지를 끝까지 추적한다. 그래서 재독할수록 더 놀라게 된다. 이 책은 단지 “여성을 위하자”는 선언문이 아니다. 누군가의 재능이 꽃피지 못하도록 만드는 사회적 구조, 창작 이전에 생존을 먼저 걱정해야 했던 삶, 지성과 예술이 오직 개인의 노력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조건, 시간과 경제적 당위성 위에서 자라난다는 사실을 너무나 논리적이고 합당하게 보여준다. 나는 이번에 다시 읽으며 울프가 왜 여전히 현재형의 작가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그녀의 문장은 오래되었으나 낡지 않았고, 단호하지만 결코 조악하지 않으며, 섬세하지만 한 번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그 단단한 논리가 결코 메마르지 않다는 점이었다. 울프는 이성으로 설득하면서도 동시에 상상력으로 독자를 움직인다. 현실을 해부하는데도 문장은 살아 있고 우아하다. 그래서 읽는 내내 한 사람의 뛰어난 작가를 만나는 기쁨과, 한 사람의 치열한 사상가를 만나는 경외가 함께 밀려왔다. 그리고 이번 모노에디션으로 다시 읽으며 본문만큼이나 깊게 마음에 남았던 것은 역자 후기와 정희진 문학박사의 작품 해설이었다. 좋은 고전 읽기의 완성은 언제나 좋은 해설이 함께할 때 가능하다고 믿는데, 이번 판본은 그 점에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역자 후기는 이 작품을 오늘의 언어와 감각 속에 다시 들여오게 만드는 단단한 다리 같았고, 정희진 문학박사의 해설은 울프의 문제의식을 단순한 고전적 교양의 차원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지금 우리의 현실과 사유 속으로 깊이 연결해 주었다. 본문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마음이 해설을 읽으며 한 번 더 정리되고, 내가 막연히 느꼈던 감탄이 보다 분명한 언어를 얻는 경험이 참 좋았다. 어쩌면 나는 처음 이 책을 다시 받았을 때 이미 읽은 책이라는 이유로 이 만남을 조금 가볍게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좋은 책은 늘 그렇다. 읽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읽을수록 내가 놓쳤던 부분을 조용히 데려온다. 『자기만의 방』은 재독이 아깝지 않은 책이 아니라, 오히려 재독할 때 더 빛나는 책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번에 다시 한번 확신했다. 버지니아 울프는 그저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 아름다운 문장으로 가장 합당한 논리를 끝내 밀어붙일 줄 아는 작가라는 것을. 그래서 이 책은 읽는 내내 감탄하게 만들고, 덮은 뒤에는 오래 생각하게 만든다. 자기만의 방. 어쩌면 그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을 뜻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의 방해 없이 자기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시간, 자기 목소리를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마음, 그리고 끝내 자기 삶을 자기 언어로 써낼 수 있는 권리. 버지니아 울프는 그 당연해야 할 것을 누구보다도 우아하고,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말해낸다. 그래서 이 책은, 이미 읽은 사람에게도 다시 읽힐 자격이 충분하다. 아니, 어쩌면 정말 좋은 책이란 늘 다시 읽히는 책인지도 모르겠다. —— #열린책들모노에디션4 블라인드 서평단 자격으로 주관적 해석을 더해 작성란 글입니다. #자기만의방 #버지니아울프 #열린책들 #여성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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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출간한 모노에디션 시리즈 中 버지니아 울프 작가님의 『자기만의 방』은 얇고 가벼워서 출퇴근 때 들고 다니기 좋았음!👍 표지도 심플하고 깔끔해서 보기에도 좋고 가격도 부담 없어서 세트로 쟁여두면 괜히 기분 좋아질 것 같은 느낌! :) 🪶 버지니아 울프 작가님의 『자기만의 방』은 여성과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표적인 에세이다. 처음에는 소설인 줄 알고 읽었는데, 읽다 보니 산문처럼 전개돼서 ‘뭐지..?’ 싶었는데 에세이라는 걸 알고 나서야 이해함! ㅎㅎ 사실 한 번 읽고 완전히 이해했다기보다는, 나중에 한 번 더 읽어봐야 제대로 와닿을 것 같은 느낌의 도서. 고전 너무 어려와요.. ㅠ 🪶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남는 건, 10페이지에 적힌 한 문장이었다. "여성이 소설을 쓰려면 반드시 돈과 자기만의 방을 가져야 한다는 점 말입니다." 이 문장은 책 한 권을 관통하는 문장이라서 기억에 잘 남았다. 🪶 또, 중간에 한 번 더 강조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셰익스피어에게 뛰어난 재능을 가진 누이가 있었다고 상상해 봅시다. 이름은 주디스라고 정할까요.'라고 작가님은 가상의 셰익스피어 누이를 만들어 예시를 들어준다. 가상의 인물 주디스는 셰익스피어만큼 출중하지만 학교도 가지 못하고 집안일을 배우며 젊은 나이에 약혼까지 이뤄진다는 예시는 정말 그 시대의 여성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아… 이래서 여성들이 글 쓰기 어려웠겠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너무 속상해.. ㅠㅠ 『자기만의 방』이란 도서는 그 시대의 여성들에게 정말 필요한 도서가 아니었을까란 생가기 들었다. 더불어 남성들도 읽으면 더 좋았었겠단 생각도 들었음. 🪶 『자기만의 방』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니, 작가님이 말하는 의도와 배경이 너무나도 와닿았고 슬펐다. 여성이 왜 오랫동안 문학을 쓰기 어려웠는지 교육·경제·사회적 구조를 통해 풀어낸 에세이. 그리고 왜 유명한 작가님들은 거의 남자가 많은지도 이제서야 약간 납득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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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자기만의 방』을 여러 번, 더 깊게, 더 맥락적으로 읽어야 한다. 이 작품을 서구의 여성주의 고전으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의 우리 자신을 위해서." (p.195, 작품해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서평을 작성했습니다. 새롭게 고전을 읽는 이유는 동시대와의 접속을 느끼기 위해서이기도 할 텐데, 출판사 열린책들, '모노 에디션'으로 읽은『자기만의 방』은 발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날 것의, 여성의 목소리를 지닌 해설과, 잘 읽히는 번역이 있어 좋았다. 울프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며 끊임없이 다른 길로 샐 법한 독자의 의식을 잘 붙들어 매는 아름다운 장정의 새로운 고전이라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