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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제국-심재훈] 260325_미래를 판단하기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책
"[데이터 제국-심재훈] 260325_미래를 판단하기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책" 내용보기
투자의 격언 중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말이 있다. 소문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오르고, 기대가 뉴스로 확정되는 순간 주가는 폭락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 한 이유는, 대부분의 뉴스 기사가 보통 후행 정보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가치와의 괴리에서 발생하는데, 후행 정보가 괴리의 여지를 없애기에, 가격이 급격하게 변하고 만다. 뉴스 기사뿐만이 아니다. 책, 영
"[데이터 제국-심재훈] 260325_미래를 판단하기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책" 내용보기

투자의 격언 중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말이 있다. 소문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오르고, 기대가 뉴스로 확정되는 순간 주가는 폭락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 한 이유는, 대부분의 뉴스 기사가 보통 후행 정보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가치와의 괴리에서 발생하는데, 후행 정보가 괴리의 여지를 없애기에, 가격이 급격하게 변하고 만다. 뉴스 기사뿐만이 아니다. 책, 영상 등등 우리가 접하는 정보들은 대부분 후행 정보다. 하지만, 우리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선행 정보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후행 정보를 읽는가? 그것은 막연한 현실을 언어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어렴풋이 느낌으로만 알았던 사실들을 구체적인 언어로 확인해 줄 때 우리는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기에 지속적으로 읽고 쓰고 배우고 기억함으로써 판단력을 길러야 한다. 이러한 판단력에 기대어 선행 정보를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데이터 제국>은 그 판단력을 기르는 데 필요한 책이다.


 

<데이터 제국>은 현시점을 시의적절하게 언어화했다. 저자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현실 진단으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데이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우리는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끝없이 묻는다. 투자를 넘어, 이러한 질문들은 하나로 귀결된다. “데이터 국가의 시대에도 개인은 주체로 남을 수 있는가(p.403)”


 

이 질문에 답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판단을 할 수 있다. 시나리오를 세워보고, 현실을 진단해 보고, 미래를 그려본다. 이런 과정에서 나만의 판단력이 생기고, 거기서 투자의 기회가 보이리라. 투자뿐만 아니라 ‘개인’으로서 온전히 존재하기 위해서도 판단력은 중요하다. 정답은 없고,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스스로 판단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나라는 개인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일독일자 260325 작성일자 26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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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중국의 만리장성을 인류 최대의 토목 공사라고 부른다. 하지만 내가 목격한 2020년의 중국은 ‘디진털 만리장성’을 쌓고 있었다. 벽돌 대신 데이터로, 시멘트 대신 코드로 쌓아 올린 이 성벽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어떤 물리적 성벽보다 견고하고 빈틈이 없었다. p.28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가 묘사한 근대의 국가는 높은 망루에서 죄수들을 내려다보는 ‘보는 국가’였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가는 보이지 않는 서버에서 데이터를 연산하는 ‘계산하는 국가’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할 수 있다. p.34

기술은 언제나 편리함이라는 사탕을 들고 다가와 그 대가로 우리의 ‘투명성’을 요구한다. 이제 우리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국가가 모르면 오히려 불안해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익명으로 거리를 걷는 것이 마치 범죄를 저지르는 예비 동작처럼 여겨지는 사회. / 우리는 과연 다시 ‘증명하지 않고도 존재할 수 있는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영원히 데이터라는 통행료를 내야만 문을 열 수 있는, 거대한 ‘멤버십 구역’에 갇히게 된 것일까. 이것은 방역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지키고 싶은 인간다움의 마지노선에 대한 질문이다. p.39

지방 당국이 예금주들의 결집과 시위를 막기 위해 방역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남용했다는 사실이었다. 현장에 있던 한 예금주는 SNS에 절규하듯 글을 남겼다. “바이러스는 내 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들의 서버 속에 있었다.” p.52

감시는 대부분 무서운 얼굴로 다가오지 않는다. 언제나 ‘편리함’이라는 달콤한 사탕을 들고 온다. p.63

우리는 이제 ‘걸어 다니는 바코드’가 되어 가고 있다. p.66

“죄지은 게 없으면 떳떳하지 않느냐.”는 말은 함정이다. 프라이버시는 죄를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보일지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이기 때문이다. p.66

경제학자 로버트 힉스는 <위기와 레비아탄>에서, 전쟁, 공황, 전염병 같은 위기 때마다 국가 권력이 급팽창하고, 위기 종료 후에도 완전히 예전 규모로는 돌아가지 않는 ‘래칫 효과’를 설명했다. 래칫은 한쪽 방향으로만 돌아가고 반대 방향으로 거의 돌아가지 않는 톱니바퀴를 뜻하는데, 그는 위기가 국가 권력의 톱니바퀴를 한 단계씩 ‘위쪽’으로 밀어 올린다고 보았다. p.70

역사는 반복된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인은 테러리스트에 대한 공포 때문에 ‘애국법’을 용인했다. 영장 없는 도청과 이메일 감시가 허용됐다. 당시 정부는 “비상시국을 위한 한시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그 감시 시스템은 사라지기는커녕 전 세계 정보기관의 표준 매뉴얼이 되었다. 위기는 잊혔지만, 위기가 만든 법과 시스템은 살아남아 괴물이 되었다. p.75

이것이 바로 ‘실리콘 방패’의 본질이다. TSMC는 대만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는 대신, 전 세계를 자신들의 고객이자 볼모로 만들었다. 미국 대통령이 대만 방어를 공언하는 이유는 민주주의 수호라는 거창한 명분 때문만이 아니다. TSMC가 멈추면 월스트리트가 무너지고, 실리콘 밸리가 셧다운 되기 때문이다. / 하지만 이 방패는 너무나 위태롭다. 반도체 공장은 먼지 한 톨, 진동 한 번에도 멈추는 유리 공예품과 같다. 미사일이 떨어질 필요도 없다. 해상 봉쇄로 전력 공급이 끊기거나 특수 화학 가스 수입이 막히기만 해도, 세계 경제의 40%를 담당하는 연산 능력은 증발한다. / 미국 워게임 시나리오에는 중국의 침공이 임박하면 미국이 TSMC 공장을 먼저 폭파한다는 ‘초토화 전략’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p.85

이제 기업의 CEO들은 재무제표보다 지정학 지도를 먼저 펼쳐야 한다. “어디서 가장 싸게 만들까.”라는 질문은 폐기되었다. 대신 “누구와 손잡아야 내가 인질이 되지 않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효율성의 시대는 갔다. 안보라는 이름의 비효율과 배제의 시대가 도래했다. 세계는 이제 하나의 시장이 아니다. 기술 장벽으로 나뉜 두 개의 진영이다. p.94

기술은 진공 상태에 존재하지 않는다. 2017년 제정된 중국의 ‘국가정보법’은 “모든 조직과 시민은 국가의 정보 활동을 지원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 법 조항 하나가 화웨이의 모든 기술적 해명을 무력화시켰다. 미국 입장에서 화웨이 장비는 언제든 중국 공산당의 명령 한마디에 적으로 돌변할 수 있는 ‘디지털 트로이 목마’였다. 평시에는 저렴하고 훌륭한 파트너지만, 전시에는 국가 기반 시설을 셧다운 시킬 수 있는 ‘킬 스위치’가 될 수 있다는 공포. ... 5G 전쟁이 남긴 교훈은 명확하다. 이제 ‘기술적 중립성’의 시대는 끝났다. 통신 장비를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히 부품 납품처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유사시에 누구에게 내 목덜미를 맡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동맹의 서약이 되었다. 효율성이 지배하던 자본주의의 논리는 안보라는 거대한 벽 앞에 무릎을 꿇었다. p.103~104

진실을 말하자면, 인류가 주고받는 데이터의 99%는 하늘이 아니라 어둡고 차가운 바다 밑바닥을 기어 다니는 ‘해저케이블’을 통해 이동한다. p.113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전기차 보급) 또 다른 환경 파괴(광산 개발)를 해야 하는 아이러니. 인류는 지금 그 모순된 칼날 위에 서 있다. p.129

이것이 바로 ‘스플린터넷(Splinter+Internet)’의 공포다. 인터넷이 파편 조각처럼 쪼개지고 있다. 1990년대 팀 버너스 리가 꿈꿨던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망(World Wide Web)”은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 이제 세계는 ‘미국 주도의 개방형 인터넷’과 ‘중국, 러시아 주도의 통제형 인터넷’으로 두 동강 났다. / 문제는 이 분열이 단순히 앱을 못 쓰는 불편함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실의 분열’이 일어난다. 똑같은 ‘천안문 사태’를 검색해도, 벽 안 쪽에서는 ‘폭동 진압’이라는 역사가 뜨고, 벽 바깥쪽에서는 ‘민주화 운동 학살’이라는 역사가 뜬다. 서로 다른 검색 엔진과 알고리즘을 쓰는 두 문명은 이제 영원히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지점으로 멀어지고 있다. p.149

과거에는 “좋은 기술을 만들면 세계 어디서든 통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제 플랫폼은 영토로 간주된다. 외국 기업이 우리 국민의 데이터를 독점하고 인프라를 장악하는 것을, 강대국들은 더 이상 방관하지 않는다. 미국은 틱톡을 쫓아내려 하고, 유럽은 구글에 과징금 폭탄을 때리고, 일본은 라인을 국유화하려 한다. / 네이버가 13년 동안 공들여 키운 라인이라는 영토는, ‘데이터 안보’라는 국경선 앞에서 쪼개지고 있다. 우리는 이제 기술력만으로는 지킬 수 없는, ‘데이터 지정학’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p.157

내 데이터가 저장된 하드디스크의 물리적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가. 그것이 곧 21세기의 주권이다. 남의 땅(서버)에 지은 집은,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언제든 비워줘야 하는 월세방일 뿐이다. 우리는 지금 디지털 월세살이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가. p.169

202년 공산당, 국무원의 중요 문건과 이후 정책에서, 데이터는 토지, 노동, 자본, 기술에 이은 ‘제5의 생산 요소’로 공식 규정됐다. p.188

.CBDC는 “효율적이지만, 설계에 따라 자유를 크게 제한할 수 있는 유리지갑”일 수 있고, 비트코인은 “불편하고 가격 변동성이 크지만,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는 디지털 금고”라는 대비가 형성된다. / 앞으로 국가는 CBDC를 통해 통제력과 데이터 수집 능력을 강화하려 할 것이다. 반대로 개인과 시민사회는 비트코인과 같은 탈중앙 디지털 자산을 통해 프라이버시와 자율성을 지키려 할 가능성이 크다. / 이것은 단순한 투자 자산 선택이 아니라, 감시 자본주의와 디지털 권위주의 시대에 어떤 형태의 ‘디지털 시민권’을 선택할 것인가에 관한 투쟁에 가깝다. p.216

전 세계가 디저털 ID, 실시간 결제, 빅데이터 기반의 사회 신용 시스템으로 수렴하면서 ‘거대한 감시 사회’의 위험이 커지는 지금, 비트코인은 시스템이 오작동하거나 국가가 폭주할 때 개인이 탈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디지털 ‘비상 탈출구’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다. p.217

내가 보기에 비트코인은 화폐라기보다 하나의 거대한 ‘기술적 시위’다.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은 국가의 허락 없이, 은행의 장부를 거치지 않고, 지구 반대편으로 가치를 전송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되었다. 이것은 근대 국가의 가장 강력한 권력인 ‘화폐 발행권’과 ‘금융 통제권’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다. p.218

물론 비트코인의 가격은 미친 듯이 널뛴다. 하지만 그 변동성 너머에 있는 철학은 단단하다. “우리는 더 이상 국가를 신뢰하지 않는다. 우리는 수학과 코드를 신뢰한다.” 16세기 종교개혁이 교회와 국가를 분리했듯 (정교분리), 비트코인은 화폐와 국가를 분리하려는 (정경분리) 21세기의 급진적 실험이다. p.219

당신이 비트코인을 샀다면, 그것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투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것은 “국가가 내 돈의 가치를 지켜줄 능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니오.”라고 베팅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국가의 무능을 먹고 자라는 괴물이기 때문이다. p.219

19세기 미식가 브리아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고 했다. 21세기에 이 명언은 이렇게 바뀐다. “당신이 어디에 돈을 썼는지 보여 달라. 그러면 당신의 정치 성향, 건강 상태, 친밀한 관계의 상황, 심지어 불륜 가능성까지 추정하려는 시도가 가능해진다.” p.220

우리는 소비의 주체이면서도, 동시에 소비 데이터라는 원료를 생산해 넘기는 ‘디지털 소작농’이 되었다. 우리의 욕망과 불안, 습관과 약점은 채굴되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가격표가 붙은 데이터 패키지로 거래된다. p.222

마윈의 몰락, 디지털 위안화, 코인 전쟁, 그리고 유리 지갑까지. 이 책이 앞에서 따라온 서사는 결국 하나의 지점으로 모인다. 데이터는 돈의 흐름을 장악했고, 돈의 흐름은 곧 삶의 흐름, 관계의 흐름, 정치의 흐름을 장악했다. p.224~225

빅데이터 시대의 유리 지갑은 세금 문제를 넘어선다. 그것은 ‘인격의 투명성’을 의미한다. / 데이터 브로커들에게 당신의 소비 내역은 단순한 영수증 쪼가리가 아니다. 그것은 당신을 완벽하게 프로파일링할 수 있는 ‘DNA 지도’다. ... 현금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지폐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익명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현금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현금으로 산 책은 내가 읽고 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카드로 산 책은 영원히 ‘구매 기록’으로 남아 나를 따라다닌다. 먼 훗날 권력이 바뀌어 특정 사상을 탄압하는 시대가 온다면, 10년 전 당신이 긁은 카드 내역은 당신을 사상범으로 모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것이다. p.226

1945년,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트리니티 핵실험의 버섯구름을 보며 힌두 경전을 읊조렸다.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p.255~256

이 거대한 AI를 돌리기 위해 인류는 이제 또 다른 형태의 전쟁을 치른다. / AI는 전기를 먹는 하마이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가 이 전기를 감당하고, 어느 나라가 독자적인 뇌를 키우며, 어느 나라가 남의 뇌를 빌려 쓰는 데 만족할 것인가. 소버린 AI를 둘러싼 싸움은 결국, 21세기형 주권과 안보의 지형을 다시 그리는 과정이다. p.266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그리고 이제 그 집을 짓는 건축가는 AI다. 우리 손으로 만든 설계도(파운데이션 모델)를 갖지 못한 나라는, 영원히 남이 지어준 월세방에서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한다. ... 이것은 기술 경쟁이 아니다. 21세기의 한글 창제이자, 독립 운동이다. p.268

AI 파워 = (반도체 + 데이터) × 에너지 p.273

누가 반도체와 데이터뿐 아니라, 가장 싸고 안정적이며 탄소집약도가 낮은 전기를 많이 확보하느냐가 곧 AI 패권 경쟁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p.274

국내의 한 거대한 데이터센터 단지를 방문했을 때, 나를 압도한 것은 서버의 깜빡이는 불빛이 아니었다. 그것은 건물 전체를 진동시키는 거대한 냉각팬과 소음과, 그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였다. 그 앞에서 나는 깨달았다. “아, 디지털은 차가운 0과 1이 아니구나. 이것은 활활 타오르는 불이구나.” p.275

진실의 권위가 무너질수록, 책임, 설명, 사과를 요구하는 민주적 메커니즘이 약화되는 것이다. p.293

상품에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당신이 상품이다. p.300

빅테크 기업들은 우리의 눈동자가 머무는 시간, 즉 ‘주의력’을 채굴해 광고주들에게 비싼 값에 판다. p.302

디지털 능력이 곧 ‘시간’과 ‘편리함’이 되는 세상에서, 데이터 빈곤층은 가장 비싼 비용(긴 대기 시간과 체력)을 지불하고도 가장 나쁜 서비스를 받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인다. 이때의 박탈감은 단순한 기술 격차가 아니라, “같은 국민인데 왜 누군가에게는 귀향이 더 먼 길이 되었는가?”라는 구조적 질문을 던진다. p.307

사람들은 흔히 한국을 미, 중 패권 전쟁이라는 ‘고래 싸움에 낀 새우’라고 걱정한다. 하지만 나는 이 패배주의적인 비유를 거부한다. 우리가 새우라면, 적어도 고래가 함부로 삼킬 수 없는 ‘독을 품은 새우’가 되어야 한다. / 대만의 TSMC를 보라. 그들은 ‘실리콘 방패’를 만들었다. 전 세계가 TSMC의 칩 없이는 돌아가지 않게 만듦으로써, 중국도 감히 대만을 침공하지 못하게 하고 미국도 대만을 지킬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기술이 안보가 되는 ‘기정학(Tech-politics)’의 핵심이다. p.331

외교적 줄타기의 균형을 잡는 장대는 화려한 말쏨씨가 아니라, 오직 압도적인 ‘기술력’뿐이다. / 반도체는 이제 쌀이 아니다. 그것은 총알이고, 방패이며,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외교관이다. p.332

이 전쟁(망 사용료 논쟁)의 본질은 결국 ‘인프라 권력 vs 플랫폼 권력’의 충돌이다. 도를 닦은 지주(ISP)와 그 위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Big Tech) 중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가. p.351

경제학자 글렌 와일은 에릭 포즈너 등과 함께 ‘데이터는 노동’이라는 프레임을 제시했다. 이용자가 검색하고, 게시물을 올리고, ‘좋아요’를 누르고, 위치를 남기는 행위는 단순한 ‘부수적 산물’이 아니라, AI, 추천, 알고리즘, 광고 시스템을 학습시키는 노동이며, 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p.376

이것이 현대 민주주의가 직면한 가장 큰 모순이다. “우리 삶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권력은,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는다.” p.386

결국 질문은 하나다. 데이터가 권력이 되는 세상, 우리는 그 권력의 부속품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그 권력을 통제하는 주인이 될 것인가? 답은 이제 당신의 행동에 달려 있다. p.400

이 책이 끝까지 붙잡고 온 질문은 단순하다. “데이터 국가의 시대에도 개인은 주체로 남을 수 있는가.” p.403

s*******1 2026.03.26. 신고 공감 0 댓글 0